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실이 갑부 되는 게임부터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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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근
그림/삽화
리진
작품등록일 :
2024.07.29 23:26
최근연재일 :
2024.09.17 09:05
연재수 :
4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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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80
추천수 :
75
글자수 :
246,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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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9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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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자
11쪽

19. 군자지교담여수

DUMMY

"시리야!"


"시리야!"


손시리는 장양의 부름에 겨우 정신을 차렸다.


“아, 네가 이 게임에 얼마나 많은 정성을 쏟았는지 알아. 이제 드디어 고생 끝에 좋은 결과를 얻었으니 정말 흥분되겠지. 하지만 너무 흥분하지는 마, 건강에 안 좋아.”


“빨리 마음을 진정시켜, 우리 성공했어!”


장양의 얼굴에는 흥분이 가득했다.


하지만 손시리는 속으로 한숨을 쉬며, 억지로 미소를 지었다.


내가 흥분했다고?


난 지금 절망하고 있다고!!


손시리는 거의 죽음 직전의 얼굴로 억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응, 우리 성공했네···"


손시리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비록 너무 괴롭고 절망스럽지만, 자신의 실패 이유를 알아내야 했다. 도대체 왜 이 게임이 다시 인기를 얻게 된 걸까?


혹시 이번에도 어떤 유튜버가 이 게임을 비난하면서 화제가 된 건가? 하지만 이번 게임에는 그렇게 비난할 만한 부분이 없었다.


우선, 손시리는 네이버에서 《귀장》의 키워드를 검색해봤지만, 유용한 정보는 찾지 못했다.


게임 리뷰를 봐도 "xx 관광단" 같은 댓글은 보이지 않았다.


"도대체 어디서 잘못된 걸까?" 손시리는 아무리 생각해도 답을 찾을 수 없었다.


이 게임을 아는 사람은 손에 꼽을 정도로 적었다.


자신은 홍보를 전혀 하지 않았고, 장양은 그런 인맥조차 없었다.


남은 건 손시리가 리소스와 템플릿을 구매할 때 접촉한 esro 리소스 사이트의 몇몇 사람들뿐이었다.


“잠깐만, 댓글을 보면 대부분의 유저들이 원화를 언급했어!”


“분명히 원화에 매료된 사람들이야!”


“하지만, 그 원화는 게임 안에 있는데, 어떻게 그걸 본 거지?”


손시리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트위터를 열고, 《귀장》을 검색해봤다.


이번에는 결과가 나왔다.


많은 유명 일러스트레이터들이 《귀장》의 원화를 리트윗하며 홍보하고 있었다!


이 트윗들이 게임 업계, 애니메이션 업계, 심지어는 IT 업계의 인플루언서들에 의해 리트윗되었고, 다른 일반 유저들에게도 널리 퍼지고 있었다!


손시리는 그 자리에서 얼어붙었다.


도대체 누구야?


누가 이렇게 강력한 인맥을 동원해 《귀장》을 홍보하고 있는 거지?


이건 보통의 마케팅 회사나 댓글 알바들도 해낼 수 없는 일일 텐데!


게다가 여기 등장하는 많은 일러스트레이터들은 각 분야에서 꽤나 명성이 높고, 자부심이 강해서 홍보 요청을 잘 받아들이지 않는 사람들이었다. 심지어 돈을 주더라도 이들이 홍보를 받아들일지 의문이었다.


한 줄씩 리트윗된 게시물을 추적하던 손시리는 드디어 원 게시물의 작성자를 발견했다. 원영길이었다!


원영길의 개인 계정은 팔로워가 겨우 200~300명 정도였지만, 이 트윗이 몇 천 번이나 리트윗되며 높은 인기를 끌고 있었다.


손시리는 이 작은 계정이 어떻게 이렇게 큰 파장을 일으킬 수 있었는지 이해할 수 없었지만, 분명한 건 모든 문제가 원영길의 자발적인 홍보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이었다!


손시리는 머리를 탁 쳤다. “망했어, 이번에는 우리 내부에서 문제가 생겼어!”


하지만 손시리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원영길이 왜 굳이 애써 이 게임을 홍보했을까?


우린 단지 비즈니스적인 관계일 뿐이잖아. 내가 돈을 주고 네가 원화를 제공한 것뿐인데, 왜 굳이 수고스럽게 내 게임을 홍보하려고 하는 거지?


내가 따로 홍보비를 준 것도 아닌데!


손시리는 정말로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는 esro 리소스 사이트에서 원영길에게 물어보았다.


"혹시 영길님이 트위터에 《귀장》을 홍보했어요?"


몇 분 후, 원영길이 답변을 보냈다.


"네, 몇몇 일러스트레이터 친구들에게 리트윗을 부탁했는데, 저도 이렇게 될 줄은 몰랐어요.”


“사장님, 너무 감사하다고 생각하지 않으셔도 돼요. 저는 그냥 사장님이 만든 이 진정성 있는 게임이 묻히는 게 너무 아쉬웠어요.”


“예산이 6,000만 원밖에 없는데, 그 모든 돈을 게임 개발에 쏟아붓고, 홍보비를 전혀 남기지 않다니··· 사장님 같은 순수한 열정을 가진 게임 제작자는 정말 드물어요!”


“제 친구들도 사장님의 열정에 감동해서 리트윗해준 거예요.”


“그리고 《귀장》은 정말 양심적이고, 게임 퀄리티도 좋고, 제 원화도 좋아서 이렇게 좋은 반응이 나온 것 같아요.”


“결론은, 《귀장》 처럼 퀄리티가 높고 진심이 담긴 게임은 당연히 인기를 끌어야 해요! 저는 그냥 약간의 도움을 드렸을 뿐이에요.”


원영길이 보낸 메시지를 읽으며, 손시리는 멍해졌다.


그는 도대체 무슨 답장을 해야 할지조차 몰랐다!


사장님 같은 열정적인 제작자는 정말 드물다고?


《귀장》은 너무 양심적이라 당연히 인기를 끌어야 한다고?


이게 무슨 소리야!


나는 열정이 넘치는 사람이 아니야, 나는 그냥 게임이 망했으면 좋겠다고!


《귀장》이 흥행해야 한다고?


안 돼! 흥행하면 내가 어떻게 손실을 보냐고!


손시리는 정말로 원영길을 한바탕 욕하고 싶었다.


너 많이 심심해? 지금 엄청 한가해?


네가 왜 여기서 참견이냐고! 돈을 받았으면, 그냥 신나게 놀고먹고 하면 되잖아? 게임 홍보를 네가 왜 신경 쓰냐고!


하지만 손시리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손을 키보드 위에 올려놓고 한참을 망설였지만, 결국엔 다 지워버렸다.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시스템의 존재를 암시하거나 다른 이들에게 의심을 사는 건 절대 안 되니까!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손시리는 지금 기뻐하는 척을 해야 했다.


원영길은 한참을 기다렸지만, 손시리 쪽에서 아무 답장이 없었다.


아마 손 사장이 너무 감동해서, 뭐라고 해야 할지 몰랐을 거야.


원영길은 타이핑을 시작했다. “사장님, 더 이상 아무 말도 필요 없어요.”


“게임 홍보는 제 자발적인 행동이었고, 사장님이 직접 물어보지 않으셨다면 따로 말씀드리지도 않았을 거예요.”


“굳이 저한테 미안해하지도 마세요. 《귀장》이 흥행하면, 제 원화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고, 제 커리어에도 큰 도움이 될 테니까요.”


“사장님, 힘내세요. 저는 사장님이 앞으로 더 훌륭한 게임들을 만들어낼 거라 믿습니다. 우리 나중에 같이 일할 기회가 또 있길 바래요!”


원영길의 열정 넘치는 이 몇 마디에, 손시리는 멍해졌다.


또 함께 일할 기회가 있길 바란다고?


아니, 그런 일은 절대 없어야 해!


너 같은 대단한 놈과 다시 일하게 되면, 내가 어떻게 손실을 보겠냐고?


손시리는 온몸에 가득 찬 좌절감과 분노를 억누르고, 결국 단 네 글자만 억지로 쓸 수 있었다.


“고마워요.”


말로는 고맙다고 했지만, 속으로는 이를 악물고 있었다.


손시리가 보내온 “고마워요”라는 답장을 보고, 원영길은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역시, 군자의 우정은 물처럼 담백한 법이지.”


원영길은 ‘군자지교담여수’라는 말을 떠올리며, 이렇게 훌륭한 사람과 함께 일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정말 좋은 경험이었다고 생각했다. 이 생각에 원영길은 뿌듯함을 느꼈다.


며칠 후.


"축하합니다! 귀하의 게임 《귀장》이 '이달의 가장 인기 있는 신작 게임'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이 기간 동안은 가능한 업데이트하지 마시고, 알려지지 않은 버그가 게임 플레이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주의해 주세요···"


이 메시지를 본 손시리는 한숨을 내쉬며 절망에 빠졌다.


또 시작이다, 또 시작이야!


다시 한 번 이 연쇄 반응이 시작되었다. 불행이 겹치는 건 항상 이런 식이다.


사실, 《고독한 사막도로》와 《귀장》이 인기를 끈 이유는 모두 아주 적은 확률로 발생하는 작은 사건 때문이었다.


《고독한 사막도로》는 조민기의 리뷰 영상 덕분이었고, 《귀장》은 원영길의 원화가 트위터에서 화제가 된 덕분이었다.


만약 이 두 사건만으로 끝났다면, 상황은 그렇게 심각하지 않았을 것이다. 왜냐하면 이 두 사건이 영향을 미친 것은 소수의 사람들뿐이었기 때문이다.


만약 후속 열기가 없었다면, 이 게임은 결국 서서히 잊혀졌을 것이었다.


그런데 가장 큰 문제는 이 esro 공식 플랫폼의 자동 추천 메커니즘이다!


esro 공식 플랫폼은 같은 기간에 출시된 게임들의 데이터를 비교하여, 게임을 더 좋은 추천 위치에 배치한다.


《고독한 사막도로》와 《귀장》 모두, 적은 확률의 사건으로 인해 수치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후, 공식 플랫폼에 의해 '진짜 데이터'로 판단되어 더 나은 추천 위치로 올라갔다.


그리고 이 두 게임이 가진 개성 때문에, 추천 위치에 오른 후 데이터는 다시 한 번 급상승했다...


이렇게 되면서 상황은 완전히 통제 불능 상태에 빠지고 말았다!


현재, 《귀장》은 모바일 게임 분야에서 '이달의 가장 인기 있는 신작 게임'으로 추천되었고, 이 추천이 계속되면 매 분마다 유저들이 대거 유입되고 말 것이다!


게다가 《귀장》의 높은 평점과 찬사 일색인 댓글까지 더해지면...


그 결과는 상상하기도 싫을 만큼 끔찍했다!


손시리는 더 이상 관리자 페이지를 볼 용기조차 없었다. 볼수록 절망만 더해질 테니까!


손시리는 진심으로 플랫폼 측에 "제발 내 게임을 추천하지 말아 달라"고 말하고 싶었다. 제발 부탁드리고 싶었다!


하지만 그렇게 할 수 없었다.


왜냐하면 공식 플랫폼의 추천은 자동으로 이루어지며, 이런 요청을 하는 것은 규정 위반으로 시스템 경고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손시리는 이제야 어르신들이 자주 하신 말씀이 무슨 뜻인지 깊이 깨달았다.


'인생은 계획대로 되는 게 하나도 없구나!’


······


혼자 기숙사 건물의 옥상에 서서, 손시리는 복잡한 감정에 휩싸였다.


그는 기숙사에 있고 싶지 않았다. 곧 결산 시간이 다가오고 있어서, 자신이 울음을 터뜨리면 장양이 들을까봐 걱정이 됐다.


시스템 화면이 손시리의 시야에 자동으로 나타나고, 또다시 재산 전환 시스템의 결산 시간이 찾아왔다.


【재산 전환 시스템】


【사용자: 손시리】


【이익 전환 비율 100:1, 손실 전환 비율 1:1】


【결산 중...】


【시스템 자금: (↑)】


【개인 자산: 44,920원】


【결산 중...】


【재산 전환 중...】


【시스템 자금:】


【개인 자산: (↑)】


손시리는 화면에 나타난 숫자들을 보며, 삶에 대한 애착을 잃어버린 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는 카드 게임이 이렇게 돈을 잘 벌 줄은 꿈에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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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33. 대표님의 깊은 뜻 24.09.02 36 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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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 군자지교담여수 24.08.19 50 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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