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케인펑크의 혈마술사는 복수한다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새글

후회깡통
작품등록일 :
2024.07.10 00:25
최근연재일 :
2024.09.16 12:00
연재수 :
36 회
조회수 :
422
추천수 :
0
글자수 :
184,197

작성
24.09.02 15:52
조회
6
추천
0
글자
11쪽

2장 18화

DUMMY

하나의 검은, 은하수를 삼켜 자라난 백합과도 같이. 무질서하게 뻗어져 나온 꽃잎과도 같은 대검.



또 하나의 검은, 지옥불을 다루는 권능을 되찾아 더욱 사납게 타오르는, 모든 죄를 불태우는 대검.



‘ 카아아아앙———————!!!!!!!!! ’



그 둘은 순식간에 마찰하여 힘겨루기를 하는가 싶더니, 대등소이한 힘의 크기에 둘 모두가 반동을 가지고 물러나, 기껏 본래의 형태로 돌아온 고른 땅을 시원하게 긁어댄다.



“ ···델리즈, 저 엘프를 데리고 나가. ”



“ 너···아까도 엄청나게 싸우던 참인데, 괜찮은 거야? ”



“ 내, 걱정을, 할 줄이야. 어지간히도 얕보인 모양이네. ”



루치아는 다시금 날개를 돋힌다. 이전의 한 쌍의 날개와 더불어, 더욱 커다란 다른 쌍의 날개가 펼쳐지고, 가시관이 씌워진 그녀는 그 이상 말을 붙이지 않았다.



‘ 뛔에엥———!!!!! ’



눈으로 쫓지도 못할 속도의 별똥별이 된 것인 양 날아간 루치아와, 거의 대등소이한 속도로 이동해 가며 합을 치고 받는 릴리에.



델리즈는 갑작스럽게 벌어지는 연속적인 전투의 굉음에 어안이 벙벙한 모습이었다. 그렇지만 어떻게든 이곳을 벗어나는 게 상책이었다. 델쉬비타가 태양을 떨군 것 마냥 무슨 일이 벌어질 지 모르기에.



“ 델···리즈 랬나? 빨리 나가자. ”



“ 네···그런데, 누구신 지··· ”



“ 그···당신 오라버니의 친구인데. 암튼, 빨리 가야 된다고! 저것들이 진심으로 치고 박기 시작하면 뭔 일이 벌어질 지 모른다니까?! ”



“ 아, 알겠어요! ”



시안은 그녀의 팔목을 잡고 공간의 출입구를 향해 뛰어간다. 불바다와 별바다가 어우러지기 시작한 레시의 환상을 뒤로 하고.



“ 어···?! ”



이윽고 그 코앞에 다다른 순간, 나무들이 얼기설기 엉켜대며 닫히는 출입구는, 돌멩이 하나 통과하지 못할 크기까지 작아지는 것에. 만감이 교차하기 시작한다.



“ 야!! 이거 왜이래?! ”



‘ —————————————!!!!!!!!!! ’



루치아에게 그 절박한 음성이 닿을 새도 없이, 영적 공간은 바스러지는 굉음과 함께, 그녀와 릴리에의 권능에 의해 뒤틀려 나가기 시작한다.



10초가 지날 새라, 마구잡이로 백화하고 바스라지는 건물과 초목, 그리고 그 위로 뒤덮이는 업화의 불꽃. 그것이 겹치는 순간,



제각기의 색을 반사하는 결정 따위로 깨트려지는 것이, 급박한 상황이 아니었다면 꽤나 몽환적이었을 터였다. 시안은 피칠갑에 누더기가 된 외투와 셔츠를 다시 걷어 붙였다.



“ ···여기에서 꼼짝하지 말고 있어. 저것들을 어떻게든 해야··· ”



“ ···오라버니···? ”



“ ? 오라버니? ”



“ 저길 봐요! 오라버니가···! 멀쩡히 걸어서···! ”



델리즈의 말 그대로였다. 그의 얼마 남지 않은 잔해와 녹아버린 유품들을 묻은 먼 발치에서, 델쉬비타의 형상을 한 무언가가 걸어나가고 있지 않은가.




“ 반푼이, 주제에···메타트론의 것까지 받은 건가. ”



“ 하아, 흐···! 당신도 생각했던 것보다, 너무 잘 버티네. 힘이 빠진 상태면 금방 끝날 줄 알았는데···! ”



“ 여기는, 우리엘을 위한 땅. 내 고향집이나 다름 없는 곳에서, 네가 날 죽일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고? 등신 같긴. ”



“ 하, 못할 건 뭐 있겠어? 이 은하수의 검이 뭘 뜻하는 지 알고 있으면서··· ”



“ ···너, 동반자살이라도 할 셈이냐? 그렇게 해서 뭘 얻고자 하길래? ”



“ ···사도의 영혼이랬나. ”



“ ···역시, 그 미친년이 기어코···! ”



이번엔 어떠한 음성도 들려오지 않는다. 그저, 그윽한 나무의 냄새만이 진동함에. 릴리에 역시 검을 바로 세워 무언가를 반격하려는 때.



“ ···그만두세요. 릴리에 양. ”



모든 정신을 뒤흔드는 공간의 강림과, 태초의 별의 현현은 침묵 속 어떠한 음성에 중단되고 만다. 영체가 되어 나타난 델쉬비타에게서 나오는, 텔레파시 같은 음성이었다.



“ 아, 델쉬비타 아저씨. 오랜만이에요. ”



“ 델쉬비타···아직 잔재가 남아 있었나. ”



“ ···릴리에 양은, 제 영혼이 필요한 것일 테죠. 아닙니까? ”



“ 있으면 좋긴 하지만, 마리아 씨가 원한 건 시안의 쪽이었지. ”



“ 그렇다면, 이번에는 저로 참아주십쇼. 이대로 싸운다면, 뒤틀린 공간 탓에 미처 나가지 못한···제 동생까지 휘말릴까 걱정입니다. ”



“ 아, 저 아이가? 확실히 아저씨를 닮긴 했네요. 음··· ”



릴리에는 그다지 깊게 생각하지는 않고, 어쨌든 확신을 내린 듯 검을 축소시켜 등 뒤에 걸었다. 이 정도면 자신도 할 말은 있는 정도일 터.



“ 그래, 그러지 뭐. ”



“ ···어차피, 죽은 놈이니, 이견은 없지만. 다음 방문이 있다면 목숨을 걸어야 할 거다. ”



“ 이쪽이 할 말이야. 자, 델쉬비타 아저씨는 이 안으로 오세요. ”



릴리에는 목걸이, 내지는 열쇠꾸러미처럼 보이기도 하는 기묘한 물건을 손에 쥐고 말했다. 세번째의 열쇠 모양 장식이 델쉬비타가 근접하자 발광하는 모양새를 보아.



저것이 12사도의 혼을 담기 위해 오더 메이드로 만들어진, 신성이 부여된 물건임을 알 수 있다. 델쉬비타의 영체는 그 안으로 가루로 분해되어 사라진다.



“ 릴리에에에—!!!! ”



건물 사이사이를 도약해 뛰어드는 시안의 눈에는, 어떠한 합의도 보지 못한 채 사라지는 델쉬비타만이 보였을 터. 릴리에는 가만히 있는 것 같다가도.



‘ 쿠득, 콰앙—!!! ’



눈 깜짝할 새에 공중에 있는 시안의 팔을 낚아챈 채로 꺾어, 백화된 벽면의 방향으로 집어던졌다. 루치아는 이미 그녀가 약속을 했기에 딱히 말리지 않았다.



“ 커헉···! ”



“ 미안해, 시안. 내가 반푼이라도, 천사는 한 번 뱉은 말은 지켜야 돼서. ”



“ 메타트론···그새끼가 대체 뭘, 하고 있는 거야···!! 넌 왜, 그새끼를 돕는 거냐고···! ”



“ 아아, 곤란해요 곤란해. 거짓말을 못하는 건 귀찮다니까? ”



“ 제발···내 가족을 돌려줘··· ”



진작에 한계를 다했을 시안의 몸은, 미처 경화로 흡수하지 못한 충격에 서서히 의식을 잃어간다. 릴리에는 조금은 애처로운 눈빛으로 다가가.



“ ···마계에서 기다리고 있을게, 시안. ”



뺨을 조금 어루만지고 물러난다. 그대로 뒤틀린 공간의 사이로 걸음한 그녀는, 순식간에 종적을 감추었다.




“ ······하아. ”



담배를 태우던 루치아의 맞은 편에서 잠들어 있던 시안의 육체는 게슴츠레 눈을 뜨는 것이, 어쩐지 어색해 보인다. 미루어 보아, 제이드의 차례가 온 것일 테지.



“ ···제이드인가? ”



“ ···그래, 나다. 오랜만이군. ”



“ 세계의, 완성도는, 얼마나 끝마친 거야? 슬슬 본세계로 돌아가고 싶은데. ”



“ 7할. 이 녀석이 일을 크게 벌여준 덕에, 꽤 진전이 있었어. ”



“ ···그래. 그리고 당신이 온 건, 이시페···어둠 녀석의 반쪽을 끝낼 생각인 거지? ”



“ 내 제자의 임종을 지키지 못한 게 한이 돼서 말일세. 이렇게 사람 몸에 빌붙는 잡귀가 되어버렸지. ”



“ 하, 뭐, 열심히 해봐. 나도 슬슬 나가봐야겠네 ”



입구로 천천히 돌아가는 둘과, 기다리고 있으라는 말에 정말 한 없이 기다리고 있던 델리즈. 제이드는 무심코 그녀와 눈이 마주치고 말았다.



“ ······ ”



“ 그···하실 말씀이라도? ”



“ 주인 기다리는 개ㅅ, ”



‘ 퍼억—! ’



루치아의 쪽에서 말이 끝나기 전에 꿀밤을 쥐어 박아버렸다. 꿀밤이라기엔 꽤나 힘이 들어간 모양이지만, 루치아는 곧이어 헤드락을 걸어 속삭였다.



“ >이봐, 노인네. 숙녀한테 그런 비아냥을 멋대로 쓰는 놈이 어딨냐?< ”



“ >...다음에는 살살 부탁하네.< ”



“ ?? ”



“ 아무것도, 아니야. 우리 엘프 친구는, 이 누나랑 같이 안전한 곳으로 가 있자고. ”



“ 후우, 저 누님의 말이나 잘 듣고 있도록. 실속 없는 이 녀석의 말보단 나을 걸세. ”



“ 네? 어···네? ”



제이드는 먼저 공간의 바깥으로 나간다. 탑의 벽면을 향해 조준한 손바닥은,



‘ 키이이잉—!!!!! ’



물리적으로 드릴을 때려박은 것처럼, 순식간에 일직선으로 이어지는 기다랗고 둥근 구멍을 뚫어버린다. 또한 부유를 시작해 바깥의 상황을 보러 나가자.



‘ 퍼엉—! 퍼엉—, 쿠웅—! ’



온갖 화기를 쏟아붓듯이 발포하고, 몇몇은 직접 어둠의 마왕의 오십 가지 되는 머리에 반격을 가하는 흐름이다. 꽤 많은 수의 머리를 비활성 한 것 같으나, 이대로라면 체력에 부쳐 전세가 기울어질 것이 뻔해 보인다.



“ ···열심히들 하는군 그래. ”




“ 젠장, 하아···20년만 젊었어도. ”



하멜은 꽤나 체력을 소진한 모양이다. 라일락의 성검에서 나온 기운을 받아 장장 3시간 가량을 쉬지 않고 싸웠음에도 불구하고, 어둠의 마왕은 무력화될 기색이 보이지 않았다.



“ 하, 이걸로 17번째 머리인데. 총리도 숨 돌릴 시간에 좀 돕지 그래? ”



‘ 쿠웅—! ’



라일락은 다시금 맹공을 뚫고 머리 하나를 베는 데에 성공했고, 태양의 마왕의 머리가 떨어지는 소리가 전장을 진동시킨다.



“ 헹, 무기빨인 주제에. ”



“ 뭐라? 총리의 무기도 수룡의 핵을 갈아 넣었으면, 무기 값을 좀 해보고 말할까? ”



“ 이 구닥다리로 9개나 베어낸 게 용한 거지! 아니, 이런 잡담이나 나눌 때가 아니잖나! ”



“ 5천 중에 전사자가 일백 남짓. 하, 이 이상 희생을 늘리면 내 자존심에 기스가 날 테니, 빠르게 해치우자고. ”



‘ 쿠웅—!! 쿠웅—!!!! 쿠웅—!!! ’



둘은 다시 한 번 도약하기 직전, 부자연스러운 음성을 들었다. 세 번을 나뉜 육중한 무언가가 낙하하는 소리. 자연스럽게 위로 향한 시선은 한 소년에게 맞춰진다.



“ ···시안 총리?! ”



“ ···늦었군, 제이드. ”



저마다 다른 이름을 외는 와중, 남은 머리에서 발악하듯 뿜어대는 집중 포화를 피해, 제이드는 잠시 지상으로 발을 디뎠다.



“ 시안 총리, 자네 뭐가 어떻게 된···?! ”



“ ···이시페. 기다려라, 금방 잠재워주마. ”



제이드는 이미 아무것도 들리지 않을 터. 그의 왼팔 만이 찬란한 황금 빛을 내뿜을 뿐이다. 모든 지식을 보는 탐욕의 손은, 누군가의 마지막 자비를 위해 움직인다.



작가의말

노벨피아 공모전 공지가 올라왔네요. 물론 참여해볼 생각이긴 합니다.


주 4회 연재인 만큼, 나머지 3일을 갈아 넣으면 어떻게든 되지 않을까요?


어찌됐건 뭐 따지도 못할 공모전보다야, 이 글을 우선으로 할 생각이니 걱정 없이 봐주세요.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아케인펑크의 혈마술사는 복수한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휴재 끝) 24.09.09 3 0 -
공지 잡설 24.09.05 6 0 -
공지 --1장 1화 및 2장 전체 재공사 예정— 24.08.07 10 0 -
공지 연재 주기: 무작위 평일 4회 연재 24.08.03 9 0 -
36 2장 21화 NEW 23시간 전 2 0 13쪽
35 2장 20화 24.09.06 4 0 11쪽
34 2장 19화 24.09.06 5 0 11쪽
» 2장 18화 24.09.02 7 0 11쪽
32 2장 17화 24.09.01 6 0 11쪽
31 2장 16화 24.08.30 6 0 13쪽
30 2장 15화 24.08.27 8 0 10쪽
29 2장 14화 24.08.26 6 0 12쪽
28 2장 13화 24.08.23 8 0 10쪽
27 2장 12화 24.08.21 6 0 11쪽
26 2장 11화 24.08.20 4 0 12쪽
25 2장 10화 24.08.20 6 0 14쪽
24 2장 9화 24.08.16 8 0 12쪽
23 2장 8화 24.08.15 17 0 11쪽
22 2장 7화 24.08.14 9 0 10쪽
21 2장 6화 24.08.13 8 0 13쪽
20 2장 5화 24.08.12 7 0 14쪽
19 2장 4화 24.08.09 10 0 11쪽
18 2장 3화 24.08.07 9 0 13쪽
17 2장 2화 24.08.06 7 0 11쪽
16 2장(텔로즈 편) 1화 24.08.04 7 0 11쪽
15 1장 막간 3화 24.08.01 12 0 11쪽
14 1장 막간 2화 24.07.28 11 0 12쪽
13 1장 막간 1화 24.07.23 11 0 11쪽
12 1장 11화 24.07.21 9 0 11쪽
11 1장 10화 24.07.17 7 0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