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케인펑크의 혈마술사는 복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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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회깡통
작품등록일 :
2024.07.10 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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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6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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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09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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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장 4화

DUMMY



“ 흑색 지대라··· ”



텔로즈 지대 동부, 흑색 지대라 이름 붙여진 영역의 외곽.



네헬브는 그곳을 지나가며, 익숙치 않은 풍경을 둘러본다. 외곽임에도, 모든 사물들이 흑색으로 칠해진···정확히는 빛을 빼앗긴 것 같은 거리의 풍경을.



다른 도시에는 그나마 남아 있던 사람의 흔적 마저 보이지 않으니, 으스스하게 불어오는 바람과 더불어 조금 스산한 분위기에 묘한 기분이 든다.



지도를 보면, 조금만 더 걸으면 루스넬크의 국경이다. 그는 한시라도 이곳을 벗어나 일을 처리하고자 했으나.



“ ···? 사람? ”



본인 마저도 빛을 빼앗겨 서서히 어둠에 물드는 것 같은 마당에, 멀쩡하게 새하얀 빛을 띄는 소복을 입은 이가 거리 한 켠에 앉아 있었다.



“ 당도했구나. ”



“ ···누구쇼? 느긋하게 풍경이나 감상할 만한 곳은 아닌데. ”



“ 소생을 기다리고 있었다네. 아, 이곳에서는 처음 되는 만남인가. ”



“ ···? 예? ”



아가타, 그녀가 이 세계에 발을 들이고 만 것이었다. 그녀는 옆에 놓아 두었던 나뭇가지로 보이는 것을 집어들었다.



“ 어, 야, 뭐하는 거야, 오지 마! ”



“ 거추장스럽게 교설···아니, 설명할 바에야. 이걸 이마에 꽂으면 모두 보일 지어다. ”



“ 켁, 그게 뭔데 꽂으라 마라야! 누군데 당신! ”



“ 흡, ”



‘ 빠즉–! ’



피해볼 새도 없이 너무나 빠른 속도로 꽂아내린 탓인지, 나뭇가지로 보이는 것은 연약해 보이는 매우 얇은 것이었음에도 날붙이 마냥 단번에 두개골을 꿰뚫었고.



‘ 풀썩– ’



네헬브는 무릎을 꿇는 자세로 쓰러지며, 눈은 멀쩡히 부라리는 상태로 무언가의 기억을 주입 당하고 있었다. 박힌 나뭇가지는 서서히 녹아 없어져 간다.



“ ···엑···윽··· ”



“ ···기억이 나는가? ”



“ 이게···뭐야··· ”



“ 지식의 나무에 담은, 소생의 본래 기억이다. ”



본세계, 그가 강림하고 1213년의 죽음을 맞을 때. 그 당시까지의 모든 기억이, 겹치는 부분을 제외하고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는 감각.



결국 네헬브는 알 수 있었다. 본인이 어째서 죽음을 맞았는 지, 이 앞에 현현한 그녀가 어떤 존재인지.



“ 아가타··· ”



“ 그래. 여는 아가타이니라. ”



“ 굳이 나서서 이런 기억을 보여준 건···날 돕고자 하는 건가? 이제 와서?! ”



“ 여는 소생이 더 나은 선택을 하길 바랄 뿐. 그리고 그 선택이 내게 득이 되길 바랄 뿐이라네. ”



“ 이 미친년···이게 다 누구 때문에 벌어진 일인데···! ”



“ 여의 탓은 아닐 터이지. 따지자면··· ”



“ 너나 그 씹새끼들이나–!! 별반 다를 거 없이 똑같은 씹새끼라고!! ”



“ 그렇다면, 부디 저항해 보게나. 여는 답을 내주었으니.


···더이상 시간이 없구나. 제이드가 어지간히도 훼방을 놓으려 드니, 이만 가봐야겠어. ”



“ 제이드···? 이 미친 새끼가···! ”



상황이 좋지 않게 돌아간다는 것은, 너무나 선명히 느낄 수 있었다. 어째서 시안이 아닌 자신에게 이것을 보여주었는가, 역시도 짐작할 수 있었다.



“ ···하, 하하하···! 씨발···뭘 어떡하란 거야. ”



본래 되었어야 할 시안의 모습을, 미래의 네헬브는 똑똑히 보았기 때문이다.




엘리크 공화국, 엘리크 시민 의회.



일행은 넓직한 테이블이 마련된 응접실로 끌려오듯 이송됐다. 총리는 가장 편해 보이는 자리에 앉아 숨을 고른다.



“ 나는 하멜이라 부르면 되네. 시안 총리는 처음 와보는 거지? ”



“ ···네. 저는··· ”



“ 저는, 이라니? 정치에 있어서 위아래는 없다네! 자네가 출신이 어떻든 한 나라의 대표자를 맡게 된 이상, 말을 낮출 필요는 없지. ”



“ 아···그러니까, 켈브의 총리로 취임한, 시안이라고 한다. ”



어색한 모습이 배어나오는 것이, 하멜은 나도 저런 때가 있었다는 풋풋함에 연일 우렁찬 웃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그와는 다르게, 메르투스의 두 인물은 한껏 똥을 씹은 표정이지만.



“ 델쉬비타 공. 나한테 뭔가 할 말 없나? ”



“ ···사과를 원해서 이곳에 초대한 건 아니겠죠. 총리께서도 제게 의뢰하는 바가 있으신 것 아닙니까? ”



“ 이야기가 빠르구만. 델쉬비타 공에게 머리가 날아갈 뻔한 지가 벌써 3년은 됐지. ”



“ 벌써 그렇게 되었나요. ”



“ 참, 그때는 아슬아슬했지. 사네리아 공이 막아내지 못했다면, 지금 여기에 난 없었겠지 않는가! 하하하! ”



“ 사네리아··· ”



본세계에서의 마왕 토벌 파티의 일행, 자에스에서 태어나 베뉘우에서 자란 토끼 수인이다. 경호와 첩보 등의 임무에서 꽤나 이름 난 인물로, 하멜의 경호를 맡았다고 하여 이상할 일은 아니다.



“ 뭐 내 목숨 값 만큼 무거운 임무는 아닐세. 들어 보게나.


우리 엘리크는···텔로즈에게 꽤 많은 해를 입고 있지. 아트왈타, 그 녀석들 때문에 말이야. ”



“ 아트왈타···낮에 만났던 그새끼들인가. ”



“ 사람은 돈이 된다, 그런 역겨운 사상을 가진 놈들이지. 그놈들 뿐만이 아닐세! 세트라브, 녀석들도 남부에서만 잠자코 있는 줄 알았더니···최근에는 아트왈타와 협력하여 영향력을 넓히고 있어! ”



“ 세트···아무튼, 그놈들도 범죄 조직이라는 걸로 받아들이면 되나? ”



“ 그런 셈이라네. 그런고로! 엘리크의 자원을 총동원 해서, 텔로즈를 엎어버릴 생각이네만. ”



“ 전쟁···말이지. ”



시안은 미래에서의 일을 떠올린다. 예정된 전쟁은, 11년에 시작되어 13년까지도 엘리크가 결착을 내지 못한 상태였다. 그것에는 여러 이유가 있었다고, 기사를 본 적이 있다.



세트라브의 영향으로 인한 만만치 않은 무장 수준, 어딘가에서 숨어 있다가 지속적으로 게릴라전을 치고 받는 아트왈타. 심지어는 흑색 지대의 크기도 커지는 마당에.



투입한 자원은 계속해서 갉아먹히고, 이웃 국가들은 협력할 생각도 없고. 전선은 밀려나면서 교착 상태에 빠진 탓이다.



“ ···하멜 씨, 내가 이런 말을 하긴 뭐하지만, 그 전쟁··· ”



“ 으음, 안 하는 게 좋을 거야. ”



루치아가 그의 할 말을 가로챘다. 델쉬비타 역시도 고개를 가로저어 동조한다.



“ 흠···어째서지? 엘리크의 국력을 얕보는 건 아닐 테고. ”



“ 음음, 어. 그건 아니지. 다만, 당신도 텔로즈를 너무 얕보는 것 같아서. ”



“ 텔로즈를? 그럴 리가. 녀석들의 특성에 따른 전략은 전부 다 짜놓았는데. ”



“ 땅 위에서의 전략은 그렇겠죠. ”



“ 응, 으음. 텔로즈의 지하는, 생각 이상으로 복잡하고도···위험한 것들이 도사리거든. ”



“ ···흠, 흑색 지대의 괴수. 그것들 말이지. ”



하멜은 수염을 쓸어내린다. 전쟁은 신중해야만 하나, 망설임이 있어서는 안되는 법. 그럼에도 하멜은 잠시 고민을 하기는 하나.



“ 그대들의 고견, 잘 들었네. 가신들과 의논해볼 터이지만···그들이 쉽게 의견을 바꾸진 않을 테지. ”



“ 그런가··· ”



“ 뭐, 자네들이 나선다면 어떻게든 되지 않겠는가! ”



“ ? 그러니까, 지금까지 말한 그게 의뢰랑 관련이 있다는···? ”



“ 흑색 지대, 그 안에 있는 괴수들의 근원을 제거해 달라는 의뢰이지. ”



아, 결국은 목적이 맞아 떨어지는구나, 싶은 생각이 시안에게 든다. 그러나 길잡이로서 온 루치아는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눈치였다.



“ 루치아 씨, 뭔가 걸리는 게 있는 건가? ”



“ 으음, 흑색 지대에 들어가는 것 자체는 어렵지 않아. 처음 델쉬비타가 말한 천사···그런 걸 조사하는 건 중심부에 굳이 들어가지 않아도 되지만.


검은 탑의 최상층···그러니까, 근원을 제거하고자 한다면 얘기가 다르지. 그 탑은 상층, 중층, 하층 전부, 진입로가 달라. 상층에 가려면 꽤 멀리 돌아가야 돼. ”



“ 검은 탑··· ”



“ 응, 음. 나는 그 탑 안에서 한 번···근원을 마주한 적이 있어. 자세히 보진 못했지만. “



“ ···하멜 총리님. 저희는 이미 그곳을 조사하려 계획을 짜놓아 둔 상태입니다.


하지만, 총리님의 의뢰까지 받아 중심부를 조사하게 된다면···저희가 상정한 시간보다도 훨씬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이고, 제 고용주에게 목숨을 위협 받겠죠. ”



“ 고용주? 그 고용주라 함은··· ”



“ 마르티노···대현자 직속 의뢰입니다. 시안 총리를 암살하라는 내용입니다만, 모종의 이유로 그와 협력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저희가 근원···목표물을 제거하는 즉시, 저와 시안의 신변 보호를 요청드리는 바입니다. ”



“ 흠···먼저 말을 꺼낸 시안 총리, 그대에게 묻지. 총리는 이 전쟁에서, 흑색 지대가 정말로 중요한···걸림돌이 된다고 보나? ”



“ ···어. 상당한 걸림돌이 될 거야. 통제할 수 없는 변수는, 전황을 테이블 뒤집 듯이 바꿔 놓으니까. ”



“ ···알겠네. 그대들이 부디, 그 변수를 제거하길 빌지. 마르티노의 추적도, 내가 어떻게든 해보겠네. ”



“ 혹시나 해서 묻는 거지만, 보수는 얼마나···? ”



“ 물론, 심심하게 주지는 않을 걸세! 감히 그 누구도 개척하려 들지 않은 괴이 지대를 없애라는 임무인 만큼, 120억 르벤 정도면 어떤가? ”



“ 흐엑··· ”



120억 르벤이라 함은, 현 시세를 기준으로 베뉘우에 나온 켈브의 모든 토지 매물을 사들이고도, 옆나라인 세이켈 수도에 큰 건물을 올릴 수 있다. 그러고도 10억 르벤 안쪽이 남을 것이다.



상상치도 못한 액수가 나오자 시안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크론드에서 받은 월급이 세후 700만 르벤인데. 그것도 서민의 기준으로는 높은 급여일 터였는데. 그는 경제 관념이 깨어지는 느낌을 받는다.



“ 그럼! 의뢰를 받는 걸로 알고, 나는 보고서를 쓰러 가야겠군. 부디, 힘 좀 써주시게나! 하! 하! 하! ”



우렁찬 소리가 넓은 응접실에 가득 반향한다. 하멜은 자리에서 일어나 본인의 서재로 향하는 듯 했다.



“ ···폭풍우 같은 사람이었네. ”



“ 저는 먼저 나가, 채비를 해두겠습니다. 전에 모였던 아지트 입구에서, 다시 모이도록 하죠. ”



“ 음, 음, 나도 담배 좀 사러 가야겠어. ”



둘이 걸음을 서두름에, 시안도 건물의 바깥으로 나가 여정의 준비를 해두려 하였으나.



‘ 시안! 들리나?! ’



‘ 아, 윽, 어, 어부? ’



‘ 지금부터 내가 하는 말 잘 들어라!! 흑색 지대에는 절대로 가면 안 돼!! ’



‘ 그게 무슨··· ’



‘ 네가 있는 세계의 시간을 가속하고 있는 관계로, 이건 녹음된 음성이다! 아가타가 이 세계를 찾아내 버렸어!! 내가 전력으로 방어하곤 있지만, 그곳에 가면 돌이킬 수 없어진다! 기억··· ’



‘ 기억···? ’



녹음은 이곳에서 끊어진다. 아가타가 우리의 반항을 알아챘다, 흑색 지대에는 가서는 안된다. 그것이 요지였다.



“ ···좆됐네 씨발. ”



작가의말

주말에도 하나 올라갈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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