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신들의 인간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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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로스는개
작품등록일 :
2024.07.27 22:31
최근연재일 :
2024.08.2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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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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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9,2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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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4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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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화. 무인도에 둘만?

DUMMY

에로스는 이 절망스러운 상황에 미칠 것만 같았다.

'내 화살에 내가 찔리다니. 아아 이러면 사랑의 신인 나조차도 처음 본 상대를 사랑하게 된다고!!!!'


교감이 소리쳤다.

“뭐야 이 자식 눈 똑바로 안 떠? 왜 갑자기 눈을 감고선···”


에로스는 두 눈을 감고 어정쩡하게 서 있었다.


짜증이 난 교감이 소리쳤다.

“야! 너 갑자기 눈 감고 뭐 하는 거냐고?”


에로스는 필사적으로 자산의 눈을 가리며 외쳤다.

“제발. 제발 저 좀 내버려두세요.”

“야, 너 나 무시해? 이게.”


이때 갈길 가던 프시케가 에로스와 교감의 실랑이를 보곤 되돌아왔다.

“에로스 너 교감 선생님께 이런 장난이나 치고, 아니다. 너 내 뒤에서 뭐했어? 내 다리 몰래 찍다가 교감 선생님께 걸리니 눈감고 쇼 하는 거 아냐?


에로스는 두 사람 중 누군가가 막무가내로 자신의 눈을 뜨게 하려는 것을 느끼고는 간청했다.

“안된다고. 제발.”


그러면서 절망에 빠진 그는 생각했다.

‘지금 내 눈을 강제로 뜨게 하려는 자는 프시케인가? 교감인가? 어쨌든 둘 중에 누구라도 그건 지옥이야. 아아악!’


그러나 결국....


상대의 두 손가락이 결국 에로스의 두 눈을 강제로 벌려버렸다.


에로스의 눈에 들어온 건 바로...


에로스가 중얼거렸다.

“에이 씨디. 망했다. 이제 영로 따위랑 사랑의 경쟁자가 된 거냐? 나?”


사랑의 신이라는 직업도 정말 극한 직업이었다.


----------------------------


그로부터 며칠 뒤, 제주도에서 현신의 비행 촬영이 시작됐다. 그만의 액션 신 촬영이었기에 소규모의 스텝들만 제주도를 찾았다.


“현신 배우가 행글라이딩에 능해서 다행이네요.”

감독이 행글라이더 복장의 현신에게 말했다.


어떤 복장이든 완벽하게 소화해 내는 차원이 다른 핏을 지닌 현신이 대답했다.

“네, 오늘 기상 환경도 좋아서 별 무리 없을 듯합니다. 감독님.”

“오케이, 다들 점검 철저히 하고..”


이때 착용한 행글라이더 장비를 점검하는 현신에게 상혁이 다가와 말했다.

“으으, 난 고소공포증이 있어 이런 거 딱 싫더라.”

“오늘 날씨도 좋고, 간만에 비행할 생각하니 좋네.”

“그래, 형 연오도 키스신도 다 잊고. 즐기고 와.”


현신은 상혁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잊으라며 굳이 키스신을 상기시는 너란 녀석.”

“미안, 미안”

“근데 연오는 단 한 순간도 내 머리를 떠나지 않아.”

“형, 이젠 대놓고 그런 살벌한 멘트를?”

그녀와의 달콤했던 키스가 떠올라 현신의 귓불이 붉게 상기되었다.


상혁이 물었다.

“고백 언제 할 거야?”

“고백이라도 하고 차이면, 다신 못 볼 것 같아서. 생각중이다.”

“세상은 이래서 살만하달까? 흐흐 현신이나 나나 고백 앞에서 쪼는 건 마찬가지니까.”


그런데 근처 풀숲에서 대화를 나누는 현신과 상혁을 지켜보는 은밀한 네 개의 눈동자!


쌍안경으로 현신이 행글라이딩을 준비하는 모습을 지켜보던 아프로는 들뜬 목소리로 외쳤다.

“보레아스, 완벽해.”


바람의 신들 중 가장 거칠고 차가운 북풍의 신 보레아스가 말했다.

“걱정 마세요. 제가 누굽니까? 근데 저까지 부르시고, 미의 여신께서 누군데 이렇게 공을 들이십니까?”

“드라마에서 ‘나를 막 대하는 여자 네가 처음이야’ 하고 반하는 거··· 정말 먹히는 공식이더라. 내가 그런 놈을 만나보니 알겠더라고. 하하.”

“꼭 잘되셨으면 좋겠네요.”


아프로는 자신의 허리띠를 보레아스에게 건네며 말했다.


“딱 1주일이야.”

“감사합니다. 제가 미의 여신의 필살 무기를 다 써보게 되다니. 잘 쓰고 기한 안에 돌려드릴게요.”

“그보다 우리 계획 절대 실수하면 안 돼.”

“걱정 마세요. 제가 누굽니까? 북풍의 신이 바람을 다루는 일에 실수는 없습니다.”


“근데 넌 도대체 누굴 유혹하려고? 그 허리띠 그거 남신한테 빌려준 건 처음이라.. 효과는 난 장담 못해. ”

“네, 효과 없어도 어쩌겠습니까? 이 허리띠가 아니더라도 미의 여신의 부탁은 어차피 들어드렸을 텐데요.”


잠시 후 현신의 행글라이더가 푸르다 못해 시린 가을 하늘 창공으로 날아올랐다.


행글라이더를 따라가는 드론과 행글라이더에 장착된 카메라가 분주히 움직였다.


비취빛 맑은 하늘에 하얀 구름이 카페라테의 우유거품처럼 부드럽게 스며들고 있었다. 현신은 상승 기류를 찾아 뭉게구름 쪽으로 이동했다.


그런데 바로 그때, 북풍의 신 보레아스가 강력한 돌풍을 일으켰다. 비행에 능한 현신이었지만 쉴 새 없이 몰아치는 예측할 수 없는 돌풍에 균형을 잃고 말았다.


‘쉬이익’

강력한 회오리바람이 점점 더 거세지자, 현신의 행글라이더는 곧 찢어질 듯한 종이비행기처럼 빙글빙글 돌았다.


그러다 결국 푸른 바다 한가운데서 속절없이 수직낙하하기 시작했다.


현신은 행글라이더를 제어하려 안간힘을 쓰며 생각했다.

‘이럴 줄 알았으면 고백이라도 하는 건데.’


죽음의 문턱에서, 바람에 미친 듯 흔들리는 몸과는 반대로 그의 생각은 슬로우 모션으로 천천히 펼쳐지기 시작했다.


이 순간 그의 뇌리에 가득 찬 것은 역시 연오···


영원 같은 찰나의 시간이 흐르고···


현신은 모든 걸 포기한 순간, 갑자기 투명한 거대한 손이 마치 자신을 감싸 안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형체를 알 수 없는 그 힘은 부드럽게 그를 어느 해안선에 내려놓았다.


“뭐지?”

기적이라는 말 밖에 떠오르지 않았다. 이 믿기 어려운 기적은 생사의 갈림길을 경험한 그를 멍하게 만들었다.


하얀 바위, 사이프러스 나무들, 에메랄드 빛 바다는 그에게 익숙한 느낌을 주었다. 이국적인 분위기의 해변은 얼마 전 광고 촬영차 갔던 사이프러스 같았다.


현신은 상상도 하지 못했겠지만, 사실 그곳은 진짜 사이프러스의 한 무인도였다.


겨우 정신을 차린 현신은 백사장에서 얼떨떨한 표정으로 비행복을 벗고 있을 때였다.


‘탁’

누군가 그의 어깨를 툭 치며 외쳤다.

“환영!!”


뒤돌아본 현신은 소스라치게 놀라며 외쳤다.

“당신?”


모두의 예상대로 그건 아프로였다.


한줌도 되지 않을 허리와 배꼽이 훤히 드러나고, 깊이를 알 수 없는 가슴골이 돋보이는 하얀 드레스를 입은 그녀의 어깨 위로 굽실굽실한 긴 머리가 폭포수처럼 쏟아져 내리고 있었다.


“알아, 알아 진부하고 뻔한 거. 근데 이렇게 안하면 무인도에서 둘 만 있을 시간을 어떻게 만들겠어?”

“무인도에 우리 둘 뿐이라고?”


아프로가 싱그럽게 웃으며 말했다.

“왜.. 무서워? 내가 잡아먹을까 봐?”

무인도에 둘만 있기엔 그녀의 웃음은 너무 치명적이었다!


또다시 아프로와 만나게 되자, 현신은 아프로의 정체를 다시 의심하게 되었다.

“도대체 당신 뭐야? 대체 내게 무슨 짓을 한 거냐고?”


“일단 여긴 너무 더우니까 그늘이 있는 동굴로 가자.”

아프로의 너무 하얘 눈부시기까지 한 손이 그의 손을 잡아 일으켰다.


현신은 아프로의 손을 거세게 뿌리쳤다.

“내 몸에 손대지 마.”


그러자 아프로는 그의 곁에 다가앉으며 말했다.

“영생 가까이 살면서 내 몸에 손대지 말란 남자 처음이야. 내가 싫다면서 왜 자꾸 매력 어필하는 건데?”


현신은 생각했다.

‘무인도에 떨어진 것도 황당한데 여기서 이 재수 없는 여자를 만나다니. 이거 몰래카메라 아냐?“


카메라를 찾으려 그의 눈동자가 바삐 움직였다. 현신은 곧 벌떡 일어나서 주변을 바쁘게 탐색하기 시작했다.


아프로는 일단 그가 잠잠해질 때까지 옆에 앉아 기다리기로 했다,


반시간 가량을 헤매던 그는 결국 이곳이 무인도란 사실과 이곳에 미친 여자와 둘뿐이란 현실을 인정하게 되었다.


결국 백사장에 잠시 주저앉아 있던 현신은 뜨거운 태양의 열기를 견디지 못하고, 아프로의 말대로 근처 동굴로 자리를 옮겼다.


아프로는 벌떡 일어나 현신을 따라가며 외쳤다.

“엇, 같이 가.”


----------------------


동굴 안에는 아프로가 미리 쳐놓은 크고 안락한 텐트가 있고, 텐트 안에는 푹신한 메트리스가 보였다.


심지어 가스버너 위에는 라면이 끊고 있고, 그 옆으로 물과 각종 음료가 든 아이스박스도 보였다.


“뭐지? 미리 세팅된 듯한 이 물건들은? 당신 내가 여기에 떨어질 줄 알고 있었어?”

현신이 아프로에게 합리적인 의심의 눈길을 보냈다.


아프로는 그의 말을 듣는 둥 마는 둥 라면을 접시에 옮겨 담아 현신에게 건넸다.


죽다 살아난 현신은 배가 고팠지만 그녀가 주는 음식을 먹기 싫어 애써 외면했다.


그가 아이스박스에서 물을 꺼내 마시려 하자 아프로는 물병을 든 그의 한쪽 팔 안쪽으로 파고들어 그의 앞에 마주섰다. 그녀의 완벽한 곡선의 코가 그의 명치에 닿을라말락.


물을 마시려던 현신은 놀라 그녀를 밀치며 외쳤다.

“젠장 뭐하는 거야?”


아프로는 그에게 한쪽 뺨을 들이밀었다.

“여기 있는 모든 건 내가 가져온 거고. 가격이 있어. 물 한 모금엔 볼뽀뽀. 라면 한 봉지에 딥키스, 그리고 바위 대신 저 폭신한 텐트에서 자려면 훗,, 굳이 말 안 해도.. 건장한 성인 남자라면 알겠지? 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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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제23화. 슬픈 신남 24.08.20 5 0 9쪽
22 제22화. 분쟁의 여신 에리스 24.08.19 8 0 9쪽
21 제21화. 산타클로스의 선물 24.08.17 11 0 10쪽
20 제20화. 무인도에 둘만?_2 24.08.16 16 0 10쪽
» 제19화. 무인도에 둘만? 24.08.14 20 0 10쪽
18 제18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24.08.13 18 0 11쪽
17 제17화. 프시케_2 24.08.12 20 1 9쪽
16 제16화. 프시케 24.08.11 22 3 10쪽
15 제15화. 인간 사냥꾼 24.08.09 21 3 11쪽
14 제14화. 낭만 살인자 24.08.07 17 3 10쪽
13 제13화. 마음의 방 24.08.04 23 3 11쪽
12 제12화. 공처가 하데스 24.08.03 28 3 11쪽
11 제11화. 첫 참사 24.08.03 25 3 10쪽
10 제10화. 번개 놀이 24.08.02 25 3 11쪽
9 제9화. 네온사인 사랑 24.08.01 25 3 10쪽
8 제8화. 영혼이 어린 아이 24.07.31 34 3 13쪽
7 제7화. 美친 민폐 24.07.30 38 4 10쪽
6 제6화. 키스플러스_2 24.07.29 36 3 13쪽
5 제5화. 키스플러스 24.07.28 41 4 12쪽
4 제4화. 첫 만남 24.07.28 46 4 11쪽
3 제3화. 크루아상 24.07.27 48 5 10쪽
2 제2화. 美친 여신 24.07.27 54 6 12쪽
1 제1화. 人神상열지사 24.07.27 92 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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