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신들의 인간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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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로스는개
작품등록일 :
2024.07.27 22:31
최근연재일 :
2024.08.2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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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7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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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화. 산타클로스의 선물

DUMMY

10시가 넘은 시간, 프시케의 엄마가 남편에게 말했다.

“나 좀 나갔다 올게.”


프시케의 아빠는 중년의 유부녀 같지 않게 화려한 그녀의 복장을 보고, 미간을 찡그렸다. 그러나 그는 애써 담담하게 말했다.

“도대체 이 밤에 또 어딜 가는 거야?”


이때 외출한다는 엄마의 말을 듣고 서둘러 방에서 나온 프시케는 엄마에게 간청했다.

“엄마, 이 시간에 어디 가는데. 가지 마.”


엄마는 두 사람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신발장에서 신중하게 하이힐을 고르는 중이었다.


“어디 가냐고 묻잖아?”

남편의 목소리가 커졌다. 심드렁하게 대답하는 엄마.

“약속 있어.”


남편은 화가 난 목소리로 외쳤다.

“제발 외박은 좀 그만할 수 없어?”


그의 말에 엄마는 묘한 미소를 지었다.


프시케가 엄마의 팔을 잡으며 더 간절하게 말했다.

“제발, 나가지마. 아빠도 싫다잖아.”


남편이 외쳤다.

“밖으로만 돌고. 당신 대체 왜 그래? ”


엄마는 신발장 거울을 보며, 한 번 더 립스틱을 발랐다.

“일이 좀 있다고요.”


프시케는 절망한 얼굴로 엄마를 소리쳤다.

“제발 다른 엄마들처럼. 쫌!”


아빠는 화내는 프시케를 보고 말했다.

“알았어. 그만 합시다. 여보, 오늘은 잘 다녀와. 내가 프시케 저녁은 잘 챙길게. 걱정 말고.”


프시케는 아빠의 말을 무시하고, 엄마에게 다가가 그녀의 치맛자락을 잡으며 정말 애처로운 눈빛으로 말했다.

“제발 오늘은 안 나가면 안 돼?”


그러자 엄마는 그런 프시케의 귓가에 무어라 속삭이고는, 그녀의 손을 매몰차게 떼어내고 나가버렸다.


프시케는 절망한 표정으로 한참을 그 자리에 멍하니 서 있었다.


------------------



책상 앞에 앉아 있는 프시케. 그녀는 공부가 손에 잡히지 않아 멍하니 앉아있었다.


이때 아빠가 다정한 얼굴로 방문을 열고 들어왔다.


“프시케. 저녁 먹고 공부하렴.”


프시케는 싸가지 없이 대답했다.

“됐어.”


아빠는 인자한 얼굴로 안타깝게 프시케를 보며 말했다.

“고3이어도 밥은 먹고 공부해야지.”


프시케가 여전히 대답조차 하지 않고, 뒷모습만 보이고 앉아있자, 아빠는 그녀에게 다가갔다.


아빠는 벌벌 떨리고 있는 그녀의 손을 보곤 가까이 다가가, 다정하게 어깨에 손을 올리며 말했다.


“엄마 좀 이해해 드려. 그리고 힘든 일 있으면 아빠한테 말하고. 그리고 공부 열심히 하는 건 좋은데, 저녁은 거르지 말고.”


아빠의 다정한 말에 뚝뚝 떨어지는 프시케의 눈물.


아빠는 그녀의 귓불을 만지기 시작했다. 프시케의 몸이 얼어붙었다.


아빠의 손이 귓불에서 프시케의 목으로 내려오고, 목을 만지기 시작했다.


프시케는 벌벌 떨며 눈을 감았다.


아빠는 의자에 앉아있는 프시케의 셔츠의 단추를 서서히 풀기 시작했다. 서서히 드러나는 프시케의 가슴.


그가 말했다.

“아, 프시케. 넌 정말···”


그의 목소리가 흥분으로 떨렸다.

“넌 정말 사람을 미치게 해. 내 잘못이 아니야. 네가 너무 예뻐서. 네가 너무 예쁘니까. 그게 문제야. 새아빠도 남잔데 어쩌겠니?”


달달 떠는 프시케의 여린 몸처럼 오랜 시간 흔들리는 침대.


여기저기 널브러진 프시케의 교복과 속옷은 갈가리 찢어진 그녀의 심장처럼 처참해 보였다.


침대 밖으로 보이는, 주먹을 꼭 쥔 프시케의 애처로운 한 손은 너무나 외로워보였다.


지옥 같은 시간이 지나고..


다시 책상 앞에 앉아 있는 프시케의 뒷모습을 보며 짐승이 말했다.

“나와서 밥 먹고, 공부 계속 하렴.”


프시케의 귓가에 방문 닫히는 소리가 들리자마자, 프시케는 온몸을 미친 듯이 긁어대며, 참을 수 없는 역겨움에 헛구역질을 시작했다.


잠시 후, 프시케는 의자에서 벌떡 일어서더니 책상에서 무언가를 집어 들고 화장실로 달려갔다,


------------------


프시케는 자신의 얼굴이 비친 화장실 거울을 멍하니 보고 서 있었다.


그녀의 오른 손에 들려있는 셔터 칼.


공포의 신 포보스가 그녀의 어깨 위에 서있고, 그의 징그러운 세 개의 머리 중 하나가 길게 늘어져 프시케의 귓가에 속삭이고 있었다.


“어서, 어서, 어서, 뭘 망설이는 거야? 두려움을 버려.”


초점 잃은 눈동자로 프시케가 중얼거렸다.

“남자들이 너무 싫어. 제발 나한테 관심도 갖지 말고, 옆에 오지도 말았으면 좋겠어.”


프시케의 오른 손이 천천히 올라가자, 포브스의 세 얼굴의 입꼬리가 기쁨으로 천천히 올라갔다.


잠시 후.. 세면대에는 붉은 꽃이 피어 흘렀다. 프시케의 소원대로 그녀의 아름다움은 그녀를 떠나, 세면대의 배수관으로 모두 흘러 사라지고 있었다.


가여운 프시케는 왜 좀 더 빨리 이렇게 하지 않았는지 궁금해 하느라 살갗이 베이고 찢어진 고통조차 느끼지 못했다


이때, 외출에서 돌아와 화장실에 들어오던 엄마는 프시케의 모습을 발견하곤 자리에 주저앉고 말았다.

“아아아악”


거울 속에 보이는 여기저기 난도질 되어, 피범벅이 된 프시케의 끔찍한 얼굴!!!


프시케는 아까 엄마가 외출하면서 자신의 귀에 속삭인 말을 떠올렸다.


엄마는 말했었다.

“너도 즐기잖아. 네가 꼬셨잖아. 니 새아빠. 이 나쁜 년아.”


프시케는 들뜬 목소리로 엄마에게 말했다.

“엄마 이제 나 사랑해 줄 거지? 나 새아빠 안 꼬셨어. 이제 나 믿지?”


프시케는 울다 웃다를 반복했고, 엄마는 넋 나간 사람처럼 앉아있었다.


산타클로스의 실수였다. 타고난 아름다움이란 멋진 선물은 이 세상 오직 한 사람, 프시케에게만은 배달되지 말았어야 했다.


------------------


그 시각, 현신은 홀로 해변에 앉아 검은 밤바다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비가 쏟아지더니, 수십 개의 번개가 내리치기 시작했다.


현신은 번개를 보고 두려움에 벌벌 떨며, 꼼작도 하지 못했다.


현신의 뇌리에 그날의 기억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그날도 맑은 하늘에 비가 쏟아져 내리더니, 스키장 리프트에 타고 있던 엄마와 현신을 향해 갑자기 번개가 내리치기 시작했었다.


“콰쾅”

거대한 번개 하나가 현신을 향해 그대로 내리꽂혔다. 그 순간, 현신의 엄마는 현신을 옆으로 밀치고, 온몸으로 번개를 대신 맞았다.


그날의 기억이 오버랩되며 현신은 아이처럼 비명을 질렀다.

“으아악”


현신의 비명 소리에 달려온 아프로는 떨고 있는 현신을 꼭 안아주었다.


고개를 숙이고 괴로워하는 현신의 뒷목에 보이는 선명한 리히텐베르크 문양의 흉터. 그날 번개에 맞은 상처였다.


현신이 계속 흐느끼자, 아프로는 부드럽게 그의 등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이제 괜찮아. 혼자 아니야. 내가 있잖아.”


조금 진정된 현신이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함께 있어줘서... 고마..워.”


그런데 바로 그 순간, 갑자기 현신을 향해 내리꽂히는 거대한 번개!


현신은 두려움에 질려 번개를 보고 비명을 질렀다.

“으아악”


아프로는 순간 현신을 밀어내고, 대신 번개를 맞고 쓰러졌다.


현신은 깜짝 놀란 얼굴로 쓰러진 '아프로'를 품에 안고 외쳤다.

“괜찮아? 정신 차려!”


------------------



현신은 깜짝 놀란 얼굴로 쓰러진 '연오'를 품에 안고 외쳤다.

“괜찮아? 정신 차려!”


“컷”

감독의 외침에 스태프가 외쳤다.

“수고하셨습니다. 오늘 촬영 종료합니다.”


모든 스태프들이 짐을 꾸리기 시작했다.


어느 덧, 하늘의 끝에 석양이 물감처럼 번지고 있었다.


신이 난 감독이 조감독에게 말했다.

“캬아, 두 사람 애절한 눈빛 연기 죽인다. 현신은 죽다 살아오더니 연기가 더 물이 올랐어.”


“그러게요. 감독님. 그 때 행글라이더 실종 사건에 오히려 감사할 지경이라니까요. 현신이 무인도에 표류해서 실종된 사건으로 전 세계가 난리 나서.. 드라마 인기가 더 치솟다니. 이러다 우리 감독님 에미상에 깔려 돌아가시겠어.”


“흐흐, 에미상에 깔리면 집에 있는 지혜 에미 과부되면 어쩔에미?”

“감독님, 설마 그런 유머 치고, 상 받을 거 아니죠? 거절해. 에미상. 이런 파렴치한 유머를 치고 상이라니. 안 돼. 수상 접어요, 접어. 하하.”


그 순간, 웃음꽃이 활짝 핀 촬영팀과 달리 현신의 표정엔 어두움이 가득했다.


촬영이 끝나면 언제나 가벼운 목례 후 자리를 뜨던 연오가 오늘은 먼저 현신에게 다가왔다.


행글라이더를 타고 촬영하다 실종된 후 거의 2주 만에 돌아온 현신.


그녀가 눈물을 글썽이며 말했다.

“정말 걱정했어요. 무인도에서 무사히 구출되어서 정말 다행이에요. 실종된 후 거의 2주 만에 돌아오신 거잖아요. 모두 기적이라고”


연오의 걱정 어린 시선에 현신의 가슴이 따뜻하게 데워졌다.


그러다 문득 아프로와 단 둘만 있던 무인도의 뜨거웠던 열기가 떠오르자 현신은 저도 모르게 연오의 시선을 피하고 말았다.


현신은 생각했다.

‘난 이제 그녀에게 다가갈 수 없는 버린 몸이야. 아 마음이 찢어질 것 같아.’


그는 그녀의 따스한 시선에 벌거벗고 서 있는 듯 부끄러웠다.


모든 것을 망쳐버린 자신의 몸이 저주스러웠다.


그는 그녀에게 너무 미안한 마음에 오히려 더 퉁명스럽게 말했다.

“더 할 말 없으시면 전 이만.”


그는 서둘러 자리를 떴다.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연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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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제23화. 슬픈 신남 24.08.20 5 0 9쪽
22 제22화. 분쟁의 여신 에리스 24.08.19 8 0 9쪽
» 제21화. 산타클로스의 선물 24.08.17 11 0 10쪽
20 제20화. 무인도에 둘만?_2 24.08.16 16 0 10쪽
19 제19화. 무인도에 둘만? 24.08.14 19 0 10쪽
18 제18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24.08.13 18 0 11쪽
17 제17화. 프시케_2 24.08.12 19 1 9쪽
16 제16화. 프시케 24.08.11 22 3 10쪽
15 제15화. 인간 사냥꾼 24.08.09 21 3 11쪽
14 제14화. 낭만 살인자 24.08.07 17 3 10쪽
13 제13화. 마음의 방 24.08.04 23 3 11쪽
12 제12화. 공처가 하데스 24.08.03 28 3 11쪽
11 제11화. 첫 참사 24.08.03 24 3 10쪽
10 제10화. 번개 놀이 24.08.02 25 3 11쪽
9 제9화. 네온사인 사랑 24.08.01 25 3 10쪽
8 제8화. 영혼이 어린 아이 24.07.31 34 3 13쪽
7 제7화. 美친 민폐 24.07.30 37 4 10쪽
6 제6화. 키스플러스_2 24.07.29 35 3 13쪽
5 제5화. 키스플러스 24.07.28 41 4 12쪽
4 제4화. 첫 만남 24.07.28 45 4 11쪽
3 제3화. 크루아상 24.07.27 48 5 10쪽
2 제2화. 美친 여신 24.07.27 54 6 12쪽
1 제1화. 人神상열지사 24.07.27 91 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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