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 상옥거제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대체역사, 무협

새글

이수상
작품등록일 :
2024.07.26 02:34
최근연재일 :
2024.09.16 18:00
연재수 :
39 회
조회수 :
9,371
추천수 :
296
글자수 :
165,605

작성
24.09.06 18:00
조회
200
추천
7
글자
12쪽

장합(張郃)(2)

DUMMY

됐다. 한걸음 진척이 있었다. 중요한 고비가 남았지만 말이다.


“첫 번째 질문은 나는 병주 태생이고 기주에서 출사하여, 이곳에서는 무명이나 마찬가지인데 자네는 나를 어떻게 알고 나에게 사자를 보냈는가?”


예전 같으면 나의 능력을 장합에게 말해야 이 대답을 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 나에게는 전가지보(傳家之寶)가 있다. 제갈량!


제갈량이 조언했다고 하면은 나의 짐을 덜 수 있다. 그래야만 제갈량, 서성 두 명에게만 털어놓은 비밀은 앞으로 더 이상 알려지지 않을 것이다.


제갈량은 나의 비밀을 알기 때문에 그걸 지켜주려고 할 것이고 그것은 본인의 명성을 더욱 올려줄 것이기 때문에 마다할 이유도 없다.


“나의 군사인 제갈량은 천문과 역리에 능통합니다. 어느 날 제갈량이 저에게 장군의 이야기를 하더군요. 저도 그 말에 동하여 반신반의(半信半疑)하며 장군께 편지를 보낸 것입니다. 제갈량의 능력은 비밀에 부쳐주겠다고 약속하십시오!”


“약속하겠네. 하지만 믿을 수가 없는 대답이군. 하늘을 보고 알았다니···.”


“진실입니다. 그걸 증명해 줄 사람이 바로 저입니다.”


제갈량과 나는 서로 증인이 되어 나로 인해 발생한 의문점들이 진실한 정보로 변화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그럼 첫 번째 질문은 넘어가도록 하지.


두 번째 질문을 하겠네. 이제 곧 조조가 남하할 것이네. 어떻게 막아낼 것인가?”


“이이제이(以夷制夷) 전략으로 막아내겠습니다. 번성에 있는 유비로 조조를 막아낼 생각을 합니다.”


“유비는 기주에서도 만나봤네! 믿을만한 사람은 아니지. 그를 믿을 수 있겠는가?”


“그를 믿어서가 아닙니다. 저는 조조와 유비가 양패구상(兩敗俱傷)하기를 원합니다.”


“흠, 양패구상이라 유비를 그 정도로 높게 평가한단 말이지. 알겠네.”


“이제 마지막 질문이네.


세 번째는.”


체구에 걸맞지 않게 장합의 얼굴에 얄궂은 미소가 피어났다.


“자네는 결혼할 나이가 지난 것 같은데 혼사는 언제 올릴 예정인가? 만나는 처자가 있는가?”


“켁” 나를 사레가 들려 한참 기침을 해댔다.


“혼사라니요! 갑자기 그게 무슨 말입니까.”


“대를 이을 자식도 없는 사람에게 내 모든 걸 걸라는 말인가? 그것이 더 이기적이지 않은가? 나는 자네가 혼사를 안 올린다면 자네에게 출사하지 않을 것이네.”


나는 두통이 이는 머리를 질끈 부여잡고는 말했다.


“하겠습니다. 조만간에 좋은 혼처를 찾아 혼례를 올리도록 하지요.”


한 지역의 패자로 오르기 위해서는 결혼은 필수이다. 어차피 해야 하는 것으로 장합을 잡을 수 있다면 시원하게 대답하는 게 이득이다.


그러자 장합은 껄껄 웃고는 이내 진중한 얼굴로 나를 향해 무릎을 꿇었다.


“신 장합이 형주 자사이신 유기님을 주군으로 모시고자 합니다.”


감격스러웠다. 수성, 공성, 야전 대전투, 산악전투, 기마전 등 모든 전투를 아우를 수 있는 대표적인 명장을 내 사람으로 만들었다는 기분이 이런 걸까?


나는 잠시 기쁨을 진정시키며 생각했던 바를 장합에게 말했다.


“장군께서 강하로 가주십시오!”


“조조가 남하하는 번성이 아니고 강하입니까?”


“네, 그렇습니다. 강하는 동오와 국지전이 벌어지고 있는 중요한 거점입니다. 하지만 강하를 지키고 있는 황조 장군이 최근에 전투 중에 입은 부상으로 기식 엄중하다고 합니다. 원래는 문빙 장군을 보내려고 했으나, 문빙 장군께서 아버지가 살아계시는 동안은 양양성 방비하면서 옆을 지키고 싶다고 하여


그럴 수가 없습니다. 장군께서 잠시 강하를 지켜주십시오. 그리고 솔직히 장군을 당장은 장군을 적에게 드러내고 싶지 않습니다. 아끼고 싶네요. 아주 중요한 상황에서 떡하니 등장시키고 싶습니다.”


“주군의 뜻은 알겠습니다. 노파심에 한 말씀만 드리겠습니다. 유비를 믿지 마십시오. 그에겐 용맹한 형제들이 있으니, 선봉에 세우시되 절대 후방이나 공자님의 등 뒤를 맡기지 마십시오.”


“알겠습니다. 장군 강하를 잘 부탁합니다. 정리되는 데로 문빙을 보낼 테니 그때 양양성으로 돌아오시면 됩니다.”


“알겠습니다. 그리고 말씀 안 드린 게 있는데 제가 형주로 올 때 한 명을 더 데리고 왔습니다.”


“그가 누구인가요?”


“저수입니다.”


장합은 바로 강하로 떠났다. 강하는 이제 걱정을 안 해도 된다. 장합이 갔으니.


나는 일부로 저수를 만나지 않았다. 장합이 데려간다고 했으니 그냥 놔두기로 했다.


***


조조의 치소


조조는 기분이 좋지 않았다. 하북 일대에서 원소의 세력을 완전하게 격퇴하지도 못하였는데 허도가 위험에 빠져 군을 잠시 돌린 것이다.


그런 그의 기분을 찜찜하게 만드는 일이 발생했다.


“유비를 놓쳤다고?”


만총이 보고를 올렸다.


당연히 승전 소식이라고 여긴 조조는 다 읽고 난 후 이맛살을 찌푸렸다.


“야밤에 형주의 번성으로 도망쳐서 어찌할 수 없었다고 합니다. 그래도 유비가 가진 병력은 모두 없앴으니 다시 일어설 수 없을 겁니다.”


만총이 머리를 조아리며 대답했다.


조조는 혀를 찼다.


“유비 놈이 유표에게 의탁을 할 줄이야.”


“유표는 유비가 부담스럽고 유비도 유표에게 의탁해봤자 돌격대장 즉 칼받이가 될 신세인데 서로 어떤 의미로 동맹했는지 의외입니다.”


조조가 만총을 통해 보고받은 이유가 있었다.


이번에 허도가 위험하다며 보고를 올린 만총이었기 때문이다.


그의 안목을 높이 사서 그 식견을 재차 쓸 기회를 주고자 했다.


“가진 병력을 다 잃고 번성으로 도망친 병사가 오백에 불과했다지?”


“네.”


“그 정도면 내버려둬도 딱히 문제가 없겠군. 유표도 유비에게 쉽게 병력을 내어주진 않을걸세.”


“아닙니다. 유비는 암 같은 존재입니다. 유비는 형주의 세력을 업고 일어날 것입니다. 저항 의지를 꺾지 않을 겁니다.”


그러자 조조가 미소를 지었다.


자신이 원했던 대답이다.


“자네가 여남태수로 가게. 가서 조인을 도와 유비을 반드시 죽이고 내가 허도로 편히 갈 수 있게 하게.”


재주를 발휘할 기회라 만총은 기꺼워하며 머리를 조아렸다.


“연주자사께서 원하는 대로 이루어질 것입니다.”


만총이 떠났다.


조조는 이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이 이상 유비를 신경 쓰는 건 낭비였다.


“무엇보다 더 신경 써야 하는 것은 하북의 원소였다.”


이번에 원소의 세력을 뿌리째 뽑아야 했다. 이번 기회에 하북을 밀지 못하면 앞으로 영원히 기회가 없을 수도 있는 것이다.


당분간은 만총을 여남태수로 두고 유비와 형주의 상황을 지켜볼 것이다. 지금은 형주에 신경을 쓸 때가 아니다.


“원소를 넘어야 천하가 내 손에 들어온다.”


조조는 두 손을 펴서 지그시 바라봤다.


***


번성의 유비 처소


“형님, 어찌 조자룡을 보낸단 말이오!”


“그럼 조자룡을 보내지 않으면 또다시 너나 장비를 보내야 할 형국인데 어쩐단 말이야. 과거에도 조조에게 너를 보내고 다시 만날 때까지의 내 마음을 모른단 말이야?”


유비는 짜증이 나는 얼굴로 관우를 쳐다보았다.


“조자룡도 너와 같이 잘해줄 것이다.”


“형님, 그런 소리 하지 마시오. 조자룡이 나와 형님처럼 도원결의를 맺은 형제도 아니고 어찌 확언할 수가 있단 말이요.”


“아무리 그래도 다시는 너희와 헤어질 수는 없는 일이니 내 결정을 따르도록 해라.”


“조자룡의 능력을 보건대 앞으로 큰 일을 장수요. 너무 아깝단 말이요.”


“···.”


유비는 입을 꼭 다물었다. 관우도 유비의 결정을 돌릴 수 없다고 판단했다.


“하···. 알겠소! 그러나 다시 조자룡을 데려온다고 약속해 주시오.”


“약속하마. 내 가족을 버리더라도 그만은 다시 데려올 것이다.”


그렇게 조운은 유비의 가족들을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양양성으로 보내졌다. 조운이 떠나던 날 그는 곧 돌아오겠다고 했지만 관우, 장비, 손건등은 눈물을 흘리며 아쉬워했다.


그들은 알고 있었다. 조운이 쉽게 돌아오지 못하리란 사실을 말이다.


그렇게 조운은 자사주의 유비 가족이 있는 별채에서 호위로 배치되었다. 나는 조운이 미치도록 보고 싶었지만 참았다. 바로 그를 만난다면 반발심이 생길 거라는 생각 때문이다.


아직 시간은 많다. 천천히 조운을 만나도 늦지 않을 것이다.


나는 유기로 살면서 어쩔 수 없이 수많은 사람들 위에서는 군주가 되어야 한다.


그들은 자신들만의 정의를 관철하기 위해 또는 소중한 가치를 지키기 위해, 행복하기 위해 등 각자의 신념으로 힘든 싸움을 헤쳐 나가는 이들이다. 나는 단지 지시를 내리는 위치에 있을 뿐, 능력적으로 나은 점은 없다.


굳이 나의 능력을 꼽자면 ‘깊이 아는 것’이다. 나는 많은 사람들의 과거와 미래, 능력들을 잘 알고 있다. 나는 이를 ‘덕질’이라 생각한다.


‘덕질’은 군주로서 아주 중요한 자질이라 본다. 각자의 개성과 성격을 파악하면, 팀으로 활동할 때 적절하고 효과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다. 우리 군대가 무엇을 잘하는지, 무엇을 원하는지, 어떤 목표를 가졌는지 아는 상태에서 세우는 전략은 효과적이다.


이는 곧 승리를 위한 지름길이기도 하다. 사실 모든 사람을 단편적인 정보로 기억하는 일은 쉽지 않다. 외운다는 느낌보다는 이해하려 한다.


하나의 예로 예형과 제갈량의 기싸움이 있다. 예형은 제갈량이 나에게 임관한 뒤부터 제갈량에게 못되게 구는 중이다.


나에게 들릴 정도면 이미 자사부안에서는 소문이 자자하다고 볼 수 있다.


나는 예형을 자사실로 불렀다.


예형이 자사실 문을 열고 들어왔다.


“무슨 일로 부르셨습니까?”


“내가 친우를 부르는데, 꼭 이유가 필요한가?”


“갑자기 친우라는 말씀을 하시는 게 수상합니다.”


“뭐가 수상하단 말인가?”


“물어보고 싶은 게 있으신 게죠. 말씀하십시오?”


“정평!”


“네!”


“왜 공명에게 왜 못되게 구는가?”


“제가 못되게 군다고 누가 그러하던가요?”


“그게 중요한가? 내가 들었다는 게 중요한 게 아니겠는가?”


예형은 잠시 말을 멈추고 눈을 찢으며 나를 쳐다보았다.


그리고 큰 한숨을 쉬며 말했다.


“후···. 부러워서 그랬습니다. 어린놈이 생각하는 게 보통이 아닙니다. 그놈과 잠시 얘기를 하다 보면 제 자신이 비참해질 정도입니다. 어디서 저런 놈을 데리고 오신 겁니까?”


나는 지긋이 예형을 바라봤다. 예형의 입장에서 보면 이해도 갔다. 천재가 천재를 알아본다고 하지 않는가.


“정평, 나는 자네가 공명을 도와줬으면 좋겠네.”


“주군, 주군이 잘못 생각하는 게 있습니다. 공명이라는 놈은 제가 도와주고 말고 그런 놈이 아닙니다.


앞으로 주군이 어떻게 해야 할지를 계획함에 있어서 그 세밀함이 치가 떨릴정도입니다. 그런 놈에게 제가 무슨 도움을 준다는 말입니까?”


예형은 공명을 진짜 질투하고 있었다.


나만 아니었더라도 그 질투심과 시기로 인해 형주를 떠나버렸을 것이다.


“주군, 저는 오늘부로 군사부를 떠날 것입니다.”


나는 진짜 놀랬다.


“정평, 형주를 떠난단 말인가?”


예형은 의자를 박차며 일어났다.


“누가 형주를 떠난다고 했습니다. 똑똑한 놈 하나 들어왔다고 정령 저를 버리시려고 그러십니까?”


“아니네! 자네가 군사부를 떠난다고 하여 내 놀래서 헛소리가 나왔네.”


“저를 군사부에서 자르시고 예랑(禮郞)으로 임명해 주십시오!”


예랑은 대홍려(大鴻臚)의 속관으로 외교를 담당하는 직책이다.


“제갈량이 못하는 걸 하겠습니다. 그가 아무리 날고 긴다 하여도 제 주둥이만큼은 놈이 못 따라올 것입니다. 제가 주군의 유세객(遊說客)이 되어 적들을 씹어 먹어버리겠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삼국지 상옥거제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추석 당일 휴재 공지 (2024. 9. 17) NEW 10시간 전 12 0 -
39 임명(任命)(1) NEW +1 10시간 전 61 6 12쪽
38 비상(飛翔) +1 24.09.13 133 7 13쪽
37 육손(陸遜)(2) +2 24.09.12 148 6 12쪽
36 육손(陸遜)(1) +2 24.09.11 161 7 11쪽
35 공사다망(公私多忙)(2) +2 24.09.10 169 8 11쪽
34 공사다망(公私多忙)(1) +4 24.09.09 185 8 12쪽
» 장합(張郃)(2) +2 24.09.06 201 7 12쪽
32 장합(張郃)(1) +2 24.09.05 199 7 11쪽
31 삼고지례(三顧之禮)(4) +2 24.09.04 198 5 12쪽
30 삼고지례(三顧之禮)(3) +2 24.09.03 203 6 12쪽
29 삼고지례(三顧之禮)(2) 24.09.02 202 5 12쪽
28 삼고지례(三顧之禮)(1) +2 24.08.30 230 6 12쪽
27 담판(談判)(4) 24.08.29 203 6 12쪽
26 담판(談判)(3) +2 24.08.28 212 7 11쪽
25 담판(談判)(2) 24.08.27 219 7 12쪽
24 담판(談判)(1) 24.08.26 228 7 11쪽
23 전격(電擊)(5) 24.08.23 220 6 11쪽
22 전격(電擊)(4) 24.08.22 222 7 12쪽
21 전격(電擊)(3) +2 24.08.21 229 8 12쪽
20 전격(電擊)(2) +2 24.08.20 225 7 12쪽
19 전격(電擊)(1) +2 24.08.19 233 8 12쪽
18 만왕(蠻王) +2 24.08.16 223 8 10쪽
17 이질(痢疾) 24.08.15 225 6 10쪽
16 무릉(武陵)(7) 24.08.14 230 7 12쪽
15 무릉(武陵)(6) 24.08.13 224 7 12쪽
14 무릉(武陵)(5) 24.08.12 243 7 11쪽
13 무릉(武陵)(4) 24.08.09 259 8 12쪽
12 무릉(武陵)(3) 24.08.08 264 8 12쪽
11 무릉(武陵)(2) 24.08.07 282 8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