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해본 행성관리가 너무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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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드뷔
그림/삽화
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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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25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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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8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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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용병단 결성

DUMMY

테네브리타의 퓨리오타 침공 개시 20시간 전.


서준은 일단 용병 자격으로 참전하기로 했다. 용병 자격으로 참전하려면 우선 용병 협회에 가입을 해야 한다고 해서, 가입 신청을 민님에게 부탁했다.


- 관리자님. 용병단 이름을 뭐라고 할까요. 보통은 대장의 이름을 따서 짓습니다만. 이 경우 서준 용병단이 될 것 같습니다.


촌스럽다. 아니 내 이름 말고 용병단 이름이. 다른 거 없나.


“그냥 세레스타 의병단으로 해.”


우리 민족이 어떤 민족인가.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그런 민족 아니던가. 나라가 위기에 빠질 때마다, 분기탱천 한 몸 불사르시던 조상님의 뜻을 잊겠다는 뜻을 담은 이름이다.

어디선가 서준의 주둥아리 흑염룡이 강철의 늑대, 폭풍의 창, 그림자 칼날 뭐 이런 이름들을 부르짖고 있지만 가볍게 무시해 준다.


- 등록 완료되었습니다.


금방 되는구나. 자. 이제 1인 용병단도 구성했으니 포탈 타고 퓨리오타로 가볼까. 물자 지원은 이전에 테네브리타로부터 노획한 장비 일체를 지원하기로 했다.

마나로 치면 꽤 양이 되지만 군사 지원이라고는 서준 달랑 혼자 가는 거라 아무래도 좀 쑥스러운 감이 없지 않아 그냥 두 손은 무겁게 가기로 했다.


퓨리오타의 그 여자 고문도 우리 병력 없는 거 다 알고 지원군 요청한 거다. 그 얼음 눈빛의 카리나가 정말 원하는 건 병력이 아니라 아마도 다른 것일 것이다.


서준은 세레스타에 올 때 챙겨왔던 짐들을 꺼내 퓨리오타로 가져갈 짐을 챙기기 시작한다. 저번 방어전 때는 등산복 차림이었던지라 여러모로 창피했던 기억이 있어 이번에는 따로 비즈니스 정장을 챙겨왔다.


뭐 전쟁에 나가는 복장으로는 어울리지 않지만, 비즈니스도 전쟁이라 하지 않나. 어쨌든 같은 전쟁이니 슈츠 차림으로도 크게 문제는 되지 않을 거라고 혼자서 납득한다.

사실 민님이 계속 이상한 갑옷들을 입히려고 하길래 그거 입기 싫어서 나름 합리화하는 거다. 갑옷이 필요한 정도가 되면 아마 게임은 대충 끝났을 테니 나름 정상 외교를 하러 가는 복장으로 입고 가는 게 가장 좋아 보인다.


항상 자유 복장인 직장만 다녔더니 경조사 외에는 넥타이를 할 기회가 없어 몇 번이고 넥타이를 풀렀다 맸다 하면서 간신히 출발 준비를 마쳤다.


“민님. 다녀올게. 나 없는 동안 세레스타를 잘 부탁해. 그리고 마르가렛에게 부탁한 것이 있는데 그것도 확인해 줘. 타이밍이 맞을지는 잘 모르겠지만 말이야. 필요하면 <시계> 앱 사용도 허락할게.”


- 관리자님. 정말 괜찮으시겠습니까.


민님이 걱정스러운 말투로 물어온다. 걱정하는 민님이라 좀 희귀하다. 또 여자입니까? 이러면서 훼방 놓을 줄 알았더니 걱정은 되나 보다.


“괜찮아. 만에 하나 죽는다 해도 방어 측은 부활이 되니까. 마나가 좀 들기는 하지만 뭐. 그래도 혹시 모르니 매칭 시스템에 자동 부활 신청해 두는 것도 잊지 마. 죽으면 바로 살아날 수 있게.”


농담처럼 던지긴 했지만, 살짝 쫄리긴 한다. 자동 부활이니 뭐니 해도 전쟁터에 나가는 거다. 물론 처음 전장에 나가는 건 아니다. 사실 저번 방어전은 거의 비몽사몽간에 치룬 거고 본토 방위전이라 죽기 살기였기에 생각할 틈이 많지 않았다.

이번 퓨리오타 원정은 어디까지나 지원군의 입장이라 마음이 편할 줄 알았는데 막상 닥쳐보니 기분이 썩 좋지는 않다.


배웅하는 민님과 원님을 뒤로하고 서준은 용병 협회에서 제공하는 포탈을 타고 퓨리오타로 넘어갔다. 지정된 장소에는 화면에서 본 퓨리오타의 관리자 린도르와 카리나 고문이 서준을 기다리고 있었다.


두더지 같다 라는 말이 욕처럼 들린다면 그건 아마 진짜 두더지를 못 봐서 그런 거다. 농부들이야 땅을 파헤치고 농사에 이로운 지렁이 같은 걸 잡아먹고 사니 극혐 동물로 낙인찍었지만, 실제 두더지는 의외로 귀엽게 생겼다. 린도르 관리자의 모습이 딱 그렇다.


화면에서 볼 때는 잘 몰랐지만 실제로 보니 어디 놀이동산의 마스코트 캐릭터처럼 보인다. 서준이 다가가자, 통신에서 할 때처럼 과장된 몸짓을 하며 서준에게 인사를 한다.


“모든 것은 창조주의 뜻대로. 세레스타의 위대한 관리자이시며 다른 차원을 정복하고 우리 세계로 온 탁월한 전략가이신 강 서준님을 뵙습니다. 퓨리오타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그거 좀 안 하면 안 될까요. 다른 차원에서는 정복은 고사하고 지금 마구 깨지고 있는 중이거든요.


서준은 애써 웃으며 가볍게 목례했다. 이 아레나 우주에는 아무래도 악수하는 문화는 없는 것 같다.

그래도 나름 행성 정상 간의 만남인데 한번 악수를 해볼까 하고 살짝 손을 내밀려고 하는데 린도르 관리자의 손톱이 두더지의 그것처럼 뾰족하게 튀어나와 있어 슬그머니 손을 집어넣었다.


“퓨리오타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저는 퓨리오타에 평범한 객원 고문으로 있는 카리나라고 합니다.”


여전히 베일로 얼굴을 가리고 있는 카리나는 린도르같이 과장된 몸짓의 귀족적인 인사는 하지 않는다. 그냥 서준을 빤히 바라보며 기계적인 인사만 건넸다.

이 요망한 것. 내가 너 때문에 다른 행성을 다 와본다. 그러고 보니 아레나 우주에 와서 첫 해외 아니 행성 외 여행을 온 셈이다.

우주선이라도 타고 왔음 모르겠는데 포탈 타고 뿅 하고 와서 그런지 다른 행성에 왔다는 실감은 나지 않는다.


“여러모로 재주가 있으시더군요. 카리나 고문님.”


서준은 웃으며 가볍게 잽을 날려본다.


“카리나로 괜찮습니다. 관리자님. 관리자님의 재주에 비하면 미약합니다.”


살짝 피한다. 스텝이 좋다.


한 번 더 잽을 날리고 싶은 생각도 들었지만, 중요한 일전을 앞두고 놀 시간은 없다. 일단 상황을 빠르게 점검하고 서준이 생각한 전략을 공유하고 점검해야 한다. 서준은 린도르에게 안내를 부탁했다.


“일단 이동하시죠. 시간이 많지 않습니다.”


하는 일이 없다 해도 린도르가 퓨리오타의 관리자이기 때문에 그를 빼놓고 이야기를 진행할 수는 없다. 린도르는 관리 단말에게 명해 셋을 퓨리오타의 관리 구역으로 전이시켰다. 다른 행성의 관리 구역은 처음이다.


분위기나 전체적인 구조는 세레스타와 크게 다르지는 않지만, 이제 막 생겨나 서준의 탁자와 의자 외에는 아무것도 없는 세레스타 관리 구역에 비해 나름 가구나 집기류 등이 충실하게 구비되어 있다.


민님에 따르면 행성의 관리 구역은 관리자나 관계자 외는 못 들어오는 보안 지역이라고 한다. 다른 행성의 관리자인 서준이 별도의 접견실이 아닌 관리 구역으로 안내받은 것은 나름 세레스타에 복속한다는 의미도 담고 있는 것 같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데 카리나가 서준을 한번 보더니 고개를 끄덕인다. 오호. 이 여자 지금 내 생각을 읽은 건가? 아니면 내가 이런 생각을 할 줄 알고 그런 것일 수도 있다. 뭐가 됐든 상당히 주의를 요한다. 얼굴을 가린 베일만큼이나 비밀이 많아 보인다.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카리나가 브리핑을 시작했다. 린도르 관리자는 해맑은 표정으로 서준 옆에 앉아서 남의 일처럼 카리나의 말을 들을 준비를 하고 있다.


“현재 저희 퓨리오타의 방어 병력은 500명입니다. 일반병 400에 제가 보유하고 있는 사병 100입니다.”


민님의 보고보다 숫자가 좀 늘었다고 했더니 카리나의 개인 병사들이 가세한 것 같다. 정말 정체가 뭘까? 개인 사병씩이나 데리고 다니다니. 일단 본인 말처럼 ‘평범한’ 객원 고문은 아닌 것으로 확정.


“퓨리오타 일반병 레벨은 일단 두 자릿수를 넘는 레벨이 거의 없습니다. 제일 높은 레벨이 14 정도입니다. 평균은 6~7 정도입니다.”


이제 막 시작한 세레스타에서는 아직 거주자들의 레벨이 의미가 없지만 레벨 시스템이 존재하는 우주답게 거주자들도 각각 레벨을 가지고 있다.

이해하기 쉽게 직업별로 레벨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하는 편이 좋을 것 같다. 농부 Lv. 4와 병사 Lv. 6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평소에는 농부로서 일하다가 병사로 징집이 되면 Lv. 6의 기본 레벨을 가지게 되는 식이다. 해당 앱을 활성화하면 시설들이 나타나는데 그 시설에서 레벨을 올릴 수 있다.


행성에 처음 왔을 때 시뮬레이터에서 배우긴 했지만, 아직 세레스타에는 시설들이 없기 때문에 레벨 부여를 하지 못한다.

그러고 보니 슬슬 시설들도 확보해야 할 것 같은데. 아이들과 노인들밖에 없어 병영을 짓는다고 해도 그들을 병사로 키울 수는 없다.

돌고 돌아 결국 거주자 확보 문제로 귀결이 된다는 게 바로 이런 식이다. 뭘 하려 해도 사람이 없으면 아무것도 못 한다는 뜻이다.


“제 사병들의 평균 레벨은 15입니다. 퓨리오타 일반병보다는 나은 수준이긴 하지만 그래도 테네브리타의 평균 레벨 20에 비하면 약한 수준입니다.

하지만 이번에 세레스타의 관리자님이 지원해 주신 장비로 인해 각 병사당 레벨이 4~5 정도 상승했고, 레벨로만 보면 그렇게 엄청난 열세는 아닙니다. 지원에 감사를 드립니다.”


카리나는 서준을 슬쩍 한번 보며 계속 말을 이어간다. 전혀 감사해하는 표정과 말투는 아니다. 남 일이라 이건가.


“테네브리타의 병력은 1500입니다. 말씀드린 대로 평균 레벨은 20 정도이며 장비는 초기 장비들이 대부분입니다. 이것도 다 세레스타 관리자님의 덕분입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말끝마다 서준을 걸고 넘어간다. 흠. 그럴 때마다 옆에 앉은 린도르 관리자가 감사, 압도적으로 감사라는 표정을 짓고 있으니 뭐 노린 것으로 봐야 할 거는 같다. 의도는 잘 모르겠지만 말이다.


“남은 침공 시간은 약 19시간입니다. 이미 퓨리오타 군과 제 사병들은 출진 준비를 끝낸 상황입니다. 이제 강 서준 관리자님의 지시만 기다리고 있습니다. 지시를 내려 주시죠. 강 서준 관리자님.”


말은 여전히 얼음처럼 차갑지만, 살짝 눈이 웃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제부터 내 턴이라 이거지. 팔자에 없는 전략가 노릇을 또 한 번 해볼까.


서준은 카리나에게 침공 지역의 지도를 부탁했다. 스크린에 침공 지역의 지도가 뜬다. 아까부터 새삼 느끼는 거지만 퓨리오타의 관리자 화면은 정말 UI가 깔끔하고 보기 좋다.

전 우주 공통의 UI를 쓰는 줄 알았더니 그런 건 아닌가 보다. 무슨 테마나 스킨 같은 걸 주문해야 하나? 서준은 지도를 보며 두 사람에게 설명을 시작한다.


“저번 침공전과는 다르게 이번에는 침공군이 단일군으로 편성되어 있습니다. 지휘 계통이 일원화되어 있어 저번보다는 모든 것들이 빠르게 진행되겠죠.

침공 예상 지역은 퓨리오타 관리 탑에서 남동쪽으로 40km 떨어진 지점입니다.”


퓨리오타 관리 탑이 위치한 지형을 보고 느낀 거지만 우리 세레스타의 관리탑은 정말 침략받기에 최적화된 지형이라는 생각이 든다.

퓨리오타 관리 탑 주변은 굉장히 높은 봉우리들이 탑을 둘러싸고 있고 그 중앙의 분지 모양의 지형에 탑이 위치해 있다. 마치 화산 분화구 안에 탑이 있는 느낌이다.


침략군의 입장에서 보면 탑이 보여 탑 근처로 왔더니 깎아지른 절벽이 있고 그 절벽 저 밑에 탑이 있는 느낌이다.

방어에 특화된 천혜의 요새라 할 수 있다. 덕분에 탑을 지키는 전술이 아닌 다양한 전술의 사용이 가능하다.


우리는 사방이 탁 트인 평지에 달랑 탑 하나 서 있을 뿐이니 이건 뭐 어디로든 어서옵쇼다.

북쪽의 재개발 제2구역을 아리엘 일족의 터전 겸 숲으로 조성한 것도 방어 목적의 이유도 어느 정도 있다.

서준은 지도의 한 지점을 가리키며 설명을 계속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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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뜻밖의 습격 24.09.13 31 1 12쪽
53 레오니타의 망나니 왕녀 (2) 24.09.12 32 1 12쪽
52 레오니타의 망나니 왕녀 (1) 24.09.11 33 1 12쪽
51 행성 전체를 테마파크로 만들겁니다 (2) 24.09.10 42 2 13쪽
50 행성 전체를 테마파크로 만들겁니다 (1) 24.09.09 44 2 16쪽
49 저보고 300조의 남자라는데요 24.09.08 73 2 14쪽
48 자고 일어났더니 거물이 되어 있었다 24.09.07 73 2 13쪽
47 가족의 시간 24.09.07 78 2 12쪽
46 쑨 웨이밍 회장 24.09.06 89 3 12쪽
45 여신 강림 24.09.06 98 2 13쪽
44 지구는 새로운 에너지를 원해요 24.09.05 102 3 12쪽
43 새로운 흑막? 새로운 목표! 24.09.04 104 2 16쪽
42 이대로 재벌물로 가나요 24.09.03 104 2 13쪽
41 진짜 별일 없었으니 안심하라구 +1 24.09.02 103 4 13쪽
40 관리자님의 씨를 좀 나눠주시겠습니까 24.09.01 105 3 13쪽
39 퓨리오타 방어전 (4) 24.08.31 104 3 13쪽
38 퓨리오타 방어전 (3) 24.08.31 105 4 13쪽
37 퓨리오타 방어전 (2) 24.08.30 105 3 12쪽
36 퓨리오타 방어전 (1) 24.08.29 105 3 13쪽
35 전설의 3연벙 전략 24.08.28 107 3 14쪽
» 1인 용병단 결성 24.08.28 107 3 12쪽
33 마나석 24.08.27 108 3 13쪽
32 꽤나 요망하시군요. 카리나 고문 +1 24.08.26 111 4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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