망한 작가 천재 작가로 돌아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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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4.06.13 21:51
최근연재일 :
2024.09.16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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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14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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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의 학교

DUMMY

황 피디는 지한이 쓴 웹드라마의 이름을 <모두의 학교>라고 지었다. 지한은 한 번에 두 편이 인터넷에 공개된 <모두의 학교>를 보았다. 지한은 특히 태민과 재현의 연기에 집중했다. 두 사람 다 발성도 매끄럽고 감정 표현도 좋았다. 그 덕분에 웹드라마 영상에 칭찬 댓글이 줄을 이었다. 유어 세븐의 팬들의 유입도 있어서 조회수가 처음부터 폭발이었다. 시크한 이미지로 변신한 태민에 팬들이 열광했다. 새로운 팬들이 생긴 것은 말할 것도 없었다.


“이 반응들을 보니 웹드라마가 끝나면 태민의 인기가 더 올라가겠는데. 주요 신문의 인터넷판 뉴스에도 나올 정도니.”


지한은 스크롤을 내려 댓글 읽다가 중얼거렸다.


“어쩌면 태민에게서 빛이 났던 이유는 그가 웹드라마를 찍고 더욱 유명세를 얻을 거라는 뜻일지도.”


지한은 태민과 재현이 아깝다던 황 피디의 말을 떠올렸다. 웹드라마를 무시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 정도로 실력과 스타성이 있는 아이돌이라면 TV 드라마를 통해 더욱 이름을 알렸을 것이다. 지한은 황 피디의 심정에 백 퍼센트 공감했다.


백 도현은 자신의 사무실에 앉아 노트북으로 <모두의 학교>를 벌써 세 차례나 돌려보고 있었다. 웹드라마 영상 밑에 달린 댓글도 놓치지 않고 읽었다. 그는 태민의 인기가 급상승했다는 사실을 확실하게 느끼고 있었다. <모두의 학교>는 단번에 조회수 랭킹에서 1위 자리를 차지했다. 그런 결과를 얻은 이유가 한참 인기를 얻어가는 중인 태민과 재현 덕분이기도 했지만, 기본적으로 이야기가 상당히 재미있기 때문이라고 도현은 생각했다.


‘누가 <모두의 학교>를 썼지? 이런 실력자라면 FN으로 스카우트해서 드라마 작가로 키워도 되겠는데. 회사에도 분명 도움이 될 거고.’


실력 있는 드라마 작가는 FN에게 이득이 되었다. FN 소속 작가가 쓴 시나리오라면 FN 소속 배우나 아이돌을 끼워넣기가 더 쉬웠다. 해당 작품의 주연 배우를 조건으로 드라마 계약을 맺을 수도 있었다. 물론 시나리오 하나만으로는 힘들겠지만, 주요 배역을 따내기 유리한 것은 분명했다. 그와 함께 적절한 돈을 무기로 삼는다면 공중파 피디도 자신의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었다.


지한은 <모두의 학교> 촬영이 끝나 소소하게 축하하는 자리에 초청받았다. 지한이 도착했을 때는 휴게실처럼 꾸민 사무실에 꽤 많은 사람이 이미 모여 있었다. 한눈에 보기에도 간단한 다과를 먹으며 출연진과 제작진이 담소를 나누는 자리였다. 지한은 스케줄 때문에 참석하지 못한 태민과 재현을 만나지 못했지만, 대신에 황 피디와 만날 수 있었다. 그는 <모두의 학교>가 폭발적인 조회수를 기록하고 화제까지 되어 기분이 매우 좋은 것 같았다. <모두의 학교>는 메인 신문의 온라인 판에 기사가 실릴 정도였다. 태민의 재발견이라는 평이 있을 정도로 매우 우호적인 기사였다. 그것을 보고 지한 역시 기분이 좋았다.


군인 같이 짧은 머리의 스태프와 이야기를 나누던 황 피디는 지한을 발견하고는 그에게 손짓했다. 지한은 황 피디에게로 걸어갔다.


“작가님, <모두의 학교> 반응이 장난 아닙니다. 작가님 덕분에 이렇게도 좋은 일이 생기네요.”

“<모두의 학교>가 인기를 얻은 것은 기가 막히게 연출해주신 피디님 덕분이죠.”

“어어, 작가님 금칠하는 솜씨가 좋은데요?”


황 피디는 기분이 좋은 듯 함박웃음을 지었다. <모두의 학교> 성공 덕분에 지난번에 있었던 어색했던 순간이 그의 마음속에서 사라진 듯 보였다. 그는 태민과 재현이 공중파 드라마에 나가지 않는 이유가 백도현 때문인 것을 지한에게 들켜 불편한 심정을 숨기지 못했다.


“<모두의 학교> 인기 덕분에 태민이가 얼마나 신나 하던지. 그 모습을 작가님이 보셨어야 했는데......”

“태민 씨가 좋아했다니 다행입니다.”


지한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굳이 보지 않아도 태민이 신이 나서 방방 뛰었을 모습이 자연스럽게 그려졌다.


황 피디 옆에 선 스태프도 싱글거리는 얼굴로 말했다.


“처음 뵙습니다. 영상 편집을 담당하고 있는 손주영입니다. <모두의 학교> 시나리오를 봤을 때부터 작가님을 만나고 싶었어요. 시나리오 첫 장을 넘긴 때부터 도저히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재미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지한은 가볍게 고개를 숙이자 주영이 들고 있는 잡지에 눈이 가닿았다. 표지에 상의에 가죽 재킷을 입고 반항 어린 눈빛을 한 재현의 사진이 실려 있었다.


“표지 모델을 한 재현 씨 모습이 상당히 색다르군요. 세븐럭으로 방송에 나올 때와 이미지가 상당히 다른데요. 거기서는 카리스마 있지만 모범생인 느낌도 같이 있었거든요.”


지한의 말에 주영은 잡지를 들어 올렸다.


“그렇죠? 저도 재현이 이런 분위기를 소화해낼 줄 몰랐습니다. 마치 반항아의 표본 같지 않습니까?”

“예, 확실히 반항아 분위기가 진하네요.”


지한의 말에 황 피디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마치 옛날 영화의 제임스 딘 같지 않습니까?”

“예. 정말 그래요.”


지한 역시 재현의 모습을 보고 황 피디와 같은 인상을 받았다. 그 말에 주영이 제안했다.

“잡지 안에도 재현 씨 사진이 있는데 관심 있으면 빌려드릴까요?”

“그러면 저야 고맙죠.”


지한이 잡지를 받아 들자 황 피디가 눈을 빛내며 말했다.


“혹시 다른 시나리오가 있다면 저에게 한 번 보여주겠습니까? 작가님 다음 작품이 궁금합니다.”

“감사합니다. 오히려 제가 부탁드려야 하는 일입니다.”


지한의 대답에 황 피디는 다시 함박웃음을 짓고는 주영과 함께 자리를 비켜주었다. 지한은 근처 탁자에 앉아 잡지를 펼쳤다. 잡지에는 재현의 인터뷰 기사와 함께 사진이 무려 다섯 장이나 실려 있었다. 사진은 전체적으로 차가운 도시 남자 컨셉으로 찍은 것들이었다. 그중 한 장은 마치 영화 ‘조커’의 미치광이 조커와 정상인을 오가는 아슬아슬한 재현의 모습이었다. 그것을 보는 동안 지한의 머릿속에 재현에게 어울릴 만한 이야기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지한은 가방에서 볼펜을 꺼내 종이에 급히 아이디어를 적어 내렸다.


황 피디는 모임을 마치고 퇴근할 채비를 하던 중 FN 회사 프론트 직원의 전화를 받았다.


“황 피디님. 백 실장님께서 찾으시는데 어디 계십니까?”

“백 실장님이요? 지금 그분은 어디 계십니까? 제가 직접 가겠습니다.”

“그러시면 5층 실장실로 가시면 됩니다.”

“알겠습니다.”


황 피디는 전화를 끊고 근심 어린 표정을 지었다. 직원의 전화로 조금 전까지 좋았던 기분이 말끔히 사라졌다. 백도현은 실장 직함을 달고 있지만 FN 컨텐츠 회사의 실세였다. 그런 그가 <모두의 학교>가 성공하자 세븐럭의 공중파 진출에 더욱 신경쓰는 눈치였다. 특히 태민과 재현이 타겠이었다. 두 사람은 이제껏 연기가 어렵다는 이유로 공중파 드라마에 나가는 것을 피하고 있었다. 하지만 <모두의 학교>에서 보여준 연기가 호평을 받았기에 연기가 어렵다는 핑계를 더 댈 수 없었다.


5층 실장실로 들어서자마자 황 피디는 자신의 걱정이 현실이 되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도현의 책상 위에 대본이 보란 듯이 올려져 있었다. 깍지 낀 두 손으로 턱을 받친 도현은 실장실로 들어서는 황 피디를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실장님, 저를 찾으셨다고 들었습니다.”


황 피디는 목소리를 가다듬으려고 애쓰며 입을 열었다.


“<모두의 학교>는 여전히 인기 조회수 1위를 하고 있더군요.”


도현은 희미한 미소를 지으며 차분한 목소리로 말문을 열었다.


“좋은 시나리오를 만난 덕분입니다.”


황 피디는 일부러 세븐럭이 화제에 오르는 것을 피하려 했다. 그러고는 자연스럽게 보이기 위해서 마치 자신의 속을 꿰뚫어 보는 것같은 도현의 시선을 담담히 받아냈다.


“태민과 재현의 인기 덕분이기도 하지요.”

“그건 그렇죠.”

“두 사람은 그런 작은 무대에 맞는 사람들이 아닙니다. 세븐럭의 더 큰 인지도를 위해서도 공중파에도 나가야죠.”

“세븐럭은 공중파 음악방송에 꾸준히 나가고 있지 않습니까?”“음악방송 시청자들 외의 사람들이 세븐럭 팬으로 유입되면 좋지 않습니까?”

“......그렇긴 하죠.”

“이번 웹드라마의 수확은 태민과 재현의 연기력이 좋다는 평가를 받았다는 거죠. 웹드라마 때문에 얻은 인기는 다른 방식으로도 얻을 수 있는 정도죠.”

“......그 두 사람이라면 충분히 그럴 수 있죠.”

“그러니 재현이 공중파 드라마에 나와야 하지 않겠습니까? 마침 이번에 들어간 드라마에 배우가 사정이 생겨 출연하지 못한 일이 생겼습니다. 그 드라마에 재현을 넣을 생각입니다. <모두의 학교>로 태민의 팬층이 넓어졌으니 이제 재현의 차례이지요. 회사에서도 충분히 밀어줄 겁니다. 황 피디도 재현이 드라마에 나가도록 설득해주셨으면 합니다.”


황 피디는 도현의 말에 반대하고 싶었다. 하지만 FN 컨텐츠회사에서 대놓고 도현의 말에 토를 단다는 것은 회사를 그만두겠다는 말과 같았다. 도현은 세븐럭의 소속사인 FN에도 영향력을 끼치는 인물이었다. 재현을 떠올린 그는 눈을 질끈 감고 속으로 중얼거렸다.


‘미안하다, 재현아.’


황 피디는 목 안이 따가운 것을 느끼며 대답했다.


“예......”


도현은 시나리오를 황 피디에게 내밀었다. 황 피디는 얼굴에 경련이 이는 것을 느끼면서도 공손한 태도로 시나리오를 받아들였다. 그대로 실장실을 나오려는데 도현이 황 피디를 불렀다.


“황 피디님, 뭐 하나 물어봅시다. <모두의 학교> 시나리오를 쓴 작가 이름이 뭔가요? 직접 만났을 테니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예. 알고 있습니다. <모두의 학교>를 쓴 사람은 유지한 작가입니다.”

“유지한?”


도현은 자신도 모르게 목소리를 높였다.


“유지한 작가라고 했습니까?”


항상 침착하던 도현의 목소리가 변한 것을 이상하게 여기며 황 피디가 대답했다.


“예, 왜 그러십니까?”

“아닙니다. 아는 사람 이름과 같아서 그랬습니다.”


황 피디는 그대로 몸을 돌려 실장실을 나왔다. 그는 되도록 도현과 다시 얼굴을 마주치려 하지 않았다. 그래서 도현이 팔짱을 끼고 의미심장한 표정 짓는 것을 보지 못했다.


지한은 집에 도착한 즉시 옷을 갈아입지도 않고 노트북 앞에 앉았다. 재현이 표지 모델로 나온 잡지를 보고 얻은 아이디어를 한시라도 빨리 구체화하고 싶었다. 쓰고 싶은 장르와 제목은 이미 마음속에 정해진 상태였다.


지한은 저녁이 되기 전까지 웹 시나리오 3화 분량을 완성했다. 그는 잠시 한숨을 돌린 뒤 시나리오를 인쇄했다. 시나리오를 읽자 그의 눈앞에 영상이 나타났다. 영상은 천채 해커 이야기였다. 선인지 악인지 모호한 남주는 해커 실력으로 비리에 얽힌 기업이나 단체의 프로그램을 해킹해 그들의 계획을 망가트렸다. 그러는 중에도 천채 해커는 엄청난 돈을 긁어 들였다. 나중에는 고액의 대가로 불법 해커 집단을 무너트리기까지 했다. 남주는 위기에 닥치면 위험하다 싶을 정도로 흑화하는 인물이었다.


이번 영상 속 남주에게서도 빛이 났다. 이제 지한은 영상 속 캐릭터에게서 빛이 나는 이유를 확신할 수 있었다. 이 빛은 해당 드라마가 끝났을 때 크게 인기를 끈다는 사실을 나타내는 표시였다. 지한은 제목을 ‘해킹으로 정의 실현’이라고 지었다. 또한 새로 알게 된 사실이 있었다. 그것은 스스로 쓴 시나리오를 영상화하면 지한의 의도가 영상화에도 들어간다는 사실이었다. 이번 재현의 경우처럼 지한이 생각했던 남자주인공의 이미지가 영상화에 나타났다. 그 사실을 확인하자 지한은 영상화 작업이 더욱 마음에 들었다.


“좋아, 황 피디에게 이 시나리오를 주면 되겠어. 그도 분명 내 다음 작업에 관심 있다고 했으니까.”




작가의말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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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꼼수 24.06.16 48 1 13쪽
25 꼼수 24.06.16 44 1 11쪽
24 꼼수 24.06.16 47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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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연기 대결 24.06.15 62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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