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 이정기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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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수미르
그림/삽화
S수미르
작품등록일 :
2024.07.26 21:26
최근연재일 :
2024.09.03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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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6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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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16. 네가 사도냐?

DUMMY

제16화 (네가 사도냐?)



겨울의 삭막한 평야.


푸르름을 다 잃었다. 곧 봄이 닥치면 다시 살아나겠지만 아직 아니다.


그 황야의 끝에서 점 하나가 나타났다. 점은 점점 커졌다.


사람이다.


곧이어 그 사람 뒤에서 말 위에 앉은 이가 나타났다. 자신의 말에 별도의 말 한 마리를 묶은 채 말잔등에 반 쯤 누운 자세. 느긋한 표정이다.


반면, 맨 땅을 질주하고 있는 사람은 누군지 분간할 수 없을 정도로 추래했다. 옷은 넝마처럼 너덜거렸으며, 머리도 산발한 상태로 땀과 흙먼지가 엉켜 상거지 꼴이었다.


그러나 이마를 덮은 머리칼 사이로 드러난 눈에 살기가 번들거렸다.


“제길, 제에기일! 곧 항주(杭州)란 말입니다.”


“고거이 무신 상관임메? 나무토막이 간에 안 차는 모양이디?”


“씨발. 허리가 끊어지려는 거 안 보이세요?”


“야, 야, 고작 나무토막 좀 끌었다고 허리 나갈 정도믄 진즉 뒤져야 하지비. 가만 있으라. 하나 더 얹자. 크크크.”


말 위의 사내는 성큼 하마하더니 말 엉덩이에 묶어 둔 나무 뭉치 하나를 꺼내 들었다. 장정 허리두께는 됨직한 큰 나무토막이었다.


“에헤헤, 백부님. 뭔 농담을 그리 살벌하게 하십니까? 저 죽어요. 이 어린 조카 아직 장가도 못 갔거든요.”


“어쭈구리! 이 종간나 새끼, 내가 서라 말했간?”


“아뇨, 갑니다. 달릴 게요. 그 나무는 다시 말 엉덩이에 묶어 두시지요. 에구, 죽겠다.”


곽치우와 이사도는 거의 석 달 간 같이 했다.


곽치우는 말을 타고, 이사도는 맨 땅을 달리고.


그런데 입에 단내가 나도록 사도를 뛰게 만들던 곽치우가 느닷없이 언월도로 수백 년은 족히 묵은 나무 밑둥을 자르는 것 아닌가.


그리고 몇 달 동안 이 꼴이다. 처음에는 제일 가느다란 윗부분을 이사도의 허리에 묶고 달리게 만들었다. 그 다음 중간 부분을, 또 제일 밑둥으로 내려오면서 무게를 높인 것이다.


하나의 나무는 두 개가 되고, 이제 세 개를 끌고 있다. 여기에 하나를 더 매달면 못 견딘다. 숨을 헐떡이는 단계는 애당초 지났다.


‘흐흐흐, 너는 모를 거이야. 이제 사람같아졌지비. 사도야.’


곽치우의 속마음이 어떻든 이사도는 달아나느라 바빴다. 사실 저 정도 무게는 일반 병사도 감당하기 힘들다. 그럼에도 지금 사도는 무리 없이 끌고 있다. 달리는 속도도 빨라졌다.


마른 꼬챙이 같던 팔과 다리가 제법 굵어졌다. 형 사고만큼은 아니지만 젖살이 빠지면서 그 자리를 근육이 채웠다는 증거다.


키도 훌쩍 자랐다.


그 동안 매일같이 멧돼지를 잡고, 늑대까지 사냥해서 먹였다. 운 좋게 늙은 호랑이 한 마리도 잡았다. 호골(虎骨)은 사내에게 최고 영약이다. 이를 삼시세끼 고아 들이키게 했다.


꽤 귀찮은 일이지만··· 어차피 곽치우가 한 건 아니었다. 그의 말 뒤에 주렁주렁 따라오는 우마 두 대에 달라붙은 장정들.


자그마치 이백이 넘는다.


모두 오는 길에 마주친 산적과 마적떼들이다. 보는 족족 언월도 칼등으로 후려쳐 사로 잡았다. 그들이 곽치우와 이사도의 수발을 들었던 것이다.


“어이! 일 호.”


곽치우가 부르자 가시처럼 수염이 뻗친 사내가 잽싸게 말 옆으로 달려왔다.


“넵, 장군님.”


“더 늦기 전에 야영 준비 하라우야.”


“넵. 알겠습니다.”


“고래, 내일이믄 항주 경계에 들지비. 오늘은 푹 쉬는 거이야.”


“저··· 장군님.”


덥석부리 사내가 조심스럽게 불렀다.


“뭐이네?”


“소인들은 그만 가도 되지 않겠습니까?”


“어딜 간다 말임메?”


“장군님과 공자께서 곧 목적지에 도착합니다. 이제 저희 할 일이 끝나지 않았나 싶습니다만.”


‘흐흥, 고래?”


“넵, 장군님. 모시게 되어 영광이었습니다.”


사내 얼굴에 희망의 빛이 보였다. 잘하면 이 지긋지긋한 인질 신세에서 풀려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님자들은 말이디.”


“네. 장군님.”


“선물이야. 알간?”


“네···?”


“내래 성덕 절도사 대인을 처음 뵙는 거이야. 그란데 아무 예물도 없어서야 되갔나?”


사내와 뒤에서 듣고 있던 일행의 얼굴이 썩은 돼지 간처럼 변했다.


“이 환란기에 언제 잡혀서 목이 달아날 지 모르는 생활보다 정식 군문에 들라 이거이디. 기본적인 힘들이 있으니까네 잘하면 출세할 수도 있고 말임메.”


그런 이치를 누가 모르나?


하지만 이들 중 일부는 탈영병이다. 뭔가에 얽매이는 게 싫어서 산으로 숨어든 처지다.


“······.”


“죽음이 두렵네?”


“그런 것이 아니오라.”


“나도 두렵다야.”


“...!”


“사람은 본능적으로 공포가 있디. 그 공포는 누구도 대신 극복해 줄 수 없는 거이야. 산에 숨어서 힘없는 백성 등짝에 도끼 박아 입에 풀칠하는 거, 쪽팔리지 않네? 차라리 전장에서 싸우다 둑어라.”


“······.”


“그래야 공포가 없어진다 이 말임메. 둑기를 각오하고 싸우다 보믄, 그런 살벌한 전장에서 승리하고 살아 남으믄, 그때 비로소 공포가 사라지는 거이야.”


“···네.”


“어차피 한 번 둑디. 두 번 못 사는 기 사람 아니간? 그 한 번뿐인 목숨, 비굴하게 숨어 살디 말라. 고거이 낭비야. 이왕 둑을 바에는 멋있게 칼 맞고, 창에 꿰뚫리고, 화살에 눈깔이 관통되어서 뒈지라. 그럼 웃으믄서 둑을 수 있는 거지비.”


뭔가 찡하다.


고차원적인 말이 아니다. 듣기에 따라 섬뜩할 수 있다. 그럼에도 듣는 이들의 가슴에 불이 확 붙는 묘한 말이다. 꼭 화끈한 독주가 목을 타고 뱃속으로 내려가는 일련의 과정이 다 보이는 것 같았다.


시원하다.


‘아이고, 누가 저 혓바닥에 기름칠한 백부에게 ‘전장의 미친 호랑이’라고 이름 붙였나?’


이사도는 불알에서 요령소리가 나도록 달리면서 다 들었다.


‘여포의 환생은 맞는 것 같은데, 거기에 더해 하는 짓이 여우 쌈싸먹을 정도니.’


곽치우의 고개가 다시 미친 듯 달리고 있는 이사도에게 돌아갔다.


“어이, 열 살이나 처 잡수신 조카님. 고만 멈추라.”


달리던 걸음을 멈춘 이사도의 표정이 야릇했다. 그만 서라는데 좋아해야 정상 아닌가. 야영지를 꾸리면 휴식일 텐데.......


“인자 밥이 익을 동안 또 해보기오. 댐비라!”


이사도는 발 밑에 정확히 꽂히는 창대를 물끄러미 바라보고 움직이지 않았다.


“조또, 내일 항주에 들어가니까 오늘은 푹 쉬라며요?”


“고거이 저 떨거지들 말이고. 울덜은 따로 하던 일을 해야지비. 모르간?”


흉칙하게 웃는 곽치우의 얼굴이 마구니(魔仇尼)로 보였다.


“백부, 저도 외할아버지께 성한 몸으로 인사를 드려야 하지 않겠습니까? 오늘 하루만 푹 쉽시다요.”


“잉. 안 되지비. 네 얼굴은 사고랑 다르지 않네? 기생들도 반할 거이야.”


“온통 멍 투성이에 혹이 솟았고, 뼈가 부러지고 붙기를 반복했는데 무슨 기생오라비라 하십니까? 제발, 딱 오늘 하루만, 예?”


간절히 호소해본들 먹힐 인간이 아니다.


곽치우가 언월도를 들자 반사적으로 이사도는 창을 뽑아 들었다. 그렇지 않으면 더 맞는다. 사정 같은 거 봐 주는 사람이 아니잖나.


한쪽에서 야영지를 만든다고 소란스러운데, 곽치우와 이사도는 서로 죽일 듯 창을 휘둘렀다.


자세히 보면 악을 쓰는 이사도에 반해 곽치우는 미소를 머금고 있었다.


‘됐서. 이제 당장 눈 먼 칼을 맞디는 않갔서. 기초는 다 잡아 줬으니 정진하기오. 사도 조카.’


***


항주는 상덕 번진의 치소(治所)가 있는 곳이다. 절도사부가 여기 있다.


그 항주의 성문이 소란스러웠다. 성문 위사들이 창을 곤추 세우고 있었다.


“안 된다. 감히 성내에 불측한 무리들이 병장기를 들고 들어갈 수 없다.”


“불측한 무리? 고거이 뭔 말인지 알고 하는 말이네?”


“우선 병기를 내려 놓고, 그 우마차 두 대에 실린 짐을 검문 받도록 하라. 그 뒤 내성의 허락이 떨어져야 출입이 가능하다.”


곽치우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뭬이야? 이 성스러운 귀물을 내 놓으라 이 말이디? 다 쳐둑이고 절도사 대인께 죄를 청하갔서!”


그럼 그렇지.


곽치우 백부가 저걸 놓을 리 없다. 지금까지 오는 동안 자면서도 품에 안고 있었던 언월도다.


오죽할까.


고구려 유민들에게 하나의 빛이 되었던 대영웅, 고선지 대장군이 평생 지니던 언월도를 물려 받았으니 곽치우에게는 생명 이상으로 소중한 귀물이다.


그걸 내려 놓으라고?


이대로는 큰 사달이 벌어질 게 뻔하다. 할 수 없이 이사도가 나섰다.


“안녕하십니까? 우리 일행은 제가 보증하지요. 그러니 절도사님께 연통을 넣어 주시기 바라오.”


“어림없는 소리, 네가 누구길래 감히 절도사 대인을 거론하는 것이냐?”


에구, 말이 안 먹히네.


‘그러다 당신들 팔 다리가 안녕치 못해요.’


“예, 저는 평로치청 번진 이정기 절도사님의 둘째 손자 이. 사. 도. 라 하오.”


“······!”


“사사로이는 이보신(李寶臣) 절도사님의 외손주가 저입니다. 오해 마시구려.”


수문 위사의 태도가 삽시간에 바뀌었다.


“아! 그러십니까? 진작 말씀하시지 그랬사옵니까? 소관이 먼저 내성에 알릴 때까지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나름 군율이 엄정하다. 아무리 절도사의 외손주라도 절차에 따라 대처하는 자세. 평소 얼마나 단련된 강군인지 여실히 보여주는 장면이다.


“네. 그러시오. 예서 연락을 기다리겠소.”


부리나케 성 안으로 달려가는 수문장을 보고 이사도는 다행이라는 듯 한 숨을 쉬었다.


‘오늘 무사히 집에 돌아가게 된 걸 축하합니다. 방금 마구니 손아귀에서 벗어났거든요.’


사도의 옆에서 여전히 콧바람을 킁킁 거리는 곽치우. 분이 안 풀리는 모양이다.


***


“처음 인사올리나이다. 소손 사도이옵니다.”


“오, 오, 오. 네가 사도렸다.”


“네. 외할아버님. 소손 눈물이 앞을 가리나이다.”


“이리 오너라. 내 외손주 한 번 안아보련다.”


예상했던 대로 성덕 절도사 이보신은 인자한 외할아버지 모습 그대로였다.


이사도를 꼭 끌어 안고 한동안 놓지 못했다. 품이 따뜻했다.


“이놈아, 내가 많이 후회했었다. 네 어미를 그리 보내는 게 아니었어. 아무리 번진끼리 동맹을 위해 필요했다지만, 가혹한 일이었느니라.”


당나라나 한족계열 번진들은 정실과 첩실의 차이가 그리 크지 않았다. 그렇다고 대등하다는 건 아니지만 거의 비슷한 예우를 받았다.


그러나 유독 고구려는 달랐다. 적서의 차별이 심했다. 희한하게 같이 한반도를 분할 지배하던 신라와 백제는 또 적서제도(嫡庶制度)를 엄격히 따르지 않았다.


고구려가 그토록 모질게 적서를 차별한 건, 보다 굳건한 왕권을 지키기 위함이었다. 왕비의 소생이면 왕자와 공주가 되었고, 후궁의 소생이면 바로 군과 옹주로 격하시킬 정도였다.


이런 왕실의 엄격한 차별 문화가 일반에도 전래되었고 고구려 유민이었던 이정기 가문도 자연스럽게 이를 따랐다.


이사도의 어머니가 아무리 성덕 절도사 이보신의 정실 여식이라 하나 이정기의 아들 이납(李納)의 첩실이 될 수밖에 없었으니.


이에 따라 이사도 역시 서자(庶子)가 된 것이다.


“외할아버님. 소손 이를 아프다 생각한 적 없사옵니다.”


“으으음.”


“소손이 세상에 태어난 것도 그 덕분이오니 어찌 이를 나쁘게만 보겠습니까?”


이보신이 놀란 듯 이사도를 두 손으로 잡고 얼굴을 마주 보았다.


“이놈, 외할애비를 부끄럽게 만드는구나. 그런 환경에서 이토록 잘 자라주어 고맙기 그지 없도다.”


계속 이사도의 몸을 주무르던 이보신이 다시 말했다.


“너, 약을 과하게 먹은 거 아니더냐?”


“예...?”


“무슨 열 살 아이 몸이 이토록 험악하단 말이냐?”


“양친께 물려받은 신체라 열심히 단련했을 뿐이옵니다.”


“그, 그러냐? 좀 많이 울퉁불퉁 하다만.”


“.......”


“내 사위 이납이 그래도 공정한 사람이었구나. 잘 먹이고 잘 키웠어. 다행이로다.”


아닌데.


'오는 동안 몇 달이 진짜 지옥이었거든요. 저기 멀뚱멀뚱 딴 눈 파는 백부가 그랬어요.'


이렇게 일러바치고 싶었지만 꾹 눌러 참았다.


괜히 죄 없는 성덕 번진의 장수들, 병신 만들 수 없어서다.


“외할아버님.”


“오냐. 무엇이든 말 하라. 너만 좋다면 여기 있어도 된다. 어차피 돌아가 봐야 서얼 신분일 터, 여기서는 아무도 너를 그리 대하지 못할 것이다.”


“그게 아니오라, 한 가지 여쭐 게 있사옵니다.”


“응? 뭐냐?”


이사도가 여기 온 이유.


이 질문을 하기 위함이다.


“활선당 의원들을 소손에게 보내 두창을 치료하도록 하셨습니다.”


“그랬지.”


“활선당 의원들을 만나 보고 싶습니다.”


나왔다. 활선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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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나라의 한국인 황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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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3. 이사도의 고민. +4 24.08.13 787 26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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