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실이 갑부 되는 게임부터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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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근
그림/삽화
리진
작품등록일 :
2024.07.29 23:26
최근연재일 :
2024.09.17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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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6,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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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8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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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39. 이게 일류 게임 회사야

DUMMY

보통 자수성가한 사람들은 절약하는 습관이 몸에 배어 있고, 게임 업계에서는 굳이 비싼 옷을 입어야 할 필요도 없었다.


두 사람은 서로 간단히 인사를 나누며 "전부터 잘 알고 있었다"고 말했지만, 사실 서로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었다.


손시리는 드래곤파워 회사가 어떤 게임을 만들었는지 전혀 몰랐고, 주성재도 손시리가 《귀장》의 제작자라는 것만 막연히 알 뿐, 그 외에는 아는 것이 없었다.


서로에 대해 잘 알지 못했기 때문에, 둘은 자연스럽게 형식적인 칭찬을 생략하고, 바로 회사 내부로 들어갔다.


"여기는 저희 녹음 구역입니다. 앞쪽에 보이는 건 게임에 목소리를 입히는 녹음실이에요."


"물론, 게임 음악과 효과음도 모두 여기서 제작합니다."


"이쪽은 작업 공간이고, 보시면 일러스트레이터들이 원화를 그리고 있어요."


"저쪽은 교육실로, 저희는 주기적으로 교육생들에게 게임 져작에 대한 강의를 진행하고 있어요."


"여기에는 코스프레 의상이 있는데, 예전에 유명 연예인이 게임 광고를 찍었을 때 입었던 옷이죠. 지금은 전시용으로 보관하고 있어요."


"이 벽에는 저희 게임의 각종 굿즈가 전시되어 있고요."


"이쪽은 휴게 공간이고, 저희 식당은 저쪽에 있어요···"


주성재는 손시리 일행을 안내하며 그들의 반응을 살폈다.


드래곤파워 회사는 국내에서 꽤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게임 회사여서 전통적인 작업 방식을 고수하고 있었다. 자체 녹음실, 디자인 팀 등을 보유하고 있어 게임 제작의 거의 모든 작업을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었다.


반면 마이너스는 디자인 리소스나 음악 리소스를 모두 외부 플랫폼에서 구매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었다.


하지만 주성재가 의아하게 느낀 점은, 재성 등 마이너스 주식회사 직원들이 건물 밖에서는 매우 흥분한 표정을 지었던 반면, 회사 내부에 들어와서는 오히려 무덤덤한 반응을 보였다는 것이었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이지?


과거에도 몇몇 대학생들이 이곳을 견학하러 온 적이 있었는데, 보통은 밖에서는 담담한 표정을 짓다가도 내부에 들어오면 감탄하며 흥분하곤 했었다.


왜냐하면 이곳 내부에는 휴게 공간, 간식 구역, 카페 공간, 오락실 등이 마련되어 있었는데, 이런 것은 꽤 좋은 근무 환경으로 여겨지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그 학생들은 이곳을 보며 자신이 이 회사에 입사하는 상상을 하며 흥분해 했었다.


하지만 마이너스 주식회사 직원들의 반응은 정반대였다.


이것이 오락실이라고? 이게 휴게 공간이라고?


이 작은 방에 작은 TV 한 대와 게임기 하나 놓고, 이걸 "오락실"이라고 부르다니?


그리고 이 "간식 구역"이라니, 겨우 과자 몇 봉지와 감자칩 몇 개를 놓고, 직원들이 한정된 양만 가져갈 수 있게 해놓고, 이걸 "간식 구역"이라 부르다니?


드래곤파워 가 자랑하는 것들은 마이너스의 것들과 비교하면 초라했고 훨씬 못 미쳤다!


물론 겉으로는 표현하지 않았지만, 속으로는 왠지 기대에 미치지 못한 느낌이었다···


실망, 아주 실망스러웠다!


국내 일류 게임 회사라고 하더니, 이 정도밖에 안 되다니?


마이너스에 비하면 몇 배는 뒤처진 느낌이었다!


밖에서 보이는 건물은 멋있지만, 내부는 그야말로 기대 이하였다!


일행의 반응이 미지근해지자, 분위기가 약간 어색해졌다.


이때 장양은 손시리가 시킨 말을 떠올리며, 자신이 나서야 할 때임을 직감했다.


분위기를 식히지 않고, 적극적으로 질문하며 피드백을 줘야 했다!


이 생각이 들자마자, 그는 꽉 차 있는 사무 공간을 보며 무심코 물었다. "어? 오늘이 토요일 아닌가요?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출근해 있네요?"


주성재는 당황스러웠다.


이게 무슨 질문이지?


국내 게임 회사 중 996 근무제가 아닌 곳이 어디 있겠는가? 오늘이 정상 근무일이 아니었다면, 내가 여기에 있을 수 있었겠냐?


이 질문이 너무 어이없어서 주성재는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


황시언이 얼른 상황을 수습하려고 말했다. "일이 많으니까, 당연히 출근할 수밖에 없죠."


장양은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그러네오, 게다가 추가 수당도 받을 수 있잖아요. 그런데 이렇게 많은 직원들이 출근한다면, 매달 추가 수당도 꽤 많이 지급해야겠네요?"


추가 수당?


주성재는 더욱 당황했다.


대체 이 긴 얼굴의 남자는 어느 별에서 온 거지?


왜 이렇게 게임 업계에 대해 하나도 모르는 것처럼 아마추어 같은 질문만 하지?


게임 업계에 무슨 추가 수당이 있겠는가? 거의 모든 회사가 무보수로 996 근무제를 시행하고 있지 않은가?


주성재의 어색한 표정을 보고, 황시언 등 다른 사람들은 이내 상황을 눈치챘다.


하지만 장양만은 여전히 상황을 파악하지 못하고, 계속 질문을 던질 생각만 하고 있었다.


손시리는 급히 장양을 잡아당겼다.


이 친구야, 도대체 무슨 질문을 하고 있는 거야!


질문을 던지라고 한 건 맞지만, 이건 좀 너무하잖아! 이러다 주성재가 화내고 우리를 쫓아내면 어쩌려고 그래!


내가 굳이 여기까지 와서 사람들과 원한을 쌓고 싶지 않다고!


장양은 머리를 긁적이며 손시리가 왜 그를 끌어당기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내가 하는 질문들이 대체 뭐가 문제라는 거지?


그는 더 이상 바보같이 계속 질문하지 않고, 조용히 입을 다물었다.


주성재는 당혹스러웠지만, 품위 있는 사람인 척하며 이 작은 해프닝을 대수롭지 않게 넘기려 했다. 그는 계속해서 드래곤파워 회사의 업무 환경을 자랑스럽게 소개했다.


하지만 이미 드래곤파워 회사의 실상을 본 마이너스 직원들은 더 이상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고, 반응도 미지근했다.


주성재는 매우 당황스러웠다. 원래라면 이 사람들이 기대에 찬 눈빛으로 부러워해야 정상 아닌가?


드래곤파워 회사의 근무 환경이라면 국내 90% 이상의 게임 회사를 압도할 정도라고 자부할 수 있는데, 이 사람들이 부러워하지 않다니,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재성은 사무실의 책상들을 보며 무심코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이 책상들··· 되게 좁네."


"이게 좁다고? 진심이야???"


주성재는 자신들의 사무실 책상을 한 번 훑어보았다. 전혀 좁지 않은데?


직원당 한 자리씩 주어진 책상, 다른 회사도 다 비슷하지 않나? 게다가 드래곤파워 회사는 자체 건물이 있어서 공간이 여유로운 편이라, 다른 회사들에 비해 자리 간격도 더 넓은 편이었다.


이 정도 간격인데 좁다고? 도대체 뭘 보고 하는 소린지···


황시언은 이 말을 듣고, 드래곤파워 회사의 책상이 좁은 것이 아니라, 마이너스 주식회사의 책상이 너무 넓어서 그런 것임을 깨달았다!


일반 회사에서 마이너스처럼 넓은 공간을 제공할 수 있는 곳이 어디 있겠는가? 건축 회사도 이렇게 넓게 쓰지는 못할 것이다!


하지만 다들 마이너스의 업무 환경에 익숙해지다 보니, 이제 드래곤파워 회사의 업무 환경을 보고는 아무런 감흥이 없는 것 같았다.


다들 시큰둥했고, 별다른 흥미를 보이지 않았다. 마치 해변가의 호화 저택에서 살던 사람이 모델하우스 직원이 극찬하는 ‘고급 아파트’를 보고도 아무런 감동을 받지 않는 것처럼, 그저 무덤덤할 뿐이었다···


꿈이 산산이 부서진 기분이었다!


원래는 모두 드래곤파워 회사에 대해 큰 기대를 품고 있었는데, 막상 와서 보니 이게 다인가 싶었다.


작업 공간은 좁고, 컴퓨터 사양은 평범하며, 기획팀에는 듀얼 모니터조차 없었다.


책상 위에 과자 몇 봉지 올려놓고는 그걸 ‘간식 구역’이라 부르고 있었다.


오락실이라고 있는 방에는 작은 TV 하나뿐이고, 이걸로 직원들의 스트레스를 어떻게 풀어준다는 건가?


게다가 강제적인 996 근무에다가, 추가 수당도 없다고?


이게 국내 일류 게임 회사라니???


마이너스와 비교하면 한참 멀었잖아!


이건 마치 결혼한 후 첫사랑을 다시 만났는데, 그 사람이 이미 몸매가 망가지고 푸석한 얼굴의 아줌마가 되어버린 걸 보고, 문득 내 아내가 언제부터 이렇게 예뻤지? 하고 새삼스럽게 느끼는 기분이었다.


확실히, 우리 대표님이 세상에서 최고야. 그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지!


쓸데없는 생각하지 말고, 이번 생은 대표님의 다리만 붙잡고 충성을 다해야겠어!


···


주성재는 어색하게 자랑을 이어갔지만, 사실 자신도 약간 민망한 기분이 들었다. 상대방의 표정이 너무 시큰둥해서 더 이상 자랑할 마음이 생기지 않았다.


“그럼 다음으로 넘어가죠. 이미 경험 공유 세미나를 준비해뒀으니, 이쪽으로 오세요.”


일행은 드래곤파워 회사의 대형 회의실로 이동했다.


오늘 일정은 전부 신 비서와 이쪽 담당자들이 사전에 정해둔 것이었다. 일정은 회사 견학과 업무 교류를 포함하고 있었다.


신 비서는 일반적인 회사 간의 교류 방식을 참고해 일정을 잡았던 것이다. 일부러 찾아온 만큼, 그냥 외부에서 건물만 보고 갈 수는 없지 않겠는가? 그건 말이 안 된다.


교류와 학습이라는 이름으로 왔으니, 서로의 성공 경험을 공유하는 자리를 마련해야 이 방문이 더 의미 있지 않을까? 보통 이런 걸 베스트 프랙티스라고 부른다.


마이너스에서 온 인원은 20여 명이었고, 드래곤파워 회사도 20여 명의 직원을 준비해 함께했다. 양쪽에서는 대표로 나와 경험을 공유할 인원도 배정되었다.


첫 번째 발표자는 이전에 일행을 맞이했던 서희였다. 그녀는 드래곤파워 회사에서 진행 중인 대형 MMORPG 프로젝트의 핵심 기획자였다.


서희는 먼저 먼 길을 온 손시리와 일행을 열렬히 환영하며 인사했다. 모두 박수를 치며 분위기가 한껏 고조되었다.


이후 서희는 자신이 현재 담당하고 있는 MMORPG의 성공 요인을 소개하기 시작했다.


손시리는 작은 노트를 꺼내 들고 진지하게 듣는 척하며, 고개를 끄덕이고는 필기하는 척했다. 펜은 노트 위에서 계속해서 움직였고, 금세 거북이 한 마리가 그려졌다.


그리고 잠시 후, 노트 위에는 쥐 한 마리와 오리 한 마리가 더 그려졌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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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41. 임나나의 사직서 24.09.10 30 1 11쪽
40 40. 손시리의 미소 24.09.09 34 1 12쪽
» 39. 이게 일류 게임 회사야 24.09.08 31 1 10쪽
38 38. 견학 24.09.07 33 1 10쪽
37 37. 드래곤파워 24.09.06 34 1 12쪽
36 36. 워크샵, 긴급 자금 소진 24.09.05 34 2 11쪽
35 35. 월급이 잘못 나온 거 아니야? 24.09.04 35 2 11쪽
34 34. 돈은 아끼는게 아니다 24.09.03 36 2 11쪽
33 33. 대표님의 깊은 뜻 24.09.02 35 2 11쪽
32 32. 불리한 조건, 유리한 기획안 24.09.01 37 2 11쪽
31 31. 3가지 조건 24.08.31 37 1 12쪽
30 30. 새 프로젝트 24.08.30 37 2 11쪽
29 29. 황시언, 회사생활 적응하기 24.08.29 39 2 11쪽
28 28. 채용에 대한 장양의 의혹 24.08.28 36 2 11쪽
27 27. 희망 급여 24.08.27 39 2 11쪽
26 26. 면접 24.08.26 42 2 11쪽
25 25. 방새이? 밤샘이? 간디? 24.08.25 39 2 12쪽
24 24. 행색 24.08.24 41 2 11쪽
23 23. 대대적 소비 24.08.23 41 2 11쪽
22 22. 너무 싼데요? 24.08.22 43 2 11쪽
21 21. 훌륭한 비서 24.08.21 46 2 10쪽
20 20. 장양의 조언 24.08.20 54 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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