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 상옥거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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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상
작품등록일 :
2024.07.26 0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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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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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5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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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질(痢疾)

DUMMY

“저는 의원이 아닙니다. 저는 역(易)에 관해 당대 최고 인물 중 한 분이신 형주자사의 아들로 어렸을 적부터 유명한 학자들을 실제 보고 대화 나눌 기회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여기서 역이란 자연을 그대로 본받은 학문으로, 자연의 운행 질서와 인류 사회의 근본 원리를 모두 포함하고 있다.


다시 말해 하늘의 운행이 땅에 영향을 주고, 땅은 그 영향을 받아 자신이 변화하는 동시에 하늘에 영향을 주어 변화시킨다.


그 변화를 연구하는 역(易)은 천문, 역학, 의학 등 모든 학문을 통칭한다.


“또한 저는 역에 관한 수많은 서적을 읽었습니다. 저는 역(易) 중 인간의 신체와 질병을 연구하는 의학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이질의 증상과 치료법 및 대응 방법을 알고 있을 뿐이지 저는 의원은 아닙니다.”


인구수는 강대국 즉 강한 세력의 척도이다. 현대에도 중국과 인도, 러시아가 강대국으로 평가받는 이유 중 제일 큰 요인은 인구수인 것이다.


이 시대에도 강한 세력이 되는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이 인구수이다. 인구가 많아야 농사도 짓고 전쟁을 치를 인원도 징병할 수 있다.


열대지역에서의 이질은 인구수에 크나큰 타격을 주고 있는 말 그대로 ‘재앙’이다. 시내암은 이 재앙 같은 질병에서 벗어날 수만 있다면 어떤 일도 감내할 수 있었다.


“유백달! 자네가 이질을 해결할 수만 있다면, 감람유를 원하는 만큼 내어주지.”


“아버지!!”


시내암 옆에 서 있던 사마가가 소리쳤다.


“감람유는 우리 만계의 보물입니다. 그런 감람유를 외부인에게 주다니요. 안 될 말입니다.”


만왕은 진지한 목소리로 말했다.


“사마가, 잘 생각해 보아라. 감람유가 보물인 것은 확실하나 그 보물도 사람이 있어야 빛이 나는 법이다. 지킬 사람도 없고 보물이라 생각해 줄 사람이 없어지면 그것이 아무리 큰 보물이라도 무슨 의미란 말이냐?


나는 보물은 잃을지언정 만계의 백성들을 지키고 싶다. 저 빌어먹을 질병으로 인해 우리의 미래가 될 아이들을 너무 많이 잃었다.


아이들이 없으면 우리도 없다. 만계의 미래는 매년 새로 열리는 감람나무의 열매가 아닌

우리 아이들이다.


만계의 십만 명의 목숨이 나와 너의 결정이 달려있다는 걸 명심하여라.”


“끙”


사마가는 앓은 소리를 냈다.


“아버지, 그래도 안 되겠습니다. 이질도 중요하고 사람 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저놈들이 우리의 보물을 가져가서 그걸 지킬 수 있는 힘은 있는지 확인해 봐야겠어요.

감람유를 가져가서 남에게 뺏긴다면 우리의 보물이 온 세상에 알려지게 될 것입니다.”


사마가가 거대한 둔기인 철질여골타(鐵蒺藜骨朵)를 한 손으로 들고 우리 쪽을 보면서 말했다.


“내 무기는 내려놓고 이 두 주먹으로만 싸워주지! 무기를 들면 나와 겨눌 녀석은 이 세상에 없을테니 말이야.


사마가는 신력(神力)을 타고나 이백 근이 넘는 무기를 휘두를 수 있을 정도로 무릉에선 천하무적이었다.


”나를 이기기는 불가능할테니 내 공격을 막아내기만 해도 감람유를 내어주마. 여기에서 나와 싸울만한 담이 있는 사람이 있느냐?”


사마가는 한마디를 던지고 접객당을 나가 연무장으로 향했다.


“대결을 하자는 건가?”


서성이 앞으로 나오면서 말했다.


“공자님, 저를 보내주십시오. 안 그래도 저 건방진 놈에게 참교육을 시켜주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서성이 나에게 허락을 받는 동안에 이미 감녕이 단검을 탁자에 놓고 손을 이리저리 풀면서 사마가쪽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내가 사천의 감녕이다! 무릉의 새끼 고양이에 대해서 많은 소문을 들었지. 언제간 만나서 어른들의 진짜 싸움이 무엇인가 알려주고 싶었는데, 그게 오늘인가 싶구나!”


빠직!!!


“머 새끼 고양이? 사천의 누구인지 모르겠지만 오늘이 네 제삿날인 줄 알아라!”


연의에서 감녕을 죽인 사마가! 그 운명이 서로 끌어당기듯이 감녕과 사마가는 서로를 향해 달려들었다.


“차아아아찻!!”


감녕은 평소 무심해 보이던 표정과 달리, 싸움이 시작되자마자 마치 불나방이 불에 뛰어들듯 사마가에게 달려들었다.


“엄청나군!”


나의 감탄에 장내에 있는 누구도 어떤 반론을 제기하지 못했다.


설마 사마가와 힘으로 맞붙는 사람이 있을 거라곤,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었기 때문이다.


“시원하게 붙어 보자고!”


“하하하! 재밌군!”


파앗!


퍽! 퍽! 펑!


쾅!


감녕과 사마가가 부딪히며, 연무장이 울렁일 정도로 큰 기의 폭풍을 일으켰다.


퍽! 퍽! 파악!


신체의 강인함, 타고난 신력(神力)이야말로 사마가의 가장 큰 능력(能力)이다.


하지만 감녕이 가진 능력은 사마가와 다른 형태(形態)의 능력 ‘유연(柔軟)’함이다. 신체의 유연함, 무공의 유연함 그리고 무공을 펼치는 사고의 유연함이야말로 감녕의 가장 큰 장점이다.


그 유연함을 최대로 발휘하고자 감녕은 무기도 거리의 이점을 가진 창이나 검을 쓰지 않고 단검을 고집하고 있다.


감녕은 뱀이 꿈틀거리듯 반원을 그리며 전진하는 동시에 주먹과 팔꿈치를 자유자재로 내질렀다.


파파파팟!


주먹이 닿는 거리와 팔꿈치의 강약까지 변화를 주어, 사마가가 자신의 공격에 익숙해지지 못하게 한 것이다.


파악!


감녕의 발차기와 사마가의 주먹이 정면으로 부딪쳤다.

발이 주먹을 때린 격이었지만, 두 사람이 동시에 물러섰다.


“이런 미꾸라지 같은 놈이!” 사마가는 큰 소리로 소리쳤다.


“힘만 센 곰 같은 놈이. 귀 아프다. 자, 또 들어간다!”


그리고 사납게 웃은 감녕이 재빨리 뛰어들어 사마가의 목과 가슴, 허리를 노리며 수십 개의 주먹을 내질렀다.


감녕와 사마가는 서로 물러서거나 피할 생각이 없었다. 그리고 그들의 싸움이 끝을 향해 가고 있었다.


그들은 당연한 듯 체력을 아끼기보다 서로 가진 힘을 단번에 부딪치기로 작정하고 서로에게 달려들었다.


감녕은 사마가를 향해 웃음을 지어 보이고는 말했다.


“끝장을 보자!”


사마가 역시 물러날 생각이 없었다.


“나와 같은 생각이군!”


남은 모든 힘을 모은 감녕의 주먹과 사마가의 두 주먹이 서로를 향해 내질러졌다.


퍼엉!


거대한 기운의 폭발.


연무장이 무너졌다.


감녕과 사마가, 두 사람 모두 무너진 연무장 위에 대자로 뻗었다.


“저런 무지막지한 놈들!”


모든 기운을 다 쓴 두 사람은 기절했다. 서로 목숨은 지장이 없는 듯 숨은 쉬고 있었다.


어마어마한 사마가와 감녕의 싸움에 연무장에 모인 모든 사람이 두 눈을 부릅뜨며 감탄했다.


모두 싸움의 결말에 놀랐다. 무릉에서 사마가는 싸움에서만큼 신 같은 존재이다. 그런 사마가를 이름도 알려지지 않은 감녕이 동등하게 싸우다 못해 기절시켜 버린 것이다.


시내암은 두 사람을 즉시 치료실로 옮기라고 명했다.


그리고 나는 싸움의 결과와는 무관하게 이질의 예방과 치료를 위해 일을 시작했다.


지금이 일촉즉발(一觸卽發)의 상황이라 판단하고 빠른 이질 치료를 위해 필요한 준비물과 약재들을 시내암에게 구해달라 청했다.


이질의 치료를 위해서는 항생제를 써야 하나, 지금은 항생제를 구할 수가 없으므로 세균성 질병에 효과가 있는 약재를 구해야 했다.


첫 번째로는 ‘죽엽’이다. 죽엽을 말려 달여 마시게 해야 한다. 죽엽차는 열성 전염병에 특효가 있는 차로 수시로 마시면 이질의 치료가 된다. 특히 어린이에게 효력이 좋다.


두 번째로는 ‘녹두’이다. 녹두 역시 말려 달여 마시면 모든 세균을 없애주어 이질에 효과가 있다. 단, 이 차는 몸을 차갑게 하므로 여름에 복용하는 것이 좋다.


마지막으로 제일 중요한 ‘용담초’이다. 앞서 녹두나 죽엽이 예방을 목적으로 한다면 용담초는 치료를 목적으로 하는 약재이다.


잘게 썬 용담초에 황련, 황경피나무를 섞어 달여서 복용하면 해열과 회복에 도움이 된다. 이질에 걸려 나타난 높은 열과 의식불명, 혼미 상태를 호전시키는 효과가 있다.


시내암에게 약재를 알려주면서 최대한 빠르게 확보할 수 있도록 요청했고 서성과 손상향에게는 각자 할 일을 명하였다.


일단 서성에게는 식수 문제를 해결하는 명령을 내렸다. 인분을 사용하여 농사를 짓는 만계 부족민들에게 낮은 지대에 있는 우물은 세균 덩어리의 식수를 마시는 것과 같다.


서성에게 기절해있는 감녕을 대신하여 성문 밖에 대기하고 있는 감녕의 부하들을 불러 보아 인근에 높은 지대에서 아래로 흐르는 물이 있는지 조사해 보라고 했다.


당분간은 거기서 물을 공수하고 장기전으로는 농사를 짓고 있는 지역과 떨어진 곳에서 우물을 파야 한다.


또한 손상향에게는 환자의 격리를 담당하게 했다. 일단 부족 내에 이질이 걸린 사람을 격리하여 생활 공간을 나누게 했다. 이질은 빠른 속도로 전파되는 전염병이기에 격리는 필수이다.


식수 문제는 서성에게, 격리는 손상향에게 담당하게 했다면, 마지막으로 나는 이질을 예방하기 위해 하수도(下水道)를 위생적으로 해결해야 했다.


농경사회에서는 비료를 만들기 위해서 공중변소가 필수적이었다. 공중변소를 통해 비료를 공급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공중변소는 계속 유지하되 이를 위생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감람유를 이용해 비누를 만들고 공중변소를 이용한 후 손과 몸을 깨끗하게 씻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또한 비료는 필요한 만큼만 저장하고 나머지는 방치하지 않고 즉각 폐기하게 조치했다.


잠시 후 시내암이 다가왔다.


“유백달, 언제쯤이면 질병이 잡힐 것 같소?”


“십일 내외면 충분합니다!”


“좋소. 내 전폭적인 지원을 할 테니 이질 퇴치에 최선을 다해주시오. 우리 만계에 머무는 동안은 귀빈으로 대할 것이오.”


“알겠습니다. 실망하게 해드리지 않겠습니다.”


며칠이 지났다. 부족 곳곳이 공사 소리로 시끄러웠다. 부족민들와 감녕의 부하들는 나의 감독하에 우물을 새로 만들고, 공중변소 시설을 개선했다.


그리고 손상향을 마을 여인들과 함께 감량유를 이용하여 비누 제작에 박차를 가했다.


나의 판단은 적중했다. 일단 이질 환자를 완벽하게 격리하자 전염병 확산이 확 줄었고 깨끗한 물이 공급되자 전체적인 건강 상태가 많이 호전되고 있었다.


더불어 시내남이 구해온 약재들로 부족 의원들과 함께 환자를 치료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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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전격(電擊)(4) 24.08.22 223 7 12쪽
21 전격(電擊)(3) +2 24.08.21 230 8 12쪽
20 전격(電擊)(2) +2 24.08.20 226 7 12쪽
19 전격(電擊)(1) +2 24.08.19 234 8 12쪽
18 만왕(蠻王) +2 24.08.16 224 8 10쪽
» 이질(痢疾) 24.08.15 226 6 10쪽
16 무릉(武陵)(7) 24.08.14 231 7 12쪽
15 무릉(武陵)(6) 24.08.13 225 7 12쪽
14 무릉(武陵)(5) 24.08.12 244 7 11쪽
13 무릉(武陵)(4) 24.08.09 260 8 12쪽
12 무릉(武陵)(3) 24.08.08 265 8 12쪽
11 무릉(武陵)(2) 24.08.07 283 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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