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실이 갑부 되는 게임부터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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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근
그림/삽화
리진
작품등록일 :
2024.07.29 23:26
최근연재일 :
2024.09.17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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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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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6,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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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31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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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31. 3가지 조건

DUMMY

손시리는 두 사람에게 반응할 시간을 주지 않고 계속해서 말을 이어갔다.


“이번 게임에 대해 제가 요구하는 것은 딱 세 가지입니다.”


“첫째, 이 게임에는 충분한 스토리 모드가 있어야 합니다. 단순히 유저들끼리의 대결로만 이루어진 게임이 되어선 안 됩니다. 우리의 게임은 깊이와 내러티브가 있어야 합니다!”


“둘째, 초보 유저들의 경험을 최대한 배려해서 게임을 가능한 한 쉽게 만들어야 합니다!”


“셋째, 우리는 에픽 무기를 만들어야 합니다. 무기의 가격은... 555,000원으로 영구 소유 가능하게 하고, 제한된 시간 동안의 체험 가격은 기획팀에서 알아서 정하세요.”


직원들은 모두 얼떨떨한 상태에 빠졌고, 손시리는 속으로 웃음을 참았다.


게임을 망치는 게 이렇게 간단하다니!


FPS 게임을 만들겠다고 한 건 손시리가 처음부터 계획한 것이었다.


게임 제작 경험이 전혀 없는 팀에게 처음부터 FPS 게임을 만들게 하는 것 자체가 큰 함정이었다.


왜냐하면 FPS 게임은 다른 게임 장르와 달리, 타격감에 대한 요구가 매우 섬세하기 때문이다!


이 세계에서는 이미 완성도가 매우 높은 FPS 게임들이 있었으니, 그중 하나가 바로 《카운터 스트라이크》였다. 이 게임의 타격감은 100점 만점에 100점을 구현했다고 할 수 있다.


시장에 99점짜리 FPS 게임이 새로 나온다고 해도, 그 게임은 철저히 실패할 것이다!


왜냐하면 FPS 게임에서 1점의 차이는 하드코어 유저들에게 엄청나게 큰 차이로 느껴지기 때문이다!


이미 《카운터 스트라이크》와 《스페셜포스》가 있는데, 누가 굳이 이보다 못한 모방작을 하겠는가?


이 유형의 게임은 카드 게임이나 MMORPG와는 완전히 다르다. 이들 게임은 주로 외형에 중점을 두기 때문에, 겉모습만 바꾸면 된다. 내용은 크게 달라지지 않지만 새로운 게임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었다.


하지만 FPS 게임에서는 타격감이 1점이라도 차이나면 그 차이는 매우 컸다. 이를 만회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카운터 스트라이크》와《스페셜포스》에 정면으로 맞서는 것은 자살 행위다.


그리고 손시리가 요구한 세 가지 조건은 하나같이 치명적이었다!


충분한 스토리 모드는 겉으로 보기에는 좋아 보일지 모르지만, 실제로는 이 팀의 역량을 초과하는 요구사항이었다.


스토리 모드는 전형적인 고비용 저수익 구조로, 아무리 노력해도 성과를 얻기 어려운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컸다. 프로젝트 멤버들의 엄청난 시간과 에너지를 쏟아붓게 만들 뿐, 정작 유저들은 이를 별로 반기지 않을 수도 있었다!


동일한 개발 시간과 인력을 투입할 때, 스토리 모드에 너무 많은 자원을 할애하면 게임의 다른 부분에 당연히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또한, 초보 유저의 경험을 배려해 게임을 지나치게 쉽게 만들면, 핵심 유저들의 불만을 초래할 수 있었다. FPS 게임은 원래 하드코어 유저들을 겨냥한 장르이기 때문이다!


가장 결정적인 것은 세 번째 조건이다.


과금 무기!


이는 손시리가 《귀장》에서의 실패 경험을 통해 얻은 교훈에서 비롯되었다.


전생의 《서든어택》은 한국에서 가장 큰 인기를 끌었던 FPS 게임이었지만, 이 세계에서는 어째서인지 출시조차 되지 않았다.


왜 그럴까?


손시리는 이 세계의 게임 시장에서는 이와 같은 FPS 게임 후발주자가 생존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전생의 2009년에는 무료 게임이 대세였고, 과금 게임이 흔했다.


현재 이 세계에서는 대세가 패키지 게임 구매와 정액제 요금제다. 《큐트한 고구려》 같은 모바일 게임에서 20만 원 정도의 과금 한도를 설정해도 유저들에게 엄청난 비난을 받는 상황이다.


손시리는 《귀장》을 개발할 때 너무 착하게 만들어 유저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고, 그 결과로 예상과 달리 긍정적인 평판을 얻게 되었다.


어떤 의미에서 손시리는 "판도라의 상자"를 연 셈이었다. 원래 더 비싸게 팔 수 있었던 상품을 헐값에 팔아버린 셈이니까...


물론, 이 일이 어떤 연쇄 반응을 일으킬지에 대해서는 손시리가 당장 신경 쓸 필요는 없었다.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다음 게임을 어떻게 망하게 만들 것인가였다.


과금을 무겁게 설정하고, 평판을 망쳐버리는 것이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었다!


한번 상상해 보자.


타격감이 《카운터 스트라이크》와 《스페셜포스》보다 떨어지는 FPS 게임에, 퀄리티도 보통 수준인데다가, 쓸모없는 스토리 모드에 자원을 쏟아붓고, 게임 속 무기들은 하나같이 엄청 비싸게 팔리는 게임이라면···


이건 완전히 강점이 없고 약점만 있는 게임이다.


더 이상 말할 것도 없이, 완전히 망할 게임이다!


손시리는 이미 세 가지 제한 조건을 황시언과 방새이에게 전달했으니, 이제 그 조건에 맞춰 게임을 만드는 것은 그들의 몫이었다.


이 세 가지 조건만 충족하면, 어떻게 만들든 상관없었다. 손시리는 전혀 개의치 않았다.


팀 전체가 FPS 게임 제작 경험이 전혀 없는 상황에서, 이 게임이 겨우 완성되어 출시까지 이어진다면 그 자체만으로도 다행일 것이다. 돈을 벌다니? 그건 절대 불가능한 일이다!


역시나, 손시리의 세 가지 조건을 들은 황시언과 방새이는 깊은 생각에 잠겼다.


황시언은 그 자유도와 난이도에 놀랐다.


대표님은 풍부한 경험을 가진 제작자로서, 게임 설계에 대해 세세한 계획과 지도를 해줄 줄 알았는데, 막상 그는 큰 방향만 잡아주고는 손을 떼고 있었다!


스토리 모드가 있는, 초보자 친화적인, 과금 한도가 매우 높은 FPS 게임이라...


이건 너무나도 어려웠다!


하지만 황시언은 차마 못하겠다고 말할 수 없었다. 회의 전에 그는 대표님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결심했는데, 이제 와서 포기할 수는 없었다.


난이도가 높을수록 더 열심히 해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대표님께서 주신 월급과 신뢰에 보답할 수 없지 않은가?


반면, 방새이는 황시언처럼 복잡한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는 그저 자신이 FPS 게임을 할 때의 경험을 떠올리며, 손시리가 제시한 과제를 어떻게 잘 완수할 수 있을지에만 고민하고 있었다.


“질문 있나요?” 손시리가 물었다.


황시언이 막 입을 열려는 순간, 손시리는 이미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다들 이견이 없는 것 같군요. 좋아요.”


몇몇 사람들이 입에서 나오려던 말을 다시 삼켰다.


아니, 우리에게 말할 기회를 안 주셨잖아요!


손시리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럼, 기획팀에게 일주일의 시간을 줄 테니, 기획 초안을 작성해 주세요. 새이 씨는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큰 방향을 잡는 역할을 맡고, 시언 씨는 팀을 조직해 회의를 진행하고, 세부 계획을 수립해 업무를 배분해 주세요.”


“장양 씨는 다른 사람들 옆에서 많이 배우고, 가능한 범위 내에서 돕도록 하세요.”


“무슨 문제가 생기면 바로 저에게 알려주세요. 특히 돈과 관련된 문제라면 주저하지 말고 얘기하세요.”


“자, 회의 끝!”


회의가 끝나고, 손시리는 홀가분한 기분이 들었다.


아, 원래 대표가 이런 기분이구나?


모든 일을 다 부하 직원들에게 맡기고, 아무런 신경도 쓰지 않는 것이 이렇게 기분 좋은 일이라니?


물론, 일반적인 대표는 일이 잘 되고 있는지 궁금해서라도 이것저것 물어보겠지만, 손시리는 정말로 아무 것도 묻지 않을 것이다!


게임의 퀄리티가 좋든 나쁘든, 그는 신경 쓰지 않는다!


물론, 몇 가지 중요한 진행 상황에서는 조금 개입해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언제 기획 초안이 나와야 하는지, 언제 첫 번째 베타 버전이 나와야 하는지, 언제 심사에 제출할지 등이다.


게임이 조금 엉망이어도 상관없지만, 심사를 통과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괜히 시간만 허비하게 될 것이고, 그러면 시스템에서 규칙 위반으로 판단하게 될 것이다.


손시리의 목표는 게임이 순조롭게 출시되는 동시에 직원들이 돈을 아낌없이 쓰도록 부추기는 것이었다!


회의실에서 모두가 떠났다.


황시언은 방새이를 불러 세웠다.


“선배님, 내일까지 대략적인 구상안을 만들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제가 기획 초안을 작성하는 데 최소한 5일은 걸리니까, 가능하면 내일쯤 기본적인 아이디어를 공유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래야 빨리 협의할 수 있을 거예요.”


황시언은 상당히 공손하게 말했다.


황시언은 방새이에 대해 잘 알지 못했지만, 그를 판단하는 몇 가지 기준이 있었다.


그는 나이가 많아 보였고, 이마선이 뒤로 많이 물러나 있었다.


그는 게임의 신이였고, 야근 특권이 있으며, 대표님의 깊은 신뢰를 받고 있었다.


그는 말수가 적고, 항상 무언가를 생각하는 듯했다.


이 모든 점을 종합해볼 때, 방새이가 선배일 가능성이 광장히 높다고 그는 생각했다.


방새이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네, 선배님.”


방새이는 황시언에 대해 잘 알지 못했지만, 자신이 아직 대학생이라는 사실과 황시언이 대학 졸업 후 게임업계에 들어왔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를 선배로 여겼다.


두 사람 모두 서로의 "선배님"이라는 호칭이 단순한 신입 동료들 간의 예의나 칭찬일 거라 생각했고, 그것을 깊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러나 둘 다 진심으로 그렇게 부르고 있다는 사실을 서로 알지 못했다.


황시언은 자신의 자리로 돌아온 후, 한편으로는 기쁨을 느끼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걱정이 되었다.


기쁜 이유는 이곳에서 일하는 사람들, 즉 대표와 동료들이 모두 매우 친절하고 예의 바르다는 것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이전 회사의 엄격하고 억압적인 분위기와는 완전히 달랐다.


그러나 동시에 자신이 부족해서 팀에 누를 끼칠까 봐 걱정이 되었다.


황시언은 서둘러 예전에 수집해둔 많은 기획 문서를 꺼내 복습하며, 벼락치기로 공부했다.


그는 이틀 정도 기다려서 방새이의 기본적인 아이디어가 나오면, 기획안을 작성해야 했다.


한편, 방새이는 이미 빠르게 구상 단계에 돌입했다.


다양한 FPS 게임의 기억이 물결처럼 밀려들며, 그에게 영감을 제공하고 있었다.


이 게임의 타격감을 초보자들에게 친화적으로 만드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간단한 조정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였다.


예를 들어, 캐릭터의 히트박스, 특히 머리 부분을 확대하면 초보자들의 헤드샷 성공률을 크게 높일 수 있었다.


또는 저격총의 조준 시간이나 무기 전환 속도를 높이면 초보자들도 짧은 시간 안에 스냅샷을 빠르게 습득할 수 있을 것이다.


비록 방새이가 FPS 게임에서 절대적으로 정통하다고 할 수 없고, 프로 선수 수준까지는 미치지 못하지만, 일반 플레이어들 중에서는 고수에 속한다.


자신의 타격감을 기준으로 여러 가지를 조정하면 이 부분은 쉽게 해결될 수 있는 문제였다.


과금 무기는 가격을 높게 설정하면 그만이니, 이것도 문제 될 건 없었다.


방새이에게 유일한 난관은 손시리가 제시한 첫 번째, 바로 스토리였다.


방새이는 깊은 고민에 빠졌다.


솔직히 그는 이 요구사항을 이해하기 어려웠다.


왜냐면 현재 국내에서 유행하는 대부분의 FPS 게임은 아예 스토리를 다루지 않기 때문이다. 그냥 유저들끼리 맞붙어 싸우면 끝이었다.


일부 해외 단독 FPS 게임 대작에는 스토리가 있긴 하지만, 그런 게임을 만드는 회사는 규모가 어마어마하게 크다. 그런데 마이너스는 어떤 회사인가?


회사에 고작 30명밖에 없는데, 해외 대형 FPS 게임과 같은 수준의 스토리를 만드는 건 애초에 불가능하다.


비록 방새이는 게임 업계에 갓 들어온 신입이지만, 이 정도는 잘 알고 있었다.


방새이는 역으로 생각해 보았다.


회사가 작아서 대형 FPS 게임의 스토리 수준을 따라잡을 수 없다는 건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이 정도는 나 같은 초보자도 아는데, 똑똑한 대표님께서 모르실 리가 없었다.


대표님은 분명히 알고 계실 것이다!


그렇다면, 왜 굳이 이런 요구를 내거셨을까?


그 답은, 이것이 하나의 시험이자 동시에 하나의 힌트였기 때문이다.


대표님께서는 우리의 능력을 시험하시면서, 해외 FPS 게임 대형 제작사의 방식을 따라 하지 말라고 힌트를 주신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방새이는 다시 깊은 생각에 빠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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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38. 견학 24.09.07 33 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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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35. 월급이 잘못 나온 거 아니야? 24.09.04 35 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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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33. 대표님의 깊은 뜻 24.09.02 35 2 11쪽
32 32. 불리한 조건, 유리한 기획안 24.09.01 37 2 11쪽
» 31. 3가지 조건 24.08.31 37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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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29. 황시언, 회사생활 적응하기 24.08.29 39 2 11쪽
28 28. 채용에 대한 장양의 의혹 24.08.28 36 2 11쪽
27 27. 희망 급여 24.08.27 39 2 11쪽
26 26. 면접 24.08.26 42 2 11쪽
25 25. 방새이? 밤샘이? 간디? 24.08.25 39 2 12쪽
24 24. 행색 24.08.24 41 2 11쪽
23 23. 대대적 소비 24.08.23 41 2 11쪽
22 22. 너무 싼데요? 24.08.22 43 2 11쪽
21 21. 훌륭한 비서 24.08.21 45 2 10쪽
20 20. 장양의 조언 24.08.20 54 2 11쪽
19 19. 군자지교담여수 24.08.19 49 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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