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구석 헌터가 성좌를 사칭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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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림
작품등록일 :
2024.07.25 00:27
최근연재일 :
2024.08.13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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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26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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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이 코인은 이제 제 겁니다.

DUMMY

퍼엉!


미리 코를 막은 덕분에 기침하지 않고 편하게 잡화점에 들어갈 수 있었다.


끼이익.


하루밖에 지나지 않아서 그런지 진열대의 물건은 어제 본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저 토끼 인형이 진열된 곳에 ‘SOLD OUT'이라고 적힌 팻말만 걸려 있었다.


“자, 그럼 다 사볼까?”


[잘 관리된 방패]

[개수 : 1]

[가격 : 5,000 코인]


[날카로운 한손 검]

[개수 : 1]

[가격 : 7,000 코인]


[기초 마력 운용법]

[개수 : 1]

[가격 : 3,000 코인]


[소지금 : 40,010 코인]

[품목 갱신 : 5일 19시간 37분]


나는 망설이지 않고 상품들은 전부 구매했다.


[구매 완료.]

[소지금 : 25,010 코인]


육포랑 콜라는 더 필요해 보이지 않아 바로 잡화점을 나왔다.


털커덩.


대기실로 돌아오자 구석에 게임에서 볼 법한 검과 방패, 그리고 마법책이 있었다.


“오오!! 이게 바로 무기들인가?”


한손 검은 장식이 없이 단조로웠지만 녹슬지 않고 날카로웠다.

금속이 가장자리를 둘러싼 작은 목재의 원형 방패는 충분히 고블린의 공격을 막을 수 있어 보였다.


“어디 한번 써 볼까?”


실전이라고 생각하며 오른손에는 한손 검을, 왼손에는 방패를 들고 이리저리 움직였다.


“끄응. 꽤 무거운걸.”


다만 내가 근력이 부족해서 그런지, 한손 검과 방패를 둘 다 들면서 자유롭게 사용할 수 없을 것 같았다.

게다가 제대로 된 검술을 배운 것도 아닌지라 검을 휘두를 때 어딘가 어설펐다.


“나··· 이 정도면 고블린한테 지는 거 아니야?”


무기만 갖추면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대로라면 100% 이길 자신이 없었다.


정확히는 다치지 않고 승리할 수 없을 것 같았다.

물론 스테이지를 클리어하고 대기실에 돌아오면 부상은 다 회복하지만, 그렇다고 고통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

최대한 다치지 않고 클리어하고 싶어 했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안전하게 클리어할 수 있을지 고민해 보았다.


“음···. 생각해 보니까 고블린과 싸우는데, 방어구가 없으면 안 되겠지! 방패로 막지 못하고 칼에 찔릴 수도 있으니까 장비를 조금 더 갖춰야겠어.”


나는 미련 없이 한손 검과 방패를 제자리에 내려놓았다.

아마 다음 주에 방어구를 사기 전까지는 건드리지 않을 터. 혹시나 넘어지면서 베이지 않도록 방패로 잘 감싸서 보관했다.


대신 무기와 같이 구매한 마법책을 펼쳐 읽어 보았다.


[기초 마력 운용법]


펄럭펄럭.


“이게 뭔 소리야?”


한국어로 적혀 있어서 읽을 수 있었지만, 어려운 수학책을 읽는 것처럼 무슨 내용인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최소한 내 몸에 마나가 있어 움직여 봐야지 최소한 감이라도 잡을 것 같은데, 정작 나는 마나 한 톨 없는 몸뚱아리라 제대로 활용할 수 없었다.


“으음. 이거는 나중에 이벤트 경품으로나 사용해야겠다.”


체력이 저질인 내가 사용하기에는 아직 부족한 검과 방패.

마나가 없어서 이해할 수 없는 마법책.


하나같이 하자가 있는 물건을 다 구매하니, 다음 잡화점에 어떤 것을 요청해야 할지 대략 감을 잡았다.


“내게 필요한 것은 영약이다!”


몸이 약하다고 훈련하고, 멍청하다고 공부하는 것은 하남자나 하는 행동인 법.

히든직업의 주인이자, 앞으로 성좌가 되어 수많은 헌터들을 부릴 사람에게는 비범한 방법이 필요했다.


그것이 바로 영약이었다.


체력도 저질이고 마나를 느끼지 못하는 바보인 나로서는 훈련으로 깨우치는 것이 아닌, 절세의 영약을 복용해서 깨우칠 수밖에 없었다.

무협에 나온 대환단, 천년설삼이나 판타지에 나오는 드래곤 하트를 복용해서 마나의 양도 늘리고 겸사겸사 체력도 늘리면 된다.

무지막지하게 비쌀 수 있겠지만, 어차피 매주 내게 들어오는 돈의 단위는 급격히 늘어날 테니, 돈이 큰 문제는 아니었다.


대신 걱정되는 점이 있다면 잡화점의 레벨!

아직 1레벨에 불과하기 때문에, 내가 원하는 영약이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다.

오히려 이상한 영약 재료나, 프로틴같은 건강보조식품이 나올 수도 있었다.


고로 지금 단계에서 원하는 품목은 따로 정해야 했다.


“으음. 우선 저렙 방어구라도 필요해 보이고···.”


방어구에 신발이 같이 딸려 오지 않을 터.

고블린과의 싸움이 늪지대나 뻘판의 경우에는 그냥 운동화로는 부족할 수 있기 때문에 전투화도 하나 장만할 필요가 있어 보였다.


“그럼 전투 쪽으로는 이 정도면 충분하고···. 다른 생활적으로 필요한 것이 있나?”


먼저 떠오르는 것은 간단하게 먹을 음식이었다.

앞으로 대기실에서 관측 스킬은 많이 사용할 텐데, 그동안 허기를 채울 것이 있으면 좋다고 생각했었다.

다만 한구석에 가뜩 쌓인 육포와 제로 콜라를 떠올리자 음식은 나중에 사기로 결정했다.


다음으로 떠오르는 것은 책이었다.

스킬책, 검술책, 마법책 그런 것이 아닌 시간 때우기를 위한 책.

어차피 관측을 계속 사용하게 될 경우, 필연적으로 대기실에 오래 머물러야 할 터. 

속이 울렁거리는데 스마트폰 없이 멍때리면서 시간 보내기는 매우 괴로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적당히 시간을 때울만한 소설 전집을 구매해서 내 심신의 안정을 취할 생각이었다.


“더 없나···.”


혹시 다른 좋은 것이 더 있을까 싶어 고민하던 와중 갑자기 한가지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나 100명에게 돈 받으면, 그 사람이 누군지 기억할 수 있으려나?”


지금에서야 관측된 사람이 얼마 없어서 돈을 입금하지 않은 몇몇 얼굴만 기억하면 되지만, 나중에는 관측한 사람이 100명, 1,000명이 될 것이다.

그때쯤이면 처음에는 입금했다가, 나중에는 다시 코인을 안 넣을 수도 있기 때문에 사람 구분을 명확하게 해야 했다.


헌터들이 돈을 선선히 맡기는 것도 일종의 성좌 코스프레를 했기 때문에 신뢰하고 돈을 보는 것일터.

그런데 성좌가 헌터를 헷갈리게 될 경우 매우 난처한 상황에 빠지게 될 것이다.


즉, 이러한 상황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는 헌터들의 정보를 외부로 기록할 필요가 있었다.


“으음···. 가장 좋은 것은 컴퓨터나 스마트폰이겠지만···. 과연 전기가 없는 대기실에서 쓸 수 있을까?”


발전기도 같이 요청하지 않는 이상은 제대로 사용하지 못할 터.

나는 우선 고 레벨 잡화점이 나오기 전까지는 전자기기 대신에 공책에 기록하기로 결정했다.


“좋아. 그럼 다음 잡화점에 필요한 것은 방어구, 전투화, 문구용품 세트. 이 정도면 되겠구먼.”


어차피 다음 주 물품은 다음 주에 얻은 코인으로 구매하면 되는 일.

지금 당장 남은 코인을 쓸 곳은 딱히 없었다.


“음. 돈이 좀 여유가 있는데, 어디 쓸데없나?”


넘쳐흐르는 돈을 어떻게 쓸지 고민하던 와중 한가지가 떠올랐다.


“스킬에 레벨이 있었지? 혹시 이것 레벨업 하는데 경험치가 필요한가? 아니면 코인이 필요할까?”


다른 직업의 경우에는 그 스킬을 많이 사용하면 숙련도가 올라서 레벨이 오르는 구조가 대부분이었다.


다만 내 직업은 히든 ‘탑 상인’.

스킬 쿨타임도 없는 것이 대부분이었기에, 자주 사용하는 것이 레벨업의 요소가 아닐 것으로 추정하고 있었다.

그 대신 히든 직업에 걸맞게 코인으로 레벨업하는 것이 아닐까라고 방금 생각이 떠올랐다.


어차피 시도는 공짜인 법.

나는 스킬창을 열어 보았다.


“스킬창!”


[스킬 : 탐색]

[Lv. 1]

[탑에 있는 헌터들 중, 도움이 필요한 자들을 찾아서 볼 수 있습니다.]

[단, 공략한 층보다 아래에 있는 헌터들만 탐색합니다.]

[쿨타임 : 없음]


나는 탐색을 띄운 다음 혹시나 상호작용하는 것이 있을까 싶어 마구잡이로 클릭해 보았다.


띠링!


그렇게 레벨에 해당하는 부분을 클릭하자 새로운 창이 떴다.


[Lv. 1 ]

[필요 코인 : 0/10,000 ]


“역시! 돈으로 레벨업 하는 것이 맞았어.”


직업 레벨도 비슷한 매커니즘인지 확인하기 위해 직업창도 열어보았다.


[직업 : 탑 상인(히든)]

[Lv. 1]

[탑에 있는 헌터들에게 물건을 사고팔 수 있게 됩니다.]


띠링!


[Lv. 1 ]

[필요 코인 : 0/50,000 ]

[조건 : 2레벨 직업 스킬 (0/6)]


“커헉! 비싸구나.”


예상한 것보다 훨씬 많은 코인이 필요했다.


“이야···. 저걸 레벨업 하려면 육포를 몇 개나 팔아야 하지?”


만약 내가 선진 금융기술을 쓰지 않았다면, 직업 레벨업 하는 데 정말 한세월이 걸렸을 것이다.


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남은 돈을 어디에 쓸지 고민해 보았다.


“음···. 조금 타이트하게 자금을 운용해야겠네.”


내게 남은 소지금은 25,010 코인.

기존 계획대로라면 10,010 코인을 남기고 15,000 코인만 사용했겠지만, 스킬 레벨업 비용을 확인하니 예산안을 수정이 필요해 보였다.


비상금으로 5,010 코인으로 남기고 20,000 코인을 사용하면, 무려 스킬을 2개나 레벨업 할 수 있었다.

이러면 앞으로의 진행에 있어서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우선 탐색은 무조건 레벨업 해야지.”


선진 금융 기법에 따르면, 내가 지속해서 삥땅을 치기 위해서 한 사람이 내는 금액이 계속 늘어나거나 지금보다 많은 사람이 코인을 맡겨야 했다.


그중 가장 쉬운 방법은 코인을 맡기는 사람의 숫자가 늘어나는 것.

대략 한 달에 천 명이 탑에 소환이 되고, 그중 10층까지 올라가는 헌터들이 대략 300명 정도가 된다.

그리고 지금껏 20년 동안 쌓인 헌터들의 숫자에 그동안 죽은 헌터들을 적당히 줄여보면···.


“대략 50,000명의 헌터가 현역에 있겠네.”


즉, 다르게 생각하면 내 잠재적 고객이 무려 5만명이나 된다는 것이다.

하루 동안 열심히 영업한 숫자가 30명밖에 되지 않은 것을 보면 무궁무진하게 많은 것이다.


다만 문제가 있다면, 탐색 스킬을 사용할 때마다 속이 울렁거려서 계속 쓰기 힘들다는 점이었다.

30명도 거의 하루를 꼬박 워서 채운 것이니, 앞으로 더 많은 헌터들을 영업하기 위해서는 탐색의 개선이 필요했다.


그렇기 때문에 부작용이 줄어들기를 기대하며 탐색을 레벨업했다.


“자! 레벨업!”


[Lv. 1 ]

[필요 코인 : 10,000/10,000 ]


띠링!


[레벨 업!]


[스킬 : 탐색]

[Lv. 2]

[탑에 있는 헌터들 중, 도움이 필요한 자들을 찾아서 볼 수 있습니다.]

[단, 공략한 층보다 아래에 있는 헌터들만 탐색합니다.]

[☆ 한 번에 여러 명을 탐색할 수 있습니다. 현재 : 3명]

[쿨타임 : 없음]


“오!!!!”


생각보다 레벨업 효율이 좋았다.

여태껏 한 번에 한 명밖에 탐색하지 못했던 것이 무려 3명이나 탐색할 수 있게 되었다.


“음···. 다음 레벨업은 무엇으로 하지?”


입금/출금을 성장시켜 한 번에 걷을 수 있는 돈을 늘릴 것이냐.

아니면 잡상인을 레벨업해서 다른 변수를 창출할 것이냐.


두 개 모두 매력적인 선택지였기에, 나는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대략 30분간 각각의 장단점을 따져본 결과, 간신히 결론을 내렸다.


“입금/출금을 레벨업 하자.”


잡상인을 성장시키면 다음 주에 훨씬 더 다양하고 티어가 높은 상품이 들어올 수 있겠지만,

당장은 굴리는 돈의 규모를 늘려서, 다른 스킬 레벨업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하기로 했다.


“그럼 레벨업. 가즈아!!”


띠링!


[레벨 업!]


[스킬 : 입금/출금]

[Lv. 2]

[탐색한 헌터에게 코인을 받거나 줄 수 있습니다.]

[☆ 금액 제한 : 3,000 코인]

[쿨타임 : 없음]


“캬! 한 번에 3,000 코인. 30명에게만 다시 제안해도 무려 90,000 코인이잖아.”


그럼 다음 주에 바로 해볼까?


* * *


일주일 후.


[소지금 : 272,010 코인]


나는 부자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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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유산 각성?! 24.08.08 285 12 13쪽
16 내 영약재료...! 24.08.07 303 11 14쪽
15 웨어울프 +1 24.08.06 293 12 12쪽
14 유산 : [불침갑(不侵甲)] 24.08.05 309 13 12쪽
13 가짜 축복 24.08.04 304 18 13쪽
12 첫 번째 공물 24.08.03 296 13 14쪽
11 ...너무 쉬운데? 24.08.02 296 13 14쪽
10 1층 도전! +1 24.08.01 314 13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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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영약 획득 +3 24.07.30 338 15 14쪽
7 자동 수금 on! +1 24.07.29 357 19 15쪽
6 인기 검색어 1위 24.07.28 379 17 12쪽
5 뭐?? 돈이 복사가 된다고? 24.07.27 393 22 14쪽
» 이 코인은 이제 제 겁니다. 24.07.26 422 20 12쪽
3 성좌 코스프레 24.07.25 472 25 13쪽
2 방구석 상인 +1 24.07.25 499 23 14쪽
1 각성 +5 24.07.25 612 23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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