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한 작가 천재 작가로 돌아오다

무료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공모전참가작

mondayno1
작품등록일 :
2024.06.13 21:51
최근연재일 :
2024.09.16 22:50
연재수 :
96 회
조회수 :
3,904
추천수 :
73
글자수 :
515,968

작성
24.06.16 16:47
조회
49
추천
1
글자
12쪽

미끼

DUMMY


“작가님, 이번에 새 예능 프로젝트에 참여하신다면서요?”


태민의 목소리에는 텐션이 가득했다.


“어, 그거 어떻게 알았어요? 오늘 참여하기로 결정한건데.”

“프로젝트 연출을 맡은 윤 피디님이 말해줬어요. 유 작가님이 프로젝트에 참여해서 기대된다고 하면서요.”

“그 사람이 나를 어떻게 알고요?”

“에이, 작가님. 작가님 여기서는 완전 유명 인사예요.”

“유명 인사?”

“작가님이 나와 재현이 나오는 웹드라마 썼잖아요? 그 두 개 다 엄청 인기를 끌고 있거든요. 덕분에 저 가수보다 배우로 더 유명해질 판이에요. 거기다 한정현 배우님이 나갈 드라마도 작가님이 쓴다면서요? 지금 FN 소속 배우들은 온통 작가님 이야기예요.”

“아니, 한 배우님 이야기가 이렇게 빨리 퍼질 줄 몰랐는데.....”

“어우, 작가님. 너무 무심하시다~ 자기가 얼마나 유명해졌는지 나라면 엄청 알아볼 텐데......”


태민은 이해가 안 된다는 듯이 말했다. 그 말에 지한은 쓴웃음을 지었다.


‘너라면 충분히 그러고도 남겠지.’


지한은 자신의 속내를 티내지 않고 말했다.


“지금 태민 씨는 황 피디님과 같이 있나 봐요? 황 피디님 전화를 쓴 것을 보니.”

“맞아요. 재현이 황 피디님과 <해킹으로 정의 실현> 이야기하는 데 따라왔거든요. 이제 작가님하고 다시 일할 거니까 잘 부탁한다고 전화했어요.”

“하하. 나도 잘 부탁해요. 이번에는 드라마가 아니라 조금 불안하지만.”

“불안요?”

“아무래도 예능 시나리오는 드라마 시나리오와 다르니까요. 잘 다루지 않았던 장르니까 좀 더 신경을 써야 할 것 같고.....”

“아, 이번 예능은 데이팅 예능이니까 <해킹으로 정의 실현>과 장르가 다르긴 하죠. 하지만 작가님, 걱정 마세요. 작가님은 러브러브한 것도 잘 쓰니까. <모두의 학교>에서 러브러브한 에피소드 나온 거 엄청 좋았어요. 팬들도 좋다고 난리였거든요. 물론 내 찐팬들은 서운해했지만. 그렇게만 써도 돼요. 사실 그런 예능에서는 피디와 작가들이 일부러 러브 라인을 계획하고 시작하잖아요? 배우들도 진짜인 것처럼 러브 라인 흉내내고. 그러기 위해 사전 인터뷰도 하니까 작가님은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돼요.”


태민은 마치 자신이 유 피디라도 된 듯 확신에 차서 말했다.


“그렇죠. 사전에 뭔가를 짜려면 배우들과 사전 인터뷰가 필요하겠죠......”

“그럼요. 그때 누가 누구랑 러브 라인을 타느냐 계획 짜야 하니까.”


태민의 말을 듣는 동안 지한은 장난끼 어린 마음이 들었다.


“흠....., 그러면 태민 씨는 누구랑 러브 라인 하고 싶어요? 태민 씨도 참여하니까 러브 라인을 흉내 내도 될 것 같은데......”

“에이, 그러면 내 찐팬들이 울어요~”


그렇게 말했지만 태민의 목소리에 기대감이 잔뜩 어려 있었다.


“뭐....., 아현이랑 러브 라인 해도 되겠지만...... 하지만 고작 2화 아니면 3화까지밖에 못 나갈텐데.....”


지한은 평소와 달리 쑥스러워하는 태민이 귀엽다고 생각했다. 태민은 웬지 놀려주고 싶은 동생 같은 데가 있었다.


“태민 씨 나올 수 있는 회차에 맞게 살짝만 러브 라인 넣어도 될 것 같은데..... 소속사나 팬들이 걱정하지 않을 정도로.”

“그러면 너무 좋죠. 저기서 황 피디님이 괜히 팔로 엑스 표시를 하지만요.”

“황 피디님이 반대하면야......”


태민이 지한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끼어들었다.


“방금 내가 한 말은 못 들은 걸로 해줘요, 작가님~”

“그거야......”


수화기 너머로 황 피디가 뭐라 하자 태민이 말했다.


“황 피디님이 바꿔 달래요. 그럼, 작가님, 사전 인터뷰 때 봐요~”

“사전 인터뷰 때 봐요.”


지한은 마치 폭풍이 지나간 기분으로 황 피디의 목소리가 들려오기를 기다렸다.


“유 작가. 방금 태민이가 한 말은 그냥 잊어줄래요? 이 녀석, 인기 아이돌이면서 스캔들 생길 것은 걱정도 안 하는지...... 소속사가 반대해도 기어코 우겨서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거면서.”


휴대폰에서 황 피디가 가볍게 혀를 차는 소리와 ‘아이, 피디님도 참.’이라는 태민의 목소가 들려왔다. 지한은 피식 웃음이 나오려는 것을 겨우 참았다.


“참, 윤 피디가 유 작가를 프로젝트 들어가기 전에 먼저 보고 싶다고 하던데, 어때요?”

“윤 피디님이요? 저야 괜찮긴 한데......”

“그러면 내일이나 모레 점심이나 같이 할래요? 윤 피디를 처음 만나는 자리니까 나도 같이 나갈게요. 유 작가에게 묻고 싶은 것도 있으니까.”

“저야 어느 때든지 괜찮습니다.”

“그럼, 윤 피디에게 물어보고 전화할게요.”

“예.”


황 피디는 용건만 남기고 바로 전화를 끊었다. 아마도 태민이 다시 전화를 바꿔달라고 할까봐 걱정돼서 그런 것 같았다. 지한은 여러 사람들을 휘두르는 태민을 떠올리고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가방에 휴대폰을 던져넣었다.


지한이 2화 시나리오를 막 시작했을 때 황 피디에게서 다시 전화가 왔다. 덕분에 순조롭게 나가던 아이디어 구상을 방해받았다. 지한은 아쉬운 기분으로 황 피디의 전화를 받았다.


“지한 씨. 혹시 지금 전화 통화 가능해요?”

“예.”


지한은 깜빡이는 커서를 한 번 힐긋 쳐다본 뒤 대답했다.


“내일 점심 때 윤 피디가 만나고 싶다네요? 함께 밥이나 먹지 않을래요?”

“저야 좋죠. 그런데 황 피디님, 꼭 나오셔야 해요. 황 피디님이 있어야 마음 편하게 윤 피디님과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으니까요.”

“당연히 나가야죠. 뭐 먹고 싶은 거 있어요? 가 먹고 지한 씨가 먹고 싶은 걸로 점심 메뉴를 정하고 싶은데.”

“저야 아무거나 괜찮습니다.”

“그럼, 회사 근처 스위스 레스토랑으로 갈래요? 거기 퐁듀가 기가 막혀요. 우리 회사 소속 피디, 작가, 배우들의 명물 식당이거든요. 그 식당에서 생각지도 못하게 누군가를 만나기도 해요.”

“그렇게 유명하다는 데서 한번 먹고 싶네요. 내일 어디서 만날래요?”

“회사 로비에 12시 10분까지 갈게요. 윤 피디와 함께.”

“알겠어요. 시간 맞춰 갈게요.”

“그럼, 내일 점심 때 봐요.”

“예.”


지한은 휴대폰을 진동 모드로 한 뒤 다시 가방에 넣었다. 회사에 작업실이 있어도 작가들이 잘 나오지 않는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정말로 작품만을 써야 한다면 지한도 같은 선택을 했을 것이다. 진성과 도현을 생각하자 다시 마음이 복잡해지자 지한은 고개를 흔들었다. 그 두 사람에게 닿기 위해서 지금은 정현과 약속한 시나리오를 먼저 완성할 필요가 있었다.


퇴근 시간에 맞춰 회사를 나온 지한은 곧장 집으로 갔다. 같은 맨션에 사는 민우는 <추적의 날개> 성공 이후로 완전히 강 피디 사단에 속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본격적으로 시나리오 작업에도 참여하게 되어 거의 두 달 동안 지한은 그의 얼굴조차 보기 힘들었다. 간간이 민우가 메시지를 보내서 그의 근황을 알렸다. 그가 꿈을 이뤄나가는 것이 좋기는 해도 자주 볼 수 없어 지한은 괜히 쓸쓸한 기분을 느꼈다.


집으로 돌아온 지한은 그때까지 완성한 시나리오를 앞에 두고 가만히 앉아 있었다. 시나리오에 빛이 감도는가 싶더니 눈앞 허공에 영상이 펼쳐졌다. 지한이 원하는 대로 형사 역에 정현이, 연쇄 살인범 역에 기수의 형상이 떠올랐다. 이때까지와는 달리 정현과 기수 둘 다 노란 빛을 뿜어냈다. 정현과 달리 기수는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에 지한은 놀란 심정으로 기수의 형상을 쳐다보았다.


‘데뷔작부터 기수는 대박 나는가 보네.’


지한은 자신의 작업이 특히 기수에게 중요한 일이라는 걸 확실하게 깨달았다.


*


다음날 지한은 12시 5분에 맞춰 회사 로비로 내려갔다. 지한이 로비에서 기다린 지 3분이 지나 황 피디가 비슷한 나이 또래의 통통한 남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황 피디는 지한을 보자 오른손을 들고 씨익 미소 지었다.


“지한 씨. 오래 기다렸어요?”

“아니요. 저도 방금 왔습니다.”

“할 이야기는 가면서 하기로 하죠. 여기는 윤 피디. 이미 들었겠지만 이번에 지한 씨가 참여할 예능 프로젝트에서 연출할 피딥니다.”


황 피디가 윤 피디의 어깨에 손을 올리며 소개했다. 윤 피디는 황 피디와 체형과 키가 비슷한데다 얼굴 생김새도 닮은 구석이 있어서 마치 황 피디와 형제처럼 보였다. 윤 피디도 황 피디처럼 씨익 미소 지으며 오른손을 내밀었다.


“윤형민입니다.”

“유, 지한입니다.”


악수하는 동안 윤 피디는 지한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았다. 그 시선이 조금 노골적이라 지한은 조금 당황해했다.


“어, 혹시 제 얼굴에 뭐가 묻었습니까?”

“아니요. 관상을 보는 겁니다. 제 취미거든요. 새로운 사람을 만났을 때 항상 관상을 보는 편이죠. 유 작가의 눈썹 모양을 보니 상당히 머리를 잘 쓰시는 분이겠고 귀를 보니 재물복이 많군요.”

“그, 그런가요?”


첫 만남부터 다짜고짜 관상을 본다니 지한은 윤 피디가 상당히 특이한 인물이라고 생각했다. 지한과 윤 피디가 악수를 한 뒤 세 사람은 회사 문을 통과해 밖으로 나갔다. 그러는 중에도 윤 피디는 입을 쉬지 않았다.


“저는 관상이나 풍수, 운을 믿는 편입니다. 특히 관상은 새로운 사람과 작업해야 하는 제 입장상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영 같은 거에도 관심이 많아요. 그래서 유 작가가 쓴 <모두의 학교>를 특히 재밌게 봤어요. 청춘물과 호러가 정말 궁합 맞게 잘 섞인 웹드라마였습니다.”

“아, 예......”

“<모두의 학교>를 보고 유 작가와 같이 작업을 해보고 싶었죠. 그래서 명 작가가 개인 사정으로 프로젝트 참여가 좌절되자 제가 유 작가를 추천했어요. 뭐, 분야는 다르지만 <모두의 학교>에서 청춘 로맨스도 잘 다루신 분이라 잘하실 거라 생각했습니다.”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지한은 황 피디와 윤 피디와 보조를 맞춰 걸으며 생각했다.


‘명 작가가 저지른 일을 개인 사정으로 덮으면서까지 그를 보호하는 이유가 있는 건가?’


지한이 의문에 싸인 동안 황 피디가 대화에 끼어들었다.


“윤 피디는 진심으로 귀신을 믿어요. 그래서 지갑에 부적까지 넣어 다니죠.”


황 피디의 말에 이어 윤 피디가 입을 열었다.


“부적이 도움이 많이 되고 있어요. 유 작가가 원한다면 복을 부르는 부적을 구해 줄 수도 있어요. 황 피디는 거절했지만......”


지한을 보는 윤 피디의 눈이 묘하게 빛나고 있었다. 지한은 기분이 약간 떨떠름해져 제때 대답하지 못했다. 다행히 황 피디가 지한을 도와주었다.


“윤 피디. 남에게 자신의 취향을 강요하는 것도 폭력이야.”


윤 피디는 황 피디의 말을 듣고 아쉽다는 얼굴로 한발 물러섰다. 지한은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쉬며 생각했다.


‘이 사람, 앞으로도 자신의 취향을 들이댈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들어......’


지한은 자신의 예감이 틀리기를 바라며 황 피디를 따라 스위스 레스토랑에 들어섰다. 치즈의 고소한 냄새를 맡으며 예약한 자리로 향하는 동안 지한의 휴대폰으로 문자 알림음이 났다. 지한은 호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내 확인했다. 그것을 보고 지한은 속으로 중얼거렸다.


‘기수 씨가 뭔 일로 문자를 보냈지?’


작가의말

잘 부탁드립나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망한 작가 천재 작가로 돌아오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37 약점 24.06.25 45 1 13쪽
36 공동대표 +2 24.06.24 46 1 12쪽
35 공동대표 24.06.22 46 0 12쪽
34 음모 24.06.21 46 1 12쪽
33 음모 24.06.19 46 1 12쪽
32 음모 +2 24.06.18 48 1 13쪽
31 음모 24.06.17 47 1 11쪽
30 한 피디 24.06.16 47 1 11쪽
29 미끼 24.06.16 48 1 12쪽
» 미끼 24.06.16 50 1 12쪽
27 꼼수 24.06.16 45 1 13쪽
26 꼼수 24.06.16 48 1 13쪽
25 꼼수 24.06.16 44 1 11쪽
24 꼼수 24.06.16 46 1 12쪽
23 연기 대결 +2 24.06.16 48 0 12쪽
22 연기 대결 24.06.15 62 1 12쪽
21 설득 24.06.15 57 1 12쪽
20 설득 24.06.15 52 1 12쪽
19 설득 24.06.15 55 1 13쪽
18 설득 24.06.15 59 1 13쪽
17 탐색 24.06.15 58 1 12쪽
16 탐색 24.06.15 57 1 12쪽
15 탐색 +2 24.06.15 67 1 11쪽
14 탐색 +2 24.06.14 74 1 13쪽
13 해킹으로 정의실현 +2 24.06.14 82 1 12쪽
12 해킹으로 정의실현 24.06.14 73 1 12쪽
11 모두의 학교 24.06.14 70 1 12쪽
10 모두의 학교 24.06.14 70 1 12쪽
9 모두의 학교 24.06.14 82 1 11쪽
8 반격 24.06.14 81 1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