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한 작가 천재 작가로 돌아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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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4.06.13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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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6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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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14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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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킹으로 정의실현

DUMMY

지한이 <해킹으로 정의 실현> 시나리오를 들고 FN 컨텐츠 회사로 향했다. 데스크의 안내 직원은 지한을 보자 전에 없이 환한 미소를 지었다.


“어서 오세요, 유 작가님.”

“안녕하세요.”

“작가님 덕분에 요즘 낙이 하나 생겼습니다. <모두의 학교>를 보는 낙이요.”

“그래요?”

“<모두의 학교>를 보고 저뿐 아니라 회사 사람들 상당수가 작가님 팬이 됐습니다.”

“영광인데요.”


지한은 씨익 웃으며 말했다. 오프라인에서 <모두의 학교>의 인기를 처음으로 체험하는 느낌이었다. 이제까지 지한은 온라인으로 웹드라마와 태민의 인기 정도만을 신경 써서 찾아보고 있었다. 자신이 쓴 드라마로 팬이 생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혹시 오늘도 웹드라마 시나리오 때문에 오셨습니까?”

“예, 황 피디님에게 새 시나리오를 보여 드리려고요.”



지한의 말에 직원은 곤란한 표정을 지었다.


“황 피디님 오늘 방송국으로 가셨어요.”

“어, 그래요? 그럼, 다음에 와야겠네요. 미리 황 피디님에게 전화하고 왔어야 했는데 제 실수네요.”

“어차피 여기까지 오셨으니까 제가 황 피디님에게 전화 연결해드릴게요. 이대로 작가님 보내면 저 나중에 욕 들을지도 몰라요.”

“그럼, 부탁드립니다.”


지한의 말을 듣고 직원은 황 피디에게 전화를 걸었다. 신호음 네 번을 넘기고서야 황 피디는 전화를 받았다.


“황 피디님, <모두의 학교> 작가님이 새 시나리오를 가지고 오셨습니다. 황 피디님에게 보여드리고 싶다고 하시네요.”

“유 작가가 새 시나리오를 가져왔다고요?”


황 피디는 FN 직원의 말을 듣고 눈을 빛냈다. <모두의 학교>로 대박을 친 작가가 새 시나리오를 가지고 자신의 찾았다니 흥분되었던 것이다. 그래서 자연히 목소리의 톤의 올라갔다. 황 피디의 앞에서 담배를 빡빡 피며 황 피디가 가져온 시나리오를 읽던 서 피디는 조금 놀란 눈빛으로 황 피디를 쳐다보았다. 황 피디는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


“유 작가 좀 바꿔줄래요?”


5초 뒤에 지한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안녕하세요, 황 피디님. 새 시나리오를 썼는데 혹시 관심 있으면 보여 드리고 싶습니다.”“당연히 관심 있죠. 아니, 얼마 전에 대박을 터트린 작가의 작품에 그 누가 관심이 없겠습니까? 제작을 하는 입장이라면.”

“그럼, 프폰트에 계신 분에게 시나리오를 맡길게요.”

“그런데 이번엔 무슨 내용입니까? 혹시 저번처럼 비밀로 가득 찬 악인을 밝혀내는 이야기인가요?”

“이번에는 해커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제목을 <해킹으로 정의실현>이라 지었습니다.”

“오, 해커물입니까?”

“예. 저번에 표지 모델 선 재현 씨 사진을 보고 남주 이미지를 떠올렸습니다. 카리스마와 반항적 기질을 지닌 인물입니다. 위험에 처하면 상당히 흑화하기도 하고요.”


황 피디는 순간 말문이 막혔다. 그는 잠시 동작을 멈추고 멍하니 휴대폰을 쥐고만 있었다.


“황 피디님?”


휴대폰에서 지한의 목소리가 흘러나오자 황 피디는 간신히 정신을 차렸다.


“......새 시나리오의 주인공이 재현입니까?”

“예, 그런데요? 왜 그러십니까?”

“아, 아닙니다. 시나리오를 프론트 직원에게 맡겨줄래요? 제가 회사로 가면 받아 갈게요.”

“예, 그러겠습니다.”



황 피디는 휴대폰을 끊고 약간 미간을 찌푸린 채 팔짱을 끼었다. 갑자기 달라진 모습에 서 피디가 의아한 듯 물었다.


“왜 그래요, 황 피디님?”

“......얼마 전에 웹드라마로 대박을 친 작가가 새 시나리오를 썼는데 남주가 세븐럭의 재현입니다.”

“재현이라면 이 드라마의 서브 남주가 아닙니까?”

“그렇죠.”

“아니, 이건 고민할 거리도 못 되죠. 당연히 재현에게 공중파 드라마에 나가게 해야죠. 상당히 비중 높은 역인데.”

“보통의 경우면 그렇죠.”

“이번이 보통이 아닌 경우라는 겁니까?”


황 피디는 고개를 끄덕였다.


“......백 실장에게 주위 사람들은 체스판 위의 말과 같으니까.”


서 피디는 말없이 황 피디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왜 그래요?”

“FN의 백 실장에 대해 나도 들은 말이 있어요. 황 피디님은 그쪽 라인이 아니어서 계속 좋은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다는 말도요. 그냥 백 실장 라인을 타서 공중파 피디로 나오는 게 어때요? 황 피디님 실력이라면 공중파에서도 대박을 낼 수 있을 텐데.”

“......밖에서 보는 게 다가 아닙니다. 그 사람의 생각대로 움직이느니 이대로 별 볼일 없는 계약 피디가 나아요.”

“그게 무슨 말이에요?”


서 피디가 의문에 찬 눈빛으로 물었지만, 황 피디는 더 이상 대답하지 않았다. 그는 복잡한 표정으로 서 피디 앞에 놓인 시나리오를 쳐다보았다. 황 피디는 서 피디에게 제작을 부탁할 생각으로 도현이 건네준 시나리오를 그녀에게 보여주고 있었다. 서 피디는 로맨스를 잘 찍기로 유명한 피디로 시나리오의 내용을 가장 잘 살려줄 사람이었다.


FN 컨텐츠 회사로 돌아온 황 피디는 프론트에 앉은 직원에게서 지한이 맡긴 시나리오를 받았다. 시나리오를 건네주면서 직원은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다시 대박 웹드라마가 나올까요?”

“글쎄요. 시나리오를 읽어봐야 하겠죠.”

“보지는 않았지만 왠지 기대가 됩니다.”

“저도 그렇습니다.”


황 피디는 직원에게 가볍게 인사한 뒤 웹 시나리오를 들고 자신의 사무실로 향했다. 가방을 놓고 자리에 앉자마자 황 피디는 시나리오로 눈길을 돌렸다.


‘<해킹으로 정의 실현>이라......’


제목을 읽은 황 피디는 기대에 차서 시나리오 첫 장을 넘겼다. <모두의 학교>처럼 첫 장면부터 선명하게 머릿속에 그려지는 작품이었다. 황 피디는 거의 숨도 쉬지 않고 6화를 단번에 읽어내렸다. 시나리오에서 마지막 장면을 보고 나서야 황 피디는 <해킹으로 정의 실현>의 세계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다. 황 피디는 혼이라도 나간 듯이 멍한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이거 진짜 말도 안 되게 재밌잖아.”


황 피디는 정신을 차리려는 듯 머리를 흔들고는 두 손으로 마른 세수를 했다.


‘차라리 시나리오가 재미없기라도 했더라면 좋았을걸.’


도현이 준 시나리오를 건넬 때 본 재현의 가라앉은 표정이 떠오르자 황 피디는 가슴이 답답했다. 그렇지 않아도 공중파 드라마가 꺼려졌는데 <해킹으로 정의 실현>을 보자 마음이 복잡했다.


황 피디가 지친 표정으로 의자 등받이에 기대어 몸을 뻗고 있을 때 탁자 위에 올려둔 휴대폰으로 전화가 왔다. 액정에 뜬 번호는 도현의 번호였다. 황 피디는 액정화면을 말없이 쳐다보다 어쩔 수 없다는 듯이 통화버튼을 눌렀다.


“예, 백 실장님.”

“황 피디님, 재현이 오토바이 사고를 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까?”

“예?”


황 피디는 화들짝 놀라 몸을 황급히 일으켰다.


“세븐럭 매니저가 전화했습니다. 재현이 오토바이를 모는 중 갑자기 끼어든 차를 피하다 사고를 냈다고요. 상대방 운전자는 괜찮은데 재현이 다리를 다친 모양입니다. 지금 강남 삼성 병원에 입원해 있다고 합니다.”


황 피디는 갑작스러운 소식에 차마 뭐라고 하지 못했다. 그러자 답답해진 도현이 황 피디를 불렀다.


“황 피디님?”

“아, 예, 제가 병원으로 가서 재현이 상태를 보겠습니다. 강남 삼성 병원이라고 했죠?”

“307호입니다. 매니저에게 들었지만, 드라마 촬영에 지장이 있는지 황 피디님이 살펴봤으면 합니다. 상태가 심하면 저에게 전화 주시고요.”


도현이 먼저 전화를 끊었다. 황 피디는 멍한 표정으로 앉아 있다가 허겁지겁 가방에 이것저것 챙겨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고는 서둘러 사무실 문을 열고 나왔다.


황 피디는 직접 차를 몰아 강남 삼성 병원으로 갔다. 주차장에 차를 주차한 뒤 황 피디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3층 버튼을 눌렀다. 307호 실 문이 약간 열려있었다. 그래서 병실 안에서 나는 소리를 황 피디는 들을 수 있었다.


“야, 인마. 여기서 농땡이 부리지 말고 이제 연습하러 가라.”


재현의 목소리였다. 이어서 태민의 볼멘 목소리가 들렸다.


“야, 너는 다리에 붕대를 감고도 잔소리하냐? 세븐럭의 리더님이 병원에 입원해서 걱정하러 온 사람에게 그게 할 소리야?”

“너 말이야. 나에게 신경 쓰는 대신에 우리 안무에 신경 써줘. 넌 메인 댄서라고. 네가 중심을 잡아줘야 다른 애들도 무대에서 잘할 거 아니야?”

“우왓, 잔소리 좀 그만해. 갈 때 되면 알아서 갈 테니까.”


황 피디는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병실 문을 열고 들어갔다.


“두 사람은 이런 상황에서도 싸웁니까?”


재현은 왼쪽 다리 허벅지에서부터 발목까지 붕대를 감고 일인실 침대에 누운 채로, 태민은 뚱한 표정 그대로 황 피디를 돌아보았다. 그를 보고 태민이 먼저 입을 열었다.


“황 피디님!”


재현은 진중한 성격대로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


“황 피디님, 바쁘실 텐데 오셨네요.”


황 피디는 침대로 다가가 붕대를 감고 있는 재현의 왼쪽 다리를 살폈다.


“아니, 생각보다 훨씬 심각한데. 혹시 다리뼈가 부러지거나 한 건 아니죠?”


황 피디의 말에 재현은 미소를 지었다.


“아닙니다. 사실은 발목을 삐고 허벅지와 종아리에 찰과상을 입은 정도입니다. 제가 간호사에게 왼쪽 다리 전체를 붕대로 감아달라고 했습니다.”

“아니, 왜요?”

“그래야 매니저 형이 백 실장님에게 제 상태가 심각하다고 보고 할 거니까요.”

“백 실장님이 그런 보고를 받아야 할 이유가 있나요?”

“이런 상태면 백 실장님이 저에게 드라마에 나가라고 하지 않을 테니까요.”


황 피디는 잠시 말없이 안쓰러운 표정으로 재현을 쳐다본 뒤 입을 열었다.


“......혹시 드라마에 나가지 않기 위해 일부러 오토바이 사고를 냈습니까?”


재현은 고개를 저었다.


“그건 아닙니다. 그냥 답답해서 오토바이를 타고 나갔다가 사고가 난 겁니다. 다행히 상대방 운전자도 저도 별로 다치지 않았어요. 운이 좋았죠. 그래도 혹시 모를 후유증을 조사하기 위해 병원에 입원했어요. 이왕 이렇게 되었으니 사고가 난 상황을 이용하자는 생각은 그 후에 들었고요.”


재현은 황 피디를 안심시키려는 듯이 씨익 웃었다. 그러나 그 웃음에는 그늘이 드리워져 있었다. 그것을 보고 황 피디는 착잡한 얼굴이 되었다.


“.....그 정도로 드라마에 나가기 싫었습니까?”

“정확히는 백 실장님이 정한 드라마에 나가기 싫은 겁니다. 그 사람에게 가치가 사라진 사람들이 후에 어떻게 되었는지 보고 들은 것이 있으니까요.”


재현의 말에 태민도 침울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병원에 입원한 재현이 걱정되어 차마 연습에 집중하지 못하고 병원으로 온 것이다. 물론 지금이 다음 활동을 준비 중인 비수기여서 시간을 낼 수 있었다.


황 피디는 그동안 재현이 얼마나 마음 고생했을지 짐작할 수 있었다. 답답한 마음으로 눈을 돌리다 자신이 들고 온 가방에 눈길이 닿았다. 순간 황 피디는 가방 속에 <해킹으로 정의 실현> 시나리오를 넣어온 것을 떠올렸다.


“재현 씨. 유 작가가 새 시나리오를 썼는데 혹시 관심 있습니까? 마침 남주가 해커라서 크게 액션을 하지 않아도 됩니다.”

“유 작가님이 벌써 새 시나리오를 쓰셨어요?”


재현은 눈을 크게 뜨며 반문했다. 놀라기는 태민도 마찬가지였다.


“예. 재현 씨가 화보로 찍은 사진 중 잡지에 실린 컷을 보고 남주를 떠올렸다고 합니다. 한 번 볼래요?”

“예. 유 작가님 작품인데 당연히 봐야죠.”


황 피디는 가방에서 시나리오를 꺼내 재현에게 내밀었다. 재현은 시나리오 첫 장에 적힌 제목을 읽었다.


“<해킹으로 정의 실현>?”








작가의말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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