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이 너무 잘 팔려서 인생역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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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아만.
작품등록일 :
2024.08.09 12:26
최근연재일 :
2024.09.03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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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8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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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백마진

DUMMY

그러던 중 재욱이 내게 한가지 묻는다.


"너 무슨 개발이라도 하려는 거여?"


나는 깜짝 놀라며 물었다.


"어떻게 알았어?"


재욱은 허리를 펴며 웃음을 띠었다.


"요즘 들어 못 보던 외지인들이 자꾸 마을에 들락날락하잖어. 평소엔 조용하던 곳이 이렇게 바쁘다니, 뭔가 있구나 싶었지."


‘하긴 이제 조합원들도 모집됐는데 굳이 숨길이유 없지.’


"그래, 사실 주택조합을 하려고 해. 여기에 실버타운도 짓고, 배추농사 지어서 김치공장도 세우고, 상가까지 유치할 생각이야."


재욱의 눈이 크게 휘둥그레졌다.


"뭐? 배추농사에 김치공장까지? 그리고 상가까지? 어떻게 그렇게 많은 사람들을 모을 생각을 한 거여?"


나는 어깨를 으쓱하며 웃었다.


"교회 회원들이 큰 힘이 됐지. 그분들 덕분에 조합원이 순조롭게 모집됐어. 다들 함께 좋은 환경에서 살고 싶어하니까."

"참 대단하네 건우. 이렇게 큰일을 벌일 줄은 몰랐어. 그런데 정말로 이게 잘 될까?"


“여차하면 우리 교회회원들한테 김치를 팔면 되니까. 전국에 회원이 많거든”

“히야... 우린 판매처가 없어서 고생하는데 대단하다. 그러면 배추 농사 말이여 오씨네 땅이 적합할 것 같네. 그쪽이 배수가 잘 되고, 토양도 비옥해서 배추 키우기 딱 좋지."


"그래, 오씨네 땅이 좋다고 하니 거기서 시작하는 게 좋겠네. 그런데 지난번에 너랑 같이 봤던 부지는 어떨까? 거긴 뭐에 쓰는 게 좋을까?"


재욱은 잠시 생각하더니, 주택조합 부지를 다시 떠올리는 듯한 눈빛으로 말했다.


"그 땅은 건축이나 상가, 공장 같은 걸로 쓰는 게 더 낫지 않을까 싶어. 농사를 짓기보다는 뭔가 더 생산적인 용도로 말이여. 혹시 건축행위 허가 받은 임야였어?"


"맞아, 이미 건축행위 허가는 받아놨어."

"그럼 됐네. 우선 건물을 지은 다음에, 공장 용도로 변경해 달라고 하면 돼. 이렇게 하면 절차도 훨씬 수월할 거야.


그 땅은 농사보다는 건물을 짓는 게 장기적으로 더 이익이 될 거여."


"듣고 보니 그게 맞는 것 같아. 역시 네가 조언해주니 큰 도움이 된다."


‘일단 재욱이 말대로 오씨가 가격을 깎을 수도 있지만 안 깎을 것을 대비해서 20억정도를 조합비용으로 처리가능한지 확인해봐야겠어'


나는 재욱이와 헤어지고 주택조합 홍보관에 들어서자 효천이가 방문객들에게 열심히 설명해주고 있었다. 내가 다가가자 효천이 고객들을 VR실로 보내며 나를 반겼다.


“마침 잘왔다. 혼자서 설명하느라 힘들어죽겠다.”

“그래 고생했다. 이젠 내가 하마. 홍보가 잘 되나보군”


“그래. 덕분에 요즘 조합원 모집도 계속 잘 되고 있네. 이제 절반 정도 모였다.”

“교회 회원들만 가입한 거야? 아니면 다른 사람들도?”


“특이하게도 교회 회원이 아닌 사람들도 가입을 희망하고 있네. 어떻게 할까?”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된다지. 가입한 뒤 개종하면 되니 별 문제 없어.”


효천이는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좋아 그렇게 하지.”


나는 곧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


“효천아, 조합사업계획 승인되면 20억정도를 마련할 수 있을까? 추가로 땅을 구매하고자 한다.”

“물론이지. 귀농창업자금이 안 돼도 조합원들한테 2천만원씩만 각출해도 되니. 그런데 어떤 땅을 구입하게?”


“배추농사를 지을 5만 평 땅이야. 가격은 평당 3~4만 원으로 예상하고 있어.”


효천이 눈을 크게 뜨며 물었다.


“그 땅을 추가로 조합원들에게 팔아서 수익을 내려고? 양도소득세 때문에 이익은 별로 안 날텐데.”

“땅을 팔아서 수익을 내기 보단, 다른 걸로 수익을 내면 되지.”


효천이는 내 말을 듣고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


“백마진이라... 정말 기발한 아이디어군. 그렇게 하면 자금 문제도 해결되고, 사업도 차질 없이 진행되겠어.”

“좋아. 그럼 난 물주에게 동의를 받아오마. 조금만 더 고생해다오.”


“물주? 누구?”

“우리 아버지.”


마침 일요일인지라 나는 아버지를 뵐 겸 오랜만에 교회를 다시 찾았다. 예배가 시작되기 전 교회 문을 들어서니 교회의 특유의 아늑한 분위기와 목조건물 특유의 냄새가 오랜만의 방문이 주는 묘한 기분이 들었다.


내가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교회 사람들의 시선이 나에게 집중되었다. 오랜만에 나타난 나를 반갑게 맞아주는 이들도 있었지만, 그들의 눈빛에는 단순한 환영 이상의 무언가가 담겨 있었다. 교회 안에서 느껴지는 미묘한 변화가 있었고, 나는 그것을 즉시 감지할 수 있었다.


‘뭐지? 내가 뭐 잘못했나.’


예배를 마치고 나서, 예배실에서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나도 한분 한분 찾아가 인사를 나누었다.


처음에는 반가운 인사를 주고받는 정도였지만, 이내 분위기가 조금 달라지기 시작했다. 딸을 둔 몇몇 부모님들이 나를 유심히 살피는 것이 느껴졌다. 그들의 눈빛은 단순한 반가움이 아닌, 무언가 다른 기대감이 서려 있었다.


‘뭔지 알거 같군.’


이씨 부부가 나에게 다가왔다. 그분들은 내가 어릴 때부터 알던, 교회에서 오랫동안 함께한 분들이었다. 나에게 미소를 지으며 말을 건넸다.


"건우 형제님, 정말 오랜만이네요! 요즘 사업 잘되고 있다면서요?"


나를 진심으로 축하하는 듯 보였다.


"네, 다들 덕분에 잘 진행되고 있습니다. 감사하게도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고 있어요."


그들의 대화는 곧 딸 이야기로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우리 나은이도 이제 나이가 차서... 건우 형제님도 사업이 잘되시니, 이제 가정도 생각해보셔야 하지 않겠어요?"


갑작스러운 질문에 잠시 당황했지만, 그들의 의도를 눈치채고 미소를 지었다.


"아, 아직 큰 계획은 없지만, 좋은 사람을 만나면 생각해보겠죠."


이후에도 딸을 둔 다른 부모들이 다가와 나를 둘러싸기 시작했다. 그들은 사업 이야기를 화제로 삼아 나와 대화를 나누며, 은근슬쩍 자신의 딸들을 소개하려고 했다.


"건우 형제님, 이번 주말에 저희 집에 오셔서 식사라도 하시겠어요? 우리 혜린이가 마침 집에 있을 텐데, 같이 이야기 나누면 좋겠네요."


특히 딸을 둔 부모들은 내가 이제 안정된 삶을 찾았다고 판단한 듯 자신의 딸과의 인연을 엮어보려는 움직임이 뚜렷했다.


‘허허 참. 이거야 원. 내가 먼저 찾아가서 인사를 해야할판에 알아서 찾아오는군.’


나는 미소를 유지하며 그들과 대화를 나눴지만, 속으로는 이 상황이 다소 부담스럽게 느껴졌다.


‘문제는 이러다가 내가 다른 여자를 만나면 태도가 돌변한단 말이지. 그게 너무 싫어.’


의사가 되고 난 뒤 교회에서 여자 소개가 급증했는데 내가 다른 여자와 사귀자 다들 태도가 돌변했던 기억이 있었다. 자신들의 딸과 만나지 않자, 냉대한건 물론이고 적대적으로 태도가 돌변한 사람도 있었다.


"감사합니다만 제가 선약이 있어서요. 시간이 되면 다시 연락드리겠습니다.“

나는 모든 제안을 다 거절했다. 주택조합에 관심이 있다면 진작에 가입 했을 것이고, 괜히 소문이 안 좋게 날까봐.


나는 접견실로 향하며 아버지에게 계획을 설명하기로 마음먹었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아버지가 책상 뒤에 앉아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오 건우야. 오늘 예배 시간에 참석한걸 봤다. 어쩐 일이냐?”

“네, 아버지. 추가로 농사 지을 땅을 구매할까 해서요.”


“농사지을 땅? 조합원을 100명 외에 더 늘리는 거냐?”

“그건 아니고 우선 100명을 위해서죠.”


“5만5천평으로는 부족한가? 기존 부지에는 뭐하게.”

“기존의 부지에는 주거용 건물과 공장을 지을 생각입니다. 그리고 별도로 배추 농사를 지을 땅 5만평을 평당 3~4만원에 구매할 계획이죠.”


“우선 배추농사지을 땅을 내 돈으로 산 뒤 주택조합에서 다시 구매하는거겠구나.”

“네, 맞아요.”


“그런데 그렇게 땅을 사자마자 팔아서 이익을 내려고 하다간 양도소득세 폭탄을 맞을텐데?”

“맞아요. 그래서 땅 말고 다른 부분에서 아버지가 이익을 내는건 어떨까 합니다.”


“어떻게 말이냐.”

"바로 시공사나 설계사를 통해 더 큰 이익을 내는 것이죠. 특히 토목공사비와 주택건축비, 공장건축비용에서 말이죠."


아버지는 내 말을 듣고 눈을 반짝이며 물었다.


"시공사와 설계사를 통해 이익을 낸다? 자세히 말해보거라."

"네, 아버지. 우리가 땅을 파는 것만으로는 한정된 이익밖에 얻을 수 없지만, 시공사와 설계사 측과의 조율을 통해 설계비용과 공사비용을 부풀리고, 백마진을 받는겁니다. "


아버지는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럴듯한 생각이구나. 공사비용에서 얻는 이익은 더 안정적이고, 장기적으로 볼 때 큰 도움이 될 수 있겠지. 그리고 그렇게 할거라면 이건 내 아이디어인데“

“네”


“시공사와 설계사 측의 사람들을 교회 회원으로 만들어서, 그들이 백마진을 십일조를 바치도록 하면 좋겠구나. 그렇게 하면 세금이 면제되거든."

"그거 정말 좋은 방법입니다. 아버지."


'역시 그 아버지에 그 아들이라니까. 십일조는 생각도 못했네'


나는 아버지와 접견실에서 대화를 마치자 밖에서 한 사람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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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계약금 완납 +1 24.08.25 321 14 9쪽
17 조합장을 노리는자 +1 24.08.24 342 14 9쪽
16 무허가 처리업자 +2 24.08.23 399 14 9쪽
15 누가 내 땅에 쓰레기를? +1 24.08.22 381 14 8쪽
14 계약조건 +2 24.08.21 383 15 9쪽
13 실수로 십일조를 너무 많이 냄 +1 24.08.20 376 13 10쪽
12 접대 +1 24.08.19 370 14 9쪽
» 백마진 +1 24.08.18 372 14 9쪽
10 새로운 부지 +1 24.08.17 399 15 9쪽
9 VR모델하우스 +1 24.08.17 412 16 10쪽
8 재무제표 +1 24.08.15 438 17 8쪽
7 맞선약속 +1 24.08.14 468 16 9쪽
6 날카로운 질문 +3 24.08.13 495 18 9쪽
5 농업회사법인 설립 +3 24.08.12 526 16 10쪽
4 조합원 모집 시작 +3 24.08.11 586 17 10쪽
3 개발구상도 +3 24.08.10 693 21 9쪽
2 목사아들 +4 24.08.09 946 25 10쪽
1 인생망한 의사 +3 24.08.09 1,098 28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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