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마님 피티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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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빙환상
작품등록일 :
2024.07.31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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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6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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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3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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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회(2)

DUMMY

# 25화










주말.

푹 쉬고 내공을 회복한 설현우는 예산 덕숭산으로 향했다.

산을 오르던 그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후으, 역시 이곳은 참 산세가 좋아."


드디어 도착한 예산 덕숭산 정상, 영양 천씨 묘역.

설현우는 가부좌를 틀고 앉아 깊은 호흡을 내쉬었다.


"후우, 역시 청쾌하군."


그는 눈을 감은 채 주변의 기운을 느꼈다. 영기가 충만한 이곳에 오면 언제나 마음이 편안해졌다.

설현우는 천천히 눈을 뜨고 주변을 둘러보았다. 아무도 없음을 확인한 그는 옷깃을 젖혀 자신의 상처를 살폈다.


"... 아직도 안 나았나."


얼마 전, 예산 시장 화재 사건에서 입은 상처들이 아직도 선명했다.

불현듯 현우의 뇌리엔 화염 속에서 그를 올려다보던 천지혜의 눈동자가 떠올랐다. 설현우는 즉시 고개를 저었다.


"설현우, 집중하자. 집중."


그는 천천히 내공을 끌어올리기 시작했다. 온몸의 근육이 꿈틀거리며 기(氣)가 응집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의 뇌리엔 또다시 그녀의 얼굴이 떠올랐다.


'천지혜. 예쁘긴 정말 예뻤어. 중원에서도 그 정도면 경국지색으로 불렸을 테지.'


설현우는 다시 한번 고개를 저었다. 지금은 이런 생각을 할 때가 아니었다.

설현우는 다시 집중력을 모아 내공을 고조시키기 시작했다. 그의 몸에서 은은한 기운이 피어올랐다. 주변의 풀잎들이 미세하게 떨리기 시작했다.


"마혈환(魔血還) 제2초식···."


마혈환은 천마의 회복무공으로, 상처를 치유하고 내공을 회복하는 데 적절한 효과가 있었다.

그가, 공력을 끌어올리고 있던 그때.


[저벅-]


갑자기 어디선가 동물인지 인간인지 알 수 없는 뭔가의 발소리가 들려왔다.


"아니?"


설현우의 눈이 날카롭게 빛났다. 그는 지난번에도 내공을 운용하다 방해 받았던 기억이 떠올랐다.


'... 죽여버릴까?'


그의 손에 은은한 기운이 모였다. 한 번의 손짓으로도 상대를 즉살할 수 있을 정도의 힘. 하지만 다가오는 인영을 보자 그의 표정은 당혹감으로 물들었다.


"아니?"


인영의 정체는 지난번에 엽총으로 자신을 위협하던 천관우였다.


"젊은이! 역시 여기 있었군!"

"아니? 어르신?"


천관우는 설현우를 보자마자 눈물을 흘렸다. 이어 그는 바닥에 넙죽 엎드려 절을 올렸다. 설현우는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어르신, 이러지 마십시오. 일어나세요."


그가 황급히 노인을 일으키려 했지만, 천관우는 고개를 들지 않았다.


"젊은이는 나의 은인이야! 목숨을 걸고 우리 손녀를 구해주다니. 그리고 홀연히 사라지다니! 크흑, 의인이시여! 감사합니다!"


설현우는 머쓱해졌다.

단지 정체가 들키기 싫어서 도망갔을 뿐인데, 이렇게 큰 오해를 받다니. 하지만 그보다 더 당황스러운 것은 따로 있었다.


'뭐야, 이 노인, 대체 어떻게 날 찾은 거지? 그것도 매번?'


설현우는 자신이 올 때마다 자신을 찾아내는 천관우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는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그런데... 어르신. 어떻게 제가 여기에 온 줄을 아시고서?"


설현우는 지난번 화재 사건을 떠올렸다. 그때 천관우는 손녀가 불길 속에서 죽은 것으로 착각해, 울부짖다 혼절해 병원으로 실려 갔었다.


'큰일이군. 나는 없는 사람이어야 하는데. 이 노인은 천지혜에게 나에 대해서 전부 들었겠군.'


천관우가 자리에서 일어나 눈물을 훔친 후 입을 열었다.


"젊은이. 지혜에게 자네 이야기를 듣고 그동안 자네를 백방으로 찾아 헤맸다네. 하지만 찾을 수가 없더군. 그래서 내가 비서를 통해 이곳에 CCTV를 설치해 두었다네. 자네라면 꼭 다시 여기에 올 것이라 생각했거든."


천관우는 손가락으로 나무 위를 가리켰다.


"아니?"


천관우가 가리킨 곳엔 교묘하게 위장되어 있는 CCTV가 한 대 보였다.


'제길! 잘못했으면 내가 무공으로 상처를 치유하는 장면이 고스란히 잡힐 뻔했군.'


설현우의 표정이 굳어졌다. 그는 자신의 부주의함에 화가 났다. 동시에 이 노인의 집요함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젊은이, 오해하지 말게. 단순히 감사 인사를 하고 싶었을 뿐이네. 그나저나, 내가 부탁이 있네. 자네, 시간이 되면 나와 함께 내 별장에 함께 가주겠나?"

"별장이요?"

"젊은이. 부탁하네. 내가 사례를 좀 하고 싶어."


설현우는 잠시 망설였다. 하지만 따라가기로 결정했다.

이 험한 산에 CCTV를 설치하는 이 묘한 노인의 정체도 파악하고, 자신에 대한 기억도 당장 지워버려야 했다.


"... 알겠습니다. 어르신."


천관우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설현우를 자신의 거처로 이끌었다.

그들이 도착한 곳은 산속 깊숙이 자리 잡은 거대한 별장이었다.


"아, 아니? 이 깊은 산속에 이런 것이 있다고?"


설현우는 놀란 눈으로 주변을 둘러보았다.

거의 2000평에 달하는 규모, 최신식 보안 시설, 그리고 호화로운 외장 자재. 이건 단순한 별장이 아니었다. 마치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초호화 저택이었다.


"젊은이. 여기가 내 초라한 별장일세. 허허허."


설현우의 놀란 표정은 가라앉지 않았다.

무엇보다도 그의 눈에 들어온 것은 현관 앞에 서 있는 경호원들이었다. 그들의 눈빛은 평범하지 않았다. 모두 무술의 고수들로 보였다.


'이 할아버지... 대체 정체가?'


별장의 화려한 내부로 들어서자 설현우는 눈이 더욱 커졌다.

산속임에도 불구하고, 내부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호화로웠다.


‘뭐야? 이 엄청난 규모는?’


이탈리아에서 수입한 대리석 바닥, 프랑스산 앤티크 가구들, 그리고 천장에 매달린 크리스탈 샹들리에까지 모든 것이 최고급이었다.

벽에 걸린 그림들은 모두 유명 작가들의 진품으로 보였고, 구석에 놓인 도자기는 분명 영국 왕실에서나 볼 법한 귀한 것들이었다.


"자, 받게."


천관우는 금으로 된 명함 케이스를 꺼냈다.


"젊은이, 나 이런 사람일세."


명함을 받아 든 설현우의 눈이 더더욱 커졌다.


'뭐? 대산제약··· 천관우 회장?'


설현우의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대산제약은 국내 제약업계 상위 기업으로, 최근 신약 개발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었다. 시가총액만 해도 수조에 달하는 대기업이었다.


"명함을 봐서 알겠지만... 남들은 날 재벌이라고 부른다네. 그러니까 편히 말하게나. 난 제법 부자라네. 내가 자네에게 무엇으로 사례를 하면 좋을까? 돈이 좋은가? 아! 아니면 우리 회사에 취직을 할 텐가? 아니면 내가 어디 해외 연수라도 보내줄까?"


천관우 회장의 목소리가 넓은 별장 거실에 울려 퍼졌다.

그의 눈빛은 진심 어린 감사함으로 가득했다.


'도대체 이게 무슨 상황이지?'


설현우의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회장님. 제가 뭘 바라고 한 일은 아닙니다."

"어허! 이 사람이. 내가 이 명함을 아무에게나 주는 줄 아는가? 우리 집안 가훈이 겸손일세 겸손! 여보게, 난 제법 먹고 살만한 사람이래도!"


하지만 설현우의 머릿속엔 오로지 한 가지 생각뿐이었다. 당장 이 노인의 기억을 지워버려야 했다.


'전음을 써보자.'


설현우는 눈을 감고 집중했다.

그의 내공이 온몸을 타고 흐르며 낮은 파동의 전음을 만들어냈다.


『난, 이 젊은이를 만나지 않았다. 그리고 내 손녀는 화재에서 홀로 탈출했다. 지혜는 화재 때의 충격으로 기억이 손실되었다. 손녀의 말은 믿으면 안 된다!』


"아니? 자네 왜 그렇게 날 골똘히 쳐다보나? 뭔가 할 말이라도 있나?"

"어, 어어?"


설현우의 눈이 커졌다.


'뭐? 전음이 안 통해? 뭐지? 천지혜, 천관우. 천 씨... 가문에는 뭔가 비밀이라도 있는 거야?!'


놀란 설현우는 다음 말을 잇지 못했다. 천관우가 다시 입을 열었다.


"허허허허, 이것 참. 자네는 참 욕심이 없는 사람이군. 자, 설현우 군. 나를 따라오게. 자네에게 우리 집안의 가보들을 보여주지. 외부인에게 공개하는 것은 정말 처음일세. 돈도 싫다. 취직도 싫다고 하니. 거 참!"

"가보요?"

"그렇다네. 우리 집안의 시초는 중국 운남성(雲南省)이라네. 이건 그때부터 조상들이 모아온 것들이지. 한번 같이 보세나. 혹시 자네에게 필요한 게 있다면 주겠네. 기대하게나. 엄청난 가치가 있는 것들이 대부분이니까."


설현우는 천관우를 따라 지하로 내려갔다.


'지하 3층?'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는 동안, 그의 머릿속은 여전히 복잡했다.


'기억을 어떻게 지우지? 천 씨 가문의 비밀은 뭘까? 혹시... 이들도 나처럼 특별한 능력을 가진 것?'


[띠링]


엘리베이터가 멈추고 문이 열렸다.

그 순간, 설현우는 눈앞에 펼쳐진 광경에 입이 떡 벌어졌다.


"아니 어르신, 이건... 대체!"


거대한 전시실.

아니, 이건 전시실이라기보다는 박물관이라고 해야 할 정도였다. 진열장마다 진귀한 보물들이 가득했다.

고려청자부터 조선시대 회화, 심지어는 서양의 르네상스 시대 작품으로 보이는 그림들까지. 마치 세계 각국의 박물관을 통째로 옮겨 놓은 듯했다.

천관우가 뿌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대산제약의 사업 자금은 모두 여기서 시작되었지. IMF다 뭐다해서 자금이 경색되면 가보들을 하나씩 팔아서 회사를 키웠다네. 여긴 습도, 온도가 모두 관리되고 경호 인력이 24시간 상주하는 곳이지."


설현우는 설명을 들으며 고개를 끄덕였지만, 정작 그의 관심은 다른 곳에 있었다.


'천지혜, 천관우. 이 두 사람을... 도대체 어떻게 처리해야 하지?'


고민하던 설현우의 시야에 불현듯 뭔가가 들어왔다.

가보들 중, 구석에 대충 놓인 먼지 낀 낡은 부채 하나가 그의 시선을 사로잡았던 것.


"어르신, 제가 이 부채를 좀 봐도 되겠습니까?"


천관우는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아니, 자네. 이 귀한 것들이 많은데 겨우 이 부채를? 저건 그냥 오래된 골동품일 뿐이야. 쇠로 된 것이 좀 특이할 뿐."


설현우는 대답 대신 부채를 집어 들었다.


『촥!』


설현우가 손을 한번 흔들자, 쇠로 된 부채는 단번에 펼쳐졌다.

부채는 매우 정교한 쇠로 만들어져 있었고, 그 위에는 고풍스러운 예서체로 쓰인 글씨가 새겨져 있었다.


"아니?"


부채에 쓰인 한자를 읽던 설현우의 눈동자가 커졌다.


'이, 필체, 이 문구. 이건 설마... 혈영마선?!'


현우의 머릿속에 혈영마선에 대한 기억이 폭포수처럼 쏟아졌다.

이건 중원에서 가장 강력하고 신비한 무기 중 하나였다.

피와 어둠의 기운이 서린 검붉은 철선. 펼칠 때마다 피의 안개가 피어오르며, 어둠 속에서 붉은 그림자가 어른거린다는 전설의 무기.


'하지만... 그건 거짓. 비밀은 따로 있지'


혈영마선은 전설 속에선 치명적인 무기로 묘사되어 있었지만, 실은 놀라운 회복 능력을 지닌 신비한 도구였다.

사실 이것은 설현우의 스승인 태허진인(太虛眞人)의 것이었는데.


'스승님의 물건이 왜··· 여기에?'


설현우의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그의 손바닥에서 식은땀이 배어 나왔다. 그의 마음이 다급해졌다.


"어르신, 혹시... 이걸 제가 빌릴 수 없을까요?"


설현우는 자신도 모르게 무작정 빌려달란 말을 내뱉었다.


"허허, 이것 참. 자네는 참 이상한 사람이군. 우리 지혜를 구해주고도 그냥 사라지지 않나. 이 엄청난 보물들을 보고도 겨우 이 부채라니. 이보게! 설현우 군. 뭐? 빌려달라고? 하하하하하. 됐네. 그냥 가져가게. 이건 우리 가보 중에서도 가장 쓸모없는 것이니까 말일세."


설현우의 눈이 기쁨으로 반짝였다.


"정말 감사합니다, 회장님."

"허허, 뭘 이런 걸 가지고 그러나. 자네가 마음에 든다면 그걸로 됐네."

"어르신... 한 가지 부탁이 더."


설현우는 두 손을 모으고, 공손하게 말을 이어갔다.


"어르신, 제게 해주 실 수 있는 진짜 사례는 우리가 만난 것에 대해 비밀을 지켜 주시는 겁니다. 부탁드리겠습니다. 절 만난 것을 절대 천지혜 씨에게 알리지 말아 주십시오."

"뭐? 뭐라고? 자네. 그건 알고 있는가? 우리 지혜가 자네를 애타게 찾고 있다네! 사례를 꼭 하고 싶어 한다고! 허어, 이것 참."


잠시 후.

뭔가를 골똘히 생각하던 천관우의 눈에 물기가 고이기 시작했다.


"젊은이... 허어, 크흑. 그렇게까지나 우리 손녀를 생각해 주는 건가? 자네! 우리 손녀가 이번 화재로 다시 인기를 얻게 된 것을 지켜주기 위해 이러는게지?"

"어르신. 아닙니다. 절대 아닙니다."


설현우는 손을 여러 번 내저었다.


"알겠네, 알겠어. 현우 군. 내 자네의 그 숭고한 마음을 받아주지."

"부탁드리겠습니다."


밝은 표정으로 변한 천관우는 말을 다시 이어갔다.


"그런데... 자네. 혹시 전부터 우리 손녀의 광팬이었나?"

"네?"

"아, 맞다! 그래. 설마 자네. 그... 사생팬인가 뭔가. 그건가?"

"아닙니다. 절대 아닙니다."


사생팬? 내가? 설현우의 얼굴의 모욕감으로 붉게 물들었다.


"자네 그럼 혹시... 우리 손녀딸에게 첫 눈에 반했나?"

"어르신! 아닙니다! 절대 아닙니다!"

"허허, 그래? 아니면 아니지... 왜 그렇게 소리를 지르지? 자네. 참 이상하군. 이상해."

"어르신! 제가 언제 소리를 질렀습니까! 네?"


천관우의 지나친 관심.

그리고 뭔가를 알겠다는 듯한 묘한 웃음. 아니 비웃음?

설현우의 등줄기에서는... 여러 가닥의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


경부고속도로 상행선.

쾌청한 하늘 아래, 경부고속도로를 달리는 검은색 스타리아 한 대가 있었다.


"으으으... 아, 아파."


와이스틴의 메인보컬 천지혜가 고통에 몸을 비틀었다.


"지혜야, 괜찮아? 조금만 참아. 곧 도착해."


옆자리에 앉은 매니저 유지나가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천지혜의 어깨를 잡았다.

지나는 한숨을 내쉬며 천지혜의 허리를 조심스럽게 주무르기 시작했다.


'민준석 이 자식.'


유지나는 그가 몹시 저주스러웠다.

지혜가 이렇게 고통받는 이유는 다름 아닌 그의 지시 때문이었으니까.


"지혜야, 빌어먹을... 그깟 오디션이 뭐라고 네 몸을 이렇게 망가뜨리니."


유지나는 화가 났다. 하지만 그 화는 곧 자책감으로 변했다.

결국 지금 천지혜를 이 지경으로 만든 건 바로 자기 자신이기도 했으니까.


"미안해, 지혜야."


유지나의 눈에 눈물이 고였다.

정작 극혐야구에 천지혜를 출연시키기로 한 건 그녀였다.

장원삼 PD와 강정미 작가가 천지혜의 허리를 고쳐주는 코너를 찍어준다며 꼬셨을 때, 그녀는 이게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


『지혜야, 이거 하면 진짜 대박 날 거야. 게다가 너의 허리도 꼭 고쳐 준다고 했어!』


유지나는 방송쟁이들의 말에 넘어간 것이 너무 후회스러웠다.

뭐? 허리를 고쳐? 그깟 방송국 놈들이?

지금 생각해 보면 얼마나 어리석었는지.


『저, 할 수 있어요. 언니』


지혜는 언제나 열심히 하는 멤버였다. 팀을 위해서라면 자신을 희생할 줄 아는 그런 아이.


『네, 언니. 물론이죠. 제가 더 열심히 할게요』


유지나의 마음이 더욱 아파왔다.


"으으... 너무 아파."


천지혜가 다시 신음을 내뱉었다.

유지나는 재빨리 물병을 꺼내 천지혜의 입술에 갖다 댔다.


"지혜야 이 물이라도 좀 마셔봐."


천지혜는 겨우 몇 모금 물을 마셨다. 그러나 그녀의 고통은 조금도 가시지 않는 듯했다.


"은인... 은인님."


갑자기 천지혜가 중얼거렸다. 아마도 섬망인 듯했다.


"은인? 무슨 소리야, 지혜야?"


하지만 천지혜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저 계속해서 은인을 중얼거릴 뿐이었다. 유지나는 혼란스러웠다.


"지혜야. 정신 차려. 은인이라니... 누굴 말하는 거야. 응?"


유지나는 계속해서 말을 걸었다. 지혜의 상태가 너무 안 좋아 보였다.

천지혜의 의식이 나가는 것 같았다. 그녀의 눈꺼풀이 천천히 감기기 시작했다.


"지혜야? 갑자기 왜 이래? 정신 차려!"


유지나가 놀라 소리쳤다. 그녀는 재빨리 천지혜의 맥박을 확인했다. 맥은 뛰고 있었지만 너무나 약했다.


"지혜야, 왜 이러니? 일어나봐!"


대답이 없었다.


"지혜야! 왜 이래? 정신 차려! 기사님! 기사님! 잠시 잠시 차를 세워 주세요! 아니, 그래 응급실! 기사님! 당장 차를 돌려주세요. 동탄 한림대병원 응급실로 지금 당장 가주세요!"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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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중국 출장PT 계약 NEW +2 22시간 전 194 10 15쪽
49 천관우의 방문 +2 24.09.15 255 11 13쪽
48 압살(壓殺) (2) +2 24.09.14 304 13 15쪽
47 압살(壓殺) (1) +2 24.09.13 353 16 13쪽
46 디아나볼(Dianabol) +3 24.09.12 388 13 14쪽
45 연예인 라이프 +2 24.09.11 417 13 13쪽
44 CF 촬영 +3 24.09.10 451 12 15쪽
43 최칠순의 과거 +2 24.09.09 495 12 16쪽
42 코어원 +2 24.09.08 529 15 13쪽
41 팀장 회의 +4 24.09.07 567 16 13쪽
40 자객과의 데이트 +1 24.09.06 598 20 13쪽
39 금괴의 용도 +2 24.09.05 619 17 13쪽
38 팀장 승진 +1 24.09.04 660 16 15쪽
37 부산 직관(2) +2 24.09.03 698 14 15쪽
36 부산 직관(1) +1 24.09.02 735 16 17쪽
35 우수사원 +1 24.09.01 750 15 15쪽
34 선금 입금 +3 24.08.31 767 14 15쪽
33 크라이오 테라피 +3 24.08.30 784 15 13쪽
32 재활 드림팀 결성 +2 24.08.29 797 14 14쪽
31 내공 업그레이드 +2 24.08.28 807 14 13쪽
30 후폭풍 +1 24.08.27 818 13 15쪽
29 다음주 예고 +1 24.08.26 821 15 14쪽
28 혈영마선 +1 24.08.25 840 14 12쪽
27 재회(3) +1 24.08.24 843 14 14쪽
» 재회(2) +1 24.08.23 862 17 16쪽
25 재회(1) +1 24.08.22 897 15 16쪽
24 역주행 +1 24.08.21 922 15 17쪽
23 와이스틴 천지혜 +2 24.08.20 935 18 13쪽
22 화재 +3 24.08.20 942 20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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