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구석 헌터가 성좌를 사칭하는 법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미림
작품등록일 :
2024.07.25 00:27
최근연재일 :
2024.08.13 12:05
연재수 :
24 회
조회수 :
7,835
추천수 :
362
글자수 :
141,898

작성
24.08.10 12:05
조회
285
추천
11
글자
13쪽

최초 클리어 보상

DUMMY

이창식은 오른손에 하급 몬스터의 내단 3개를, 왼손에는 퀘스트 용지를 들며 잊힌 사당을 기다렸다.


‘퀘스트가 쉬워서 다행이지. 아니었으면 이렇게 빨리 클리어하지 못했을 꺼야.’


잊힌 사당을 1차 각성하기 위해서는 하급 몬스터의 내단이 3개나 필요했다.

정석대로 퀘스트를 진행한다면 3주 동안 10층의 웨어울프를 잡아서 내단 3개를 얻어야 할 터.

하지만 그는 A급 헌터. 정석이 아닌 꼼수로 내단을 얻을 방법이 있었다.


‘운이 좋았어. 평소 거래하던 상단에 하급 내단이 있었으니.’


그는 퀘스트용지를 구매하자마자 50층으로 올라가, 피닉스 길드와 종종 거래하던 상단에 연락해서 하급 몬스터의 내단 3개를 구매했었다.

퀘스트용지를 구매한 지 반나절 만에 퀘스트를 클리어 조건을 충족한 상황.

아마 모든 헌터들 중 그가 가장 빨랐을 것이다.


‘최초 보상 없나? 웹툰에서는 퀘스트 빨리 클리어하면 추가 보상도 주던데.’


이창식은 실없는 생각을 하며 잊힌 사당을 기다렸다.

다행히도 그는 오래 대기할 필요가 없었다.


스르륵.


마치 성좌가 모든 헌터를 24시간 실시간으로 감시하는 듯, 잊힌 사당은 이창식이 보고 싶다고 생각하자마자 허공에서 나타났다.


‘참 볼 때마다 신기하단 말이지. 만나고 싶다고 생각하면 바로 나타나는 게.’


이창식은 잊힌 사당 앞으로 가서 예를 갖춘 뒤 공손하게 말했다.


"성좌님. 제가 하급 몬스터 내단 3개를 구했습니다. 제 공물을 받으시기를 바랍니다."


목이 없는 석상의 손바닥 위에 퀘스트 용지와 내단 3개를 올려놓았다.

그러자 처음 들어본 청량한 종소리가 들렸다.


띠링!


[퀘스트 수행 완료]

[조건 : 하급 몬스터의 내단 3/3개]

[보상 : ‘틈새’에 넣을 수 있는 코인의 한도 증가]


쿠구구구구.


땅이 울리는 소리가 들렸다.

눈앞의 잊힌 사당이 점차 흐릿해지며 사라지더니, 달라진 모습으로 튀어나왔다.


낡은 건축물에는 이끼가 조금 사라졌고, 널브러져 있던 잔해들이 사라졌다.

작은 석조탑은 단이 하나 높아져 4층 석탑이 되었고, 석상은 턱과 미소를 짓는 입이 복구되었다.


파앗!


[잊힌 사당의 흔적]

[지금은 사람들 기억 속에서 사라진 ???을 모시던 사당의 일부입니다.]

[최근에 새롭게 생긴 신자들 덕분에 예전의 모습을 천천히 되찾고 있습니다.]

[‘틈새’에 넣을 수 있는 재물의 양이 늘어났습니다.]


이창식은 익숙하게 석상의 손이 포개진 부분에 있는 작은 틈으로 다가갔다. 그러자 알림창이 떴다.


[당신은 자격을 갖춘 자입니다. ‘틈새’에 추가로 코인을 보관할 수 있습니다.]

[지정 금액 : 10만 코인]

[이율 : 주 5%]

[코인을 보관하시겠습니까?]


“오!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군.”


이창식은 새롭게 추가된 잊힌 사당의 효과가 마음에 들었다.

기존에 보관했던 1만 코인은 이율이 좋았지만, 그 한도금액이 너무 적어 불만이 많았다.

가뜩이나 길드 소속 C급, B급 헌터들의 수중에 적게는 몇십만, 많게는 몇백만 코인이 있기 때문에, 1만 코인은 너무 적은 양이었다.


하지만 이번에 잊힌 사당을 1차 각성시키자, 무려 10만 코인을 추가로 보관할 수 있는 권리가 생겼다.

이율이 조금 낮다는 게 흠이지만, 이것들이 쌓여 1년이 지나면 무시 못 할 만큼의 재산이 될 터.


그렇게 이창식은 앞으로 펼쳐질 미래를 기대하던 와중 새로운 알림창이 떴다.


띠링!


[당신은 최초로 퀘스트를 클리어했습니다.]

[퀘스트 최초 클리어 보상!]

[헌터 ‘이창식’은 앞으로 20만 코인을 추가로 보관할 수 있습니다.]


[지정 금액 : 20만 코인]

[이율 : 주 5%]

[코인을 보관하시겠습니까?]


“···진짜 추가 보상을 주네.”


열심히 발품 팔아서 내단을 빨리 구한 게 헛수고는 아닌 듯, 최초 클리어 보상까지 받았다.

남들은 앞으로 11만 코인밖에 저금하지 못하지만, 이창식은 무려 21만 코인을 매주 보관할 수 있게 되었다.


“감사합니다! 성좌님!!”


이창식은 눈앞의 잊힌 사당을 향해 허리를 숙여 인사를 했다.


* * *

“아니, 저 양반은 시간이 많나? 피닉스의 부길드장이나 되면서 왜 이렇게 자주 만나는 거야?”


솔직히 말해서 이렇게 빨리 조건을 충족한 사람이 나올 거라고 생각도 하지 못했다.

하급 몬스터의 내단을 얻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닐 터.

10층 위쪽에 얻을 수 있는 몬스터가 있어도, 한 층 한 층을 다시 클리어하는 시간이 있지 않은가.

그것 때문이라도 하루는 걸릴 줄 알았건만, 반나절도 지나지 않았는데 피닉스의 부길드장은 하급 몬스터의 내단 3개를 가져왔었다.


“뭐···. 그만큼 내가 준 축복이 마음에 들었다는 거겠지? 그러니까 어떻게든 뽑아먹으려고 바로바로 이용하는 걸 거고.”


이창식이 잊힌 사당에 진심으로 대하자, 원래 계획에 없던 ‘퀘스트 최초 클리어 보상’도 만들었다.

뭐, 정확히는 서로 윈윈하는 보상이긴 하지만, 적어도 그가 느끼기에는 특별 취급을 받는다고 생각할 터.


“피닉스라···. 이대로라면 피닉스 길드와 계속 지내겠구만.”


이미 저들에게 유산도 받았고, 축복도 내려준 상황.

성좌를 모시고 있는 크로노스나 나이트와 다르게, 피닉스는 모시고 있는 성좌도 없었다.

앞으로 성좌 노릇을 하려면 그에 맞는 수족이 필요하게 될 텐데, 이창식을 비롯한 피닉스 길드가 적임자가 될 것이다.


“하긴 지금 입금/출금만 해도 나보다 피닉스 길드가 많이 쓰고 있으니까.”


내 소지금은 철저하게 서기가 기록하고 있는 만큼, 내 자산이 아닌 피닉스 길드의 자산의 흐름도 얼추 알 수 있었다.

어제까지만 해도 800만 코인이 최예림이라는 헌터에게 보내졌고, 지금 이 순간에도 몇백만 코인씩 송금되고 있었다.


“역시 길드의 자금은 다르긴 하구나. 나와 단위가 다르네.”


하지만 지금 이 순간만큼은 내 소지금도 길드 자금과 엇비슷하게 있었다.


[소지금 : 5,159,200]


입금/출금의 한도를 높이기 위해 50만 코인을 사용하고, 이창식의 20만 코인을 더하자, 현재 515만 코인이 있었다.

이중 예비금 150만을 제하면 대략 360만 코인을 내 마음대로 쓸 수 있었다.


“일단 비행스크롤과 이튼의 계약서는 내일 남은 것까지 구매해야지.”


목숨값이라고 할 수 있는 비행 스크롤과 특수한 능력을 가진 이튼의 계약서는 다시 얻기 힘들기 때문에, 잡화점에 있는 재고를 다 털 예정이다.

그럼 남은 코인은 220만 코인. 직업 레벨업 한 번 하면 딱 들어맞았다.


[직업 : 탑 상인(히든)]

[Lv. 3 ]

[필요 코인 : 0/2,000,000 ]

[조건 : 4레벨 직업 스킬 (8/8)


띠링!


[레벨 업!]


[새로운 스킬을 얻었습니다.]

[스킬 : 오버 클럭]


[소지금 : 3,059,200]


“오버클럭?”


예상외의 스킬을 얻었다.

스킬 이름만으로 그 능력이 짐작되지 않아서 바로 스킬창을 열어봤다.


[스킬 : 오버클럭]

[Lv. 1]

[코인을 소모하여 일시적으로 한 단계 높은 레벨의 스킬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소모량 : 레벨업에 필요한 코인의 10%]

[제한 : 직업 스킬]

[지속시간 : 10분]

[쿨타임 : 1시간]


“···좋은 건가?”


효과는 간단했다.

레벨업을 하지 않고 약간의 코인을 써서 잠깐 윗레벨의 직업스킬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유산을 감정할 때는 좋겠네.”


지금 감정을 한 번 더 레벨업 하려면 무려 300만 코인이나 필요했다.

지금이야 어찌저찌 일주일 바쳐서 레벨업이 가능하겠지만, 나중에는 필요한 코인이 더더욱 커질 터.

유산의 정확한 내용을 감정할 때 쓸만할 것이다.


“우선 4렙까지는 레벨업 해야지.”


직업스킬을 4렙까지 레벨업 하기 위해 필요한 코인은 14만 코인.

여윳돈은 충분한 만큼 바로 레벨을 올렸다.


띠링! 띠링! 띠링!


[스킬 : 오버클럭]

[Lv. 4]

[코인을 소모하여 일시적으로 한 단계 높은 레벨의 스킬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소모량 : 최초 레벨업에 필요한 코인의 7%]

[☆ 레벨업에 필요한 비용을 오버클럭으로 소모한 코인만큼 차감시킵니다. (비율 : 30%)]

[☆상대방의 동의를 얻을 시, 탐색 된 헌터의 직업스킬에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제한 : 직업 스킬]

[지속시간 : 10분]

[쿨타임 : 1시간]


“오? 이 정도면 괜찮을지도?”


우선 1렙당 필요 코인이 1%가 줄어들었다.

게다가 오버클럭으로 사용한 코인을 일부지만 레벨업에 필요한 비용을 차감시켜줬다.

이것만으로 코인의 소모량이 꽤 감소했다.


감정을 예로 들어보자.

현재 감정에 필요 코인은 300만 코인.

여기에다가 오버클럭을 쓰면, 300만의 7%인 21만 코인이 스킬을 사용하는 데 소모된다.

그리고 21만의 30%인 6만 2천 코인만큼 레벨업 비용을 차감하여, 다음 레벨업에 293만 8천 코인이 필요하게 된다. 


“게다가 상대방의 직업 스킬까지 오버클럭해 줄 수 있다니···. 완전 최강의 서포터잖아?”


높은 등급의 직업일수록 직업스킬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대표적인 예로 불사조 이만식의 신수화(神獸化)가 있었다.

생존력, 화력, 범용성, 스킬 등등.

신수화(神獸化)를 쓴 이만식은 단기전으로 S급 최강으로 평가받았다.


그런 만큼 헌터들은 직업 스킬을 레벨업 하기 위해 별의별 노력을 다했다.

쿨타임이 돌아올 때마다 사용하고, 어떻게 하면 숙련도를 높일 수 있을지 탑의 고문서를 뒤져가며 궁리하고 연구했다.

그럼에도 1년이 지나야지 겨우 올라가는 게 직업스킬.


하지만 [오버클럭]만 있다면 소정의 ‘보수’만 받으면 언제든지 윗단계의 스킬을 쓸 수 있었다.

분명 이 스킬 하나만으로 대형길드에 취직할 수 있을 것이다.


“아니면 이거를 축복의 형태로 뿌려도 되고.”


축복 ‘전송’처럼 불특정 다수에게 나누지 않고, 특정한 몇몇에만 나눠주는 것이다.

예를 들자면 피닉스 길드장과 부길드장, 그리고 굳이 더하자면 빛의 검사 류아리정도.


어차피 쿨타임도 긴 스킬.

그냥 하루에 한 번만 쓸 수 있게 제한하고 비용도 소모량의 2배 정도로 측정하면,

내가 쓰는데 불편하지 않고, 오히려 코인도 쏠쏠하게 벌 수 있었다.

다른 사람들이야 이 스킬의 원래 쿨타임과 비용을 모르니, 적당히 뻥튀기해서 축복으로 뿌려도 상관없었다.


게다가 나중에 적들에게 목숨을 위협받는 절체절명의 순간에,

‘이름없는 성좌가 당신을 위해 기도합니다.’라는 메시지와 함께 오버클럭 쿨타임을 초기화하면 바로 만세 합창을 할 터.


성좌 코스프레를 감쪽같이 한 덕분에, 스킬 하나를 공유하는 것도 이렇게 생색을 내며 이득을 취할 수 있었다.


“좋았어. 이거는 나중에 피닉스 하는 거 보고 축복으로 줘야겠다.”


이제 이창식 건은 끝났으니, 원래 계획한 대로 아바타의 루틴을 수정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하루가 지나 이틀 차가 됐을 때 가까스로 작업을 끝냈다.


“어휴···. 드디어 끝났다.”


항상 느끼는 거지만 루틴을 만지는 게 제일 힘들었다.

분명 사람이 만든 코드인데, 얘네가 이상하게 받아들이니 미치고 환장할 노릇이었다.

그런 만큼 더미 아바타로 먼저 실험하고 적용했기 때문에, 헌터들에게 들키는 찐빠를 내지 않았다.


“이제 탑에는 한동안 볼일 없으니까 슬슬 현실로 나갈까.”


지난번에 실험한 결과 아바타를 두고 현실로 나갈 수 있어서, 나는 컨트롤 타워와 기타 아바타를 대기실에 남긴 채 현실로 돌아갔다.


“자, 오늘은 시간도 늦었으니, 내일 거사를 치르면 딱 맞겠네.”


그럼 이제 뭐 해야 하나. 


언제까지 단칸방에 박혀 살 수 없는 노릇.

10층도 클리어했으니, 나는 공식적으로 E급 헌터로 활동할 수 있었다.


하지만 히든직업인 내가 진짜 E급 헌터로 사는 것은 자존심 상하는 일.

그렇기 때문에 나는 내 진짜 직업을 들키지 않고, 부자가 될 계획을 준비했었다.


나는 내일 있을 거사를 위한 만반의 준비를 끝내고 잠자리에 들었다. 


* * *


헌터 등록소 본부.

서울에 있는 헌터 등록소이며, 전국에서 가장 큰 헌터 등록소였다.

A급 이상 직업을 각성할 경우, 반드시 이곳에서 신고해야 했으므로 다른 헌터 등록소보다 사람이 훨씬 많았다.


오랜만에 외출한 나는 헌터 등록소에 도착하자마자, 최대한 당당하게 접수처를 향해 걸어갔다.


“헌터 등록하러 왔습니다.”

“아~ 오셨군요. 혹시 어떤 직업으로 각성하셨나요?”


나는 잠시 뜸을 들인 다음 말했다.


“S급 직업. 감정사.”


시작해볼까.

S급 헌터 코스프레.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방구석 헌터가 성좌를 사칭하는 법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연중공지 +4 24.08.16 63 0 -
24 헌터 무기 복권 +3 24.08.13 123 10 12쪽
23 첫 번째 신도 +2 24.08.12 182 13 14쪽
22 크로노스 길드장 24.08.11 222 12 12쪽
21 3대 길드 24.08.11 253 10 12쪽
20 S급 헌터 코스프레 +1 24.08.10 275 10 13쪽
» 최초 클리어 보상 +1 24.08.10 286 11 13쪽
18 창조 경제! 24.08.09 283 15 14쪽
17 유산 각성?! 24.08.08 285 12 13쪽
16 내 영약재료...! 24.08.07 303 11 14쪽
15 웨어울프 +1 24.08.06 294 12 12쪽
14 유산 : [불침갑(不侵甲)] 24.08.05 309 13 12쪽
13 가짜 축복 24.08.04 305 18 13쪽
12 첫 번째 공물 24.08.03 296 13 14쪽
11 ...너무 쉬운데? 24.08.02 297 13 14쪽
10 1층 도전! +1 24.08.01 315 13 14쪽
9 이딴게... 체력영약?! +1 24.07.31 326 12 12쪽
8 영약 획득 +3 24.07.30 339 15 14쪽
7 자동 수금 on! +1 24.07.29 357 19 15쪽
6 인기 검색어 1위 24.07.28 379 17 12쪽
5 뭐?? 돈이 복사가 된다고? 24.07.27 393 22 14쪽
4 이 코인은 이제 제 겁니다. 24.07.26 422 20 12쪽
3 성좌 코스프레 24.07.25 473 25 13쪽
2 방구석 상인 +1 24.07.25 499 23 14쪽
1 각성 +5 24.07.25 613 23 1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