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한 작가 천재 작가로 돌아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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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4.06.13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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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6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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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18 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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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음모

DUMMY

“권 작가님, 예지 씨 한 피디님이 연출하는 미니 시리즈에 출연할 가능성이 생겼습니다.”

“그래요?”

“오늘 점심때 예지 씨 회사 앞 레스토랑에서 윤 피디와 황 피디와 유 작가를 만났다고 합니다. 예지 씨가 한 피디님 연출작에 나가고 싶다고 유 작가를 졸랐다고 하네요. 그러자 유 작가가 지금 쓰고 있는 시나리오에 여자 캐릭터를 넣겠다고 했다고 합니다. 예지 씨가 맡을 만한 배역으로요.”

“유 작가가 그런 말을 했다고? 지영 씨가 직접 예지 씨에게 물어봤나요?”

“예지 씨가 먼저 유 작가와의 일을 자랑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전후 사정을 물어봤습니다.”


현주는 한 템포 쉬었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


“예지 씨 말로는 유 작가가 예지 씨의 팬이랍니다.”

“유 작가가 예지 씨의 팬이라......”

“자신의 우상을 직접 보고 마음이 움직인 것 같습니다.”


진성은 가볍게 웃었다.


“또 무슨 일이 있으면 즉시 보고해줘요.”

“알겠습니다.”


진성은 팔짱을 끼고 지한을 떠올렸다. 예지는 원래 자기애가 강한 사람인데다 상황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해석하는 버릇이 있었다. 그것을 알기에 진성은 예지의 말 전부를 믿지 않았다.


“유 작가가 예지의 팬이라...... 그렇다고 중요한 작품에 새로 배역을 만들어 넣을 사람으로는 안 보였는데.......”


진성의 얼굴에 만족스러운 미소가 떠올랐다.


“어쨌든 이건 나에게 기회야. 적어도 하나는 한 피디를 지켜볼 수 있겠어.”


진성은 벽시계를 한 번 힐긋 쳐다보고는 책상에서 일어났다.


*



진성은 회원제로 운영되는 고급 바인 ‘지센’에 들어섰다. 지인들과의 만남에 이용하는 장소지만 비밀이야기를 나눌 때 종종 이용하기도 했다. 이곳에서는 말이 새어나갈 위험이 없었다. 정장 차림의 모델 같은 지배인이 진성에게 정중히 고개를 숙였다.


“조금 있으면 나를 찾아 두 사람이 올 겁니다. 그러면 방으로 안내해주세요.”

“예, 알겠습니다. 권 작가님.”


지배인은 군인처럼 절도 있는 동작으로 구십 도에 가깝게 인사했다. 그런 다음 진성을 도시의 야경이 한눈에 보이는 방으로 직접 안내했다.

진성이 고급스러운 가죽 장의자에 앉아 야경을 구경하는 동안 문이 열리고 지배인이 30대 중반의 남자와 이십 대 후반으로 보이는 여자를 데리고 들어왔다.


“권 작가님을 찾아오신 분들입니다.”

“그래요. 이제 이 방 주위로 사람들이 오가지 않도록 신경써줘요.”

“알겠습니다.”


지배인은 다시 구십 도에 가깝게 고개를 숙인 뒤 발소리 하나 내지 않고 문을 나섰다. 30대 중반의 남자는 즉시 진성에게 다가와 지배인처럼 구십 도에 가깝게 고개를 숙였다.


“안녕하세요, 권 작가님. 말씀드린 대로 박 작가를 데리고 왔습니다.”


최 피디는 이십 대 후반의 여자에게 손짓했다. 그러자 박 작가는 최 피디 옆으로 다가와 진성에게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권 작가님. 박 지영입니다.”

“만나서 반가워요.”


진성은 탐색하는 듯한 시선으로 지영을 훑어보았다. 다소 무례한 태도였지만 지영은 여전히 공손한 자세로 진성 앞에 서 있었다.


“두 사람 다 자리에 앉도록 해요.”


탐색을 마친 진성은 너그러운 미소를 지으며 맞은편 의자를 손으로 가리켰다. 최 피디와 지영은 가볍게 고개를 숙인 뒤 의자에 앉았다.


“권 작가님, 여기 박 작가가 한 피디와 5년을 같이 일했습니다.”


최 피디가 지영을 가리키며 말했다. 진성은 다소 놀랍다는 눈빛으로 박 작가를 쳐다보았다.


“한 피디와 5년이나 같이 일했다고요? 꽤 신뢰받은 셈이네요.”

“예. 지인을 아낀다는 평을 듣는 한 피디지만 같이 일하는 스태프는 자주 바꾸지 않습니까? 5년이나 같이 했다면 한 피디가 박 작가를 신뢰한 게 확실하죠.”


최 피디가 진성의 말에 맞장구를 쳤다. 그에 비해 지영은 긴장한 듯 다소 정자세로 진성 앞에 앉아 있었다. 어색하게 굳은 미소를 짓고 있었지만, 지영의 눈에 갈구하는 듯한 빛이 일렁이는 것을 진성은 알아차렸다. 자신 앞에 서는 90퍼센트 넘는 사람들에게서 볼 수 있는 모습이었다. 진성이 이렇게 이용하기 편한 자들이 마음에 들었다.


“어떤 이유로 그런 대단한 피디의 신뢰를 얻었는지 궁금하군요.”


진성은 은근한 미소를 지으며 지영을 주시했다.


“실험적인 작품 몇 개를 쓴 게 도움이 됐습니다.”


지영은 마치 교장 앞에 앉은 여학생처럼 예의 바르면서도 다소 경직된 태도로 대답했다.


“실험적인 작품?”

“예. 한 피디님은 독특하고 누구도 시도하지 않았던 작품을 좋아하시더라고요. 실제로 그런 작품으로 아카데미상도 받으셨으니까요.”

“그렇죠. 한 피디가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작품이 딱 그러하니까. 하지만 한 피디의 작품에 대중성 코드도 있던데......”

“한 피디님은 대중적인 작품도 좋아하시더라고요. 기회만 된다면 완전히 대중적인 작품을 찍고 싶다고 입버릇처럼 말씀하셨어요. 하지만 쉽게 용기를 내지 못하시더라고요.”

“완전히 대중적인 작품을 찍고 싶다라. 그런데 용기를 못 내다 동생 일을 계기로 이번 일로 대중적인 무대로 나온 거군.”


그 말에 최 피디와 지영은 궁금한 표정을 지었지만, 진성은 그들의 궁금증을 풀어주지 않았다. 진성은 다리를 꼰 뒤 상체를 지영 쪽으로 약간 숙였다.


“박 작가가 FN에 소속되어 우리와 같이 일하면 좋겠네요.”


진성의 말에 지영이 숨을 급하게 들이마셨다.


“제, 제가 FN에 소속이 된다는 말씀인가요?”

“그래요. 나는 인재를 아끼는 사람입니다. 박 작가같이 능력 있는 사람은 언제나 환영이죠.”


진성의 말에 지영의 볼에 홍조가 떠오르며 어색해하던 태도가 부드러워졌다. 그런 지영을 최 피디가 부럽다는 시선으로 쳐다보았다. 진성은 그런 두 사람을 느긋한 시선으로 지켜보았다. 그에게 지영은 한 피디를 낚기 위한 미끼 중 하나일 뿐이었다.


“좋은 인재와 누구 눈치도 보지 않는 환경을 보장하면서 투자를 하면 한 피디를 FN으로 데리고 올 수 있겠는데.”


진성의 말에 최 피디와 지영은 놀란 표정을 지었다.


“한 피디를 FN으로 데리고 오고 싶으신 거네요.”


최 피디의 말에 진성은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진성은 지영에게서 시선을 떼지 않고 아쉽다는 듯이 말했다.


“알아보니 한 피디는 대형 소속사와 이야기를 하는 중이라 하더군요. 그래서 더욱 아쉽네요. 만약 한 피디의 알려지지 않은 부분을 알면 그것으로 공략을 해볼 수 있을 텐데......”


진성의 말에 지영은 잠시 뭔가를 생각한 뒤 얼굴을 들었다.


“한 피디님에게 달리 이렇다 할 것은 없지만 한 배우님에게는 한 가지 걸리는 게 있어요.”

“한정현 배우에게 걸리는 것이 있다?”

“예, 한 피디님과 일할 당시 한 배우님과도 만난 적이 있었어요. 저도 회식 자리에서 잠깐 얻어들은 이야기인데 한 배우님 친구가 한 배우님을 대신해서 죄를 뒤집어쓴 일이 있었다고 해요. 그게 마음에 트라우마로 남은 것 같았어요. 그 일과 관련해서 조금이라도 말하면 과잉반응을 보이시더라고요.”

“그래요? 친구가 자신의 죄를 뒤집어썼고 그걸로 한정현 배우가 마음에 아직 두고 있다라......”


진성의 눈에 이채가 스치고 지나갔다.


“혹시 그때가 정확히 언제인지 그 친구의 이름이 뭔지 알고 있나요?”

“한 배우님 대학 시절로 알고 있어요. 성은 모르겠는데 이름은 광석이라고 하시더라고요.”



지영은 조금 근심 어린 얼굴로 진성을 쳐다보았다.


“더 좋은 정보를 드리고 싶은데 알고 있는 게 별로 없어 죄송합니다,”


진성은 입가에 희미한 미소를 머금으며 손을 내저었다.


“아닙니다. 충분히 잘 들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박 작가가 할 일에 기대를 거니 크게 개의치 말아요.”

“제가 어떤 일을 하면 될까요?”


지영은 진성의 마음이 바뀌기 전에 선수라도 치듯 얼른 자신의 할 일을 물었다. 진성은 적극적으로 자신의 장기 말이 되겠다는 박 작가가 마음에 들었다.


“먼저 FN과 정식 작가 계약을 합시다. 마침 이번에 한 피디와 FN이 같이 일하게 되었는데 거기에 박 작가가 참여할 수 있게 하겠습니다. 한 피디도 익숙한 인물과 일하면 좋아할 겁니다.”

“감사합니다.”


지영은 감격스러운 얼굴로 진성에게 연신 머리를 조아렸다. 그런 지영을 보는 최 피디의 얼굴에 이제는 질투와 비슷한 감정이 떠오른 것을 진성은 놓치지 않았다.


“최 피디, 박 작가를 소개해줘서 고마워요. 최 피디에게도 좋은 일을 마련해줄게요.”


진성의 말에 최 피디는 얼굴을 활짝 폈다. 그는 지영처럼 진성에게 머리를 조아렸다.


“감사합니다. 맡겨만 주시면 열심히 하겠습니다.”


진성은 고개를 살짝 끄떡인 뒤 버튼을 눌러 지배인을 불렀다. 지배인이 문을 열고 들어오자 진성은 최고급 양주가 들어간 A코스를 주문했다. 그런 뒤 도현에게 한정현의 대학 시절을 조사하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


다음 날 회사로 출근한 지한은 자신의 휴대폰에 등록된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생각보다 빨리 예지는 전화를 받았다.


“유 작가님, 잊지 않고 전화를 줘서 정말 고마워요.”


휴대폰 너머로 아양을 떠는 예제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지한이 구역질을 참는 중에 익숙한 목소리가 지한의 귀로 들어왔다.


“왜 유 작가가 당신에게 전화를 한 거지?”


명 작가의 목소리라는 것을 알아챈 지한은 눈을 크게 뜨며 귀로 들리는 소리에 집중했다. 뒤이어 예지의 다소 날카로운 목소리가 들렸다.


“아이 참, 그냥 그럴 일이 있어요.”


발소리에 이어 아양을 떠는 예지의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다.


“유 작가님이 언제 전화할지 기다리고 있었어요.”

“저야말로 예지 씨와 작품에 들어갈 여자 캐릭터를 의논하기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유 작가님이 말씀만 하시면 저야 언제든 시간을 낼 수 있죠.”

“이번에 한 피디님이 연출하실 드라마가 연쇄살인범을 쫓는 형사 이야기가 메인이거든요. 예지 씨에게 좀 더 비중 있는 역을 드리고 싶은데 저 혼자서 결정하려니 부담이 되네요. 혹시 원하는 역이 있나요?”

“저야 유 작가님이 정해주신 역은 다 좋죠.”

“그래도 같이 의논하는 게 좋을 것 같은데. 오늘이나 내일 시간이 되신다면 만나서 의논하면 어떨까요?”

“오늘 마침 회사 근처로 갈 일이 있거든요. 그러니까 한 시 반에 만나는 건 어때요?”

“저야 좋죠. 그러면 장소는 어디로 할까요? 회사 맞은 편 커피숍은 어떻나요?”

“그럼, 한 시까지 커피숍으로 가겠습니다.”

“이따 봐요.”


콧소리가 섞인 예지의 목소리를 들은 뒤 지한은 통화 종료 버튼을 눌렀다. 지한은 휴대폰을 책상에 올린 뒤 중얼거렸다.


“회사에서 내린 징계를 받는 명 작가가 이른 시간에 FN 소속 여배우를 만나고 있다라......”


지한은 예지와 만난 자리에서 윤 피디가 명 작가 이야기를 꺼낸 일을 떠올렸다. 분명 윤 피디는 뭔가를 알고 있는 눈치였다. 지한은 윤 피디에게 전화를 걸었다. 신호음이 여러 번 울리고서야 윤 피디는 잠에서 덜 깬 목소리로 전화를 받았다.


“어......, 유 작가.”

“안녕하세요, 윤 피디님. 제가 혹시 주무시는데 방해가 됐나요?”

“아니...... 어차피 일어날 시간이긴 해요. 그런데 무슨 일이에요? 혹시 예능 프로젝트와 관련해 할 이야기가 있는건가요?”

“그것보다 제가 지금 쓰고 있는 시나리오에 예지 씨를 넣으려고 하는데 특별히 신경써야 하는 부분이 있는지 물어보려고 전화했어요.”

“특별히 신경써야 하는 부분?”

“예지 씨가 제가 쓰는 드라마에 나오고 싶다니까 윤 피디님이 명 작가가 어떻게 여길지 걱정하셨잖아요.”

“어......, 응......”

“제가 실수를 해서 명 작가님 눈 밖에 나면 곤란해서요. 저번에 살짝 안 좋은 일도 있고 해서...... 혹시 명 작가님은 예지 씨가 다른 작가 작품에 나가는 것을 싫어할까요?”

“싫어하는 것보다...... 그때 예지 씨에게 그런 말을 한 이유는 명 작가가 질투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해서 그런 거긴 한데......”

“질투요?”

“그게..... 두 사람이 생각보다 가까워보여서...... 더구나 명 작가는 소유욕이 강한 사람이라 예지 씨뿐 아니라 유 작가에게도 알게 모르게 피해가 갈까 싶었거든요. 유 작가와도 같이 일하게 됐으니 미리 위험을 알려주고 싶기도 했고......”

“그런가요?”

“유 작가, 예지 씨와 명 작가가 가까울지도 모른다는 건 내 생각이니 다른 사람들에겐 말하지 말아줄래요?”

“당연히 그래야죠.”


지한은 입가에 지그시 미소를 지으며 윤 피디의 말에 답했다.



작가의말

잘 부탁드립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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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꼼수 24.06.16 44 1 11쪽
24 꼼수 24.06.16 47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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