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 상옥거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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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상
작품등록일 :
2024.07.26 0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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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9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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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9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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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다망(公私多忙)(1)

DUMMY

본래 관도에서 승리한 조조는 곧바로 유표를 공격하고 싶어했지만, 원소가 배후를 습격할 것을 두려워해 황하에서 대치할 뿐 움직이지 못했다.


하지만 202년 여름, 원소가 병사하고 막내아들 원상이 후계자가 되자 조조는 그 틈을 노리고 하북을 공격했고 원상의 반격을 받아 패했으나,


후계자로서 입지가 취약한 원상이 배후를 공략할 역량이 없음을 확인하고는 203년 여름 유표 토벌에 나서 예주와 남양군의 경계인 서평군에 주둔한다.


일촉즉발(一觸卽發)의 상황이었으나, 마침 후계 문제로 원상에게 도전했다가 패한 원담이 조조에게 투항하자 조조는 다시 유표를 포기하고 하북으로 향해 원상과의 대결을 벌인다.


조조가 눈앞에서 등을 보이고 퇴각하는 상황이었으나 유표는 조조를 치지 않았다. 이후로도 개입을 요구하는 원상의 독촉이 여러 차례 이어졌으나 유표는 끝내 조조의 배후를 치지 않고 방관했기에 조조는 배후의 걱정 없이 순조롭게 하북을 평정해 나간다.


이에 대해서는 친조조파로 돌아선 채모 등 양양 호족들이 득세하면서 이들에게 휘둘렸다는 분석이 있다.


허나 이렇게 볼 경우 유비를 공들여 영입한 것은 이를 견제하기 위함이었겠지만 유표는 그런 유비조차도 고삐가 풀릴 것을 견제하며 간을 보다가 모든 기회를 놓친 것으로 여겨진다.


나도 이제 빠른 시일 내에 결정을 내려야 한다. 원상과의 대결을 위해서 하북으로 향하는 조조의 배후를 쳐서 조조와 원상과의 대결에 개입할 것이냐, 원 역사처럼 방관할 것이냐 일생일대의 결정이다.


원 역사처럼 방관한다면 조조가 원상과 대결을 끝내고 하북을 완전히 평정할때까지 시간을 벌 수 있을 것이고, 조조의 배후를 친다면 역사의 변화 속에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질 것이다.


다만 방관한다면 조조가 엄청난 세력으로 성장해 원 역사처럼 그를 막기란 불가능해진다는 게 큰 문제이다.


이 문제는 시간을 가지고 생각해도 된다. 급한 것부터 처리해야 한다. 일 년 동안 나는 유비의 세력이 커지지 못하게 하면서 강동을 정복해야 한다.


지금 강동의 손권을 직접 처리할 기회가 있다면 좋겠지만 그러지 못한다면 강동에 흩어져 있는 호족의 세력을 각개 격파 해나가야 한다.


호족들이 병권을 가지고 있는 강동의 특성상 그들이 힘을 한데 모을 수 있는 시간을 주지 않아야 하는 게 손권을 직접 공격하지 않고도 지리멸렬(支離滅裂)하게 할 방법인 것이다.


그러나 현시점에서 공략할 수 있는 곳은 육가뿐이다.


나머지 호족들은 이미 손견, 손책 때부터 공신으로 자리 잡고 있었다. 다만 육가는 여강태수 육강이 원술의 군량 요청을 거절하여 당시 원술의 휘하에서 일하던 손책에게 공격을 당하고,


결국 196년에 육강이 손책과의 싸움에서 져서 죽게 된다.


그러자 그는 아들인 육적과 어려서 부친을 여의고 육강의 임지에서 성장한 육손 등 일족이 모두 오현으로 피난 갔다. 그리고 육가의 가주를 이을 육적이 너무 어렸던 탓에 육손이 육적을 대신해 집안을 관리했다.


과거에 있었던 육강의 죽음 때문에 육가와 손가 가문 사이의 관계는 원만하지 못했지만, 육손은 어떤 계기로 203년에 손권에게 출사한다.


호족 세력을 자신의 편으로 끌어들일 필요성이 절실했던 손권은 과거 사건에 대한 회유책으로 자신의 조카이자 손책의 딸을 육손과 맺어주며 화친을 청하였다고 한다.


나는 손권이 손책의 딸을 육손에게 시집보내기 전에 손을 써야 했다. 아직 202년이니 육손이 출사하기 전이다. 마음이 급해졌다.


그날 밤, 나는 손상향을 불렀다.


“손소저, 소만왕과의 훈련은 다 끝났습니까?”


“네, 공자님. 곧 만계에서 공자님의 물건을 가지고 양양성에 도착한다고 하여 오늘 모든 훈련을 끝냈습니다.”


“그동안 고생하셨소.”


“아닙니다. 몇 번 죽을 고비는 넘겼지만 괜찮습니다. 덕분에 많이 배웠습니다.”


손상향의 얼굴에서 그간 고생이 느껴지는 듯 했고 왠지 모르겠지만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그건 그렇고, 제가 손소저에게 부탁이 있어서 불렀습니다.”


“공자님, 말씀하시기 전에 한 가지 물어볼 것이 있습니다.”


“말씀하시지요.”


“공자님에 대한 호위 임무가 끝나서 이제 전 공식적으로 호위가 아닙니다. 이제 형주를 떠나야 하는 건가요? 아직 소원권도 얻지 못했는데···.”


“소원이 무엇이길래 그리 집착하십니까? 말씀하시면 제가 들어줄 수 있는 선에서는 들어드리겠습니다.”


손상향의 얼굴에 화색이 번졌다.


“진정 들어주시겠습니까? 제 소원은 ‘형주’에 제가 원할 때까지 있는 것입니다.”


역시 내가 예상했던 말이 나왔다. 하지만 나는 잠시 대답을 아꼈다.


“대답에 앞서 저도 한 가지 여쭤봐도 되겠습니까?”


“네, 하세요.”


“‘형주’와 ‘동오’는 언제든 전쟁이 일어날 수 있는 접경지역입니다. 한마디로 적이란 말입니다. 그런데 동오에 주인의 동생분께서 이곳 형주에 계시고 싶다는 게 도저히 이해가 안 가는 상황이라서 여쭤보는 겁니다.


왜? 형주에 남으시려고 하시는 겁니까?”


“저는···.” 손상향은 잠시 말을 멈췄다.


“저는...저의 오라비가 싫습니다. 자기 자신을 위해서라면 혈육이든, 친구든, 중신이든 모두 팔아먹을 사람이 저의 오라비입니다.”


“손소저가 오라비를 싫어하는 것 까지는 이해할 수 있습니다만, 혹 형주와 동오간 전쟁이 발발한다면 어쩔 생각이오?”


“···.” 손상향은 말문이 막혔다. 그리고 잠시 후 말을 이어갔다.


“그런 상황이 오면 동오로가서 오라비의 목을 따서 오겠습니다.”


“힉!!!”


나는 마시던 차를 뿜었다.


“아니 동오로 돌아가는게 아니고 손권을 어찌하겠다고요?”


돌아이는 돌아이다...


“그만큼 싫다는 것이에요!”


나는 생각했던 것을 말할 때가 온 것 같아서 차분히 말을 시작했다.


“손소저 제가 제안을 하나 하겠습니다. 받아드린다면 형주에 남을 수 있게 해보겠습니다.”


손상향이 갑자기 소리쳤다.


“하겠습니다. 그 제안 받아들이겠습니다.”


“들어보지도 않고, 대답하시면 어찌합니까!”


“그냥 하겠습니다. 여기에 남을 수만 있다면 하겠습니다. 동오의 누구 목이 필요하신가요? 한 놈인가요? 두 놈인가요?”


하!! 이 여자...내 예상을 아득히 넘어선다.


“그런 게 아닙니다. 제가 살수집단의 수장입니까?”


“그럼, 무엇인가요? 그것보다 쉬운 일인가요?”


“흉노에 한번 다녀와 주시겠습니까?”


“흉노요? 절 흉노에 팔아먹으시게요?”


“아!!! 좀!!! 팔아먹는다니요.”


“그게 아니라면 흉노에는 왜?”


“채소희님 딸을 데려와 주셔야겠습니다. 하지만 그 아이가 흉노 좌현왕의 자식이니 쉽지만은 않을겁니다.”


손상향은 씩씩하게 대답했다.


“그 아이에게 제 미래도 걸려있는데 무조건 데리고 오도록 하겠습니다. 좌현왕이 순순히 안주면 그놈 목이라도 따고 데리고 오겠습니다. 맡겨주세요!”


나는 투지에 넘치는 손상향을 보며 불안불안했다.


“절대 흉노와 척지는 행동을 하시면 안 됩니다.”


“네, 저도 한 세력의 공녀랍니다. 그 정도는 알고 있습니다. 아무도 모르게 '쓱싹'하면 되는 것 아닙니까?”


나는 머리가 아파져서 손으로 머리를 짚었다.


“손소저가 잘 생각해서 하실 거라 믿겠습니다. 저도 약속 하나를 더 해드리지요!”


“아까 형주에 계속 있게 해주신다고 했는데 또 무슨 약속이요?”


나는 의자를 밀어 일어섰다. 그리고 손상향을 내려봤다.


“손소저가 흉노에 다녀오는 동안에 다시는 형주와 동오사이에서 곤란한 상황이 발생하지 않게 정리해 동오와의 관계를 정리하겠습니다.”


손상향의 눈이 처음으로 크게 떠졌다.


“전쟁을 하실 건가요?”


“전쟁을 할 수도 있고 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방법까지 말해 드릴 순 없지만 저도 급하게 처리해야 할 이유가 생겼거든요.”


“전쟁을 하지 않고 그렇게 될 수만 있다면 너무 좋겠네요.”


“꼭 그렇게 되도록 하겠습니다.”


손상향도 일어섰다. 그리고 나에게 고개를 숙였다.


“공자님 일은 공자님 일이고 저는 제가 맡은 임무를 하러 가보겠습니다. 채소희님을 만나서 자세한 얘기를 들어보고 준비가 되면 즉시 출발할게요. 그럼, 임무 완수하고 뵙겠습니다. 공자님.”


“먼 길 조심해서 다녀오십시오. 손 소저”


손상향이 돌아갔다. 그녀의 성격상 오늘 저녁 바로 채염을 찾아갈 것이고 내일 새벽에 출발할 것이다. 이제 주사위는 던져졌고 그녀가 잘 해내길 기도할 수밖에 없다.


다음 날 정오,


사마가가 나를 찾아왔다.


“유형주, 드디어 우리 형제들이 도착했네!”


오늘 아침 만계에서 감람유를 가지고 도착했다.


“생각보다 오래 걸렸습니다. 소만왕님”


“감람유를 추출하는 일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니지. 우리 족장님 성격상 최고급으로 뽑아냈을 것이네.”


“다시 한번 만왕님께 감사 인사드립니다. 꼭 전해 주십시오.”


“빈손으로?”


나는 사마가의 말에 당황했지만 바로 이해하고 대답했다. “원하시는 게 있으신가요?”


“하하하. 당황하는 얼굴을 보니 기분이 좋구만. 농담이네 농담!”


“하... 소만왕님 또 저를 놀리시는군요!”


“내 형제를 나에게 허락도 맡지 않고 멀리 보내버린 벌이라 생각하게!”


“손소저는 떠났습니까?”


“나에게 말도 안 하고 새벽에 떠났다고 하더이다. 성격이 원체 불같아서 말이지!”


“제가 손소저에게 중요한 일을 맡겼습니다. 소만왕님 용서하시지요.”


“내가 막을 것도 없소. 알려줄 것은 이미 다 알려줬으니.”


“그러면 다행입니다.”


“유형주, 나도 이제 우리 형제들과 함께 돌아가려고 하오. 여기 너무 오래 있었어.”


“만계로 돌아가시게요?”


“당연하지. 부족을 너무 오래 비웠소. 족장님이 요새 건강이 안 좋아서 내가 옆에 있어야 하거든. 가는 길에 흥패하고 한바탕 어울리려면 하루 일찍 돌아가야겠소.”


“그동안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고마웠습니다. 소만왕!”


“내가 한 것이 머 있다고, 되려 내가 어울리지도 않은 ‘중원’에서 잘 놀다 가오.”


“곧 뵐 일이 있을 겁니다. 그때는 아주 이곳에 살 준비를 하고 오십시오!”


“하하하. 다음에는 세 명의 부인도 다 데려와야겠소!”


“혼인하셨습니까?”


“몰랐소? 내 벌써 부인이 세 명이나 있소. 아이들은 다섯이지. 아참, 유형주도 이제 혼인할 때가 된 것 같은데 어서 하시오. 이리 늦어서야 언제 다섯 명의 부인을 얻고 삼십 명의 아이들을 낳는단 말이요?”


“삼십 명이요?”


“우리 만계 여인들은 다섯 여섯 아이는 기본이요. 족장들은 다섯의 부인을 얻으니 삼십 명은 넘게 자식들이 생기지.”


오계만의 오십만 인구가 괜히 있는 아니다. 이리 많이 출산을 하니 인구가 계속 불어나고 있다.


“저도 조만간 할 계획입니다.”


“혼인할 여인은 있는 게요?”


“아직···. 없습니다.”


“하하하, 유형주도 실없소. 그럼 누구랑 혼인한다는 거요?”


“이제부터 구하면 됩니다.”


“혹시 없으면 나에게 연락하시요. 소개해 드리리다. 그리고 형제 중 몇몇을 흥패에게 붙여놓을 테니 혹시 내가 필요한 일이 생기면 흥패를 통해 연락하시오.”


“알겠습니다. 조심히 돌아가십시오.”


“유형주도 고생하시오.”


사마가도 돌아갔다.


나는 제갈량을 불러서 감람유의 효능을 알려주고 그에 맞는 물건으로 제조하라고 명했다. 제갈량은 나와 감람유를 유심히 바라보고는 흥미롭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그리고 군사부 병사들을 불러 감람유를 옮기게 했다.


제갈량이 자사실을 빠져가면서 잠시 무슨 일이 있는지 걸음을 멈추었다. 그리고 뒤를 돌아보며


“자사님. 혼인···..”


나는 버럭 화를 내며


“오늘따라 다들 내 혼인을 왜 참견하시는 거요?”


제갈량은 이해 안 된다는 표정을 지었다.


“자사님, 그게 아니고···.”


“내가 알아서 하겠소. 알아서....”


내가 씩씩거리며 대답하자 제갈량이 나를 쳐다보며 소리쳤다.


“제가 혼인을 한다고요. 제가!! 황학사의 딸과 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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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육손(陸遜)(1) 24.09.11 202 8 11쪽
35 공사다망(公私多忙)(2) +2 24.09.10 203 8 11쪽
» 공사다망(公私多忙)(1) +4 24.09.09 219 9 12쪽
33 장합(張郃)(2) +2 24.09.06 233 8 12쪽
32 장합(張郃)(1) +3 24.09.05 233 8 11쪽
31 삼고지례(三顧之禮)(4) +2 24.09.04 224 7 12쪽
30 삼고지례(三顧之禮)(3) +4 24.09.03 233 6 12쪽
29 삼고지례(三顧之禮)(2) +2 24.09.02 231 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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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전격(電擊)(4) 24.08.22 246 7 12쪽
21 전격(電擊)(3) +2 24.08.21 253 8 12쪽
20 전격(電擊)(2) +2 24.08.20 247 7 12쪽
19 전격(電擊)(1) +2 24.08.19 259 8 12쪽
18 만왕(蠻王) +2 24.08.16 246 8 10쪽
17 이질(痢疾) 24.08.15 251 6 10쪽
16 무릉(武陵)(7) 24.08.14 256 7 12쪽
15 무릉(武陵)(6) 24.08.13 255 7 12쪽
14 무릉(武陵)(5) 24.08.12 273 8 11쪽
13 무릉(武陵)(4) 24.08.09 292 8 12쪽
12 무릉(武陵)(3) 24.08.08 295 1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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