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S급 온리펄스 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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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화의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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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31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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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02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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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할 정도로 수상한(3)

DUMMY

사람들은 사람 형태의 짐승을 퍼리라고 부르며 수상하다고 말하지만, 그것도 옛말이다.

이젠 퍼리가 실존하며 그들은 전부 각성자고 잘사는 상위계층이었으니까.

하지만 수상하다는 밈이 있어서 인터넷에서 퍼리만 등장하면 정상인조차 이런 댓글을 단다.


—수상하다 수상해.

—털박털박(이젠 숨기지도 않음)

—너 그런 거 좋아하니?

—아뇨.

—난 좋아하는데.

—사실 나도야.


퍼리를 좋아한다고 이상한 사람이 아니다.

퍼리는 진짜 사람이니까.

게다가 그들은 모두 각성자라서 평판이 좋은 편이다.

수상하다는 밈이 잡혀있을 뿐.


“체형 변경 특성 찍으니까, 구독자가 팍 늘어났네.”

온리펄스를 시작한 지 일주일 만에 구독자 1,000명을 달성했다.

구독자는 여전히 우상승하고 있지만 온리펄스에 들어오는 사람은 정해져 있으니 곧 정체될 거야.

어느 순간이 되면 구독자는 줄겠지.

미녀 여자 여우 퍼리의 구독자가 3,500명이니 내 한계도 그쯤일 거다.


“고점을 높여야 해.”

촬영 기술과 영상 편집 실력은 기술은 계속 늘고 있다.

결국 내가 콘텐츠 그 자체인 만큼 내 모습이 변하는 게 고점이 높아지겠지.

변신(F+)로 랭크업 해야 하는데 조건이 까다롭다.


[강한 존재 되기.]


코스프레를 해서 겉보기에 강해 보이는 건 통하지 않았으니 진짜로 강해져야 한다.

방구석에서 강해지는 건 불가능하단 말이지.

결국 집 밖으로 나가야 하는데 퍼리인 상태로 나갔다간 총 맞을 수도 있고 내 신상도 털린다.

그렇다고 인간 상태로 나가면 앞을 못 봐서 찐따가 되어버린다.


“랭크업이 급한 건 아니야.”

내가 활동을 멈추지 않는 한 온리펄스로 돈을 계속 벌 수 있고 언젠가 눈을 치료하고 건물주가 될 수 있다.

하지만 눈이 보이고 랭크업을 할 수 있는데 멈춰있고 싶지 않아.

나는 어두운 세상에 갇힌 장애인이 아닌 각성자인 호랑이 퍼리다.

좁은 원룸에서 나가고 싶어.


지금은 폭설이 내리는 1월.

이사는 무리겠지만 돌아다니는 사람이 없고 내가 야외활동을 한다고 들킬 가능성은 적다.

랭크업에 도전할 거라면 지금만큼 좋은 시기는 없겠지.


마음을 정하자 나 자신을 알아가는 것 같다.

어두운 세상에서 나오고 어두운 방 밖으로 나가면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듯한 이 느낌.

나는 집 밖으로 나갈 생각에 기분이 좋다.


“나는 이 세상 누구보다 수상해지겠어.”

야외촬영을 하러 가야겠다.

···


민가와 가깝지만, 외딴 산속에 덩그러니 놓여있는 펜션에 도착했다.

“폭설이라 예약하자마자 올 수 있는 데다 혹시라도 올 사람이 없는 날씨라서 다행이야.”

짐은 대형 택시를 타고 오면서 같이 가져왔고 이곳에서 온리펄스에 올릴 영상을 촬영할 겸 랭크업에 도전할 거다.

각성 일주일 만에 F+까지, 도달하려는 건 양심 없는 짓이지만 시도해 봐서 나쁠 건 없겠지.


마침 폭설이 그치고 해가 떠서 야외촬영 하기 좋은 날씨가 됐다.

오늘 입을 복장은 로인클로스(loincloth)다.

사타구니를 천으로 감싸고 남은 천을 사타구니 앞쪽으로 빼낸 원시적인 형태의 속옷이다.

여기에 투박한 장신구를 손목과 발목에 차고 손도끼까지 들자, 내가 몬스터인지 사람인지 구분이 안 될 정도였다.

야만 전사 컨셉은 확실하군.


카메라를 설치하고 함박눈이 소복이 쌓인 땅바닥을 굴러다닌 뒤에 영상을 확인하니 다른 퍼리 크리에이터들과 다른 느낌이 났다.

방구석에서는 이렇게 역동적으로 움직일 수 없고 소복이 쌓인 눈을 구를 수 없고 자연광도 없으니 당연한 거겠지.

그나저나 로인클로스만 입은 도끼 든 호랑이 퍼리가 바닥을 뒹구는 건 귀엽다기보단 무서웠다.

큰 체격이 사타구니 빼고 다 드러나 있는 데다 얼굴은 사람을 산 채로 뜯어먹을 것처럼 잔인해서 내 얼굴인데도 내 영상을 확인하는 게 껄끄럽다.


“이걸로 랭크업은 무리인가?”

한겨울에 로인클로스만 입고 눈 위를 구르는 건 강한 사람만 할 수 있는 행동이지만 나는 털 때문에 약간 서늘한 정도라서 당연한 걸지도 모르겠다.

물론 이럴 줄 알고 다른 방법도 생각해 놨지.


쓰러진 나무에 밧줄 걸고 끌고 가기!

“끄으으으응차!”

아무리 호랑이 퍼리가 되면서 근력이 세지고 체형 변경으로 몸이 좋아졌다지만 무겁다.

이걸 펜션 뒤까지 끌고 와서 손도끼로 토막 낸 다음 토막 낸 걸 장작으로 만들고 오늘 촬영한 영상을 온리펄스에 올렸지만, 랭크업은 안 됐다.

아니길 바랐지만 강한 존재라는 건 힘이 센 사람이 아니라 어려운 상황을 견디는 사람을 뜻하는 거였나.

물론 이럴 줄 알고 다른 방법도 생각해 놨지.


펜션 밖에 있는 조립식 수영장으로 갔다.

겨울이라 물을 빼놨지만 채우려면 채울 수 있지만 내가 하기 싫다.

아무리 내 몸에 털이 복슬복슬하다지만 얼음물에 들어가면 추운 건 마찬가지고 심장마비로 죽어버릴 수도 있으니까.

고생하고 랭크업을 못 하면 나만 손해인데 굳이 해야 하나 싶다.

굳이 리스크 있는 짓을 할 필요는 없겠지.


쉬기 위해 펜션으로 들어가려는데 발이 멈췄다.

정말 할 필요가 없나?

나는 자유롭게 돌아다니고 싶어서 여기 온 거잖아.

치료비를 벌고 랭크업을 하기 위해 온 거잖아.

이유는 충분한데 나는 어째서 방구석에 처박히려는 걸까.


내가 나를 봤다.

사타구니에 천 쪼가리 하나가 전부지만 발바닥이 시원해서 좋다.

차가운 공기가 코를 걸쳐 폐로 들어오는 게 좋다.

방구석에서는 경험하지 못할 자유로운 밖이 좋다.

얼음물에 들어가면 춥겠지만 나는 얼음물이 온몸을 얼리는 듯한 느낌을 받고 싶다.


수영장을 바라보면 마음이 떨리지만 이젠 도망치지 않는다.

“돈이 많지도 않고 눈을 치료하지도 못했고 내 집은 아직도 원룸이야.”

문제는 그대로인데 겨우 이 정도 고난에 겁먹고 포기하는 건 방구석 하남자 김민수만으로 충분해.

난 상남자인 레드 스트라이프 타이거다.


수영장에 물을 채웠다.

다 차면 들어가야겠지만 난 건강해서 심장마비에 걸리지 않을 거다.

랭크업을 하지 못하더라도 나는 영상 하나를 만들었고 그걸로 돈을 벌 테니까 상관없다.

이렇게 랭크업을 못 한다는 걸 알면 다른 방법을 도전할 수 있으니 내 시도는 무의미하지 않아.


물을 다 채웠을 때 수영장 표면이 빙판처럼 변했다.

손을 넣어보니 표면에 있던 얼음이 부서지며 물에 닿았는데 뼈가 시릴 정도로 차갑다.

“상남자특. 겨울에 찬물로 씻음.”

하남자는 방구석에 남겨뒀다.

더 이상 마음에 걸리는 건 없어.


멀리서부터 수영장까지 달려와서 하늘로 뛰어올라 수영장으로 뛰어들었다.

얇은 얼음층이 부서지며 물이 사방으로 튀었고 첨벙첨벙 돌아다니다가 손끝에 감각이 무뎌질 때쯤 밖으로 나왔다.

털에서 흘러내리는 물이 얼어붙을 정도로 춥지만 상관없다.

랭크업을 하지 못했지만 상관없다.

나는 나를 이겼어.

그것만으로 충분해.


영상을 편집해서 온리펄스에 올리자 어느 때보다 많은 댓글이 달렸다.

—(아버지의 모습이 너무 좋아요.)

—사랑에 빠졌어요.

—(귀여운 호랑이.)

—(수영장에 있었으면 좋겠어요.)

—(털이 너무 부드럽고 푹신해 보입니다. 완벽한 포옹 친구)

—(귀엽고 뜨거운 포옹 친구입니다.)

—(오, 잘 생기고 아름다운 덩어리. 당신은 워터파크에서 그와 함께 정말 많은 즐거움을 누릴 것입니다. 그는 그것을 더 즐겁게 만들고 전혀 지루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는 확실히 당신을 돌볼 것입니다.)


“한글 댓글이 있네? 갤러리에서 무한 고로시 당하고 있으려나?”

온리펄스가 인식 좋은 플랫폼이 아니라서 걱정되지만, 어차피 아무도 나를 모를 테니 마음은 편하다.


—근육수인

—제목 : 날씨를 밸패하지 않는 이유

(야외 수영장에서 수영하는 호랑이 퍼리.gif)

할 이유가 없기 때문


└아 ㅋㅋ 이런 날씨 아니면 이런 걸 언제 보냐고

└진짜 호랑이야? 퍼리야?

└퍼

└날씨 진짜 좋다 나도 저런 데서 놀고 싶네

└현실은 방구석 ㅋㅋ


—털갤러

—제목 : 나도 퍼리 코스튬 입고 수영하고 싶다.

(수영하는 호랑이 퍼리.png)

이런 날씨엔 수영장이 딱인데 집 근처에 없어서 아쉽다


└러시아에 사시나요?

└러시아 남자가 일찍 죽는 이유

└ㄹㅇㅋㅋ


—용박이

—제목 : 당신이 레스타이거를 구독해야 하는 101가지 이유

(눈 덮인 산을 타는 호랑이 퍼리.jpg)


└?

└용박이) 이제 댓글로 101개가 나올 거임

└핵인싸 감성

└넘치는 자신감

└탄탄한 몸매

└눈길을 사로잡는 콘텐츠

└상남자

└비주얼 쇼크

└알겠으니까 멈춰

└모험과 도전

└멈춰!!!!!


—제목 : 오늘 밤 사냥을 나선다

(손도끼를 들고 산을 타는 호랑이 퍼리.gif)

여기가 아닌가?


└대충 맞는듯함

└걔는 사자라고

└고양잇과잖아 한잔해

└호랑이도 나쁘지 않은 듯

└말랑말랑한 육구를 꾸욱

└아아, 그쪽 취향이군요. 저도 선생님의 취미에 관심이 많습니다.


사람들의 반응을 보고 있는데 상태창이 나타났다.

[특성 선택 — 변신(F+)]

[거대화]

[피해 감소]

[어그로 감소]


거대화는 영구적으로 체격이 거대해지고 피해 감소는 몸이 튼튼해지고 어그로 감소는 몸이 소음을 덜 내고 눈에 덜 띄는 쪽으로 변한다.

“내가 선택할 특성은 정해져 있지.”

거대화 특성을 고를 거지만 당장 선택하진 않고 이 모습으로 살아야 한다.

한 번 선택한 특성은 되돌릴 수 없으니 지금 할 수 있는 콘텐츠는 지금 해둬야 언젠가 고갈될 콘텐츠 소모를 늦을 수 있을 테니까.


펜션에서 영상을 뽑을 만큼 뽑고 원룸으로 돌아왔다.

“아아··· 힘들었다.”

침대에 눕자, 펜션에서 있던 일이 떠오른다.

도망쳐서 해결되는 게 없다는 걸 알지만 그럼에도 도망칠 사람이 나인데 그때의 내 감정에 나도 놀랐다.

사람은 외형에 따라 성격이 바뀐다던데 나는 인간 김민수가 아닌 호랑이 퍼리가 되어가는 걸까?

내가 아니게 되어가는 것 같은데 이런 변화가 싫지 않아서 싫다고 해야 하나.

나도 이젠 내 감정을 잘 모르겠다.

···


온리펄스를 시작한 지 한 달.

그동안 호텔과 펜션을 전전하면서 촬영했고 때마침 정산금이 들어와서 그 돈으로 도시 외곽지역 달동네에 있는 단독주택에 월세 계약을 했다.

체형 변경 특성으로 몸이 커지고 거대화 특성을 고르면 더 커질 예정이라 버릴 걸 버리면서 가져갈 거는 택배로 보내고 나자, 여운이 남는다.

평생 여기서 벗어나지 못할 줄 알았는데 새로운 집으로 가게 된다니.

아쉬우면서도 내 의지로 이곳을 웃으며 떠날 수 있다는 것에 눈물이 조금 났다.

“이젠 안녕.”


택시를 타고 도착한 새집은 경사 20도의 달동네라서 지하철까지 걸어서 15분, 버스정류장까지 10분, 가까운 편의점은 13분, 가까운 슈퍼마켓은 5분이 걸리는 외진 곳이었다.

어지간한 사람은 이런 곳에 오지 않겠지만 40평이나 하는 단독주택에 개를 키울 수 있는 마당도 있고 개인용 주차장도 있는 데다 무엇보다 집이 컸다.

거대화를 선택하면 어지간한 집은 천장에 머리가 닿고 몸이 커진 만큼 가구도 커져야 하니 큰 집은 선택이 아닌 필수.

“상태창.”


[레벨-1]

[스킬-{변신(F+)}]


[특성 선택 — 변신(F+)]

[거대화]

[피해 감소]

[어그로 감소]


거대화를 고르자 순식간에 소파가 작아졌고 머리카락은 천장에 아슬아슬하게 안 닿으며 평소에 입던 옷은 어릴 적에 입던 옷처럼 작아졌다.

작아진 게 아니라 거대화 특성 때문에 내 몸이 가로, 세로, 높이가 30%씩 커져서 작아 보이는 거겠지.

체형 변경은 내가 원하는 대로 내 몸을 변경한다면 거대화는 퍼센트만큼 거대하게 만들어 줄 뿐이니까.


“견디기 힘든 거대화 특성 퍼리의 공백도 이젠 끝이다.”

내가 랭킹에 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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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하이스트(3) 24.09.15 33 5 12쪽
42 하이스트(2) 24.09.14 32 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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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대공황(2) 24.09.12 35 4 11쪽
39 대공황(1) 24.09.11 30 3 11쪽
38 사장님(2) 24.09.10 31 4 12쪽
37 사장님(1) 24.09.09 40 5 11쪽
36 아티팩트(3) 24.09.08 48 5 14쪽
35 아티팩트(2) 24.09.07 54 5 11쪽
34 아티팩트(1) 24.09.06 49 5 12쪽
33 제일 길드(2) 24.09.05 52 4 12쪽
32 제일 길드(1) 24.09.04 48 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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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길드렉카(1) 24.09.02 46 4 16쪽
29 털의 시대(2) 24.09.01 54 5 15쪽
28 털의 시대(1) 24.08.31 48 4 12쪽
27 태양 길드(4) 24.08.30 46 5 12쪽
26 태양 길드(3) +1 24.08.29 50 6 13쪽
25 태양 길드(2) 24.08.28 48 5 11쪽
24 태양 길드(1) 24.08.27 49 5 13쪽
23 이중 각성(3) 24.08.26 50 5 11쪽
22 이중 각성(2) 24.08.25 55 6 12쪽
21 이중 각성(1) 24.08.24 54 5 12쪽
20 퍼리피아(3) 24.08.23 59 4 12쪽
19 퍼리피아(2) 24.08.22 57 4 12쪽
18 퍼리피아(1) 24.08.21 56 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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