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구석 헌터가 성좌를 사칭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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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림
작품등록일 :
2024.07.25 0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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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13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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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08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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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산 각성?!

DUMMY

아펜니온 경매장.

50층대 세계에서 가장 큰 3개의 경매장 중 하나로, 규율의 성좌 [별자리를 직조하는 실]을 모시는 신전이 운용하고 있었다.

그곳에서 피닉스 길드의 이만식과 최예림은 경매를 기다리고 있었다.


“예림아, 우리 코인 얼마 모았었지?”


평소의 자신만만하던 모습은 어디 갔고, 이만식은 긴장한 표정으로 최예림에게 물었다.

최예림은 통장처럼 생긴 아이템을 꺼내, 그곳에 기록된 잔액을 읽었다.


“기존에 있었던 1000만 코인에, 축복을 통해서 50층 아래에 있는 길드원에게 받은 800만 코인, 합쳐서 총 1800만 코인이 있습니다.” 

“···간신히 이번 경매에 참여할 수 있겠군.”


오랜만에 매물로 나온 중상급 마력 영약.

중상급 마력 영약은 보통 성좌를 모시는 신전에서 연단되기 때문에, 피닉스의 경우에는 구하기 힘든 물건이었다.

가끔 고대 왕국의 폐허에서 단약이 발견될 경우 경매장으로 팔렸기 때문에, 피닉스 길드의 입장에서는 오랜만에 잡은 기회였다.


“웬만해서는 낙찰할 수 있지 않을까요? 어차피 중상급 영약은 딱히 다른 종족들응 관심이 없는 물건이니깐요.”

“그래도 방심할 수는 없겠지. 우리와 비슷한 처지인 사람들도 있을 테니.”


최예림은 통장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드디어 길드장님 유산 2차 각성을 할 수 있겠네요.”

“그치. 조건은 진작에 충족됐었는데, 정작 마력이 부족해서 쓸 수 없었을 줄이야.”


이만식이 가지고 있는 유산. 주작의 깃털, ‘염령(炎翎)’.

피닉스 길드에서 유일하게 2차 각성한 유산이었지만, 정작 사용자의 마력이 부족한 나머지 제대로 된 권능을 쓸 수 없었었다.


“어차피 불침갑(不侵甲)은 호림이가 죽은 이후로 적합한 사람도 없었으니···. 성좌에게 잘 보여서 축복 하나를 받은 것으로 돈을 끌어모을 수 있어서 다행이군.”


 오랜 기간 피닉스 길드에서 불침갑(不侵甲)의 주인은 없었다.

전 사용자인 독술사 최호림은 [리치킹의 침공]에서 죽었었고, 남은 인원 중에서 유산에 적합한 사람도 없었다. 

게다가 사용자가 사라졌기 때문에 유산을 각성하기 위한 제물도 다시 쏟아 부어야 하는 상황.


당장 이만식의 염령(炎翎)을 2차 각성하고, 중상급 마력 영약을 구하기 위해 코인을 모으고 있던 피닉스 길드의 입장에서는 불침갑(不侵甲)을 다시 투자하기는 아까웠었다.

그렇다고 어렵게 얻은 귀한 유산을 남에게 판매하기에는 감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었기 때문에, 계륵처럼 한동안 길드 창고에 박혀 있었었다.


“3번 품목입니다.”


단상에서 날갯짓하며 날아다니는 요정이 지팡이를 휘두르자 허공에 물건이 나타났다.

그러자 경매를 주도하던 골렘은 안경을 고쳐 쓰며 경매품을 알려주었다.


“고대 왕국 중 하나, 필리아 왕국의 폐허에서 발견된 마력 영약입니다. 등급은 중상급. 제작자는 현자. 1,200만 코인부터 시작하겠습니다.”


드디어 피닉스 길드가 기다린 매물이 나왔다.

이만식은 주위를 살펴보며 사람들의 반응을 지켜보았다.


‘저 멀리에 있는 마녀와, 왼쪽의 음침한 남성. 두사람만 반응하는군.’


그의 예상대로라면 경쟁자는 고작 2명.

충분히 해볼 만했다.


저 멀리서 고깔모자를 쓰고 있는 마녀가 팻말을 띄우며 외쳤다.


“1,300만 코인!”


그러자 뱀의 혓바닥을 가진 음침한 남자가 뼈로 만든 팻말을 들며 말했다.


“1,400만 코인.”


매섭게 가격이 올라갔지만, 아직은 여유 자금에서 쓸 수 있는 상황.

이만식은 불꽃으로 팻말을 만들며 외쳤다.


“1,550만 코인!”


그러자 저 멀리 있는 마녀가 표정을 찡그리더니 금액을 올렸다.


“1,600만 코인”


이만식은 이마에 흐르는 식은땀을 닦으며 말했다.


“1,700만 코인!”

“쳇.”


마녀는 금액을 듣고는 고양이로 변하며 경매장을 떠났다.

음침한 남자는 잠시 고민하더니, 이내 흥미를 잃고 수정구를 바라보며 이야기하고 있었다.

나머지 사람들은 이번 품목에 전혀 관심이 없는지 하품하며 따분해하고 있었다.


골렘은 더 이상 가격을 올리려는 사람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 입을 열었다.


“없습니까? 그럼 3번 품목은 1,700만 코인으로 낙찰됐습니다.”


땅땅땅.


“성공했습니다! 길드장님!”

“휴···. 다행이군.”


뒤에 품목이 더 있긴 했지만, 준비한 코인도 다 떨어졌고 목표로 한 중상급 영약도 얻은 상황.

이제 피닉스 길드로서 경매장에 있을 이유는 없었다.


“이제 가자. 예림아.”

“넵!”


영약을 수취할 수 있는 건물로 가기 위해 이만식 일행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렇게 기분 좋게 자리를 떠나던 와중 이상한 목소리가 들렸다.


“중상급 영약에 1,700만 코인을 지르는 바보들이 있다니···. 별일이구만.”

“크큭. 쟤들 이번에 올라온 지 얼마 안 된 신입이지 않습니까?”


‘뭐지?’


자기들을 험담하는 것 같은 말이 들리자, 최예림은 고개를 돌려 그 근원지를 찾아봤다.

그러자 금세 찾을 수 있었다.


“음? 최근에 올라온 등반자들이 있었나?”

“아, 몇 년 전에 올라왔었습니다. 첨탑세계(尖塔世界)라고 그쪽으로 넘어간 자들이 관측결과, 비정상적으로 높은 탑들이 많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피부를 나무껍질이 대신하고 있었고, 머리카락은 나뭇잎으로 이뤄져 있었다.

전체적으로 몸집이 다 컸는데, 최예림이 목이 아플 정도로 고개를 들어야지 간신히 얼굴을 볼 수 있었다.


“기이하군. 본디 지성체라면 땅 위에서 살아가는 것이 당연한 이치. 간혹 덩치가 작은 자들이 하늘을 탐하기 위해 탑을 쌓는다고 하지만, 어찌하여 그렇게 사는 거지?”

“아마 그쪽에는 각성자가 아닌 인구의 수가 어마어마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모든 지성체가 땅 위에서 살 수 없어서, 탑을 억지로 쌓아서 살고 있다고 하더군요.”


교목인(喬木人).

대수림을 지배하는 종족이자, 성좌 [아홉 세계를 잇는 나무]를 숭배하는 자들이었다. 

키가 8m 이상이나 되는 거대한 종족이지만, 경매장의 규정에 맞게 3m로 크기를 줄인 상태였다.

피닉스길드가 몇 년 전에 50층을 돌파한 것과 다르게, 이미 수천 년 전에 50층에 자리 잡은 오래된 종족들이었다.


“허허···. ”

“쯧쯧. 얼마나 역량이 부족하면 영약에 의존하다니. 참 아깝지 않습니까?”

“그렇지. 고대 왕국의 유물들은 연구용으로 써도 부족한 상황. 참 아쉬워. 중상급 영약 하나 만들 역량도 없다니.”

“당신-”


자신들을 무시하는 발언에 최예림이 발끈하며 말하려 했지만, 이만식은 그녀의 입을 불꽃으로 가로막은 뒤 잽싸게 경매장 바깥으로 나갔다.


“-길드장님!”

“예림아. 조심하자꾸나. 저들과 부딪혀서 우리가 득이 될게 없어.”

“···넵.”


최예림은 분을 삭이며 대답했다.

그렇게 둘이서 옆 건물로 걸어가던 와중, 이만식은 온몸을 불타고 있는 옷을 입고 있는 남성을 발견했다.

이만식은 그를 발견하자마자 바로 방향을 틀려고 했지만, 상대가 이만식을 보자마자 바로 아는 체를 하며 인사했다.


“호오. 여기서 보게 되는군. 첨탑세계의 불새여.”

“···안녕하십니까. 사제님. 오랜만입니다.”


염열교(炎裂敎)의 사제, 파트리온.

백염(白炎)의 좌를 맡은 만큼 50층대 세계에서도 이름을 날린 전사였다.

그는 이만식을 보자마자 어떤 용무로 경매장을 왔는지 바로 눈치챘다.


“허허. 영약을 구매하려고 왔나 보군.”

“예. 아무래도 마나를 많이 소모하다 보니, 조금이라도 늘리기 위해서 경매에 참여했습니다.”

“그보다 좋은 물건도 뒤에서 많이 파는데 딱히 관심 없나?”


이만식은 주먹을 꽉 쥐며 말했다.


“···괜찮습니다. 아직 제 실력도 미천한데 벌써 신외지물(身外之物)에 의존할 수 없지 않겠습니까. ”

“역시 나는 자네가 마음에 들어. 요즘 올라오는 등반자와 다르게 생각이 바르게 잡혔거든.”


파트리온은 불타고 있는 수염을 만지며 이만식의 어깨를 두드렸다.


“허허. 그동안 자네의 시종과 대화를 많이 했는데, 여전히 염열교(炎裂敎)에 들어올 생각은 없나?”

“제가 챙겨야 할 사람들이 많은지라···. 조금만 더 고민하고 대답드리겠습니다.”

“하긴 신전에 들어오게 되면 그 전과의 인연과는 많이 멀어지겠지. 충분히 고민하고 염열교(炎裂敎)에 찾아오게. 자네라면 충분히 그만큼의 가치가 있는 자니까.”

“···넵. 좋게 생각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럼 다음에 보세.”


파트리온은 대화를 끝마친 다음 경매장을 향해 걸어갔다.


“후우···.”

“길드장님 괜찮습니까?”

“괜찮다.”


이만식은 화를 간신히 가라앉히며 말했다.


“영약 받으러 가자.”


* * *


나는 대기실로 돌아와 팔짱을 끼며 불침갑(不侵甲)을 노려봤다.


“아무래도 감정을 레벨업 해야겠네.”


어차피 유산에 대해서 당장은 쓸모없다고 생각해서 관심 없었지만, 갑작스럽게 나타나 웨어울프의 내단을 흡수한 것은 누가 봐도 이상한 상황.

최소한의 단서를 알기 위해서는 감정을 레벨업할 필요가 있어 보였다.


하지만 문제가 있었다.


[lv. 4]

[필요 코인 : 0/500,000]

[소지금 : 1,639,200]


“하···. 50만 코인이라니···.”


당장 쓸 수 있는 소지금이 없었다.

내가 지속해서 돈을 끌어모으기 위해서 항상 이자 금액의 3배 정도 여유자금으로 남겨두고 있었다.


왜 이렇게 돈이 없는지 의문이 들자, 한번 이번 주에 쓴 돈을 돌이켜 보았다.


스킬레벨업에 70만, 직업 레벨업에 30만, 가짜 축복 위해서 작은 별에 1만, 웨어울프와 싸우기 전에 구매한 방어구와 방패에 4만 코인, 바람의 칼날에 70만 코인, 비행 스크롤과 이튼의 계약서를 각각 하나 씩 해서 50만 코인을 썼었다.


"많이도 썼네···."


오늘 하루 동안 일반등급 무기를 팔아서 얻은 순수익인 5만 코인을 더하자, 여유자금으로 쓸 코인 밖에 남지 않았다.


“···남은 6일동안 5만 코인씩 벌면 30만 코인이 들어오기는 하는데.”


그렇게 된다면 감정을 레벨업해도, 다음 주 월요일에 148만 코인으로 아슬아슬하게 여유자금에 도달해야 할 것이다.


“쓰읍. 불안하긴 한데, 우선 저 유산이 어떤 것인지 알아야겠지.”


나는 손가락을 벌벌 떨며 감정 스킬을 레벨업했다.


띠링!


[스킬 : 감정]

[Lv. 5]

[지정한 대상의 정보를 열람할 수 있습니다.]

[☆아이템 등급 제한 : 고유]

[쿨타임 : 5분]


“고유라···. 영웅 윗단계의 아이템 등급이 고유구나.”


이상한 기능이 추가된 것이 아니라 아이템 등급 제한이 올라간 만큼, 불침갑(不侵甲)에 대해서 전보다 자세한 내용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조마조마하며 불침갑(不侵甲)에 스킬을 사용했다.


“감정!”


띠링! 


삐빅!

[대상의 격이 너무 높습니다.]

[아이템의 일부만 감정할 수 있습니다.]


파앗!


[『불침갑(不侵甲)』]

[등급 : ???]

[사방신 현무의 권능이 미세하게 담긴 등껍질입니다.]

[첫 번째 권능 : ???]

[하급 몬스터의 내단 : 1/1,000]

[조건 충족 시 첫 번째 권능이 해방됩니다.]

[ - 감정의 레벨이 낮아 확인할 수 없습니다- ]


“권능 해방?”


확실히 레벨업하고 감정한 덕분인지, 전보다 많은 내용을 알 수 있었다.


“우선 유산에는 여러 권능이 있고, 그것을 해방하기 위해서는 여러 제물이 필요하나 보네.”


불침갑(不侵甲)이 필요한 첫 번째 제물은 ‘하급 몬스터의 내단’.

대표적으로 내가 10층에서 잡은 웨어울프의 내단이 있었다.


“그래서 갑자기 자기 멋대로 인벤토리에서 나와서 내단을 흡수한 거였구나.”


운 좋게 감정 스킬로 웨어울프의 내단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아서 다행이지.

아니었으면 한평생 유산을 각성시키지 못할 뻔했다.

···사실 각성 방법을 알게됬다고 해도 썩 희망적이지는 않았다.


“1,000개? 일주일에 하나라고 생각하면 무려 20년이나 걸리잖아!”


절대로 혼자서 모을 수 없는 양이었다.

현실의 게이트에서 나오는 몬스터를 잡다 보면 내단을 얻을 수는 있겠지만, 그거는 너무 위험한 일.


나는 결국 가장 익숙한 방법을 시도했다.


“좋아. 한 번 더 사기 쳐 볼까?”


* * *


[잊힌 사당 1차 각성 방법]

[개수 : 1]

[가격 : 10,000 코인]


“이게 뭐지?”


빛의 검사, 류아리는 신비의 상인이 이상한 정보를 파는 것을 확인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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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산 각성?! 24.08.08 286 12 13쪽
16 내 영약재료...! 24.08.07 303 11 14쪽
15 웨어울프 +1 24.08.06 294 12 12쪽
14 유산 : [불침갑(不侵甲)] 24.08.05 310 13 12쪽
13 가짜 축복 24.08.04 305 18 13쪽
12 첫 번째 공물 24.08.03 296 13 14쪽
11 ...너무 쉬운데? 24.08.02 297 13 14쪽
10 1층 도전! +1 24.08.01 315 13 14쪽
9 이딴게... 체력영약?! +1 24.07.31 327 12 12쪽
8 영약 획득 +3 24.07.30 339 15 14쪽
7 자동 수금 on! +1 24.07.29 357 19 15쪽
6 인기 검색어 1위 24.07.28 379 17 12쪽
5 뭐?? 돈이 복사가 된다고? 24.07.27 394 22 14쪽
4 이 코인은 이제 제 겁니다. 24.07.26 422 20 12쪽
3 성좌 코스프레 24.07.25 473 25 13쪽
2 방구석 상인 +1 24.07.25 499 23 14쪽
1 각성 +5 24.07.25 614 23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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