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시브로 대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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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영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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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31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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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화

DUMMY

패밀리어 마법으로 노크와 롱포드의 전투를 구경했던 로건.

그 와중에 앤서 학파의 마법사에게 실드 마법서를 얻기도 했다.


로건은 여전히 패밀리어인 매와 시선을 공유하고 있었다.


“노크 영지가 2차 병력을 파견했어. 롱포드 방향으로 우르르 몰려가네? 무기는 전부 새것 같고······ 갑옷도 번쩍번쩍해.”

“아, 제대로 붙으려는 모양이네요. 군터 형, 누가 이길 것 같아요?”

군터는 어깨를 으쓱했다.


로건은 매와의 패밀리어를 끊고, 노크 영지에 관한 관심도 끊어었다.

이동 경로를 변경했기 때문이다.

로건은 시끄러운 롱포드 영지로 향할 마음이 없었다.


그래서 동북쪽 방면으로 우회하려고 했다.

그러면 목적지는 ‘카반’ 영지가 되었다.


일행은 이미 갈림길에서 카반 쪽으로 방향을 튼 상태였다.


* * *


로건은 조금 더 가다가, 눈앞에 작은 언덕이 나타나자 말에서 내렸다.


‘노크 놈들이 날 고용하겠다고 쫓아올지도 모르지. 그러면 귀찮아. 시간도 절약할 겸 움직여 볼까?’


로건은 작은 언덕의 꼭대기까지 올라갔다.

그 후 군터와 핸서의 손을 잡고 염력의 힘으로 어느 나무 꼭대기에 올라갔다.

그리고는 시야를 멀리하여 모습을 감추었다.


1번.

2번.

그렇게 카반 영지 방향으로 3번을 도약하여, 행여나 있을 노트와의 인연을 완벽하게 끊어버렸다.

일행이 도착한 곳은 마침 어느 마을 근처였는데, 여기서부터 카반 영지까지 거리는 걸어서 3일 정도였다.


핸서는 마을로 걸어가면서 즐겁게 말했다.

“아우! 마법은 정말 굉장하네요.”

“하하. 오늘은 이 마을에서 쉬고 내일 아침에 출발하자.”


로건은 금화와 마법 수표가 든 마법 주머니를 군터에게 주었다.

군터는 열어보고는 놀라서 거절했지만, 로건은 다시 받지 않았다.

“멀링가 별장을 관리해야 하는데 갖고 계세요. 그리고 집은 2채를 구해주세요. 전 따로 쉬어야겠어요.”

“예.”


로건은 군터가 구해준 집에 들어가자마자 실드 마법서를 꺼냈다.

“후······. 참느라 혼났어.”

내색하지 않았지만 마법서를 읽고 싶어서 반쯤은 넋이 나간 상태였었다.

그는 꼼짝도 하지 않았다.

식사도 거른 채 실드 마법에 몰두했고, 캄캄한 밤이 되어서야 마법서에서 눈을 뗐다.


‘앤서 학파의 실드는 정말 단단해. 화살 같은 건 우습고 마나나 마법도 어느 정도는 막아. 계속 연구 발전시키면.’


로건은 실드 초급 마법을 대략이나마 터득했다.

책은 이미 복사하는 수준으로 외웠고, 나머지는 차근차근 소화해 나가면 되었다.


‘앤서의 마법사와 친해져 볼 걸 그랬나? 음, 노닥거릴 시간은 없지.’


학파.

학파라고 해봐야 당대의 스승과 제자, 사형제들을 묶은 것.

많아 봐야 10명을 넘기기 어려웠다.

그래서 학파의 유대감이란 건 혈연, 지연, 학연을 몽땅 합친 것만큼이나 강해 보였다.


‘그리고 밴든 학파. 거기서 배우면 실력이 정말 잘 오를 건데······. 정말 아쉽네.’


로건은 애써 미련을 버렸다.

학파에 들어가면 시간을 다 뺏긴다.

세상에 공짜가 어디 있나.

이런저런 일로 시달릴 게 뻔하다.

만약 마탑에 들어가면 몸이 완전히 묶여서 반쯤 로봇이 될 수도 있었다.

그래서 정답은 학파를 만들던, 기존 학파에 들어가던 무조건 수장에 자리에 올라야 한다.

그러면 마법을 교류하면서도 자유로울 수 있었다.


‘내 땅 위에 나의 학파나 마탑을 세운다면? 좋지. 된다면 당연히 하고 싶지.’


로건은 픽 웃고는 패밀리어 마법에 관해 생각해 보았다.

동물과 마법사가 떨어져도 마법이 유지되는 거리.

어떤 날은 10㎞ 이상도 유지되고, 어떤 날은 5, 6㎞에서 끊어지기도 했다.

그의 패밀리어 마법은 아직도 갈 길이 먼 것이다.


“에이! 파리.”

로건은 마나를 쏘아 파리를 쫓아냈다. 호기심에 패밀리어 마법을 건 것이었다.


‘해야 할 얘기는 벌써 다 했고······.’

그는 종이와 펜을 꺼내어 군터에게 보낼 작별 편지를 썼다.

그러다가 파리의 소리를 전해 들으며 피식피식 웃었다.


“핸서가 이런 면이 있었어? 좀 의왼데?”

파리는 몸이 작아서 그런지, 뇌가 작아서 그런지 패밀리어 마법을 10분도 견디지 못하고 죽어버렸다.

“자, 그만 갈까?”

로건은 탁자 위에 작별 편지를 올려놓고 바깥으로 나왔다.


* * *


음식과 술을 파는 곳.

마을에 있는 유일한 술집이었다.

핸서는 유쾌하고 왁자지껄한 소음 속에서 한껏 군터를 꼬드기고 있었다.


“에이! 그러지 말고 로건님 따라가자니까요. 군터 형은 저보다 더 따라가고 싶잖아요?”

군터는 한숨만 나왔다.

“헛소리 좀 그만해. 설사 네 말대로 따라간다고 해도 로건님은 마법사시다. 금방 들켜.”

“우린 북부 지리 다 알잖아요. 로건님 이동 경로도 알고요. 멀리서. 좀 멀리서 따라가다가요. 어느 날······ 아, 주군과 기사의 운명 같은 만남이라니.”

“놀고 앉았네.”


짝.

핸서는 손뼉을 치고는 말을 이었다.


“자유도시 스트랜드까지는 따로 가자고요. 로건님 머무는 여관이야 뻔하잖아요. 달빛 여관. 스트랜드의 달빛 여관에서 만나면 되는 거예요.”

“하.”

“그렇게 멀리까지 따라갔는데 설마 내쫓으시겠어요? 그때부턴 우리가 호위하면서 오린 영지까지······ 앗!”

군터는 핸서의 머리를 때렸다.

“누가 누굴 호위해. 정신 차려.”

“왜 때려요! 내 나이가 몇 살인데!”

“그래, 네 나이가 몇 살이야. 도대체 왜 그래? 갑자기 왜 사람이 달라졌냐고.”

핸서는 익살스럽게 웃었다.

“에이! 형도 알죠? 제 별명이 또 악동 핸서잖아요. 용병하느라 참았을 뿐이라고요?”

“콱! 적당히 해라. 어?”

두 사람의 실랑이는 한참 계속되었다.


딸랑.

주점의 문에 달린 방울 소리가 실제로 크게 울렸다.

사람들은 귀를 강타하는 소음에 모두 로건을 쳐다보았다.

로건은 스태프를 들고 있었다.

사람들은 일제히 고개를 돌리고는 자기 일에 집중했다.


로건은 스태프를 집어넣고는 군터와 핸서의 앞에 앉았다.

“맥주 한잔하러 왔더니 여기 있었어? 혼자 먹기 그랬는데 잘 됐다.”

군터는 손을 무릎에 올리고 허리를 폈다.

“무슨 일 있으십니까?”

“하하, 무슨 일은요. 그냥 맥주 마시러 왔어요.”


군터는 로건의 눈가가 거무스름한 것이 걱정되었다.

얼굴도 좀 거칠어 보이고.

“피곤해 보이십니다. 내일은 좀 늦게 출발하는 게 어떨까요.”


로건은 핸서의 맥주잔을 빼앗아 쭉 마시고는 말했다.

“그래야겠어요. 밤늦게까지 책을 봐서 피곤하네요. 음······ 내일은 점심 먹고 출발할까요? 전 오전까지 좀 자려고요.”

“알겠습니다.”

“핸서, 에스칼린 숲에 가봤어?”

“예에? 그 무서운 곳을 어떻게 가요? 헉! 혹시?”


그 유명한 ‘에스칼린’은 바다처럼 넓은 숲으로 루덴 북동부에 있었다.

그곳에서는 트롤과 오우거도 큰 힘을 쓰지 못한다.

대형, 초대형 몬스터는 물론이고.

아인종, 독특한 종족, 악마적인 마물까지 있었다.

책에서나 나오는 몬스터를 찾고 싶다면 그 숲으로 가면 되는데, 그 모두는 희귀한 마법 재료이기도 했다.


“어. 에스칼린 숲에 한 번 가보려고.”


그러자 군터와 핸서의 얼굴빛이 변했다.

로건은 손을 들었다.

“난 마법사야, 얼마든지 감당할 수 있어. 그리고 에스칼린에는 쓸만한 마법 재료가 많거든.”


군터와 핸서는 서로를 쳐다보며 말할 듯 말 듯 머뭇거렸다.


“그래서 오린 영지에 먼저 갈지. 에스칼린 숲으로 먼저 갈지 고민 중이야.”


핸서는 가볍게 한숨을 쉬었다.

로건이 어디로 갈지 모르면 따라갈 수 없다.

만약 에스칼린으로 간다면 시도 자체가 불가능했다.


‘어때? 난감하지?’

로건은 속으로 웃었다.

호기심에 파리를 패밀리어로 만들어서 군터에게 보내보았는데, 마침 핸서의 엉큼한 생각을 막게 된 것이다.


‘뭐, 에스칼린도 갈 거지만.’

산초의 갈색 스태프에는 3가지 옵션을 걸 수 있는데, 아직 스태프에 합칠 아이템을 구하지 못했다.

에스칼린 숲이라면 쓸만한 게 나올지도 몰랐고.

몬스터와의 전투를 통해 경험과 실력을 쌓는 것만으로도 큰 가치가 있었다.


로건은 맥주를 조금 더 마시고는 일어났다.

“그럼 내일 점심 때 봐요. 아, 그냥 앉아 계세요.”

“괜찮습니다. 푹 쉬십시오.”

로건은 허리를 숙였다가 펴는 군터를 지그시 쳐다보았다.

“군터씨.”

“예.”

“앞으로도 잘 부탁해요.”

로건은 빙그레 웃고는 군터와 핸서를 남겨두고 술집을 벗어났다.

그리고는 은밀하게 마을을 벗어나서, 카반 영지 쪽으로 맹렬하게 날아가기 시작했다.

이대로 군터, 핸서와 헤어지려는 것이다.

로건은 밤새도록 움직였다.

계속 날아가다가 피곤하면 잠시 명상을 하고.

비행 마법과 명상의 반복을 통해서 놀랍도록 빠른 속도로 카반 영지로 나아갔다.


* * *


해 질 녘이 다가오는 오후.

로건은 기어이 카반 영지에 도착했다.


그리고 카반의 용병 길드에 있었다.

각종 의뢰서를 통하여 겉핥기라도 영지의 상황을 파악하려는 것이다.


그는 내일 이른 새벽에 섀넌 영지로 출발하려는 생각이었다.

롱포드 바로 위는 섀넌 영지.

섀넌에 도착하면 오린 영지로 향하는 정상 루트에 오르는 것이었다.


‘어디 보자······ 어떤 의뢰가 있을까?’

용병 길드의 사방 벽면에는 덕지덕지 붙은 의뢰서가 제법 많았다.

‘대다수는 상단, 귀족들 호위 요청이 몇 개. 카반 영지는 평화로워. 마음 놓고 섀넌까지 쭉 가면 되겠네.’

로건은 대충 보는듯하면서도 내용을 다 파악했다.

그렇게 계속 외뢰서들을 읽어가다가 문득 한 곳에서 눈길이 멈추었다.

‘음?’

로건은 뚫어질 듯 외뢰서를 보았다.


‘섀넌 영지의 블레어 성에서 마법사를 초대하오. 마법 토론을 원하오이다. 조건이 맞으면 마법 문자 교환, 마법 이론 교환도 가능하오.’


제목은 그 정도 되고.

그 뒤로도 내용이 한참 길었다.


오랜 시간 자신의 마법이 발전하지 않아서, 용병 길드에 의뢰서를 붙이게 되었다.

마음을 열고 마법에 관해 대화하고 싶다는 내용이 가득하다.

진심 어린 호소가 글 전체에서 느껴졌다.


“아이고······.”

로건은 저도 모르게 탄식이 나왔다.

마법에 대한 열망.

자신의 마음과 어쩌면 이렇게 비슷한지.

마법사들은 자존심이 강해서 이런 의뢰문을 붙일 리가 없는데, 그만큼 절실한 모양이었다.


그는 용병 길드 접수원에게 가서 마법사의 외뢰서를 가리켰다.

“저 의뢰서는 언제부터 붙어 있었소?”

“아. 30년 정도 됩니다.”

로건의 입이 벌어졌다.

그 말은 30년 동안이나 마법에 매달리고도 실력을 올리지 못했다는 뜻.

이 마법사의 실력은 초급이 분명할 것이다.


‘30년? 그러면 나이도 제법 되겠네. 마법 재능이 모자란 거야. 정말 대단한 열정이다.’


로건은 고개를 젓고는 용병 길드를 떠났다.

‘섀넌에 가면 블레어 성에 들러봐도 괜찮겠군. 그 세월 동안 마법 지식을 모았으면 내가 모르는 것도 많이 있을 거잖아.’

흥미가 생긴다.

설령 마법이 아니라도 여러 가지 얘기를 들을 수 있고, 시간도 오래 걸리지 않을 것 같았다.


그는 숙소인 달빛 여관으로 가지 않고 다른 곳으로 갔다.

목적지는 마법 상점.

내일 새벽에 출발하니까 아직 시간이 좀 남았다.

그리고 카반의 마법 상점은 꽤 유명하다.

마법사가 필요로 하는 전문적인 물품을 취급하는데 위클로라는 학파가 직접 운영했다.


‘마법 상점은 거기서 거기던데. 유명하다니까 안 가보기도 뭣하고······.’

로건은 스태프를 꺼내어 들고는 마법 상점의 문을 밀었다.

딸랑.

맑은소리에 상점의 마법사는 읽던 책에서 시선을 떼었다.

그리고는 반가운 얼굴로 일어났다.

“여. 마법사가 오셨구려.”

“반갑소이다. 구경 좀 해도 되겠소?”

“얼마든지.”


로건은 주변부터 둘러보았다.

‘평범한데?’

다른 상점과 다를 바 없는 상품 구성.

그렇게 하나하나씩 살펴보다가 곧 다른 점을 발견했다.


한쪽의 탁자 위에 상품 목록 책자가 있다. 마법 물품이 그만큼 많다는 증거였다.

그리고 한쪽 벽에 의뢰서가 붙어 있었다.

용병 길드에서 보았던 섀넌 마법사가 의뢰한 내용과 똑같은 것이.


‘하, 그렇게 마법이 배우고 싶으면 학파나 마탑에 들어가면 되잖아. ······하긴 누가 또 덥석 받아주나. 들어가서 실력이 오른다는 보장도 없고.’


상점 마법사는 로건의 곁으로 와서 벽에 붙은 의뢰서를 함께 쳐다보았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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