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케인펑크의 혈마술사는 복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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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회깡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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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10 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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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장 3화

DUMMY

1211년 7월 22일, 엘마이트 시.



“ ···어부, 있나? ”



지난 이틀 동안, 정확히는 쿼로파니므즈에서 빠져 나온 이후부터 어부는 대답이 없었다.



항상 물음을 보낼 때마다 단답 정도는 해주던 사람이, 아무런 언질도 없이 사라져 버리니, 약간의 당혹감과 쓸쓸함이 맴돌던 중,



“ 특보요—!! 네헬브 총리가 피의 마왕이었고! 켈브 지대에 그를 토벌한 사람이 새 총리로 임명됐대요!! ”



물의 나라, 엘리크의 도심은 연일 따끈따끈한 신문들이 휘날리고 있었다. 한때, 엘리크가 켈브 왕국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던 탓일 터이다.



경제 성장이 더뎌지는 이 나라에, 새로운 변화의 물결이 다가올까. 그런 기대감인지, 거리는 습하고 뜨거웠다.



“ ···또인가. ”



시안을 본 시민들의 반응은 다양했다. 설마 싶어 무시하거나, 조금 바라보다가 말을 아끼는 이들.



“ 이게 누구야! 멋드러지게 연설을 갈기신, 켈브의 총리님 아니신가! ”



차림새를 보아, 글쎄. 좋은 의도로 접근한 남성은 아닐 것이라고 시안은 생각했다. 이번이 세번째다. 만만해 보이는 모습에 시비를 거는 반응을 보이는 건.



“ 그쪽은 무슨 용건인지. ”



“ 아휴, 귀빈이 이리도 먼 곳에 오셨는데, 대접이라도 해드려야지요! ”



“ 나 바쁜데, 다음으로 미루면 안될까? ”



“ 허허, 섭섭하지 않게 해드릴게~ 아그들아! 함 나와 봐라! ”



그 호령 한 번에, 골목의 사이사이로 흩어지는 것 같았던 행인들이 다시금 돌아오기 시작한다. 특이한 문양을 한 귀걸이를 낀 이들이.



“ ···참나. ”



앞선 두 번의 시비는 그저 어지간한 동네 양아치들의 소행이었기에. 대강 제압을 하던, 근력 강화형 혈마술로 도망을 치던 간에, 저항이 가능했지만.



시안은 소동을 일으키고 싶진 않았다. 이곳은 엄연히 사람이 사는 주택가이고, 창문 너머로 상황을 지켜 보는 이들이 군데군데 보이기에.



이방인이 당도하자마자 눈에 띄는 행동을 한다는 건···여러 후한을 불러오는 것을 안다. 갈등을 불러올 것을, 그는 충분히 알고 있다.



“ 이쪽 구역은 우리가 꽉 잡고 있으니께, 괜히 문제 일으키지 말고···뭐 좋은 거라도 들고 오셨나? ”



“ 몸뚱아리만 왔는데? ”



“ 아유, 그 몸뚱아리면 충분하지! 그쪽 후원자한테 몸값이라도 받아내면, 남는 장사 아니겄어? ”



“ 후원자도 뭣도 없으면···아, 있긴 하네. ”



“ 들었쟈?! 돈 들어 오는 소리 난다!! ”



멀지 않은 곳에 델쉬비타가 기다리고 있건만. 그는 저격수인 주제에 기다림을 매우 싫어하는 사람이다. 언제 싫증이 나서 엘리크를 떠날 지 미지수인 상황에.



그들이 무기를 들자, 시안은 혈마법으로 손목의 근육을 터트린다. 어떤 조직인지 나발인지, 원한을 사게 되는 일이 있어도 빠른 행동이 더욱 좋을 것이리라, 그리 판단했다.



“ ㅇ, 혈마법?? ”



“ 뭐 씨발. 처음 보냐? 넌 칼이 취향이냐, 창이 취향이냐? ”



손 안에서 혈액이 순환하는 구체를 돌려가며 말한다. 기묘한 어투의 남자가 꺼내든 무기는 카람빗···정도의 단검이기에. 곧바로 시안은 모방한 것을 손에 쥐고 돌진한다.



“ 자아, 여기까지. ”



“ ? ”



이미 모든 예열을 끝마친 시안은, 남자의 말에 김이 순식간에 빠져버린다. 라디오에서나 듣던 콩트를 찍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가도.



“ ···컥. ”



남자의 목에는 어떠한 식물이 자라나 있는 것이 보인다. 그것의 뿌리 되는 부분이 자란 형태를 보아···성대 내지는 기도를 조이는 형태가 되어 있었고. 거구의 남자는 단번에 쓰러지고 만다.



분명히 그들의 일행 중 하나로 보였던 후드를 뒤집어 쓴 남자···장신의 여성은 본래의 모습을 드러냈다. 기다란 로브와 레깅스, 신체를 부분부분 죄이고 있는 가죽 벨트가 인상적인 차림새의.



“ 형님!! ”



“ 저 미친년이···! 넌 뭐하는 새끼야?! ”



“ 그래, 그래. 아트왈타의 말단, 거렁뱅이 새끼들. 니들 구역인거 알고, 뭘 하던 공권력이 건들 지를 않으니 기고만장한 건 알겠는데. ”



여성은 후드를 벗어, 연녹발의 얼굴을 드러내었다. 그녀의 왼쪽 귀에 걸린 귀걸이 역시도, 처음 보는 기묘한 문양을 한 것이···필시 소속을 표시하는 용도일 터였다.



“ 이 분은 우리 손님이거든. 보아하니 지시도 내려온 거 없이, 심심해서 해본 거 같은데. ”



“ 메르투스···? 한동안 조용히 지내는 줄 알았더니···! ”



“ 그래, 그래. 또 정리 당하기 싫으면, 좋게 좋게 넘어가자? ”



“ 하아, 아서라. 드러운 놈들···야! 누가 형님 좀 업어봐라! ”



그들은 두 명이 따라 붙어 일행의 대장으로 보이는 이를 업어간다. 어느샌가 식물이 썩어 없어져, 죽은 걸로는 보이지 않는다.



시안은 물을 게 너무나 많은 나머지, 혈류를 이미 너무 가속해버린 나머지 정신이 산만해져 간다. 그는 약간의 심호흡을 하며 입을 연다.



“ 하아···그, 어떻게 되시는 분이십니까? ”



“ 어, 어. 델쉬비타가 보냈어. 기다리기 지쳤다면서. ”



얇게 말린 연초를 물고 태우는 모양새가 네헬브를 닮은 게, 흡연자들은 다 저러는 건가 싶은 생각이 든다.



“ 델쉬비타의 친우···되시는 건가? ”



“ 어, 음. 동업자? 친구 먹을 정도로 친하지는 않은데. 난 루치아라고 부르면 돼. 나스타, 루치아. ”



“ ···그래, 루치아. 반가워. ”



“ 뭐, 뭐. 아지트까지 얼마 안 걸리니까. 가면서 얘기 하자. ”



둘은 시가지를 걷기 시작했다. 머리 반 개 정도의 신장의 크기 차이가 잠시 뼈 아프다는 생각도 들었다. 기묘한 풀내음과 연초의 향이 걸음마다 풍기는 것에, 분위기 있다는 평을 내리며.



“ 아지트, 라는 건···메르투스인가 뭔가 하는 조직의? ”



“ 음, 뭐, 맞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고. 메르투스는 다 자유분방한 사람들 뿐이라, 딱히 아지트라고 할만한 건 없거든. 조직성도 딱히 없으니, 조직이라 부르기도 뭐한데. ”



“ 아···그런 느낌이구나. ”



사람과 얽히기도, 심지어 흔적을 남기는 것 조차 꺼려하던 델쉬비타가 어떠한 곳에 속해 있다는 것이 말이 안 되는 일이라고 잠시 생각했지만, 그는 이해가 가는 양상이다.



“ 아트왈타···그새끼들은 뭐하는 놈들이길래, 도심 외곽의 거주 구역까지 쳐들어 와서 행패를 부리는 거냐? ”



“ 아, 뭐···그것들은 텔로즈 출신인데. 설명하자면 길어지니, 아지트에서 느긋하게 할래. ”



“ ···거의 다 온거 맞지? ”



“ 어···음, 그쪽 벽이었던가? 아! 그거였나 보다. 오랜만에 와서 기억이 다 까먹었네. ”



루치아는 시안의 오른쪽에 있던 벽을 짚었다. 곧이어 그녀의 오른팔을 타고 마력이 흘러나가는 것이 느껴지고.



‘ 구우우웅—.... ’



묵직한 진동이 느껴지며, 건물의 옆 골목의 길이 뒤틀리기 시작한다. 기계 장치에 의한 것이 아닌, 마력이 들어오면 특정한 마법을 발동시키게 해주는, 2차적 마력 기관의 형태.



“ 이게, 그 소문으로만 듣던··· ”



“ 땅을 고르는 마법이지. 자, 자. 사양하지 말고 들어 오면 돼. ”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의 형태가 된 길목을 따라, 그들은 천천히 내려간다. 생각 보다도 깊은 곳에 자리한 아지트가, 시안에게는 꽤나 생소할 수 밖에 없었다.



“ 지하를 건드는 마법···분명, 유적 파괴나 도굴 등의 악용 위험성이 크다고 금기가 되었었는데. 엘리크가 최근에 사들였댔지? ”



“ 어어. 아무래도 사정이 사정이다 보니. 머리를 조아렸지 아주. ”



끝이 없어 보이던 계단도, 어느샌가 그 마지막에 다다랐다. 루치아는 가벼운 노크를 두드리고 문을 열어 젖힌다.



“ 오, 루치아 양. 그리고··· ”



“ ···시안이다. ”



펍 같은 느낌으로 꾸며진 인테리어가, 분명히 주점으로 보인다. 델쉬비타는 바 테이블에 앉아 오른팔로 과일 따위를 집어 먹고 있었다.



“ 시안 군. 다시 만나서 반가워요. 왼팔이 너무 허전했는데, 마침 잘 됐군요.


전에 했던 얘기가 농담이 아니었다는 건 잘 알았습니다. 하던 대로 점검을 하고 재조립을 했는 데도, 뭔가 기동이 안 되더라고요. ”



“ 아···그래, 미안. 좀 불편했나? ”



“ 본래도 두 팔 없이 50년 정도를 살았었으니, 옛 기억이 나서 신선했죠. 자, 옆에 앉으세요. ”



“ 으음, 음. 난 할 일 끝났으니까, 가봐도 되나? ”



“ 루치아 양도 앉으시죠. 긴히 다른 부탁도 드리고자 하니. ”



“ 아아, 거. 사람 차암 귀찮게 하네. ”



셋이 자리에 앉고, 가만히 컵을 정리하던 바텐더는 얼음물 두 잔을 더 내왔다. 델쉬비타는 한숨을 먼저 쉬는 것으로 맥락을 잡는다.



“ ···시안 군, 먼저 묻고자 하는 게 있습니다. ”



“ ···어. 많이 있겠지. ”



“ 미래에서···델리즈는, 구원 받았습니까? ”



“ ···아니. 우리는 기억을 관장하는 천사를 쫓다가, 마왕에게 살해당했어. ”



“ ···그렇습니까. ”



델쉬비타는 또다시 한숨을 내쉰다. 이번에는 조금 더 깊은 한숨이었다. 본세계에서의, 처음 그를 만났을 때의 한껏 문드러진 표정과 닮은 것 같기도 하다고 생각했다.



“ ···미래에서 온 당신이라면 알겠지만, 저는 사람을 완전히 신용할 수 없습니다. 이해하시겠죠. ”



“ 그래. 당신의 그 성격은 한결 같았지. ”



“ ···우선, 미래의 이야기를 들어도 괜찮을까요? 다음 행동 방침을 정하기 위해, 참고하고 싶군요. ”



“ 뭐···긴 이야기가 되겠지만, 필요하다면 해야지. ”




30분 정도 뒤, 루치아는 그새 테이블에 엎어져 새근거리며 골아떨어진 모양이었다. 델쉬비타는 조금은 생각이 정리된 눈빛으로 말한다.



“ 제가 목격한 덧씌워짐에 대한 부분 말입니다만. 어째서 즈레아르즈로 향했던 거죠? ”



“ 그건···기억의 천사의 단서를 찾기 위해서, 였지. ”



“ ···저라면 언급했을 터인데, 레시와 텔로즈에 대해서 말입니다. ”



“ 레시···는, 여전히 쇄국을 하는 중이어서, 또 당신이 두 번 다시는 가기 싫다는 이유였고.


텔로즈는 아마, 12년 봄부터···그러니까 현 시점에서 약 7개월 뒤 즈음 부터, 엘리크와 전쟁이 벌어져서 였을 거야.


아녜스가 찾아낸 문헌에서 나온 즈레아르즈가, 마지막 갈피라도 잡아 보자는 이유로 찾아갔었던 거지. ”



“ 하지만 보기 좋게, 아무 것도 얻지 못하고 전부 죽었단 거군요. ”



“ 결과만 따지자면 그렇지만···난 그에게 마왕의 심장을 얻고 이곳으로 온 거지. ”



“ 어쨌거나, 아직은 전쟁이 벌어지기 전이란 거군요. ”



“ 그 말은···텔로즈로 가겠다는 거야? ”



“ 레시의 생명의 나무, 텔로즈의 흑색 지대. 둘 모두, 제가 덧씌워짐을 경험한 시점에서 나타난 것이었다고, 그리 말했을 테죠. ”



“ ···그것들이 어쩌면, 기억의 천사가 만든 결과물이다, 그렇게 말하고 싶은 거지? ”



“ ···맞습니다. 레시의 것은, 죄를 물어 제 팔이 잘리고도 그 실체를 알지 못했지만. ”



델쉬비타는 잠에 든 루치아를 툭툭 건드렸다. 찌뿌둥함에 신음하며 깨어난 그녀는 하품을 크게 갈겨주고,



“ 루치아 양은 텔로즈에서 살아 온 사람이니, 흑색 지대에 진입할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



“ 오오, 그렇지. 내가 그쪽 지리에는 밝···흑색 지대? 진심으로? ”



“ ···참고로, 흑색 지대가 뭐하는 곳이길래 그런 반응인 거야? ”



“ 으응, 뭐, 험난한 여정이 된다는 뜻이지. ”



“ ···계약을 제안하고자 합니다. 제겐 약 일주일 정도, 최대한 벌어도 그 정도의 시간이 지나면, 마르티노로 돌아가야 합니다.


흑색 지대에서 당신이 죽는다면···저는 심장을 회수해서 돌아가, 기회를 다시 보면 되는 일이죠.


하지만 만약 일주일 안에 흑색 지대에서 어떠한 단서도 찾지 못한다면, 당신 홀로 메이그로 가십쇼. 네헬브 군이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요. ”



“ ···델쉬비타 당신은, 결국 죽은 목숨이란 건가. ”



“ 마지막 내용으로···시안 군, 당신만이 살아남는다면. 제 동생을···델리즈를 꼭 되돌려주십쇼. 부탁드립니다. ”



“ ···약속하지. 내 모든 걸 걸고. ”



‘ —구구궁···! ’



“ ···진동? ”



“ ···결국 온 건가. ”



“ 누가 온 건데? ”



“ 엘리크의 총리가···줄곧 저를 찾고 있었으니까요. ”



사람 둘 정도가 지나갈 크기였던 출입구가 조그만 진동을 일으키며 확장되어 간다. 곧이어 문을 박차고 들어온 이는···



“ 하하! 여기 있었구만! 한참을 찾았네. ”



덥수룩하게 수염을 기른 남성이, 그 안으로 찾아온다. 상당한 수준으로 무장한 군인으로 보이는 사람들과 함께.



그 분위기를 보아, 좋은 의도로 방문한 것은 아닌 듯 하다.



“ 빚을 졌으면 갚아야지! 델쉬비타 양반. ”




작가의말

전개가 꼬여서 늦어졌습니다. 내일은 정상적으로 자정에 올릴 수 있도록 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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