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마님 피티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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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빙환상
작품등록일 :
2024.07.31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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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6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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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2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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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직관(1)

DUMMY

# 35화










이틀 후, 현기자동차 동탄 테크노벨리 지점.


“아이고 아이고! 우리 설현우 고객님!”


설현우가 매장에 들어서자, 주철승 팀장이 그를 반갑게 맞이했다.


"아이고, 정말 영광입니다. 우리나라 최고의 트레이너... 아니다. 쉿!”


주철승은 마치 오래된 친구를 만난 듯 친근하게 다가왔다. 그의 얼굴엔 은근한 흥분이 묻어났다.


"설코치님. 절대 걱정 마십시오. 후후후. 제가 본방까지는 절대 비밀로 할 테니까요. 우리 미스테리 트레이너님!"


주철승이 윙크를 하며 말했다.

그의 눈빛엔 '나만이 당신의 정체를 알아요'라는 팬의 기쁨이 그득했다.


"아, 네..."


설현우는 어색하게 웃으며 단답형으로 대답했다.


'음, 뭐... 연예인 할인으로 20%나 싸게 해 준다는데 어쩔 수 없지. 이 정도의 느끼함이야, 뭐.'



바로 이틀 전.

설현우가 구입한 자동차의 계산을 하기 전.

극혐 야구의 광팬이었던 주철승은 눈앞의 남자가 극혐야구 예고편에 나온 바로 그 미스터리 트레이너임을 단번에 눈치챘다.


"혹시... 고객님? 극혐야구 예고편에 나온 그 미스테리 트레이너 아니세요?"


물론, 처음엔 설현우도 이를 부인했다.


"아아아! 제발, 사인 한 장만 좀 해주시면 안 될까요? 비밀은 꼭 지키겠습니다! 괜찮으시다면 제가 특별히 연예인 할인도 적용해 드릴 수 있는데..."


설현우는 잠시 망설였다. 하지만.


'뭐? 5프로도 아니고 10프로도 아니고... 이십?'


그랬다. 이건, 못 먹어도 고를 해야만 하는 판이었다.


"네, 맞습니다. 제가 그 사람입니다."

"정말요? 크크크크, 저! 알 것 같아요. 장원삼 PD가 본방까지 비밀 지켜 달라고 했겠죠? 저 극혐야구 진짜 팬이에요! 오마이갓!"


철승은 줄줄이 극혐야구에 대해 자신이 아는 지식을 늘어 놓았다.

심지어 그는 최근 한 젊은 트레이너가 노장선수들의 부상을 완벽하게 치료해준다는 극혐야구의 대외비마저 잘 알고 있었다.


"크크크크. 고객님이 바로 그, 비밀의 트레이너... 맞죠?"


주철승은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곧바로 지점장에게 달려가 연예인 할인을 강력하게 요청했다.

결국, 설현우는 무려 20% 할인을 받고 차를 구매했다.



다시 현재.


"설현우 님, 차 준비됐습니다!"


멀리서 이유리의 밝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녀는 반짝이는 눈으로 설현우를 바라보며 새 차를 가리켰다.


"와아, 이유리씨. 말끔히 세차까지 해주셨네요. 감사합니다. 그리고 이 컬러, 참 마음에 듭니다."


현우는 이 와중에도 이유리의 건강을 챙겼다.


"이유리 씨, 제 말대로 스테로이드는 계속 줄이시고, 언제 시간 내서 꼭 한 번 피티 받으러 오세요."

"네! 꼭 갈게요. 제 첫 고객님, 조만간 찾아 뵙겠습니다!"


이유리의 웃음은 너무나 풋풋하고 귀여웠다.

첫 판매를 개시한 그녀의 얼굴은 전과 달리 무척 밝아져 있었다.


[부르릉-]


매장을 나온 설현우는 새 차의 핸들을 잡고 다시 회사로 향했다.

차 안에서는 은은한 새 차 냄새가 퍼지며 그의 기분을 밝게 해주었다.



한편, 동탄역 부근.

김종태는 설현우를 기다리며 초조해하고 있었다.

이러다가는 출장 PT시간에 늦을 것 같았기 때문.


"아! 이 자식. 버스 타고 지하철 환승하고 하면 2시간은 걸린다고 말했는데! 젠장, 오늘도 또 택시를 타야 하나?"


그때, 김종태의 눈앞에 그가 사고 싶어 했던 현기자동차의 신형 경차 '캐스터'가 나타났다. 게다가 이건 무려 그가 좋아하는 티타늄 그레이 색.


“오! 역시 내 생각이 맞았어. 이 색, 실제로 보니 정말 개 멋진걸? 호오.”


종태는 차를 더 감상하기 위해 바로 앞까지 얼굴을 들이 밀었다. 그 순간.


[지이이잉-]

"종태야. 어서 타."


갑자기 차창이 내려갔다. 김종태는 깜짝 놀라며 뒤로 물러났다.


"오메! 씨발. 놀래라."


창문을 연 건 다름 아닌 설현우였다. 종태의 눈이 휘둥그레 졌다.


"야. 뭐야? 너 벌써 차를 질렀어? 아니? 이거 새 차 같은데... 뭐? 벌써 출고가 되었다고?"

"종태야 빨리 타. 천지혜씨 레슨 가야지."


차 안에 올라탄 김종태는 차 내부를 둘러보며 몹시 부러워했다.


"크흑! 이거 나도 사고 싶어! 나도 살래! 할부로! 티타늄 그레이! 나 이거 진짜 사고 싶었단 말이야! 왜! 네가 먼저 사는건데!"


잠시 징징대던 김종태는 문득 입을 다물었다. 이어 그는 의아한 표정으로 말했다.


"아 참, 그러고 보니... 너 왜 이렇게 운전을 잘해? 아니? 너 이게 첫 차잖아? 뭐? 초보자가 이렇게나 능숙하게 운전을 한다고?"


'흠, 내가 회귀자라고 말을 할 수도 없고. 거참.'


"아, 내가 사실 미리 연수를 좀 받아 놨어. 야, 요즘 운전학원 선생님들 진짜 잘 가르치더라."

“응? 아니 아무리 그래도 이건 너무 능숙한데? 너 운전이 꼭 30년 택시를 하신 우리 아부지가 하는 것 같다?”


현우가 주차를 마치고 피티실에 들어서자 극혐야구 제작진이 그를 반겼다.


“설현우씨. 오늘은 인터뷰를 좀 딸게요.”

“인터뷰요?”


곧바로 설현우의 미니 코너 인터뷰가 진행됐다.


"설현우 트레이너님. 트레이너님께 재활을 받은 극혐야구의 노장 선수들이 그야말로 입을 모아 극찬을 하고 있는데요. 혹시 노장들을 재활하는 데 특별한 트레이닝 철학 같은 것이 있나요?"

"아닙니다. 그저 기본에 충실하려고 노력합니다. 저는 항상 선수들의 개별적인 신체 상태와 부상 이력을 고려해 맞춤형 프로그램을 제공합니다. 특히 코어 강화에 중점을 두고 있죠. 노장 선수들의 경우, 코어를 중심으로 유연성과 근력의 균형을 잡는 것이 무척 중요합니다."


인터뷰가 끝난 후, 설현우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후우 피곤하군. 역시 이런 건 나랑 안 맞아. 다시는 촬영 같은 건 하지 말아야지.”



한편, 같은 시각.

김종태는 천지혜를 정성껏 지도하고 있었다.


"자, 지혜씨. 이번엔 테이블 플랭크(Table Plank) 자세를 해볼게요. 자, 복부에 힘을 주고 그렇죠! 거기 엉덩이를 내리지 말고... 자! 이제 30초를 유지해 보세요."


천지혜는 땀을 뻘뻘 흘리며 충실히 지시를 수행했다.


"오케이! 좋아요! 베리굿! 그럼 이제 사이드 플랭크로 넘어갈게요."


이를 지켜보던 설현우는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다소 덜렁대긴 해도, 김종태 역시 명문 경기체대를 졸업한 인재였다.


"역시 우리 종태. 맡은 일은 확실히 하는군. 그리고 천지혜씨."


천지혜는 지난번 설현우의 냉열정화술(冷熱淨化術) 치료 이후, 놀랍도록 예뻐져 있었다. 스테로이드 독이 빠진 그녀의 피부에선 물광, 그리고 탄력이 넘쳐났다.


'그래. 역시 내 전용 팀을 만들어야겠어. 참 편하군. 앞으로는 디렉팅만 해야지.'


설현우는 열심히 레슨을 하고 있는 두 사람을 향해 크게 소리쳤다.


"종태야 나 먼저 간다! 천지혜씨, 그럼 내일 직관 때 사직구장에서 뵙겠습니다!"


그는 자신의 차를 몰고 미리 예약해 놓은 부산의 한 호텔로 향했다.



##

베이징 수도 국제공항.

JSM엔터테인먼트의 대표 민준석은 비서와 함께 공항 로비에 서 있었다.


"그래, 출발 시간이 몇 시지?"

"대현항공 KE2224편입니다. 새벽 3시 10분입니다."


비서는 민준석의 눈치를 살피며 말했다.


"대표님. 장카이거 감독님과의 미팅은... 어떻게 되셨나요?"


민준석의 입가에 작은 미소가 번졌다.


"천지혜의 오디션을 일주일 연기했어."

"정말이십니까? 그 까다로운 장카이거 감독님이?"

"그래. 이번엔 정말 힘들었어. 하마터면 계약 자체가 물 건너갈 뻔했지."


그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장카이거를 설득하기 위해 베이징에서 보낸 며칠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대표님! 정말 고생하셨습니다. 피곤하실 텐데 제가 부산까지 따라가겠습니다. 아직 표가 있다고 들었습니다."


민준석이 고개를 저었다.


"괜찮네. 간만에 나 혼자 부산에 가서 모듬회에 소주라도 한잔하고 싶어. 옛날 생각도 나고."


잠시 후.

민준석을 실은 비행기는 대한해협을 가로질러 뜨거운 열정이 숨 쉬는 야구의 도시, 부산을 향해 날아갔다.




그날 오후.

부산 사직구장.


“마! 밀지 마라!”


이곳은 이미 새벽부터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JTBS 인기 예능 극혐야구의 부산 직관 촬영을 앞두고 팬들의 열기는 한여름의 태양만큼이나 뜨거웠다.


"야! 정팔아! 니는 몇 시부터 기다렸노?"

"하이고, 내는 새벽 네 시부터 왔다. 근데 벌써 이렇게 줄이 길어져뿌네. 하아! 지겨버라."

"임마야, 그래도 오늘 우리는 롯데의 전설 김대호를 다시 볼 수 있다 아이가. 마, 롯데 팬이 이 정도가지고 뭔 호들갑이고! 호들갑이!"


그때, 한 중년의 남자가 천천히 걸어오는 모습이 보였다.

사람들의 시선이 일제히 그에게 쏠렸다.


"어! 민준석이다! 우와아아!"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특히 나이 지긋한 아저씨들의 반응이 뜨거웠다.


"어이구, 저기 저놈, 민준석이 아이가? 점마 예전에 깡패 연기 참 억수로 잘했는데!"

"맞다, 맞아. 야인시대에서 김두한이 부하로 나왔었제? 하지만... 요즘엔 뭔 연예기획사 대표라 카던데!"

"하아. 그래도 점마, 연기할 때가 젤로 좋았는데... 아쉽다. 아쉬워!"


민준석은 우아한 미소를 지으며 팬들을 향해 목례를 건넸다.

그의 모습은 여전히 배우 시절의 카리스마를 간직하고 있었다.


“대표님 꺄아! 너무 멋있어요!”

“와이스틴 파이팅!”


사직구장으로 입장하며 그는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그래, 마! 이게 부산이제."



한편.

구장 안, 투수 연습장에서는 천지혜가 KBO 100승 투수이자 슬로우볼의 전설로 불리는 유찬우에게 시구 지도를 받고 있었다.


"천지혜씨! 좀 더 위쪽으로! 그래야 볼이 멀리 나갑니다!"


그 모습을 바로 옆에서 설현우가 몹시 지루한 얼굴로 지켜보고 있었다.


'아, 진짜 귀찮네. 허리는 시구할 만큼 이미 다 고쳐줬는데도 계속 촬영이라니...'


설현우는 다시한번 결심했다.


'이런 의미 없는 쇼는 정말 딱 질색이야. 내가 방송 촬영을 다시는 하나 봐라.'


천지혜의 마지막 시구 연습.

이를 지켜보던 유찬우가 활짝 웃으며 말했다.


"와, 지혜 씨. 이젠 정말 완벽하네요! 굿! 굿!"


준비를 마친 두 사람은 제작진이 준비해둔 음료를 마시며 잠시 담소를 나누었다.


"지혜 씨, 사실은 저도 설현우 코치에게 재활을 받고 있어요."


유찬우는 자신의 아팠던 어깨를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어머, 정말요? 유찬우 선배님도 설현우 씨한테 재활을 받으셨어요?"

"천지혜씨, 우리 설현우 코치님... PT, 정말 신통하죠?"


두 사람의 대화는 설현우의 귀에도 들어갔다.

이는 방송쟁이 유찬우의 의도된 연출.


『2번 카메라, 설현우씨 얼굴 잡아!』


카메라는 이 순간을 놓치지 않고 설현우의 얼굴을 클로즈업 했다.

하지만 현우는 무심한 듯한 표정으로 고개를 아래로 숙였다. 컨셉 유지.


‘후훗. 내 PT가 좀 신통하기는 하지.’


비록, 카메라는 잡아내지 못했지만.

현우의 입가에는 옅은 미소가 번지고 있었다.



잠시 후.

천지혜는 거울 앞에서 마지막으로 메이크업을 체크하고 있었다.

그녀의 눈빛에는 긴장감과 기대감이 교차했다.


"지혜야, 오늘 컨디션은 어때?"


익숙한 목소리에 천지혜가 고개를 돌렸다.

JSM엔터테인먼트의 수장, 민준석 대표였다.


"어머, 대표님! 언제 오셨어요? 베이징에 계신 것 아니셨어요?"

"방금 왔어. 우리 에이스 걱정돼서 말이야. 지혜야, 허리는 좀 괜찮아?"

"네, 많이 좋아졌어요. 설현우 코치님 덕분에요."


민준석의 시선이 설현우에게로 향했다.

설현우는 그를 향해 가볍게 목례했다.


"설현우 씨, 장카이거 감독 오디션 일주일 연기했습니다."

“아, 그렇습니까? 다행이군요.”


이 말을 들은 천지혜가 눈을 동그랗게 뜨며 소리쳤다.


"정말요? 대표님, 정말 감사합니다!"


민준석은 흐뭇한 표정으로 천지혜를 자세히 살폈다.

스테로이드를 끊은 그녀의 모습은 눈에 띄게 달라져 있었다.


‘호오, 우리 지혜. 확실히 전보다 더 예뻐진 것 같은데?’



한편, 관객석에서는.


"지민아, 오늘은 누가 슬레이트 치러 나올 것 같아?"

“유찬우가 아닐까? 아니면 신영재? 아니면...”

"내 생각엔 부산 출신이 나올 것 같은데?”


그때.

롯데 자이언츠의 전설 김대호가 사직구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관객석은 순식간에 술렁이기 시작했다


"우와, 김대호다!"


관중석에서 터져 나온 함성은 마치 폭풍우가 몰아치는 듯했다.

김대호는 손을 천천히 들어 올려 인사하며, 추억이 깃든 그라운드를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여러분, 정말 그리웠습니다!"


김대호의 목소리가 떨렸다.


"부산, 그리고 사직구장... 영원히 사랑합니다!"


김대호의 눈가에 이슬이 맺혔다.

그는 떨리는 손으로 슬레이트를 들어 올렸다. 그의 손이 미세하게 떨리는 게 카메라에 잡혔다.


"설레이트 치겠습니다! 하나, 둘, 셋!"


'슬'자를 '설'로 발음하는 그의 구수한 경상도 사투리에 관객들은 또다시 즐거워했다.

김대호의 입가에도 미소가 번졌다.


“뭐? 슬레이트를... 김대호가 쳐? 지민아, 그럼 시구는 누가 할까?”

“글쎄, 아마 탑급 연예인이 나오겠지? 급을 맞추려면?”


극혐야구의 두 번째 궁금 포인트는 바로 시구자였다.

사람들은 서로 예측을 내놓기 시작했다.


"야, 혹시 손형민 아냐? 시즌 끝나고 지금 한국 왔다던데."

"아니야, 분명 래퍼 정상준일 거야. 그 사람, 요새 극혐야구 직관 때 화면에 자주 나오잖아."


그때.

한 여인의 실루엣이 관객들 앞에 나타났다.

마치 무대의 커튼이 열리듯, 그녀의 모습이 서서히 선명해졌다.

관중석은 이내 폭발적인 함성으로 가득 찼다.


"와, 천지혜다!"

“천지혜... 허리 디스크로 활동 중단한 거 아니었어?”

“우와! 와이스틴의 천지혜라니! 이번 직관은 여러모로 전설이야, 전설!”


이 장면을 지켜보던 극혐야구의 장원삼 PD는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크크크크. 다들 들리냐? 이 시청률 쫙쫙 오르는 소리가!"


천지혜는 관중들의 걱정 어린 시선을 받으며 마운드에 올랐다.


"부산 야구 팬 여러분! 반갑습니다. 저는 와이스틴의 천지혜입니다. 오늘, 최선을 다해 시구! 하겠습니다."


그녀는 마운드에 자리를 잡았다.

이어 천지혜는 깊게 숨을 들이마시고 공을 던졌다.


『휘익!』


그 순간, 관객들 모두가 놀랐다.

공은 빠르고 정확하게 포수 미트를 향해 날아갔다.


"와, 저게 진짜 허리 아픈 사람이 던지는 거... 맞아?"


관중들의 탄성이 터져 나왔다. 천지혜는 환하게 웃으며 관중들에게 손을 흔들었다.


“설현우씨, 자, 시구 성공을 축하하는 장면, 찍을게요!”


한편, 설현우는 이 와중에도 계속해서 카메라에 시달리고 있었다.


'하아, 야구도 안 좋아하는 내가... 지금 여기서 뭐하고 있는 거람?'


카메라 감독이 다시 소리쳤다.


"자, 설현우 씨. 이제 마지막입니다! 감동스러운 얼굴을 해 주세요. 집중! 어서요!"


설현우는 억지로 감동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어쩔 수 없었다. 이왕 버린 몸. 어차피 이게 마지막 촬영이었다.


"좋아요, 완벽해요! 설현우 씨, 역시 방송 천재예요! 멋있다! 멋있어!"

"후우, 감독님. 저 이제 끝난 거죠?"


설현우가 한숨을 쉬며 물었다. 그의 목소리에서 귀찮음이 묻어났다.


"그래요, 끝입니다. 설현우씨 정말 수고했어요. 고마워요. 본방에서 이 미니 코너 대박 났습니다. 현우씨 덕분에 시청률이 무려 2%나 상승했어요."

"전 그럼 이만 가보겠습니다."


시청률이 올랐다는 소리에도 설현우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밖으로 걸어 나갔다.


“후우, 지겨웠어. 내가 다시는 촬영 같은 거 한다고 하나 봐라!”



한편.

사람들의 관심은 이제 애국가 제창자가 누구 일까로 바뀌어 있었다.


“와! 김대호에 천지혜라니! 이 다음은 도대체 누굴까?”

“분명 탑급 가수겠지?”

“아! 설마, 칸예 이스트라도 나오는 거 아닐까? 지금 내한했다던데?”

“에이, 설마!”


하지만 이게 뭔 일?

아무리 기다려도 제창자는 나타나지 않았다.


"어? 왜 안 나오지?"

"무슨 일 있나 봐."

"이거 큰일 아냐? 방송 사고 아닌가?"


중계석에서 전체를 지휘하던 장원삼 PD는 당황한 기색으로 대기실을 향해 급히 달려갔다.


"수아야! 왜 내 호출에 응답이 없어?"

"PD님! 큰일 났어요. 지혜 씨 목소리가 완전히 나가버렸어요!"

"콜록콜록!"

"이런, 천지혜 씨!"


천지혜는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목을 부여잡은 채 연신 기침을 토해내고 있었다.


"어떻게 된 거야? 수아야, 아까 리허설 때만 해도 멀쩡했잖아!"

"저도 모르겠어요. 갑자기 지혜씨 목에서 쇳소리 같은 게 나오더니 이렇게 됐어요!"


장원삼의 얼굴에 그림자가 드리웠다.

잠시 고민하던 장원삼은 스태프들을 향해 큰 소리로 외쳤다.


"현우 씨! 설현우 씨 어디 있지? 야 이 새끼들아! 전부 다 나가서 찾아! 지금 당장 설현우씨! 이리로 모셔오라고! 어서어어어!"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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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천관우의 방문 +2 24.09.15 255 11 13쪽
48 압살(壓殺) (2) +2 24.09.14 304 13 15쪽
47 압살(壓殺) (1) +2 24.09.13 353 16 13쪽
46 디아나볼(Dianabol) +3 24.09.12 388 13 14쪽
45 연예인 라이프 +2 24.09.11 417 13 13쪽
44 CF 촬영 +3 24.09.10 451 12 15쪽
43 최칠순의 과거 +2 24.09.09 495 12 16쪽
42 코어원 +2 24.09.08 529 15 13쪽
41 팀장 회의 +4 24.09.07 566 16 13쪽
40 자객과의 데이트 +1 24.09.06 597 20 13쪽
39 금괴의 용도 +2 24.09.05 618 17 13쪽
38 팀장 승진 +1 24.09.04 659 16 15쪽
37 부산 직관(2) +2 24.09.03 698 14 15쪽
» 부산 직관(1) +1 24.09.02 735 16 17쪽
35 우수사원 +1 24.09.01 750 15 15쪽
34 선금 입금 +3 24.08.31 767 14 15쪽
33 크라이오 테라피 +3 24.08.30 784 15 13쪽
32 재활 드림팀 결성 +2 24.08.29 797 14 14쪽
31 내공 업그레이드 +2 24.08.28 806 14 13쪽
30 후폭풍 +1 24.08.27 818 13 15쪽
29 다음주 예고 +1 24.08.26 821 15 14쪽
28 혈영마선 +1 24.08.25 839 14 12쪽
27 재회(3) +1 24.08.24 843 14 14쪽
26 재회(2) +1 24.08.23 861 17 16쪽
25 재회(1) +1 24.08.22 896 15 16쪽
24 역주행 +1 24.08.21 922 15 17쪽
23 와이스틴 천지혜 +2 24.08.20 935 18 13쪽
22 화재 +3 24.08.20 941 20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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