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실이 갑부 되는 게임부터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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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근
그림/삽화
리진
작품등록일 :
2024.07.29 23:26
최근연재일 :
2024.09.17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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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6,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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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5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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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25. 방새이? 밤샘이? 간디?

DUMMY

사무실 공간을 임대했으니, 이제 직원을 고용해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그렇게 큰 사무실을 비워두는 것은 시스템에서 규칙 위반 행위로 간주될 수 있었다.


“누구를 고용할지 생각 좀 해보자.”


“너무 뛰어난 인재는 안 되겠지, 내 계획에 방해가 되니까.”


“하지만 너무 형편없는 인재도 안 돼, 어쨌든 게임은 만들어야 하니까.”


“음··· 이건 좀 복잡한 일이니 신중하게 생각해야겠어.”


손시리는 생각할수록 이 일이 얼마나 어려운 과제인지 깨닫게 되었다. 하지만 지금과 미래의 행복을 위해, 어려운 일일수록 도전할 가치가 있는 법.


심사숙고 끝에, 손시리는 한 가지 결론에 도달했다. 직원들은 단순히 인터넷 공고만으로는 찾기 어렵다는 것이다. 직접 발굴해야 한다!


인터넷에 공고를 올리면, “자신이 회사 직무에 적합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만 지원할 것이다. 손시리가 원하는 사람들은 오히려 주눅 들어 면접에 오지 않을 가능성이 높았다. 즉, 공고의 하한선이 너무 높았다.


인터넷에 올릴 채용 공고는 손시리의 진심을 담아 쓰기 어렵고, 형식적으로 작성해야 하기에 적합하지 않았다.


손시리가 대놓고 “놀러 오세요”라고 쓸 수는 없었다. 시스템에서 경고를 받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장양 같은 “심복”이 한 명뿐이라는 건 손시리에게 조금 불안하게 느껴졌다. 장양 같은 인재가 또 어디에 없을까?


손시리는 이리저리 생각하다가 문득 한 사람이 떠올랐다. 그 사람을 끌어들일 수 있다면, 큰일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


손시리는 학교 근처에 있는 세 개의 PC방을 찾아다닌 끝에 마침내 자신이 찾던 그 인재를 발견했다.


이 사람은 거처가 일정하지 않은 편이었다. 대체로 한 PC방에 있거나 다른 PC방에 가 있거나, 아니면 PC방으로 가는 길에 있는 사람이었다.


아마도 같은 PC방에서 너무 오래 지내다 보면 질려서, 가끔 환경을 바꾸기 위해 다른 PC방에서 열흘이나 보름 정도 머무르는 것 같았다.


이 전설적인 인물의 이름은 바로 '방새이'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그를 “밤샘이”라고 부르길 좋아했다.


‘간디’라는 표현이 앞으로 몇 년 뒤에야 유행하게 되겠지만, 방새이의 행보를 보면 ‘게임계의 간디’라는 표현조차 그를 과소평가한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는 ‘게임계의 슈퍼 간디’라고 불려야 마땅할 것이다!


현재 방새이는 아직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았지만, 곧 그의 이름은 학교에 널리 퍼질 것이며, 모르는 사람이 없게 될 것이다.


그의 전설적인 두 가지 이야기는 특히 유명하다.


첫 번째 이야기는 그가 대학교 1학년 겨울 말부터 봄 초까지, 그리고 여름에 이르기까지 매일같이 PC방에서 게임을 하며 던전을 돌고, 게임을 한 것이다.


게임 속에서 그는 수많은 추종자들을 거느리며, 마치 게임계의 간디처럼 존경받는 존재였다.


그리고 현실에서는 다른 의미로 대단한 인물이었는데, 뜨거운 여름이 왔을 때, 다른 사람들이 모두 반바지와 반팔을 입고 있을 때에도, 그는 여전히 스웨터와 내복을 입고 있었고, 겨울 코트는 의자 등받이에 걸려 있었다.


왜냐하면 그는 기숙사에 돌아간 적이 없었고, 옷을 갈아입을 시간조차도 없었기 때문이다.


졸리면 의자를 뒤로 젖히고 반쯤 누워 잠을 자고, 깨어나면 화장실에 가서 얼굴을 씻고 다시 게임에 몰두했다.


이렇게 그는 계절을 무시한 채 1년을 보냈다.


이 일로 인해, 그는 “내복 형”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두 번째 이야기는 그가 2학년 때, 과목을 너무 많이 낙제해서 학교에서 퇴학 권고를 받았다는 것이다.


그런데 퇴학을 권고받은 후에도 그는 여전히 PC방에만 머물러 있었다.


가족들은 연락이 닿지 않아 그가 사고로 사망한 줄 알았다.


밤샘이는 게임 노가다와 아이템 판매로 생계를 이어가며, 마치 독립투쟁을 하듯 PC방에서 2~3년을 보냈다.


이렇듯 그는 전설적인 인물이었다.


물론, 일반 사람들의 눈에는 그가 말기 게임 중독자처럼 비쳐, 치료가 시급한 상태였겠지만 말이다.


하지만 손시리는 그의 잠재력을 정확히 알고 있었다. 이런 사람은 대부분의 게임에 대해 모든 것을 꿰뚫고 있으며, 게임 내 많은 세부 설정들에 대해 모르는 것이 없을 정도로 진정한 골수 유저였다.


이런 골수 유저를 직원으로 채용하는 것은 매우 합리적인 선택 아닌가?


물론, 전제 조건은 개인 위생을 좀 신경 쓰게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손시리는 그가 가진 또 다른 특성에도 주목했다. 게임을 잘하지만, 게임 기획에는 능숙하지 않다는 점이었다!


이런 사람은 잘못된 길로 빠지기 쉬운 타입이다.


간단히 비유하자면, 어떤 사람이 훌륭한 요리사가 되기 위해서는 음식의 맛을 잘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반대로, 음식의 맛을 잘 구분하고 섬세한 미각을 가졌다고 해서 반드시 훌륭한 요리사가 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음식에 대해 지나치게 까다로운 사람일수록 훌륭한 요리사가 되기 어려울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지나친 것은 모자란 것만 못하다는 원리이다.


게임을 만드는 데 있어 게임에 대한 열정과 애정이 필요하지만, 그것이 지나치면 문제가 될 수 있다.


게임에 대한 지나친 애정은 이성과 객관성을 유지하기 어렵게 만들며, 자신의 게임 관점이 일반 유저들의 생각과 일치한다고 착각하게 만들기 쉽다.


그래서 손시리는 방새이가 자신이 원하는 그런 인재라고 확신했다.


그는 열광적인 게임 애호가이자 고수이기에, 그를 직원으로 채용하여 높은 급여를 제공해도 시스템이 규칙 위반으로 간주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기획에는 그다지 능숙하지 않아서, 쓸데없는 디테일에 지나치게 몰두하다가 일을 망칠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


일석이조, 얼마나 완벽한 직원인가!


다만, 손시리는 그를 설득할 수 있을지 확신이 들지 않았다.


그는 2년 후, 가족들조차 그가 사고로 사망한 줄 알 정도로 PC방을 떠나지 않는 광적이고 극단적인 전설적인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도대체 어떤 일이 있어야 그가 PC방을 떠날지 상상조차 하기 힘들었다.


손시리는 자신의 기억을 더듬어 학교 서문 근처의 PC방에서 방새이를 찾아냈다.


그의 특징은 너무나도 선명했다.


지금은 초가을이라 대부분의 사람들이 긴팔과 긴바지를 입고 있었지만, 방새이는 스웨터를 입고 있었고, 의자 위에는 두꺼운 코트가 걸려 있었다.


그가 추위를 많이 타서 그런 것은 아니었다. 이 옷을 작년 겨울부터 지금까지 한 번도 벗지 않고 계속 입고 있었기 때문이다.


손시리는 이런 일을 할 사람은 그밖에 없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방새이는 컴퓨터 화면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화면 속 캐릭터는 비행 도구를 타고 성 안을 목적 없이 떠돌고 있었다.


손시리는 방새이의 뒤에 섰더니 머리에서 은은하게 풍기는 기름 냄새를 맡을 수 있었다.


심각한 수준은 아니었다. 하지만 방새이의 이마가 많이 벗겨져 있는 걸 보니, 어쩌면 탈모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음, 만약 그를 설득해 PC방을 떠나게 할 수 있다면, 우선 돈을 줘서 목욕 좀 하고 깨끗한 옷으로 갈아입게 해야겠다고 손시리는 생각했다.


“방새이?” 손시리는 조심스럽게 불렀다.


방새이는 약 10초 동안 멍하니 있다가, 천천히 고개를 돌리며 두 개의 커다란 다크서클 속에 있는 흐릿한 눈동자로 손시리를 바라보았다. “나를 찾는 거야?”


손시리는 자신이 찾던 사람이라는 것을 확신하고, 방새이 옆의 빈 의자에 앉았다.


“일자리 하나 있는데, 해볼 생각 있어?” 손시리가 물었다.


방새이는 다시 천천히 고개를 돌려 컴퓨터 화면을 멍하니 바라보며 말했다. “PC방 직원? 관심 없어.”


“그게 아니라, 게임 기획자로. 게임을 직접 설계하는 일이야.” 손시리가 덧붙였다.


방새이는 다시 천천히 고개를 돌려 손시리를 위아래로 훑어보았다. 그리고는 이 사람이 그저 평범한 학생일 뿐이라는 것을 확신한 듯했다.


“나랑 장난치지 마.” 방새이는 믿지 않는다는 듯이 말했다.


손시리는 답답함을 느꼈다. 아마도 자신이 좀 더 신뢰를 줄 수 있는 옷을 입고 있었다면 상황이 달라졌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정장은 아직 도착하지 않았기 때문에, 손시리는 더 이상 말로 설득하려 하지 않고 주머니에서 오만 원짜리 지폐 여섯 장을 꺼내 들었다.


“네가 이 일을 한다면, 이건 선급금이야.”


신사임당이 그려진 5만 원짜리 지폐 여섯 장을 보자, 방새이의 의아했다.


오만 원 지폐는 2009년 6월 23일에 처음 발행되었고, 방새이는 이때 처음으로 오만 원 지폐를 접했다.


방새이는 지폐를 들고 한참 동안 바라보더니, 갑자기 눈을 크게 뜨고 말했다. “이게 상품권?··· 아니, 진짜 돈인가? 오만원짜리가 있다고?”


그는 지폐를 빛에 비춰보며 구석구석 확인하더니,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검색해 보면 알겠지만, 올해 발행된 오만원권 지폐야.”


방새이는 앞에 있는 컴퓨터로 검색한 후에야 비로소 손시리가 진지하다는 것을 알아챘다. 만약 이게 사기라면, 손시리가 자신에게 돈을 요구해야 할 텐데, 이렇게 먼저 돈을 주는 사기가 어디 있겠는가?


게다가 여섯 장이면 30만 원 아닌가!


2009년에 30만 원은 방새이 같은 사람에게는 상당히 큰 돈이었다. 당시 PC방의 시간당 요금이 대부분 800~1,000원 정도였기 때문이다.


“그뿐만 아니라, 우리 회사는 최고 사양의 컴퓨터에 듀얼 모니터까지 갖춰져 있어서, 마음껏 게임을 할 수 있어.” 손시리는 마지막 결정타를 날렸다.


방새이의 눈이 순간 빛이 났다. 인터넷 요금을 내지 않아도 되고, 최고 사양의 컴퓨터로 게임을 마음껏 할 수 있다니! 이건 PC방보다 훨씬 더 좋은 환경 아닌가?


이는 마치 굶주린 고양이 앞에 생선을 던져 놓은 것 같은 상황이었다.


“정말 날 속이는 건 아니겠지? 내가 할 일이 뭔데?” 방새이가 여전히 의심스럽게 물었다.


“너의 일은 그냥 게임을 하는 거야! 내가 너에게 줄 직책은 ‘게임 체험사’야.”


“사람들이 만든 게임을 체험하고, 우리 회사에서 직접 개발한 게임도 체험하는 거야. 문제가 발견되면 바로 나한테 알려주면 끝.”


“물론, 네가 원한다면 게임 기획에 직접 참여하면서 의견을 제시하는 것도 가능해.”


“난 네가 이 일을 충분히 해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 안 그래?”


손시리는 미소를 띠며 유혹적인 제안을 건넸다.


방새이는 입술을 움츠리며, 목젖이 살짝 움직였다. 이건 그가 꿈꿔오던 삶 아닌가? 게임을 하면서 돈을 벌 수 있다니, 이보다 더 좋을 수 있을까?


“나 해볼게··· 음, 고려해볼게··· 만약 네 말이 사실이라면, 현실 세계로, 아니 세상 밖으로 나올 생각 있어.”


방새이는 원래 “하겠다”고 말하려 했으나, 혹시 사기면 어떡하나 하는 생각이 들어 말을 바꾸었다. 그래서 약간의 여지를 남겨두었고 그가 일하게 될 업무환경을 본 후에야 확실히 결정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손시리는 자신이 그를 설득하는 데 성공했다고 확신했다. 그에게 이런 유혹적인 조건을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그럼 지금부터 네가 할 일이 있어.”


“이 30만 원으로 샤워하고 머리도 자르고, 깨끗한 옷도 몇 벌 사입어.”


“우리 회사는 신화호경에 있는데, 지금 네 모습으로는 경비원이 너를 노숙자로 오인하고 막을지도 몰라.”


“출근 날짜는 이번 주 안으로 정해질 거야. 내가 너한테 전화할 테니까, 준비하고 있어.”


손시리는 말을 마치고 뒤돌아섰다.


방새이는 손에 든 30만 원을 바라보며, 갑자기 눈물이 핑 돌았다.


“드디어··· 드디어 내가 인정받는구나···”


그는 30만 원을 꼭 쥐고 컴퓨터 책상에 엎드려 울음을 터뜨렸다. 살짝 벗겨진 머리 위로 모니터의 불빛이 비치며, 따뜻한 기운이 감돌았다.


근처에 있는 그를 알아본 사람들이 하나둘씩 고개를 돌려 속삭였다. “무슨 일이지? 무슨 레어 아이템이라도 얻었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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