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케인펑크의 혈마술사는 복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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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회깡통
작품등록일 :
2024.07.10 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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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10 0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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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켈브 편) 0화

DUMMY

그곳은 거대한 스크린이 세워진 극장, 내지는 빛이 새어 들어오지 않는 암실.



한 남자는 영사기의 옆자리에 몸을 걸치 듯 앉아 있었다. 바닥에 던져둔 거대한 필름 두 장, 다른 한 장은 영사기에 꽂혀 빛을 반사하고 있다.



나오는 영상은 누군가의 인생, 그 암실에 앉아 있는 남자가 비춰져 나오는. 자신의 인생이었다.



인생이 필름에 담길 수 있다는 것은, 그 인생이 끝을 맺었다는 뜻과 같다. 하지만 이곳은 저승이 아니다.



“ 기분은 좀 정리 됐나? 시안. ”



암실에 스며들 듯이 들어와 더 먼 자리에 앉은 노인은 그를 시안이라 칭하였다. 시안은 서서히 전부 감겨 가는 필름 속 영상에 집중하는 탓에 들을 기미가 없어 보였다.



“ 벌써 열두 번씩이나 보고 있잖나. 질리지도 않나 보군. ”



“ ···질릴 리가. ”



그가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었지 않은가. 도저히 눈에 다 담을 수 없을 정도로 길고도, 너무나 일순간에 무너져버린 짧은 행복이지 않은가.



“ 어부 양반. ”



“ 그래. 사람을 낚는 어부 양반이다. ”



“ 다시···이때로 돌아갈 수 있을까? ”



“ ···물론이지. ”



“ 내가 다시···저 순간을 지킬 수 있을까? ”



“ 하, 그건 네 하기 나름이지. ”



어부, 그는 이름대로 시안을 죽음에서 낚아 올린 장본인이다. 세상에서 죽은 이들의 기억을 보고, 단편적으로 세상을 보는 이는.



“ 물론 내가 이곳에서 나갈 수만 있다면야. 자네를 전력으로 도울 거니까. ”



“ ··· ”



이미 질려버린 것이었다. 이곳에 자신을 가둔 이는 돌아올 기미가 없고, 사람 낚시도 슬슬 지쳐가던 새에. 시안이 낚여버린 것이 아닌가.



시안은 제안을 받았다. 시안의 복수를 도울 테니, 자신을 이곳에서 나가게 할 방법. 자신을 이곳에 가둔 천사를 죽여달라는 제안을.



필름이 전부 말려 공회전 하는 소리가 들려온다. 시안은 고개를 푹 숙이고 다시금 고뇌한다.



“ 마왕을 죽이고···천사를 죽이고···세계를 원래대로 돌려 놓는다. ”



“ 허무맹랑한 소리라고 생각하겠지. ”



“ 어. 나같은 버러지가 가능할 거라고는···조금도 생각되지 않아. ”



“ 시안, 마법의 3법칙을 알고 있나? ”



“ ···옛날에 개론을 공부했을 때 죽도록 봤었지. 상상, 마력, 매질. 적합한 세 요소가 충족되어야만 마법이 발현된다, 였던가. ”



“ 그중에서 가장 중요한 건 뭐라고 생각하나? ”



“ ···상상이겠지. 이미징이 없으면 마법도 없으니까. ”



“ 마법 뿐만이 아니지. 모든 것의 기초는 이미지에서 나오거든.


지금 당장 상상할 필요는 없어. 가장 중요한 순간이 오면, 자네가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될 걸세. 올바른 세계에 우뚝 선 자신을. ”



“ ···하, 명언이구만 그래. ”



시안은 자리에서 일어나, 필름들을 주워 자신의 자리에 놓았다. 영사기의 전원이 꺼짐과 동시에, 암실은 녹아내리듯 본래의 형태로 녹아내려간다.



“ 이곳에서 낚시질이나 하면서 시간을 때우는 것 보다야. 내 손으로 마무리를 짓는 게 낫겠지. ”



“ ···좋은 마음가짐이다, 소년. 준비는 됐나? ”



“ 그래. 망할 새끼들이 앗아간 내 과거를···되찾으러 가자. ”



공허와 빛이 맞닿는 세계는, 서서히 회전하듯이 뒤틀리기 시작한다. 마소들이 마찰하는 높은 소리가 울려퍼지며.



“ 좋은 여행이 되길 바라지. ”



어부의 손에 들린 얼굴 만한 구체의 안으로, 시안과 그 모든 것은 빨려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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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2장(텔로즈 편) 1화 24.08.04 7 0 11쪽
15 1장 막간 3화 24.08.01 11 0 11쪽
14 1장 막간 2화 24.07.28 10 0 12쪽
13 1장 막간 1화 24.07.23 11 0 11쪽
12 1장 11화 24.07.21 9 0 11쪽
11 1장 10화 24.07.17 7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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