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하고 싶어 미쳐버린 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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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에스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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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08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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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화 가르침

DUMMY

마광길은 가만히 있었다.

유재국은 마광길이 커브에 손도 못댄다고 여겼다.

웃으면서 말했다.


“아, 미안미안. 그런데 예방 주사 맞았다고 생각해. 정규 리그 시작하면 이런 거짓말을 엄청 보게 될거니까.”


원 볼 투 스트라이크.

이 상황에서 유재국은 빠른 직구를 선택했다.

최고 속도 145 정도 밖에 되지 않지만 그래도 120이 안되는 커브만 보다가 맛보면 엄청 빠르게 느껴지는 직구였다.


포수는 적당히 바깥쪽 상단으로 신호를 주었다.

커브를 노리다가 헛스윙을 치기도 좋고 공이 빠져서 볼 하나를 더 주어도 아깝지 않았다.


서준호는 공을 던졌다.

그리고 마광길은 아무 예상도 하지 않고 있었기 때문에 체감 속도에 영향을 받을 일도 없었다.

그저 공을 보고 밀어서 칠뿐이었다.


딱!


1루 방향으로 날아간 공은 파울로 벗어났다.


“타이밍 잡기가 쉽지 않지? 여전히 투 스트라이크 원 볼이다.”


유재국은 마광길이 완전히 기세가 죽었다고 생각하면서 다양한 공을 요구했다.

스트라이크가 되는 커브.

볼이 되는 커브.

스트라이크가 되는 포심.

공은 오른쪽 왼쪽 위아래를 가리지 않고 다양하게 날아왔다.


그리고 그때마다.


딱! 딱! 딱! 딱!


마광길은 깃털을 든것처럼 가볍게 배트를 휘둘렀다.

그 공은 매번 파울이 되었다.


순식간에 서준호는 마광길을 상대하는데 공 8개를 던졌다.


마광길은 유재국에게 너스레를 떨면서 말했다.

혓바닥으로 상대팀을 가지고 노는건 포수만 할 수 있는게 아니었다.


“이야. 타이밍 잡기가 진짜 어렵네요. 하나만 걸리면 쭉 뻗어 나갈것 같은데.”

“으응?! 그렇지? 우리가 즉전감으로 데리고 온 투수니까.”


그리고 유재국은 점점 이상하다는걸 느끼기 시작했다.


딱! 딱! 딱! 딱!


순식간에 투구수는 12개가 되었다.


“벌써 슬럼프야? 뭔가 평소처럼 안쳐져?”

“그러게요. 이상하게 빗맞네요.”

“타격도 엄청 정교한거니까. 뭔가 걸리는게 있으면 빨리 타석 내려가서 고치는게 좋아.”

“일단 이번에는 최선을 다해보겠습니다.”


그리고 투구수는 더 늘어났다.


딱! 딱! 딱! 딱!


투구수 16개.


타격만 정교한게 아니었다.

투구는 타격 이상으로 정교해야 했다.

투수의 투구는 멘탈에 많은 영향을 받았고 한 타자에게 많은 공을 던지면서 좋아하는 투수는 없었다.


모든 공을 스트라이크로 던질 수 있는 투수가 있다면 1이닝에 공 9개를 던지면 그만이었다.

뜬공이나 땅볼로 아웃을 잡으면 공 3개로 이닝 하나를 끝낼수도 있었다.

모든 승부를 풀카운트로 이끌고 아웃을 잡아낸다면 한 이닝에 공 18개면 충분했다.


그런데 지금 서준호는 마광길 하나에만 공 16개를 던지고 있었다.

유재국은 멀리서도 서준호가 빡쳐 있다는게 보였다.


‘아, 이러면 불리한데.’


화가 나면 밸런스가 무너지고 빠지는 공을 던질 가능성이 커졌다.


그 불안은 금방 현실이 되었다.

스트라이크 존 라인에 걸치게 요구한 포심이 중앙으로 몰려서 들어오고 있었다.


마광길은 그걸 보며 생각했다.


‘이 정도면 충분한가?’


몸은 충분히 잘만들어져 있고 새롭게 고른 특성이 잘 작동한다는걸 확인한 후였다.

투수가 빡쳐서 폭투를 하기 시작했으니 상대를 더 괴롭힐 필요는 없었다.

처음에 포수가 말했던것처럼 시범 경기일뿐이었다.


딱!


공은 1루수 머리 위를 넘었다.

1루수는 점프를 해보았지만 공을 잡지 못했다.

그저 공이 라인 밖으로 나가 파울이 되기만을 바랬을뿐이었다.


‘그래도 상관 없지만.’


그럼 투구수를 하나 더 늘릴뿐이었다.

그리고 공은 라인 안쪽에 떨어졌다.

외야가 급히 공을 주웠지만 마광길은 여유롭게 2루까지 도착을 한 상태였다.


마광길은 타석에 들어오는 원강수를 바라보았다.


‘자, 밥상은 차려졌습니다.’


먹기 불편한 생선 튀김 같은 밥상도 아니었다.

먹기 편하고 소화하기도 쉬운 죽 같은 밥상이었다.

이걸 못먹으면 프로의 자격이 없었다.


원강수는 2루에 나가 있는 마광길을 보았다.

타격 밸런스가 어긋났는지 평소와 다르게 안타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파울을 반복하는게 안타까웠다.


‘하지만 저 막내도 근성 있게 승부를 해서 결국 안타를 만들어냈다는거지.’


자신도 그런 근성을 보여야겠다고 여겼다.

허공에 배트를 붕붕 휘두르며 꼭 안타를 치겠다고 마음 먹었다.


그리고 그걸 보고 있는 유재국은 생각했다.


‘원강수. 초구딱이란 말이지. 일단은 유인구로 헛스윙 스트라이크 하나 잡고 시작하자. 스트라이크 하나 잡으면 준호도 안정감을 다시 찾을거야.’


서준호는 공을 던졌다.

더이상 마광길을 상대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여겼는지 괜찮은 커브를 던졌다.


“흡!”


평소의 원강수였다면 배트를 바로 휘둘렀을만한 공이었다.

그는 원래 스트라이크 존 밖을 벗어나는 공도 안타로 종종 만들었었다.

그 기억 때문인지 아래로 낮게 떨어지는 공을 걷어올리는 경우가 많았다.


그리고 지금 공은 볼이 되었다.


“휴.”


유재국은 한숨을 내쉬는 원강수를 보며 말했다.


“참을성이 많이 늘었다?”

“네. 조금 참아봤습니다.”


유재국은 이번에는 스트라이크 존 안쪽으로 들어오는 커브를 요구했다.

서준호는 그 요구대로 공을 던졌다.


그리고 원강수는 이번에도 공을 지켜보기만 했다.

그는 바로 뭔가 평소와 다르다는게 느껴졌다.


‘뭐지?’


원강수는 이전 이닝에 서준호의 공을 상대해 본적이 있었다.

대학을 막 나온 투수라고 보기 힘들 정도로 완성도 높은 커브였었다.

손을 대기도 힘들고 배트에 맞추어도 뜨거나 땅볼이 될 것 같았다.


‘하지만 공의 위력이 좀··· 아니, 많이 죽었는데?’


의심은 금방 확신이 되었다.

다음 공은 커브 스트라이크였다.

그리고 칠만한 공이었다.


‘힘이 빠졌나? 이건··· 프로 레벨이 아니라 거의 고등학생 수준이잖아?’


마광길은 2루에서 이 모든 것을 지켜보고 있었다.

리볼버가 그의 머리 위에서 신이 나서 떠들고 있엇다.


“광길이한테 17개를 던졌고 원강수한테 3개를 던졌네. 투구수 20개. 무난하게 망한 이닝이네. 힘이 빠질 수 밖에 없지. 낄낄낄.”


선발 투수는 공 100개를 던지는걸 목표로 삼았다.

6이닝을 책임지는걸 미덕으로 여겼다.

한 이닝을 공 20개 미만으로 막아야 했다.


한 이닝에 공 20개 이상을 던지는걸 목표로 운동하는 투수는 없었다.

가능한 적은 투구수로 많은 스트라이크를 잡는 운동만 했다.


하루에 공 100개를 던질 수 있는 투수라고 하더라도 한 이닝에 공 20개 이상이 부담스러워했다.

게다가 지금은 아웃 카운트가 하나도 없었다.

공 30개도 던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유재국은 서준호에게 소리쳤다.


“아웃 하나씩 가자! 하나씩!”


서준호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가장 자신 있어 하는 커브를 던졌다.


“읏?!”


그리고 투수는 공이 자신의 손끝을 떠나는 순간 알았다.

스핀이 덜 걸렸다.

평소 컨디션의 절반도 되지 않는 공이었다.


‘제발! 가만히 있어라!’


공을 던진 후에 투수가 할 수 있는건 기도 밖에 없었다.

이 공은 스트라이크 존 밑으로 빠져나갈게 분명했다.

가만히 놔두면 힘 없이 볼이 될 공이었다.


그리고 원강수는 투 스트라이크 이후에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코스에 공이 날아오는 것을 보았다.

선구안이 좋은 타자라면 모두 그냥 지나치겠지만 배드볼 히터는 이런 공을 좋아했다.

게다가 이 공은 평소와 다르게 떨어지는 각도 어설펐다.


지금까지 배트를 억지로 참고 있어서인지 집중력이 폭발했다.

원강수는 자신이 가장 자신있는 스윙을 했다.


딱!


배트의 중심인 스윗스팟에 공이 걸렸다.

공은 쭉쭉 뻗어나갔다.

담장을 넘어갔다.


**


이번 시범 경기도 무난한 승리로 끝났다.

마광길은 이번 경기를 복기했다.


‘마음 먹고 파울 치고 커트를 하면 15개 정도는 할 수 있는건가.’


매일 시범 경기가 이어졌고 컨디션은 무난했다.

그런 상태에서 매의 눈, 배드볼 히터, 자석 배트 특성을 이용해서 컨택에 모든 것을 집중한 타격을 하면 파울을 양산할 수 있었다.


‘컨디션이 좋을때는 20개도 가능하겠네.’


컨택을 한 상태에서 배트의 각도를 조금만 조절하면 파울을 만들어 낼 수 있었다.

정확한 각도로 안타나 홈런을 만드는게 어려운거지 그 반대는 상대적으로 쉬웠다.


‘그리고 프로 레벨이라면 그렇게 뛰어나지 않는 선수도 힘 빠진 투수의 공은 친다는거지.’


야구에서 가장 점수가 날 확률이 높은 순간은 선발 투수가 1이닝에 올라와서 경기 감각이 흔들릴때와 투구수가 90개를 넘어가면서 손에 힘이 빠질때였다.

그리고 투수는 한 이닝에 공 20개 이상을 던지는 연습은 하지 않았다.

그건 망한 투구였다.

쉬는 시간 없이 연속적으로 공을 던진다면 손에 힘이 빠질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프로 레벨에 올라온 타자라면 힘 빠진 공을 칠 확률이 높았다.


리볼버는 마광길의 머리 위에서 말했다.


“역시 이게 첫번째 승리 플랜이네. 이렇게 할 줄은 알았지만 실제로 보니까 더 고약한데?”

“우리 팀을 끌어올리는것보다 상대팀 투수를 끌어내리는게 더 쉽잖아?”

“악마네. 악마야. 창원 데블즈에서 오라고 하겠다.”

“그래서. 우승하기 싫어?”


마광길은 리볼버의 입을 가볍게 막았다.

리볼버는 야구 팬이라서 투수 어깨가 갈리는 것을 안타까워하면서도 건파우더즈의 우승을 바라고 있었다.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면 우승을 선택할게 분명했다.


그리고 리볼버의 말이 끝나고 얼마 후 타격 코치 우동남이 마광길을 찾아왔다.


“오늘은 좀 타격이 이상하던데? 괜찮아?”


지금 마광길은 5할 타율을 유지하고 있었다.

짧은 기간에 5할을 유지하는 타자는 종종 있었다.

그리고 우동남은 그것 이상을 기대하고 있었다.


‘잘하면 시즌 동안 4할을 치는 타자를 볼 수 있을지도 모르지!’


극단적으로 컨택을 중시하는 타격폼.

타고난 키와 몸무게, 파워.

이 정도면 4할 타자이면서 홈런 레이스에 들어갈 수 있는 타자를 볼수도 있을것 같았다.


‘구태우의 젊은 시절과 비슷해. 그 이상이다!’


그리고 그런 타자를 만들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건 꾸준함이었다.

어떤 타자든 타격감이 올라갔다가 내려가기를 반복했다.

일년 내내 베스트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는 인간은 없었다.

시즌 성적이 좋으려면 좋은 타격감은 오래 유지하고 슬럼프는 빨리 끝내야 했다.


“네. 코치님. 오늘은 타이밍이 좀 늦더라구요.”

“너는 공을 끝까지 보고 치는 교타자니까. 남들은 이 공이다 싶으면 냅다 당겨쳐버리는데 참 희안하단 말이지. 일단은 평소보다 좀 빨리 친다는 감각으로 해봐. 슬럼프에 빠졌을때는 언젠가는 고쳐지겠지 하는 마음보다 뭐든지 해볼때 빨리 빠져나올 수 있다.”

“네, 알겠습니다.”

“아니면 앞다리를 살짝 들었다가 놓는것도 괜찮아. 다른 타자들이 대다수가 그런 폼을 쓰는건 이유가 있다. 그저 파워를 더 주기 위함은 아니야. 타이밍을 맞추는데 그것만한게 없다.”

“네, 시험해 보겠습니다.”


리볼버는 웃으며 말했다.


“사람이 악마한테 조언을 하네. 다른 팀 투수 모두 잡아먹을 놈인데 말이야.”


타격 코치는 마광길의 타격폼을 봐주고 나서 자리를 일어났다.

그리고 타격 코치가 없으니 새로운 손님이 마광길을 찾았다.


건파우더즈 국내 투수 중에서는 가장 잘던지고 2선발을 맡고 있는 진현수였다.


“시간 있어?”

“네.”

“오늘 저녁 밥이나 같이 먹을까? 내가 맛있는거 사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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