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 상옥거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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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상
작품등록일 :
2024.07.26 0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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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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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0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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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전격(電擊)(2)

DUMMY

“그건 절대 허락하지 않으실 거요. 또한 자사의 허락 없이 독단적으로 진행하여 유종이 후계자가 된다 한들 채덕규 자네는 그 자리를 보전하기 어려울 것이오.”


“그건 내가 알아서 하겠소. 괴소문이 더 확대된다면, 그때는 유기 한 명으로 수습이 안 될 것이오.”


“그 소문은 사실이요? 과거의 호족과 백성이 학살된 사건이 원술이 아닌 자네가 했다는 것 말이야?”


“맞네. 내가 했네. 아니지 나와 유표가 함께 한 것이지. 자네는 내 친구였기 때문에 빠진 것이네. 다행이라고 생각하게.”


“다행? 형주 백성들은 그 사건으로 수많은 친인척을 잃었네! 그게 자네 짓이었다고? 그게 밝혀지는 날에는 형주에서 떠나 도망가야 할 것이네.”


“난 도망가지 않네. 나는 반듯이 유종을 후계자로 만들 것이네. 만약 그렇게 못하면 결국 유기의 뜻대로 되는 것이네. 그럼, 형주는 무너질 것이고 우리는 사분오열(四分五裂)되어 흩어지게 될 것이야!”


“자네가 무슨 일을 할 것인지 모르겠지만, 제발 형주와 백성들을 생각하게.”


“마지막으로 자사를 독대한 후에 방책을 밝힐 테니, 자네는 뒷수습을 어떻게 할지나 생각해 놓게.”


***


나는 자사실에서 바로 별채로 돌아왔다. 채모가 내가 달라졌다고 했지만 달라진 건 나뿐만이 아니었고 별채도 놀랄 만큼 변해있었다.


별채 문을 열자, 예형과 반장, 서성이 문 앞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나는 예형을 향해 돌아보면서 어찌 된 영문인지 물어보았다.


그러자 예형이 말하길 원래 별채였던 장소는 예형의 제안으로 무영전이라는 이름으로 완전히 탈바꿈했다. 그러면서 증축했는데, 생각 이상으로 크고 화려한 건물이 한눈에 들어왔다.


마당이 기존에 비해 두어 배쯤은 넓어졌고 한쪽에는 연무장까지 갖춰졌다. 담장도 높아져 이제 한눈에 담으려면 고개를 돌려서 봐야 할 정도다.


단층으로 이루어졌던 전각은 이 층 누각이 올라가 있었다. 무영전의 일 층은 호위대와 별채에 소속된 구성원들이 사용했고 이층은 통째로 내가 사용했다.


증축에 든 비용은 모두 예형의 개인 자금으로 냈다.


나는 예형에게 물었다.


“정평, 무슨 돈이 있어서 이렇게 화려하게 증축하였는가?”


“제가 지금껏 독설로 돈벌이하며 모아둔 돈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주군을 찾은 사람으로서 주군 그늘에 있으면 되는데 돈이 무슨 소용입니까! 그래서 제 입맛에 맞게 별채를 증축했는데 왜 마음에 안 드십니까?”


“아니, 아주 마음에 드네!! 조금 부담스럽긴 하네만···. 내 그 마음을 받지! 자네의 나무가 되어주지.”


“이미 그러고 계십니다. 평생을 살면서 최근처럼 마음이 편한 적이 없습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한 사람만 생각하며 계책을 짜면 되는 것이 이렇게 행복한 일인지 처음 알았습니다.”


으! 나는 살짝 소름이 돋았다.


내가 예형과 한참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반장이 서성에게 말을 걸었다.


“형님, 외유는 잘 다녀왔소?”


“특별한 것 없이 잘 다녀왔지.”


서성이 반장보다는 몇 살 위라서 반장은 서성을 형님으로 불렀다.


“같이 갔던 병사에게 물어보니 공자님이 혹독하게 훈련했다는데 사실이오?”


“나도 주군이 이 정도로 독종이었을 줄은 몰랐다.”


“독종이라니?”


“무릉에서 양양성까지 단 한 순간도 쉬지 않으시고 수련하시면서 오셨지! 아마 덕규는 이제 공자님의 몸에 손도 못 댈 것이다.”


“에잇!!! 아무래도 그런 말 하지 마시오. 나 반장이요! 반장!”


“그러니까 반장 너 말이다. 하하하”


반장은 서성을 기분 나쁘게 쳐다봤고, 서성은 한참을 웃었다.


손상향은 손권에게 드디어 적성에 맞는 일을 찾았다며 연락했고, 무릉 여정이 끝났음에도 내 옆에 호위로 남아 있고 싶어 했다.


그녀의 상황은 공식적인 외출 아닌 가출이었고 설마하니 적대 세력인 양양성에 있을 거라는 것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할 것이다


허나 손권의 동생를 내가 데리고 있다는 것은 정치적으로도 큰 부담이었다. 그러나 사마가와 같이 있는 것으로도 십만 대군을 가진 효과를 얻을 수 있듯이


손상향은 추후 동오와의 협상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 신분이기 때문에 당분간 호위로 두기로 했다.


하지만 내 측근들 이외에 대외적으로는 손상향의 신분을 숨켰다.


앞서 서성이 말한 것처럼 나는 무릉에서 양양까지 단 한 순간도 쉬지 않고 수련하면서 올라왔다.


복귀하는 도중 어느 날 저녁을 먹고 서성과 야간 수련을 하고 있는데 손상향이 가까이 다가오더니


“에잇!! 공자님이 호위보다 강하면 어쩌자는 건가요? 수련도 적당히 합시다. 적!당!히!!”


“손호위, 내가 강해지면 호위 임무의 부담감이 줄어들 것 같은데, 아니요?”


“전 벌써 세 번째 자객 얼굴도 못 봤다고요! 자객들이 와도 죄다 몸뚱이에 구멍이 뚫려 나가니 저의 칼들이 녹슬겠어요! 누가 호위이고 누가 보호 대상인지 모르겠네요!”


손상향은 얼굴을 찡그리며 내 옆에 않았다.


“내가 여자라서 잠자리가 떨어져 있으니 도저히 안 되겠어요! 이제부터 남장을 하고 공자님과 함께 머물러야겠어요!”


실제로 무릉에서 양양성까지 이동 경로중에 나를 노린 공격이 열 번은 넘고 있었다. 그중 몇몇은 서성이 순찰 중에 처리했고 나머지는 내가 다 처리했다.


“끙, 그래도 남녀가 어떻게 같이 잔단 말이오!”


나는 손상향에게 다가서며 제안했다.


“그러면 이렇게 하시죠. 손호위도 나의 수련을 도와주시오.”


“어떻게요?”


“양양성에 도착할 때까지 손호위가 나를 공격해 주시오. 나도 자객들의 기습에 대한 실전 훈련이라고 생각하고 임할 테니 손호위도 진지하게 임해주시오!”


“흐흣! 저보고 공자님을 기습하라고요?”


저건 왜 또 웃으면서 질문하는 거지? 그 똘끼 있는 눈깔이 또 나오네.


“맞습니다.”


“그럼, 제가 공자님의 옷자락을 벤다면 제 소원 하나 들어주실래요?”


“소원이요?”


“네. 저도 상식이 있는 여자랍니다. 적당한 소원 말할 테니 걱정하지 마시고요.”


“그러죠! 제가 들어줄 수 있는 범위의 소원이라면 들어드리죠. 단 손소위가 제 옷자락을 베었을 때 이야기입니다.”


“하핫!! 감사합니다. 소원! 소원! 소원! 소원!”


손상향은 마치 소원권을 얻은 것처럼 신나게 돌아갔다. 하지만 양양성에 도착할 때까지 손상향은 나의 옷자락은 커녕 제공권(制空權) 안에 들어오지 못했다.


하루 동안 휴식을 취했다. 아버지와의 일을 마무리하기 위해 자사실로 가려는 찰나,


손상향이 무영전 이층 회의실 문을 두드렸다. 회의실에는 이미 사마가와 서성이 나와 함께 대화하고 있었다.


“공자님께 드릴 전갈이 있어서 왔습니다. 들어가도 될까요?”


“들어오시오. 안 그래도 지금 막 나가려는 참이었소.”


회의실로 들어온 손상향이 들어왔다.


“누구에게 온 전갈이오?”


“저의 오라버니에게 온 전갈이랍니다.”


“토로장군에게서요?”


“네!”


“토로장군에게 여기 있다는 것을 알렸소?”


“네, 하지만 오라버니는 알고 있었을 겁니다. 세작들이 이미 저의 동선을 보고 했을 거니까요.”


손상향을 곁에 두기로 했을 때 걱정했던 부분이 이런 것이다. 손상향이 가출했다고 하지만 손권의 동생이다.


멀리서라도 지켜보고 있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나의 동선이 손권에게 일일이 알려지게 되는 꼴이다. 허나 실보다는 득이 커서 손상향과 함께했다.


성안에서는 적의 세작이 마음대로 활동하기는 어려운 환경이다. 특히나 무영전은 양양성의 심처중에 심처라서 세작은 들어올 수 없다.


그래서 성안에서는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지만 외부로 나갈 때는 세작의 눈을 신경을 써야 했다.


그런데 손권이 나에게 전갈을 보내다니 무슨 내용일까 너무 궁금했다.


“어서 전갈을 보여주시오.”


손상향은 나에게 다가왔다. 그런데 전갈을 나에게 전하는 손상향의 눈빛이 이상하다. 이 미친년이 왜 그럴까?


어쨌건 손권이 보낸 전갈을 받으려고 무심코 손을 뻗었을 때, 손상향은 갑자기 자객이라도 된 것처럼 내 품에 파고들어 주먹을 내지르려고 했다.


“아니, 손호위 훈련은 양양성에 도착할 때 끝났소. 그런데 이게 무슨 짓이요?”


“저의 소원권은 아직 끝나지 않았답니다. 전 얻을 때까지 할 거예요!”


전혀 방비가 되어 있지 않던 상황이라 난 복부를 얻어맞고 뒹굴뒹굴하는 참사가 머릿속에 떠오른 찰라,


손상향의 뒷덜미를 낚아채서 던져 버린 사람이 있었다.


우당탕!!


인정사정없이 던져 버린 터라 손상향은 정신없이 굴렀고, 나는 그렇게 만든 당사자, 사마가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소만왕, 고맙습니다. 덕분에 낭패를 면했습니다.”


“공자님은 너무 무르오. 중원에서 제일 조심해야 할 것은, 노인과 어린아이 그리고 특히 여자요! 교활한 사람들 사이에서 어찌 살아남았는지. 원.”


나는 서성을 쳐다보았다. 실제로 훈련 상황이 아니라면 호위는 서성이다.


서성은 손상향이 나를 공격할 때 저지해야 했다.


서성도 설마 손상향이 이렇게 덤빌 줄은 몰랐을 것이다. 머쓱한 표정으로 앞으로 더 주의 깊게 보겠다고 말했다.


나는 쓰러져있는 손상향의 손에서 전갈을 빼 들어 손권이 보냈다는 전갈을 펼쳤다.



- 형주자사(荊州刺史)의 아들 유기(劉琦)는 보시오. -


나는 동오의 손권이라고 하오. 우리가 아직 만난 적은 없지만 내가 나이로 손위인 것 같으니 편하게 부르겠소!


유백달, 우리 상향이과 함께 외유를 떠났다는 소문을 들었네. 동오의 청년들조차 우리 상향이를 감당하지 못하는데 어찌 자네가 함께하게 되었을까? 하하하···


나의 장수 반장을 꾀여내 자네 사람으로 만든 일은 그냥 넘어가겠네. 반장에게도 동오만큼은 아니겠지만 거기서 잘 있으라고 하게. 그건 자네에게 주는 조그마한 선물이라 생각해 주게.


단도직입적으로 말하겠네. 유백달! 우리 상향이를 잘 부탁하네! 자네가 계속 데리고 살아도 좋고 상향이가 동오에 없으니 한시름 놨네. 내 요새 꿀잠을 잔다네.


아무튼 다음에 한번 봄세. 그땐 내가 크게 한턱내겠네.


그러면 고생하게. 그리고 정말 고맙네.


- 상향이의 못난 오라비 손중모 -



하! 오라비나 동생이나 똑같은 놈들이다. 이 또라이들....


차라리 지금 돌려보낼까.


손권도 감당하지 못할 정도의 더러운 성질머리라 같은 편조차 손상향을 꺼리는 모양이었다.


손상향이 간신히 신형을 일으키자, 사마가가 말했다.


“사갈 같은 눈깔을 가진 놈일세. 저런 놈은 곁에 두면 안 되니 당장 죽이는 것이 어떻겠소?”


”소만왕!! 죽이는 것은 안 되오. 나의 호위이기도 하고 저년 아니 저 호위가 동오에 손권의 하나뿐인 여동생이라오.”


“호위라고? 호위가 공자를 왜 공격하는 것이오?”


“그게 그렇게 되었소! 그만하라고 했는데 이상한 것에 눈이 멀어서 멈추지를 않고 있으니. 원... 그리고 소만왕, 놈이 아니고 여자요. 호위 역을 수행 중이다 보니 남장하고 있었을 뿐이요.”


무릉에서 여기까지 함께 왔던 사이인데 아무리 남장했기로 서니 사마가는 손상향이 여자인 줄 모르고 있었다.


“여자인지 몰랐소?”


“헛, 여자였소? 만계에서는 저리 비리비리 살집 없는 여자는 여자로도 안 치오. 그래서 내가 관심이 없었소. 여자인지 남자인지. 핫핫핫. 만계의 여자가 최고의 여자지. 다음에 공자에게도 소개해 주리다.”


“됐습니다. 연애는 제가 알아서 하겠습니다. 그건 그렇고 손상향을 어쩐다!”


내가 손상향에 대해 고민을 하자, 사마가가 슬쩍 제안을 꺼냈다.


“그럼, 내게 맡기시겠소?”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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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삼고지례(三顧之禮)(2) 24.09.02 202 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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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무릉(武陵)(5) 24.08.12 243 7 11쪽
13 무릉(武陵)(4) 24.08.09 260 8 12쪽
12 무릉(武陵)(3) 24.08.08 265 8 12쪽
11 무릉(武陵)(2) 24.08.07 282 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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