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이 너무 잘 팔려서 인생역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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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아만.
작품등록일 :
2024.08.09 12:26
최근연재일 :
2024.09.03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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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4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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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선약속

DUMMY

현장을 꼼꼼히 돌아본 후, 나는 아버지와 함께 차에 올라타자마자 부동산에 전화를 걸었다.


“안녕하세요, 저번에 전화 드렸던 김건우입니다. 혹시 근처에 쓸 만한 부지를 팔려는 분이 있는지 확인해 주실 수 있을까요?”


전화를 받은 부동산 담당자는 잠시 고민하더니,


“귀농하신다고 하셔서 부지를 찾으시던분 맞으시죠?”

“네, 그렇습니다. 인근 지역에서 괜찮은 땅이 있으면 미리 알아두는 게 좋을 것 같아서요.”


“알겠습니다. 주변 땅주인들을 찾아보고, 매물이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네, 부탁드리겠습니다. 연락 기다리겠습니다.”


전화를 끊고 나서 나는 아버지를 돌아보며 말했다.


“주택조합 이야기는 안 했지요. 혹시라도 땅주인들이 땅값을 올릴수 있으니.”

“그래. 뭐든지 땅을 살때는 관심이 없는척 해야한다. 여기 아니어도 대안이 있다는 식으로 나가야하지.”


“참. 그러고보니 조합원들이 치킨집도 하고 마트도 열고 싶어하더군요. 이런 사람들을 위한 땅은 어떤 점을 보고 사야할까요?”

“조합원들이 치킨집도 하고 마트도 하고 싶어 한다고? 그건 어떻게 알았니?”


아버지가 흥미롭다는 듯 물으셨다.


“네. 사람들끼리 단톡방에서 이야기를 나누더니, 하나둘씩 사업 아이디어를 내놓기 시작했어요. 농사만 짓는 게 아니라, 다른 사업도 할 생각이 있는 것 같아요.”


아버지는 고개를 끄덕이시며 생각에 잠기셨다.


“상가 구역을 만드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 같구나. 상가를 배치하면 편의시설을 집중시킬 수 있어서 조합원들한테도 좋고, 단지의 가치도 높아질 거야.”

“그렇겠네요. 근데 상가는 어떻게 배치하는 게 좋을까요?”


“상가는 북향으로 하는 게 좋다. 직사광선이 덜 들어오게 하면 물건의 품질 변화가 적어져서 좋거든. 그리고 말이 실버타운이지, 젊은 사람들도 올 수 있잖아? 젊은 사람들을 위한 편의시설도 갖추면 더 좋겠지.”

“맞아요, 요즘은 젊은 사람들도 전원생활을 꿈꾸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이러다가 정말 사업이 통과될지도 모르겠구나. 하지만 항상 현실의 벽이란 건 높으니까.”

“통과 되기직전까지 가서 땅을 다 팔아먹고 튀는게 저희 목표니까 오히려 잘 됐죠 뭐.”


"건우야, 만약 주택조합이 정말로 승인된다면, 오히려 더 좋을 수도 있어."

"정말요? 그게 왜 좋을 수 있죠?"


아버지는 미소를 지으며, 마치 비밀을 가르쳐주는 듯한 목소리로 말씀하셨다.


"사실 조합이 승인되면, 여러 가지 방법으로 이익을 챙길 수 있는 기회가 생기거든.“


예를 들어, 필요 없는 용역계약을 중복으로 체결할 수도 있고, 시공사와 짜고 금액을 부풀려서 계약할 수도 있지. 그런 다음, 계약에서 생긴 차액을 백마진으로 되돌려 받는 방법도 있고 말이야."


나는 아버지의 말을 듣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런 방법이 있나요? 그럼 더 큰 이익을 볼 수도 있겠네요."

"맞아. 하지만 조심해야 해. 이런 일은 법적으로도 그렇고 도덕적으로도 위험할 수 있으니까. 그래도 조합이 승인되면 생각할 수 있는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는 건 알아두면 좋겠지."


주택조합 승인이 된게 아니니 설레발일수도 있지만 큰돈 냄새가 난다.


확실한건, 승인이 되든 안 되든 둘다 돈을 번다는 것.


그러던 중, 교회에서 자주 마주쳤던 김선인 교수님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평소에도 가볍게 인사하며 말을 걸어오시던 분이라 이번 전화도 그저 안부를 묻는 건가 싶었다. 하지만 교수님은 뜻밖의 제안을 하셨다.


“건우 형제님. 시간 괜찮으시면 식사 한번 하시죠?”


뭔가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느꼈다. 대체 무슨 일이 있는 걸까? 그러나 거절할 이유도 없었다.


“네, 교수님. 좋습니다. 어디서 뵐까요?”


식사 장소는 고풍스러운 한식집이었다. 웰빙을 중시하는 교수님답게 건강을 고려한 선택이란 생각이 들었다. 식사가 시작되고, 교수님은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끌어가셨다.


“실버타운 사업은 잘 진행되고 있나요?”

“네. 지금까지는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관심을 보이고 계세요.”


교수님은 고개를 끄덕이며 살짝 웃으셨다.


“사실 저도 그곳에 들어갈지 고민 중이에요. 그런데 한 가지 걱정이 있습니다. 저는 배추농사를 지을 자신이 없거든요.”


그 말을 듣고 나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이건 좋은 기회일지도 모른다고 판단했다.


‘교수님은 학생들을 가르치는걸 자랑스러워 하셨으니 선생 역할을 하고 싶을거야. 그렇다면?’


“교수님, 마침 저희가 학교를 세울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실버타운 내에 대안학교를 설립하려고 해요. 분명히 젊은 가족들도 들어올 텐데, 그들의 자녀들을 위해서죠. 대안학교지만 검정고시 시험을 통해 초중고 학력을 충분히 딸 수 있게 할 예정입니다.”


교수님은 놀라신 듯 눈을 반짝이며 물으셨다.


“정말요? 그런 계획도 있었군요.”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이어 말했다.


“네, 교수님. 저희 예산에 대안학교 설립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농사에 대한 부담 없이도 실버타운에 참여하실 수 있습니다.”


교수님은 잠시 고민하는 듯했지만, 곧 미소를 지으며 결심을 내비쳤다.


“그렇다면 저도 가입해야겠네요. 건우 씨, 이렇게 설명해주셔서 고맙습니다.”


나는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교수님이 함께하신다면, 저희 실버타운은 더욱 특별한 곳이 될 겁니다.”


식사를 마치고 자리에서 일어나려던 순간, 김선인 교수님이 나를 향해 살짝 몸을 기울이며 물으셨다.


"건우 형제님. 혹시 제 딸과 한번 맞선을 보는 게 어떨까요?"


순간 당황했지만, 곧바로 교수님의 말을 이해하고는 조심스럽게 물었다.


"따님이요? 나이는 어떻게 되시죠?"

"이십대 중반이고, 회계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교수님의 얼굴을 떠올리니 선이 가냘프고, 부드러운 인상이었다. 딸도 아버지를 닮았다면 제법 예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호기심이 생긴 나는 긍정적인 대답을 건넸다.


"좋습니다, 교수님. 다만, 우리 교회 회원은 아니시겠죠?"


교수님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이셨다.


"네, 교회 회원은 아닙니다. 그래도 괜찮겠어요?"

"괜찮습니다. 오히려 좋은 걸요."


교수님은 흡족한 표정을 지으며 바로 휴대폰을 꺼내시더니, 따님의 연락처를 알려주셨다.


"그럼 쇠뿔도 단김에 빼라고 하죠. 이게 제 딸 연락처예요. 먼저 연락해 보세요."

"감사합니다, 교수님. 꼭 연락드리겠습니다."


자리에서 일어나 식당을 나서며 교수님과 헤어졌는데, 잠시 후 문자가 하나 더 도착했다. 확인해 보니 교수님이 추가로 보내신 내용이었다.


"참, 딸이 피아노도 잘 치고 그림도 잘 그리고 무용도 잘해요."


나는 문자를 읽고 살짝 미소를 지었다.


"사진은 안 보내주시네..."


나는 혼자 중얼거리며, 교수님의 딸에 대한 기대감이 더 커졌다. 딸의 좋은 점을 하나라도 더 알려주려는 아버지의 마음이 느껴졌고, 그 진심에 내 마음도 조금씩 열리는 것 같았다.


"어떤 사람일지... 기대가 되네."


교수님과 헤어지자마자 나는 받은 번호로 빠르게 연락을 했다. 부녀간에 이미 연락이 오갔을 터라, 늦게 연락하는 게 실례일 것 같았기 때문이다. 메시지를 쓰기 위해 잠시 생각한 후, 간단하게 인사말을 보냈다.


"안녕하세요, 김건우입니다. 아버님께 연락처를 받아 인사드려요. 반갑습니다."


몇 시간 뒤, 따님에게서 답장이 왔다.


"안녕하세요. 김은서입니다. 아버지께 이야기 들었습니다. 저도 반가워요."


문자에서 느껴지는 그녀의 말투는 차분하고 정중했다. 나는 이어서 대화를 길게 이어갈까 고민했지만, 나의 오랜 소개팅 경험상, 문자로 많은 이야기를 나누는 건 오히려 손해인 경우가 많았다. 만나서 할 얘기가 없어지니까. 그래서 짧게, 본론으로 들어가기로 했다.


"그럼 바로 약속을 잡는 게 좋겠네요. 이번 주 금요일 저녁 시간 어떠세요?"


잠시 후, 그녀에게서 답장이 왔다.


"좋아요, 저녁 7시쯤 어떨까요? 용산역 쪽에서 만나면 편할 것 같아요."


나는 곧바로 답장을 보냈다.


"네, 금요일 저녁 7시, 용산에서 뵙겠습니다. 장소는 제가 정해서 다시 알려드릴게요."

"알겠습니다. 그럼 금요일에 봬요."


‘다행히 둘다 P군. J였으면 약속장소에 메뉴까지 정해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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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군수를 만나다 +2 24.08.27 282 14 9쪽
19 조합총회 +1 24.08.26 301 13 10쪽
18 계약금 완납 +1 24.08.25 321 14 9쪽
17 조합장을 노리는자 +1 24.08.24 342 14 9쪽
16 무허가 처리업자 +2 24.08.23 400 14 9쪽
15 누가 내 땅에 쓰레기를? +1 24.08.22 382 14 8쪽
14 계약조건 +2 24.08.21 383 15 9쪽
13 실수로 십일조를 너무 많이 냄 +1 24.08.20 377 13 10쪽
12 접대 +1 24.08.19 371 14 9쪽
11 백마진 +1 24.08.18 372 14 9쪽
10 새로운 부지 +1 24.08.17 399 15 9쪽
9 VR모델하우스 +1 24.08.17 413 16 10쪽
8 재무제표 +1 24.08.15 439 17 8쪽
» 맞선약속 +1 24.08.14 469 16 9쪽
6 날카로운 질문 +3 24.08.13 496 18 9쪽
5 농업회사법인 설립 +3 24.08.12 527 16 10쪽
4 조합원 모집 시작 +3 24.08.11 587 17 10쪽
3 개발구상도 +3 24.08.10 693 21 9쪽
2 목사아들 +4 24.08.09 946 25 10쪽
1 인생망한 의사 +3 24.08.09 1,099 28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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