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해본 행성관리가 너무 쉽다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새글

오드뷔
그림/삽화
AI
작품등록일 :
2024.07.25 11:36
최근연재일 :
2024.09.17 10:05
연재수 :
58 회
조회수 :
6,721
추천수 :
171
글자수 :
338,752

작성
24.08.26 08:10
조회
111
추천
4
글자
13쪽

꽤나 요망하시군요. 카리나 고문

DUMMY

- 퓨리오타는 세레스타 반 정도 크기의 행성으로 현재 인구는 5만 명 정도입니다.


퓨리오타에 대한 정보를 모아 온 민님의 브리핑이 시작되었다.


“침공 쪽인 테네브리타가 인구 8만 명 정도였잖아. 5만 명이면 그렇게 작은 인구는 아닌 거 같은데 왜 그렇게 힘도 못 쓰고 매번 당하고 사는 거지?”


- 그건 퓨리오타 행성 주 종족인 퓨리안들의 특성 때문입니다.


“퓨리안? 그 두더지처럼 생긴 애들 말이야?”


세레스타 침공 방어전 때 본 기억이 난다. 둥그런 머리에 입만 툭 튀어나와 얼핏 보면 두더지처럼 생긴 종족이었다.


- 퓨리안들은 땅속에 거주하는 습성이 있습니다. 도시도 있고 마을도 있지만 가장 일반적인 주거 형태는 개개인이 땅을 파고 들어가 땅속에 개인 동굴을 파고 지내죠.

그 안에서 하루의 80% 이상을 잠만 잡니다. 그 탓에 개개인의 활동량이 지극히 낮아 인구에 비해 마나 생산량이 무척 낮은 편입니다.


음. 그냥 게으른 종족인 건가. 최근 여러 일 때문에 잠을 거의 잠을 많이 못 자서 그런지 한편으로는 부럽기도 하다.


- 현재 알려진 일반 방어 병력은 400 정도입니다. 일전에 침공군으로 참여한 병력을 포함한 숫자입니다.

거의 대부분 일반병이며 전에 보셨던 대로 병력의 질이나 장비의 수준은 그렇게 좋지 못합니다.


“테네브리타의 침공군 병력 규모는?”


- 1,500입니다.


늘었네. 전에 세레스타에 온 병력들은 일부였나.


- 테네브리타의 정보는 입수 전이라 정확한 총 병력 수는 알 수 없지만 대략 3000 이상의 병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인구 8만 명에 3000의 병력이라. 3,000명 전부가 상비군은 아니겠지만 꽤나 군비에 힘을 쏟는 행성이다. 내정보다는 정복으로 행성을 키우겠다는 쪽인가 보다.

이번 침공은 절반만 온 거 보니 아마 나머지는 행성 방어 목적으로 남겨둔 것 같다. 하긴 틈만 나면 침공을 해대는 행성이니 분명 빈집을 노리는 적들도 꽤 있을 거다.


- 단 전에 저희한테 장비 일체를 뺏기는 바람에 현 장비 수준은 그렇게 좋지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고 보니 노획한 장비들이 있었다. 다른 별의 장비는 허접해서 마나랑 바꿔 먹었고, 그나마 쓸만한 테네브리타의 장비는 보관해 두라고 지시했었다.

민님의 말로는 저렙 행성에서는 마련하기에 좀 버거운 8등급 장비들이라고 했다. 그 정도의 8등급 장비들을 몽땅 뺏겼으니, 당분간은 침공 여력이 없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오산이었던 것 같다.


“퓨리오타나 테네브리타나 저번 침공전으로 꽤 마나를 소비했을 텐데. 거기에 패전 배상금도 만만치 않았을 거고. 아직도 분할로 갚고 있지 않아?”


- 네, 맞습니다. 매치 메이킹 시스템이 저희에게 일시불로 지급한 금액을 침공 측 행성에 분할로 징수 중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그럼. 이번엔 테네브리타도 전처럼 협상을 받아들이지는 않겠네. 속국화시키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그냥 몽땅 뺏으러 온 것 같은데.”


- 맞습니다. 퓨리오타의 보호 요청 내용에도 협상 제안을 원천 거부당했다고 되어 있습니다.


테네브리타도 지금 절대 여유가 있는 상태는 아니다. 이 상태에서 굳이 다른 행성을 침략했다는 것은 그동안 잃은 것들을 벌충하려고 달려드는 것이다.

그런 것치고 방어군을 절반이나 남겨둔 건 아마도 퓨리오타를 만만하게 보고 있는 것 같다. 하긴 예전에 싸워 보지도 않고 항복한 상대인데 그렇게 무서워하지는 않을 것 같다.


순망치한이라는 말이 있다. 입술이 없으면 이가 시리다는 말이다. 테네브리타가 퓨리오타를 정복하고 세력을 키우면 그건 세레스타에 있어 절대 좋은 소식은 아니다.

퓨리오타가 이쁜 건 절대 아니지만 우리 쪽에 보호를 요청해 온 것도 그냥 무시하는 것도 그러니 일단 이야기를 들어보는 것은 나빠 보이지는 않는다.


“연님. 차원 통신기로 행성 간 통신 연결 가능해?”


- 힘들어 보입니다. 관리자님. 행성 간 통신은 행성 관리 시스템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우주 공용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어서 저희가 간섭을 할 수 없습니다.


다시 세레스타로 돌아가야 한다는 말이네. 서준은 쓰읍하고 숨을 들이켰다. 지구에서의 일도 중요하지만, 아레나 우주 쪽 일도 중요하다. 이럴 때 몸이 열 개 정도 있으면 좋겠다. 앱 중고 장터에 분신술 이런 건 없나.


- 비슷한 건 있지만 아마 관리자님이 원하는 그런 종류의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렇겠지. 할 수 없다.


“연님. <차원 이동 NEO Ex> 활성화 좀 부탁해. 그리고 연님은 계속 지구 쪽 일을 봐줘.”


서준은 메일 한 통을 빠르게 작성했다. 성 팀장에게 보내는 메일이었다. 출장을 잠시 다녀올 테니 무슨 일 특히 텐시아 쪽의 방해 상황을 잘 보고 있다가 이야기해달라는 내용이었다.


세레스타는 지구보다 시간의 흐름이 빠르다. 방금 침공 통보가 왔으니, 시간이 없다. 우선 세레스타로 가서 퓨리오타 건을 더 자세히 알아보고 방향을 결정해야 한다.


메일을 보내자마자 답장이 온다. 별말없이 걱정 말고 출장 잘 다녀오세요! 라고 적혀 있다.

하긴 8년 넘게 혼자 텐시아와 싸워 온 여자다. 아마 서준이 없어도 혼자서도 잘 싸울 거다. 테란의 일은 일단 연님과 성 팀장에게 맡기고 서준은 세레스타로 향했다.


예전에는 산에서 세레스타로 향했지만, 지금은 서준의 자취방 옷방이 이동 포인트다. 차원 이동 편하긴 하지만, 활성화에 오백만 마나, 추가로 편도 천만 마나나 들어가는 비싼 거다.

이왕 가는 거 본전은 확실히 뽑아야 한다. 기다려라, 퓨리오타.



이제는 익숙해지려고 하는 차원 이동의 느낌이 몸을 감싸는가 싶더니 어느새 세레스타의 관리 구역에 서 있다.

지구에 있었던 것이 채 일주일이 안 된 거 같은데 여기는 벌써 2주 가까이 시간이 흘렀다. 서준이 관리 구역에 나타나자, 원님들이 격하게 반겨준다. 나도 보고 싶었어. 원님들.


- 어서 오세요. 관리자님.


컴퓨터의 음성 AI 목소리가 아니라 간만에 머릿속을 울리는 민님의 목소리다. 아까까지 계속 대화를 나눴지만, 이제는 이렇게 머리를 울려대야 민님이랑 대화하는 것 같다. 처음에 너무 어색했던 기억이 아주 오래전의 일 같다.


“퓨리오타의 관리자와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데.”


- 네. 연결하겠습니다.


잠시 기다리자, 화면에 사람의 형체가 나타난다. 역시나 전에 봤던 두더지를 생각나게 하는 종족이 서준을 바라보고 있다. 그리고 그 뒤에 한 명이 더 있었다.


온몸을 하얀 로브로 감싸고 얼굴은 베일로 가렸다. 베일 속에서 얼음처럼 차가운 푸른 빛 눈동자 두 개가 서준을 노려보고 있었다.

서리가 내린 듯한 긴 은빛 머리카락이 화질이 그다지 좋지 않은 행성 간 통신 화면에서도 선명하게 반짝거리고 있다.

외형은 휴먼족인 것 같은데 눈동자나 풍기는 분위기가 휴먼족이라기 보다는 얼음으로 만든 조각상처럼 보인다.


“모든 것은 창조주의 뜻대로. 세레스타의 위대한 관리자이시며 다른 차원을 정복하고 우리 세계로 온 탁월한 전략가이신 강 서준님을 뵙습니다. 저는 퓨리오타의 관리자. 린도르 아스트랄리스 퓨리오타라고 합니다.”


서준에 대해 뭔가 이상한 정보가 섞여 있는 것 같다. 무시하자. 일일이 딴지 걸면 피곤하다.


“강 서준입니다. 린도르님.”


그러고 보니 관리자끼리의 만남은 이번이 처음인 것 같다. 서준이야, 계약직에 임시직 관리자지만 어떻게 보면 저 사람들은 하이 클래스라는 나름 관리자의 혈통을 물려받은 사람들이다.

어떻게 보면 나름 왕이라고 할 수 있는데, 기본적인 예의를 차려 어쩌고저쩌고 말할까 하다가 혀 깨물 것 같아 간단하게 인사만 한다.


뒤에 서 있는 사람이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이 좀 신경 쓰이긴 하지만, 그냥 조각상이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지난번에 있었던 저희의 우행에 대해서는 진심을 담아 세레스타와 관리자님께 사과드립니다.

본의는 아니었다 하나 저희가 불민하여 귀 행성에 큰 폐를 끼쳤습니다. 이 부분은 하해와 같은 마음으로 굽어살펴 주시면 저희 행성의 모든 이들은 관리자님의 은혜를 영원히 칭송할 것입니다.”


마치 사극처럼 말씀하시는 관리자님이다. 저렇게 꼭 말을 어렵게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사과를 받아들이겠습니다. 다음부터는 절대 그런 일이 없도록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한 번은 실수지만 두 번은 실수가 아니니까요.”


서준은 웃으면서 말한다. 나름 우호적으로 말할 심산이었는데 어쩐지 살짝 겁먹은 듯한 느낌이 든다. 뭐지. 인상이 좀 험악했나.


“물···. 물론입니다. 테네브리타로부터 저희를 지키는 일에 세레스타가 힘을 빌려주시면 영원한 우호가 약속될 것이니 다시는 그런 일이 없을 것입니다.”


음? 말이 좀 이상하다. 논점이 살짝 빗나가면서 마치 우리가 이번에 안 도우면 다른 일이 생길 것 같은 암시를 하고 있다. 오호.


“그렇군요. 그럼, 말이 나온 김에 곧바로 본론으로 들어가죠. 퓨리오타 관리자님께서는 이번에 저희 행성에게 정확히 어떤 것을 요청하고 계신 건지 듣고 싶습니다.”


린도르는 잠시 말이 없다. 눈이 작아 떴는지 감았는지 잘 안 보여 마치 선 채로 자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번 테네브리타의 침공을 막을 수 있는 군사 지원이나 물자 지원입니다. 그리고 본 행성을 귀 행성의 영속적이고 항구적인 보호령으로 선포해 주시기를 요청합니다.”


서준은 고개를 살짝 갸웃한다. 글쎄. 이 조건을 지금 받아들이라고 말하고 있는 건가.


“대가는 무엇입니까?”


“무엇을 원하십니까?”


서준은 살짝 기분이 나빠지는 것을 느꼈다. 휴, 할 수 없지.


“린도르님. 저희 세레스타는 퓨리오타에 원하는 것이 없습니다. 그렇다면 이 논의는 이제 무의미하겠네요. 대가 없는 지원을 저희가 할 리가 없으니까요. 그렇죠?”


그렇게 말하는 서준의 눈은 린도르를 보고 있지 않다. 린도르 뒤의 사람을 보고 있었다. 시간이 없으니까 빨리 가자고.


“죄송합니다. 인사가 늦었습니다. 위대하신 세레스타의 관리자님을 뵙습니다. 저는 퓨리오타 행성에서 린도르 관리자님을 보좌하는 카리나라고 합니다.”


서준의 시선을 눈치챈 베일 속의 인물이 입을 열었다. 마치 얼음을 만지는 듯한 차가운 느낌이 드는 여성의 목소리다.


서준은 말은 하지 않고 고개만 까딱거렸다.


“대가를 제시해 주지 않으면 세레스타는 이 분쟁에 개입할 이유가 없습니다. 그 점은 이해하시리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말씀드린 것처럼 퓨리오타에 원하는 것이 없습니다. 이 논의가 계속될 수 있는 안이 있으십니까?”


서준의 눈은 다시 린도르를 향했지만 말은 카리나라는 사람에게 하고 있다.


린도르는 노골적으로 안절부절못하는 표정을 짓고 있다. 카리나는 그런 린도르를 살짝 보더니 조용히 입을 열었다.


“마나석이라고 아십니까?”


마나석? 그게 뭐지?


- 행성의 마나가 오랜 시간 땅에 묻혀 있으면 딱딱하게 결정화됩니다. 이 돌을 마나석이라고 부릅니다.

말씀드렸다시피 퓨리안들은 주로 땅 밑에서 생활하기 때문에 마나들이 땅 속을 맴돌다가 마나석으로 바뀌는 경우가 많습니다.


나이스 어시스트. 민님.


- 하지만 마나석은 사실 가치가 없는, 그냥 마나가 담긴 결정화된 돌입니다. 아시다시피 마나는 관리탑으로 흡수가 되어야 자원으로서 의미를 가집니다.

마나석은 다시 관리 탑에 흡수도 시킬 수도 없습니다. 그래서 보통 ‘쓸모없는 마나’로 취급됩니다.

물론 돌 자체는 아주 예뻐서 호사가들이 그것을 모아서 장식품으로 쓰기도 하지만, 전략적인 가치는 전혀 없어 보입니다. 제의를 잘 생각해 보셔야 합니다. 관리자님.


“가치가 없는 돌 조각으로 무엇을 하시려고 그러신지요. 카리나 님.”


카리나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네. 관리자님 말씀대로 마나석은 쓸모없는 돌이죠.

하지만 옛날에 남들이 다 쓸모없다고 외면하던 그 돌을 아주 유용하게 잘 쓰는 행성이 하나 있었습니다.

아마 관리자님도 아시는 이름일 겁니다. 그 행성의 이름은 아마네르타라고 하지요.”


아마네르타. 아리엘의 모성이다. 그냥 뒤에 서 있길래 조각상인 줄 알았는데 흑막에 실세였네.


꽤나 요망하시군요. 카리나 고문.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처음 해본 행성관리가 너무 쉽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제목이 변경될 예정입니다 (변경완료) 24.09.04 11 0 -
공지 한시적 표지 변경 (성윤주) 및 연참 안내 24.08.24 10 0 -
공지 (첫공지) 일연 승급 신고와 제목 변경을 고려 중입니다 24.08.16 55 0 -
58 이거 참교육이 필요하겠네요 NEW 17시간 전 15 1 13쪽
57 이것이 바로 연료 X입니다 24.09.16 20 1 13쪽
56 카리나님의 선물 24.09.15 27 2 14쪽
55 습격의 배후 24.09.14 28 1 12쪽
54 뜻밖의 습격 24.09.13 31 1 12쪽
53 레오니타의 망나니 왕녀 (2) 24.09.12 32 1 12쪽
52 레오니타의 망나니 왕녀 (1) 24.09.11 33 1 12쪽
51 행성 전체를 테마파크로 만들겁니다 (2) 24.09.10 42 2 13쪽
50 행성 전체를 테마파크로 만들겁니다 (1) 24.09.09 44 2 16쪽
49 저보고 300조의 남자라는데요 24.09.08 73 2 14쪽
48 자고 일어났더니 거물이 되어 있었다 24.09.07 73 2 13쪽
47 가족의 시간 24.09.07 79 2 12쪽
46 쑨 웨이밍 회장 24.09.06 89 3 12쪽
45 여신 강림 24.09.06 98 2 13쪽
44 지구는 새로운 에너지를 원해요 24.09.05 103 3 12쪽
43 새로운 흑막? 새로운 목표! 24.09.04 104 2 16쪽
42 이대로 재벌물로 가나요 24.09.03 104 2 13쪽
41 진짜 별일 없었으니 안심하라구 +1 24.09.02 104 4 13쪽
40 관리자님의 씨를 좀 나눠주시겠습니까 24.09.01 105 3 13쪽
39 퓨리오타 방어전 (4) 24.08.31 104 3 13쪽
38 퓨리오타 방어전 (3) 24.08.31 105 4 13쪽
37 퓨리오타 방어전 (2) 24.08.30 105 3 12쪽
36 퓨리오타 방어전 (1) 24.08.29 105 3 13쪽
35 전설의 3연벙 전략 24.08.28 107 3 14쪽
34 1인 용병단 결성 24.08.28 107 3 12쪽
33 마나석 24.08.27 108 3 13쪽
» 꽤나 요망하시군요. 카리나 고문 +1 24.08.26 112 4 1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