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 상옥거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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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상
작품등록일 :
2024.07.26 02:34
최근연재일 :
2024.09.1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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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0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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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무릉(武陵)(3)

DUMMY

“공자님의 제안을 받겠습니다. 저를 호위로 써주세요.”


“그렇게 하겠습니다.”


손상향은 나를 뜨겁게 바라봤다.


“저에겐 꿈이 있습니다. 중원 제일 여협이 되는 것이지요. 그래서 가출을 결심했습니다. 궁에서 뜨개질만 배워서는 제 꿈을 이룰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 꿈을 제가 이뤄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이제 손소저와 저는 동료가 된 겁니다.”


“동료라고요?”


“예. 동료입니다. 같은 꿈을 향해 도전해 가는 것이 동료입니다. 저도 중원 제일이 되고 싶거든요.”


“중원 제일이라?? 여러 의미가 있겠지만 저도 공자님의 꿈을 응원하겠습니다.”


“네. 감사합니다. 소저 곧 출발할 예정이니 빠르게 준비해서 내려오시지요.”


“네! 공자님.”


손상향이 방으로 올라갔다.


손상향이 올라가자, 옆에 있던 서성이 질문했다..


“주군, 저 소저를 데리고 다닐 생각이십니까?”


“내가 말한 그대로야. 당분간 호위로 데리고 다닐 생각이야.”


“굳이 그러실 필요가 있겠습니까? 공자님은 제가 지켜드리면 되고 또한 일신(一身)에 무력도 저와 함께 수련하시면, 조만간 누구도 공자님에게 위협하기는 쉽지 않을 것입니다.


그런데 왜 호위를 추가로 두려고 하시는지요?”


서성은 나를 께름칙하게 쳐다보면서 물었다.


“혹시··· 저 소저에게 마음이 있으십니까?”


“마음? 무슨 마음?”


“주군의 여자로 만들고 싶다든가 하는 마음이 있으신가 하는 것입니다.”


“오해하지 말아라. 추호도 그런 마음이 들지 않았다. 그리고 그래서는 안 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손소저는 내 여자가 될 사람이 아니고 나의 여정에서 중요한 열쇠가 될 것 같거든.”


“주군이 처음 저를 만났을 때 말씀해 주셨던 그 능력으로 미래를 보셨군요.”


얘가 뭔 소리를 하는 거야. 역사를 안다고 할 수 없으니, 능력이 있다고 말한 것을 굳게 믿고 있었나 보다.


어쩔 수 없이 인정하고 쉽게 넘어가자.


“그래. 손소저에게 강한 이끌림을 느꼈다.”


“네. 주군이 그렇다면 이해가 됩니다. 다만 주군의 호위인데 아무런 실력 검증도 되지 않은 이에게 맡길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실제로 위험이 있든 없든 호위인 이상 실력이 어느 정도는 되어야 한다고 서성은 말하고 있었다.


“추후 적당한 때에 실력 검증을 해도 될까요?”


“나도 소문만 들었지. 실력은 본 적이 없다. 나도 궁금한 참이니 자리를 한번 마련해 보도록 하지.”


잠시 후 손상향은 짐을 챙겨서 객잔 1층으로 내려왔다.


급하게 집에서 나온 터라 짐이라고 해봐야 옷가지 몇 벌이 전부였지만 말이다.


“손소저, 짐이 단출하시네요. 높은 집안의 자제이기고 하고 특히 여인이신데 어찌 호위나 시비 하나 없이 가출하실 생각을 하셨습니까?”


“호위들을 데리고 나오다가는 가출도 못 하고 들킬 것이 분명하고요. 또한 비상 상황이 생길 경우 내 한 몸 지킬 자신은 있지만 시녀들까지 챙길 자신은 없었기 때문에 홀로 나섰습니다.”


시녀 백여 명으로 하여금 무기를 들고 자신의 주변에 있게 하여 유비의 마음속으로 두려움을 심어주었다는 여인이 정작 시비의 안전을 위해 불편함을 감수하고 혼자 가출은 했다는 것은, 적어도 이 여인은 역사의 기록과는 다른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 출발하시죠.”


일단 항구로 가서 감녕을 만나야 한다. 그리고 배를 타고 무릉으로 진입할 예정이다.


서성의 안내를 받아 한참을 이동하자 이름 모를 작은 항구에 도착했다.


지금 강릉항에서 대규모의 인원이 움직인다면 외부의 세력이나 지역 호족들 또는 다른 세력인 세작의 이목에 띄기 마련이다. 그러면 나의 움직임에 제약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최대한 왕래가 적은 항구를 감녕과 만나는 장소로 정했다. 혹시 모르니 여기서도 조용하게 움직여야 적의 이목에 띄지 않고 빠져나갈 수 있을 것이다.


“공자님!!!”


항구 한편에서 거대한 투함 위에 감녕이 수백 명의 금범적과 함께 환하게 웃으며 손은 흔들고 있다.


“이런 썩을···. 저 눈치 없는... 개새..... ”


옛말에 웃는얼굴에 침 못 뱉는다고 했지만, 오늘 저 면상에 침 한 번 뱉어보자. 그렇게 조용히 다녀오자고 말했는데 우리가 이곳에 온 사실을 아주 광고하고 있다.


감녕은 자랑하고 싶은 것이다. 나는 이런 사람이요. 당신은 이런 대단한 사람을 동료도 둔 것이요. 이렇게 말이다.


바다가 아닌 강의 수전에서 사용하는 배는 크게 4종류가 있다.


첫 번째로 투함(鬬艦)이다. 갑판 위에 방어벽을 두른 큰 배로 전투를 위한 배가 아니다.

지휘관들을 지휘하거나, 사격전에 사용되는 용도의 배다. 크기는 배 중에 제일 큰 대형선으로 각 지역 수군에 한두 대 정도 배치되었다.


두 번째로 누선(樓船)이다. 고대 함선을 표현할 때 제일 많이 사용되는 용어이다. 상갑판 위에 사령탑으로 쓰이는 다락을 갖춘 형태로 투함보다는 작지만, 일반 수전에서 천부장급의 지휘관들이 실제 전장을 지휘하는 배다.


세 번째로 몽충(蒙衝)이다. 불과 화살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생 소가죽으로 덮고 창이랑 활을 위해 구멍을 옆으로 뚫어놓은 형태로 뱃머리 쇠붙이가 달려 육중한 무게로 적을 쳐부수는 배다.


네 번째로 주가(駐駕)이다. 빠른 속도를 위해 가볍고 폭이 좁게 만들어졌고 길고 폭 좁은 돌격선으로 급습하거나 선상 백병전용 배이다.


감녕이 타고 있는 저 ‘투함’은 각 군벌에 한두 대 정도 있는 거대한 배인 것이다. 자기는 투함을 타고, 부하들은 누선 서너 대, 몽충 및 주가 수십 척을 끌고 나를 맞이하고 있었다.


나는 지끈거리는 머리를 부여잡고는 감녕에서 소리쳤다.


“감흥패, 잠시 그 망할 놈의 투선에서 내려와서 내 옆으로 와보시오.”


감녕이 훌쩍 배에서 내려와서


“공자님, 왜 그러시는지요? 혹시 제 배가 마음에 안 드십니까?”


“마음에 들고 안 들고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가 무릉에 가는 걸 동네방네 소문낼 일 있소? 이 많은 배들과 부하들은 도대체 무엇이오?”


“공자님, 무릉에는 많은 이민족이 있습니다. 그들과 대척하려면 이 정도의 병사들은 데리고 가야 합니다.”


“나는 무릉에 싸우러 가는 게 아니오! 그들의 협조를 구해야 하는 일이란 말이오.”


“싸우러 가는 게 아니었습니까? 진작 말씀해 주시지. 하하하···”


감녕이 부하들을 향해 소리쳤다.


“얘들아! 연장 집어넣어라!!!”


“감흥패, 지금 당장 누선 한 대와 주가에 정예 부하들 오십 명 정도만 추려서 준비하시오. 나머지는 돌려보내고!”


“네, 알겠습니다.”


잠시 후 나는 서성, 손상향과 함께 누선에 올라탔고 감녕은 크게 소리쳤다.


“그럼, 무릉으로 출발하겠습니다. 형제들은 출항하라!”


여기서 무릉에 있는 항구까지 뱃길로 십여 일은 걸린다. 배 안에서 서성과 무예도 연마하고 앞으로의 계획도 세우면서 보낼 것이다.


감녕의 부하들과 인사를 하고 주가의 선상에서 잠시 쉬고 있는데 서성이 다가왔다.


“공자님, 전에 말씀드렸던 손소저의 실력 검증을 해도 될까요?”


“지금?”


“네. 빨리 실력 검증이 되어야, 공자님의 호위 계획을 짤 수 있습니다.”


역시 서성이다. 충실함이 드러난다. 손상향을 호위 장수에 포함할 것인지 결정이 돼야 본인의 호위 임무가 차질이 없기 때문에 급하게 추진하는 것이다.


“그러지. 손소저를 불러오게.”


서성이 문밖 부하에게 지시했고 잠시 후 손상향을 데리고 왔다.


“손소저, 내 부하들이 호위 임무를 아무런 실력의 검증도 되지 않은 이에게 맡길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하니 잠시 검증을 해봐도 되겠소?”


“저도 밥값은 해야 하니···. 원하신다면 공자님께 보여드리지요.”


“그럼, 갑판으로 나가도록 합시다.”


서성, 손상향과 갑판으로 나가니 감녕과 부하들이 잡담을 나누고 있다가 우리를 쳐다보았다.


나는 그들의 시선을 무시하고는 손상향에게 말했다.


“제일 좋은 것은 강자와 싸우는 것이지. 감흥패와 비무를 해보게. 감흥패!”


감녕은 얼굴을 찡그리더니


“공자님, 전 안 죽이고 살리면서 싸우는 건 잘 못하는데요! 그리고 여자랑은 한 번도 안 싸워봤습니다.”


그럴 줄 알았다. 감녕의 검술을 한 번 더 보고 싶어서 요청한 것인데 저리 거절한다면 어쩔 수 없이 서성에게 맡겨야겠다.


“서성!”


서성은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알겠습니다.”


서성과 손상향은 갑판 중앙에서 마주 보고 섰다. 그리고 서성은 손상향에게 말했다.


“간단하게 하시죠. 소저, 선수는 양보하겠습니다. 단 실전과 같이 생각하고 비무에 임하시는 게 좋으실 겁니다. 칼에는 눈이 없으니까요.”


손상향은 굳은 얼굴로 대답했다.


“그럼 부탁드리겠습니다.”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장검을 빼든 손상향이 서성에게 달려들었다.


꽤 빠른 몸놀림이다.


손상향은 갑자기 몸에 걸치고 있는 옷가지를 잡아 뜯어 서성의 눈 주위를 향해 던졌다.


서성의 눈을 가린 뒤 서성의 하체를 공격하려는 의도로 보였다.


“어디서 이런 얇은 수를···.”


“합!!”


서성은 크게 소리를 지르며 뒤로 두 발짝 물러났다. 공간을 확보한 서성은 다리로 향한 공격을 장검으로 쳐낸 후 손을 뻗어 옷을 잡아 뒤로 던졌다.


하지만 그 찰나에 손상향의 찌르기가 서성의 목을 향했다.


손상향은 호신술(護身術), 말 그대로 ‘몸을 보호하는 기술’을 연마했던 게 아닌 전쟁을 위한 실전 무예를 연마했던 것이었다.


그러나 손상향 눈앞의 남자는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그녀의 공격이 목을 노리자 서성은 무기를 들어 공격을 막아낸 후 순식간에 손상향과 거리를 좁혔다.


그리곤 서성은 한 손으로 손상향의 팔을 꽉 붙잡았다. 당황한 손상향이 그의 손에서 벗어나려 하자 그 틈을 노려 손상향의 복부에 발차기를 날렸다.


끝났다. 서성은 발차기 한 번에 손상향을 전투 불능의 상태를 만들었다. 실전이었다면 발차기가 아니라 복부에 큰 칼 구멍이 났을 것이다.


그 공격에 맞은 손상향이 바닥을 구르고 일어나 다시 공격하려 할 때 난 차분히 말했다.


“그만.”


“예? 저는 아직 더 할 수 있다고요!”


손상향이 씩씩거리며 다시 움직이려고 했다.


나는 다시 한번 말했다.


“그만하라고 하였습니다.”


손상향은 내 얼굴을 바라보더니 무기를 내렸다. 그리고 서성을 향해 고개를 숙였고, 서성도 손상향을 향해 인사를 했다.


나는 손상향에게 물었다.


“허! 이 정도면 설렁설렁한 무술 선생에게 배운 게 아니고, 전장을 돌아다니면서 실전을 쌓은 것 같은데 어찌 된 일이요?”


“전 어렸을 때부터 남장하고 많은 전장에서 전투에 참여했습니다. 이 사실은 우리 오라버니도 모르는 사실이지요.”


“끙! 동오가 남몰래 암사자를 키우고 있었구먼. 서성! 이 정도면 실력에 대해서 불만은 없지?”


“네. 나쁘지 않습니다. 호위로 한 사람 몫은 할 것 같습니다.”


서성은 인정한 듯했고 감녕도 흥미로운 듯 손상향을 쳐다봤다.


“그러면 오늘은 쉬고 내일 다시 모이도록 하지.”


다음날, 조식을 먹는 도중 나는 감녕에게 물었다.


“감흥패의 형제들은 익주에서 형주로 온 후 무엇을 하면서 지내는 것이요? 감흥패 본인만 형주군에 출사하고 형제들은 아직 출사 전인 것 같은데.”


“지금은 형주에서 익주로 통하는 뱃길에서 통행세나 받고 있습니다.”


“통행세요? 통행세를 받는 건 수적이나 하는 짓 아니요.”


감녕은 ‘제가 그 수적인뎁쇼!’ 라고 말하고 싶은 얼굴로 나를 바라보더니 다시 말을 이어갔다.


“공자님, 수적에도 ‘급’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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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만왕(蠻王) +2 24.08.16 223 8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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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무릉(武陵)(6) 24.08.13 224 7 12쪽
14 무릉(武陵)(5) 24.08.12 243 7 11쪽
13 무릉(武陵)(4) 24.08.09 259 8 12쪽
» 무릉(武陵)(3) 24.08.08 265 8 12쪽
11 무릉(武陵)(2) 24.08.07 282 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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