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구석 헌터가 성좌를 사칭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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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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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25 0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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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13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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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05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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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산 : [불침갑(不侵甲)]

DUMMY

“···속이는 데 성공했구나.”


이창식이 허공에 절하며 감격한 표정으로 외치는 것을 보아, 가짜 축복을 의심하지 않아 보였다.


“어휴···. 십년감수했네.”


이창식이 유산을 바치며 고개를 숙이던 그 짧은 시간 동안,

내가 가진 스킬 중에서 축복으로 둔갑할 만 한 것이 무엇이 있을까 고민하던 와중 한 가지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50층부터 코인이 많이 필요해서 다행이지. 아니었으면 그대로 야반도주할 뻔했네.”


바로 입금/출금.

코인의 거래가 자유롭지 않은 헌터들과 다르게 나는 입금/출금을 통해 자유롭게 코인을 주고받을 수 있었다.

그래서 이것을 적당히 꾸미면 괜찮은 축복이 되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다.


급하게 잡화점에 들러서, 탑 밖으로 가져올 수 있는 마력이 담긴 유효품을 구매하고 아바타의 루틴도 조금 수정하는 등의 과정을 거쳤지만,

나는 성공적으로 가짜 축복을 만들었다.


방법은 간단했다.

작은 별을 패용한 자가 송금을 원할 경우, 잊힌 사당을 보낸다.

그러면 그는 잊힌 사당을 통해 송금받을 헌터의 이름을 입력하고 입금/출금으로 내게 코인을 보낸다.

그다음 코인을 받아야 할 헌터를 탐색하고 그에게 잊힌 사당으로 코인을 보낸다.


사실 더 간단하게 할 수도 있었다.

굳이 번거롭게 잊힌 사당을 이용하지 않고, 작은 별을 패용하는 조건도 달 필요 없었다.

그저 간단하게 메시지 답장만으로 송금받을 헌터의 이름을 알아낸 다음, 입금/출금의 스킬로 송금할 수 있었다.


하지만 나는 그러지 않았다.

단순히 스킬을 나누어 쓰기에는 그 정도면 충분하겠지만, 성좌를 코스프레하려면 디테일이 중요한 법.


나는 일부로 축복을 ‘신비의 사당’과 ‘작은 별’이라는 매개가 필요하도록 설계했다.

그러면 그들은 자연스럽게 그 둘에 큰 가치를 부여할 것이고, 그것을 볼 때마다 뒤에 있는 성좌를 인식할 것이다.


이런 식으로 눈에 보이는 것과 약간의 귀찮은 과정이 있어야지 성좌의 축복을 더 체감하는 법.

성좌의 축복을 가볍게 여기지 않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였다.


대신 이러면 매우 바빠진다는 단점이 있지만 내게는 해당하지 않았다.

왜냐?

바로 자동화를 해줄 아바타가 있기 때문이었다.

이 모든 작업을 컨트롤 타워에게 짬처리를 한다면, 조금 느리겠지만 내가 직접 신경 쓸 필요 없이 자동으로 돌릴 수 있었다.


“진짜 스킬들을 아낌없이 썼네.”


탐색의 신호, 잡상인에서 구매한 유효품, 메시지의 답장, 잊힌 사당이라는 아바타, 그리고 가장 핵심이 되는 스킬 입금/출금.

감정과 소환을 제외한 나머지 스킬을 정교하게 깎아내서 만든 가짜 축복.

그것이 바로 ‘전송’이었다.


“나중에 적당히 보다가 축복에 소환도 같이 섞어야지.”


지금 피닉스 길드에게 내린 가짜 축복으로는 코인만 전송할 수 있지만,

사실 조금만 손봐서 소환 스킬도 공유할 수 있게 된다면 진정으로 모든 물자를 길드원끼리 공유하는 것이 가능했다.

상위층에서만 얻을 수 있는 고급 무기들을, 아래층 헌터들에게 전달해서 그들이 탑을 수월하게 올라올 수 있게 할 수 있었다.

또는 탑 아래에서만 얻을 수 있는 희귀 재료들을 50층으로 보내서 다른 이세계인들과 거래할 수도 있을 것이다.


“만족해서 다행이지. 아니면 바로 보험으로 쓸 뻔했네.”


이창식이 축복에 만족하지 못했으면, 플랜B로 몇주 뒤에 ‘성좌 [???]가 힘을 일부 회복했습니다’와 함께 축복을 강화할 계획도 있었다.


“게다가 이 가짜 축복이 퍼져나가는 것으로 얼만큼 영향을 끼칠지도 모르는 거고.”


비록 성좌가 아닌 평범한 헌터인 내가 가짜 축복이긴 했지만, 자동화 덕분에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축복이었다.

여태껏 헌터들 간의 코인 거래가 되지 않았건만, 이것으로 가능하게 되면 큰 지각 변동이 일어날 터.


최대한 가짜 축복을 이용하는 사람이 적어야지, 그 여파가 줄어들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일부로 ‘작은 별’도 50개만 내줘서, 피닉스 길드의 모든 길드원이 쓰지 않고, 일부만 사용할 수 있게 만들었다.


“뭐, 유효품이니까 알아서 공유하다 보면 사실상 모든 길드원들이 쓰겠지만.”


헌터의 이름을 등록하는 방법으로 사용자를 제한할 수 있겠지만, 굳이 축복을 주는 거 번거롭게 만들 필요가 있을까 싶어서 그냥 만들지 않았다.


“뭐, 축복 건은 해결됐으니까 보상받아야지.”


나는 대기실에 고이 모셔져 있는 등껍질을 조심스럽게 들었다.

영험한 기운이 느껴지는 게 누가 봐도 귀한 물건처럼 보였다.


“뭐, 일단 감정부터 해볼까?”


띠링!


삐빅!

[대상의 격이 너무 높습니다.]

[아이템의 일부만 감정할 수 있습니다.]


역시 유산은 아이템 등급이 영웅보다 높아서 그런지, 감정이 제대로 먹히지 않았다. 

오히려 일부라도 감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감사함을 느꼈다.


파앗!


[『불침갑(不侵甲)』]

[등급 : ???]

[사방신 현무의 권능이 미세하게 담긴 등껍질입니다.]

[ - 감정의 레벨이 낮아 확인할 수 없습니다- ]


“아예 어떤 능력인지도 모르는구나···.”


불침갑(不侵甲)

이름만 보아서는 방어용 유산인 것 같았지만, 도대체 어떻게 사용해야 할 지 모르겠다.

이 쪼끄만 등껍질을 방패로 쓸 것은 아닐 터.

마력을 주입했지만 아무런 상호작용이 없었다.


“뭐, 됐다. 나중에 감정 레벨업하면 알 수 있겠지.”


나는 유산에 관해 관심을 끊고 다른 것에 집중하기로 했다.


“그럼 직업 레벨업이나 해야지.”


[직업 : 탑 상인(히든)]

[Lv. 2 ]

[필요 코인 : 0/300,000 ]

[조건 : 3레벨 직업 스킬 (7/7)]


스킬 레벨업 하나에 10만 코인이 필요한 것을 보자, 레벨업에 필요한 30만은 이제 우습게 보였다.


띠링!


[레벨 업!]


[새로운 스킬을 얻었습니다.]

[스킬 : 인벤토리]


[소지금 : 2,973,800]


“오오오오!!! 인벤토리!!”


이번에 얻은 스킬은 ‘인벤토리’.

대기실의 공간은 한정되어있고, 매주 잡화점에서 필요한 물건들을 이것저것 구매하면 대기실이 금세 꽉 찰 터.

하지만 인벤토리만 있다면 이제 걱정은 끝이었다.

대기실에 버릴 물건들은 이제 인벤토리에 넣고 1층을 다시 클리어하고 거기에다가 버리면 됬었다.


“자, 그럼 스킬창!”


[스킬 : 인벤토리]

[Lv. 1]

[아공간을 소환할 수 있습니다.]

[제한 무게 : 1kg]

[쿨타임 : 없음]


“오오! 설명창이 간결하구먼.”


원래 스킬이든 아이템이든 설명창이 간결할수록 범용도가 높은 법.

무게만 따지는 것을 보면 부피는 크게 신경 쓸 필요 없어 보였다.


“이야. 이제 검을 들고 다닐 필요 없겠네.”


바로 인벤토리를 사용하면, 허공에서 검을 꺼낼 수 있었다.

그러면 적과 싸울 일이 있어도 상대방의 방심을 이용해서 기습을 이끌 수도 있었다.

게다가 아주 소중한 물건인 유산 ‘불침갑(不侵甲)’도 인벤토리에 보관하면 절대로 잃어버릴 일이 없었다.


“그럼 바로 레벨업 해야지.”


띠링! 띠링! 띠링!


바로 인벤토리를 4렙으로 올려 줬다.


[스킬 : 인벤토리]

[Lv. 4]

[아공간을 소환할 수 있습니다.]

[☆내부의 시간은 흐르지 않습니다.]

[☆생명체도 보관할 수 있습니다.]

[☆제한 무게 : 5kg]

[쿨타임 : 없음]


[소지금 : 2,833,800]


“오오. 이걸로 어디 조난해도 괜찮겠네.”


시간이 흐르지 않다는 의미는 곧 음식이 상하지 않는다는 뜻.

탑을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여러 상황을 마주하게 될 텐데, 인벤토리가 있다면 걱정이 없을 것 같았다.


“···생각보다 직업 레벨업이 쏠쏠한데?”


직업 레벨업해서 얻은 스킬이 무려 감정과 인벤토리.

하나같이 어디에서 볼 수 없는 스킬인 것을 보면, 직업 레벨업에 코인을 투자한 게 전혀 아쉽지 않았다.


“혹시 다음 레벨은 얼마나 필요할까?”


[Lv. 3 ]

[필요 코인 : 0/2,000,000 ]

[조건 : 4레벨 직업 스킬 (8/8)]


“씨발! 미쳤나?!”


200만 코인.

내가 지금 소지금에 있는 돈이 280만밖에 안됬다.

직업 레벨업을 할 경우 나는 돌려막기도 할 수 없는 자금 상황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어휴···. 대체 이거 어떻게 돈벌라고 이런 구조로 만든 거야?”


아무리 생각해도 잡화점 물건을 사고파는 것으로 얻는 시세차익으로는 절대로 못 벌 것 같았다.


“레벨업 하려면 못해도 연 단위로 돈을 모았어야겠는데···.”


뭐, 나는 자동으로 수금하는 시스템 덕분에 헌터들이 다 죽거나, 신뢰를 잃어서 한번에 자금을 빼가지 않는 이상 돈은 지속해서 늘어나기 때문에 시간만 있으면 레벨업 하는 것이 가능했다.


“음. 잡화점은 내일 다시 가야겠네.”


‘작은 별’에 적합한 물건만 재빨리 구매한 나머지, 나머지 아이템을 따로 사지는 못했다.

잡상인 스킬은 레벨업을 했어도 쿨타임은 여전히 하루나 걸리기 때문에, 오늘은 갈 수 없었다.


어차피 코인을 더 사용할 곳도 없고, 딱히 할만한 것도 없으니 현실로 돌아가 휴식을 취했다.


* * *


다음날.

나는 일어나서 아침으로 콘프라이트를 해치운 다음, 느긋하게 잡화점으로 갔다.


퍼엉!


“이야···. 때깔 많이 좋아졌네.”


4레벨부터 잡화점은 제대로 된 건물이 되었다.

여태까지는 마치 골동품 가게처럼 들어가자마자 진열대가 있어서 그곳에 있는 물건만 구매할 수 있었었다.

그러나 이제부터는 편의점처럼 꾸며져 있었다.

랜덤한 물건 30개들은 앞뒤로 정렬할 수 있는 진열대에 쌓여 있었고, 필요한 물건 10개는 벽 진열대에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귀한 물건 3개는 들어오자마자 바로 볼 수 있는 곳에 있었다.


“필요한 물건들로 무기나 방어구들이 많이 나왔구나.”


전에 내가 사용했었던 초보자 모험가의 갑옷, 검투사의 투구와 같은 장비뿐만 아니라,

날카로운 창, 거대한 대검, 견습기사의 갑옷 등 처음 보는 무구들도 있었다.


“이것들은 이제부터 신비의 상인으로 팔아야지.”


내가 직접 9층까지 클리어해본 결과, 이 물건들은 충분히 쓸만했다.


지금껏 헌터로 각성은 했으나, 장비 때문에 탑에 올라가기 무서웠던 헌터들은 앞으로 고블린을 잡으면서 얻은 코인으로 신비의 상점에 있는 무기들을 구매할 수 있을 것이다.


게다가 피닉스 길드는 앞으로 길드원간에 코인도 교환이 가능한 상황.

만약 높은 등급의 직업을 각성한 뉴비 헌터의 경우, 앞으로 코인을 지원받아 신비의 상인에서 파는 무구들을 구매해서 편하게 클리어할 수 있을 것이다.


“대충 하루 판매 제한 5개씩 해서 매일 구매하면 되겠지.”


신비의 상인에게 루틴을 추가해서, 매일 잡상인 스킬을 자동으로 사용한 다음 쌓인 물건들을 예쁘게 정리하면 크게 불편하지도 않을 것이다.


“이제 드디어 온전한 소득이 들어오겠네.”


여태껏 내가 쓴 돈은 모두 빚이나 다름없었지만, 신비의 상인으로 판매한 물건들은 모두 내가 번 돈.

앞으로 이렇게 조금씩 모으면, 나중에 돌려막기가 어려운 상황이 나와도 어느 정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럼 이번에 들어온 귀한 물건은 뭘까요 ?”


이제 마지막으로 확인할 것은 바로 영웅 등급 아이템!

저번 주에는 한 개밖에 팔지 않았지만, 이번 주에는 무려 세 개나 들어오게 된다.


“뭐, 영약 정도는 바라지도 않으니, 괜찮은 무기 정도 나왔으면 좋겠네.”


10층을 클리어하기 위해서는 공격 스킬이나 방어 스킬이 필요했다.

하지만 내가 가진 직업 스킬은 전부 서포트하는 용도이기 때문에, 직접적인 전투에 도움이 되지 않았다.


그러므로 필요한 것은 영웅 등급의 무기! 혹은 스킬 책이 필요했다.


“두구두구두구.”


[바람의 칼날]

[개수 : 1]

[가격 : 700,000]


[스크롤 : 비행]

[개수 : 3]

[가격 : 300,000]


[이튼의 계약서]

[개수 : 5]

[가격 : 200,000]


“떴다!!!”


누가 봐도 휘두르는 순간 바람 마법을 쓸 수 있어 보이는 무기, ‘바람의 칼날’이 떴다.


[구매 완료]

[소지금 : 2,133,800 코인]


자, 그럼 다음은?


10층을 지키는 몬스터.

뉴비 학살자.

웨어울프.


“기다려라! 10층아! 내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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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최초 클리어 보상 +1 24.08.10 286 11 13쪽
18 창조 경제! 24.08.09 283 15 14쪽
17 유산 각성?! 24.08.08 285 12 13쪽
16 내 영약재료...! 24.08.07 303 11 14쪽
15 웨어울프 +1 24.08.06 294 12 12쪽
» 유산 : [불침갑(不侵甲)] 24.08.05 310 13 12쪽
13 가짜 축복 24.08.04 305 18 13쪽
12 첫 번째 공물 24.08.03 296 13 14쪽
11 ...너무 쉬운데? 24.08.02 297 13 14쪽
10 1층 도전! +1 24.08.01 315 13 14쪽
9 이딴게... 체력영약?! +1 24.07.31 326 12 12쪽
8 영약 획득 +3 24.07.30 339 15 14쪽
7 자동 수금 on! +1 24.07.29 357 19 15쪽
6 인기 검색어 1위 24.07.28 379 17 12쪽
5 뭐?? 돈이 복사가 된다고? 24.07.27 393 22 14쪽
4 이 코인은 이제 제 겁니다. 24.07.26 422 20 12쪽
3 성좌 코스프레 24.07.25 473 25 13쪽
2 방구석 상인 +1 24.07.25 499 23 14쪽
1 각성 +5 24.07.25 614 23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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