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이 너무 잘 팔려서 인생역전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조아만.
작품등록일 :
2024.08.09 12:26
최근연재일 :
2024.09.03 18:33
연재수 :
27 회
조회수 :
10,861
추천수 :
400
글자수 :
104,545

작성
24.08.09 18:18
조회
945
추천
25
글자
10쪽

목사아들

DUMMY

“몇 평이라고요?”


나는 재빨리 암산을 했다. 평당 5만 원 곱하기 5만 5천 평? 그러면 27억 5천만 원이다. 내가 20년 넘게 일해야 벌 수 있는 돈이었다. 그마저도 안 짤린다는 가정 하에.


무엇보다, 빚을 단 한방에 갚고도 20억이 남아 새출발이 가능한 거액이었다.


“주택조합을 만들면 땅이 팔릴 가능성은 어느 정도인가요?”

“거의 100%.”


뭔데 그리 확신하시지?


아버지는 내 표정이 변하는걸 느끼셨는지 바로 말을 이어서 하셨다.


“조합원을 모집한다고 군수한테 허가만 받고 조합원들의 돈으로 우리 땅을 사면 된단다.”

“그게 말처럼 쉬울까요? 시골 땅에 무슨 수로 주택조합을 만든다고해요. 그리고 그걸 누가 가입해요?”


“내가 부동산 일을 해 봤잖니. 주택조합은 어떻게 포장하느냐의 문제지 현실성은 중요하지 않아.”

“아버지라면 어떻게 하실건데요?”


"나라면 목사의 아들인 네가 교인들만을 위한 교회 실버 타운을 만든다고 할게다. 그리하면 사람들이 좋다고 가입할 거야. 물론 사업계획서는 꼼꼼하게, 그럴듯하게 꾸며야지.“


“법적인 문제도 좀 꺼리고...”

“주택조합은 범죄가 아니란다. 조합원들도 이득을 보려고 조합을 만들어서 땅을 사는게 왜 불법이야?


정 그러면 네 변호사 친구 효천이한테 조언을 받으면 쉽게 되지 않을까?"


아버지는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사업 승인이 문제지. 조합원을 모집해서 땅을 구매하면 사업이 승인이 안 된다고 해도 환불이 불가하니 결국 조합원만 땅을 비싸게 사게 되는거란다."


나는 그 말에 잠시 당황했다.


"환불이 불가하다고요? 그럼 만약 사업이 승인되지 않으면 어떻게 되는 건가요?"


아버지는 조용히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글쎄. 땅을 나눠가지면 되겠지. 밭농사나 지으려나."


나는 아버지의 말을 곰곰이 되새기며 고민에 빠졌다.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어 보였다. 자의로 가입한 주택조합이기에 사업이 승인되지 않는다 한들 그것이 무슨 문제가 되겠는가?


그래서 주택조합은 원수에게 추천하라 하지 않던가? 하지만 누군가는 손해를 보게 된다. 고민이 들었다.


"알겠습니다, 아버지. 한번 해보겠습니다."

아버지는 흐뭇하게 미소 지으며 나를 꼭 안아주었다.


"고맙구나, 건우야. 너의 지혜와 나의 화술이라면 무엇이든 해낼 수 있을 게다."

“수익 비율은요?”


내가 고민하던 것은, 수익 비율이었다.


***


2시간 후,


김건우가 근무하던 병원 원장 이영준은 부원장 김건우가 출근을 했다가 김간이 타준 커피만 마시고 어디론가 사라졌다는 보고를 받고 황당 그 자체였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도 아니고.


출근하기 싫으면 잠수를 타든가. 물론 그랬다가는 지역사회 의사회에 쓰레기로 박제될테니 자제하겠지만, 몇 년에 한번 부원장 중 미친놈이 있어 그러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종잡을 수가 없었다.


출근까지 해서 커피만 마시고 잠수를 탔다?


하지만 전화도 받지 않고 화장실에도 있지 않은 것을 보니 무슨 일이 생긴 것은 분명했다.


성수기라 아침부터 외래 환자가 쌓이는 것을 보며 원장 이영준은 김건우에게 극한 분노를 느꼈다.


-띠리리링


진료중이던 이영준은 환자에게 양해를 구하며 전화를 받았다.


“김건우 선생, 대체 뭐하는 겁니까? 출근 안 해요? 아 출근은 했지. 진료 안 해요?”


그러자 통화기 너머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는 전혀 죄송하지도, 아픈 목소리도 아니였다.


“아. 급한 일이 생겨서 그렇습니다.”

“급한 일이라니. 혹시 가족 상이라도 당한건가요?”


이영준은 혹시라도 김건우가 집안에 우환이 있어 급히 사라졌나 조심했다. 그렇다면 화낸 자신이 쓰레기가 된다.


“말씀드리기는 그렇고요... 오늘부터 관둘까 합니다.”

“하...”


이영준은 당일 사직통보에 쌍욕을 하고 싶었지만 원장 체면에 차마 그럴수야 없었다. 하지만 패널티는 주고 싶은데 방법이 없다.


“김건우 선생, 의사 사회 좁은거 몰라요? 아무리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지만 당일 사직 통보는 예의가 아니잖아요? 내가 다른 내과 원장들한테 연락해서 근무태도에 대해...”

“이번 달 근무한거 돈 안 받겠습니다. 수고하세요.”


이영준은 김건우가 몇백만원의 월급을 포기하고 갑자기 쿨하게 병원을 나가자, 오히려 땡잡았다는 생각과 궁금증이 생겼다.


“잠깐! 하나만 물어봅시다. 혹시 로또라도 당첨된건가요?”

“네. 될 예정입니다.”


***


나는 사직서를 제출한? 후 주택조합에 관해 자문을 구하기 위해 변호사 사무실을 개업한 친구 효천이를 찾아갔다. 사무실에 도착하니, 직원도, 손님도 한명도 없었다. 뭐지? 얘 막변(막내 변호사)인가.


"너 막 변호사 됐냐?"


내가 농담을 건네자 효천이는 웃으며 대답했다.


“아니. 막장 변호사다.”


효천이는 안경을 쓴 작은 체구에 검은 피부를 가진 친구로, 고등학교 때부터 나와 가불기인 친구였다. 우리는 내신 공부도 함께 했고, 둘 다 하늘대학교에 입학할 수 있었다.


입학을 한 후로도 우리는 불가분 관계가 되었는데, 효천이가 4급을 받은 것은 나의 의학 조언 덕분이기도 했기 때문.


"그래서, 무슨 일로 왔냐?"

"효천아, 주택조합을 설립하려고 하는데, 네 조언을 듣고 싶어."


효천이는 잠시 생각하더니 물었다.


"혹시 땅은 얼마나 확보했냐?"

"5만5천 평이야."


“5만 5천평??? 토지사용동의를 얻은거냐, 아니면 토지 소유권이 확보 된거냐?”

“그냥 우리 땅인데?”


효천이는 놀라며 물었다.


"할아버지가 물려주신건가?"

“아니. 그냥 어쩌다보니 생겼네.”


효천이는 눈을 가느다랗게 뜨며 물었다.


"출처를 안 알려주는거보니 한 건 하려는 거군."

"그래, 맞아. 한 번 해보려고."


효천이는 잠시 침묵하더니,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아직 조합원 모집 신고는 안 했겠을테고.“

“물론이다. 너한테 바로 온거야.”


“주택법 시행규칙에 따르면 해당 주택건설대지의 50% 이상 토지 사용권원을 확보하고 조합원 모집 신고를 군수한테 하면 된다.”

“흠... 그러면 11만평 이상 규모로 진행해야겠군.”


“음? 무슨 말이야. 그러면 50%가 안 되는데?”


아 맞다. 조합원 모집은 해야지.


“아. 실수. 그래 10만평이하로 진행해서 모집신고 한 다음에는?”

“조합 규약을 작성해야한다. 양식이 있으니까 보고 만들면 돼.”

“오케이. 그건 네가 해주고.”


“그런 다음엔 조합설립인가가 핵심인데, 그때는 80%이상 토지사용권원, 그리고 15%이상 소유권을 확보해야해. 하지만 너같은 경우는 이미 5만5천평이나 확보했으니 상관 없겠군.”

“그래. 그러면 조합이 땅을 구매하는건 언제부터야?”


“땅은 당연히 미리 구매하든지, 조합원을 모집한 뒤 조합원들 돈으로 구매하면 되는데 너 설마 너네 땅을 조합원들 돈으로 구매할 생각인거냐?”

“그래. 맞았어.”


예리한 녀석, 어차피 숨길 순 없으니 밝혀야지.


“그 땅은 당연히 안 팔리는 맹지일테고.”

“그렇지.”


“흠...그래 그것도 좋은 방법이지. 지역주택조합은 합법적 사기가 가능한 수단이니. 내가 조합 규약을 꼼꼼하게 잘 작성해주마.”

“물론이지. 아 그리고 특히.”


“?”

“환불 및 회원탈퇴는 힘들게 해줘라.”


효천은 씨익 웃으며 말했다.

“물론이지.”


나는 효천이에게 몇시간동안 주택조합에 관한 자문을 구한 후 효천의 사무실에서 나왔다.


변호사의 자문을 받아봐도, 사업을 하려다 실패한 것이기에 법적인 문제는 되지 않았다. 합법적으로 사기를 칠 수 있다는 말이었다. 아니 이건 사기가 아니지.


아무튼 나는 그럴듯한 사업계획서를 작성해야 했다. 주요 고객층은 당연히 우리 교회 회원들.


조합의 장이 땅 구매를 진행하기에 우리 아버지가 소유한 땅이라는 사실은 아무도 알지 못할 것이고, 설령 누군가 알아챈다고 해도 교회를 확장 이전하기 위해 땅을 팔았으며, 교회 회원 전용 실버 타운을 조성하기 위함이라고 밝히면 큰 문제가 없을 것 같았다.


무엇보다 사업 승인은 군수의 권한이기에, 군수가 사업을 승인하지 못할 정도로만 진행하면 될 일이었다.


***


며칠 후. 나는 교인들의 신뢰를 얻기 위해 아버지 교회에 나가기 시작했다.


매주 참석하는 신도수가 1천명에 이르러 지역에서 알아주는 거대한 교회였던 우리 교회는 지역마다 집회소가 있어 거대한 네트워크를 자랑했다. 그래서인지 같은 교회여도 서로 모르는 사람이 있을 정도.


오랜만에 다시 찾은 교회는 예전 그대로였다. 교회 입구에 들어서자 익숙한 교회 냄새가 나를 반겼고, 몇몇 사람들은 목사 아들인 나를 반가워하며 인사했다.


처음 1주일은 그저 예배에 참석하며 조용히 지냈다. 하지만 그 다음주에도 교회에 참석하자 사람들은 나에게 다가와 말을 걸기 시작했다.


“오랜만이다 건우야. 의대 졸업했니?”


반찬가게를 하시는 아주머니 교회 회원이 반갑게 물었다.


“하하하... 그럼요. 졸업하고 전문의도 딴지 좀 됐어요.”


“그래? 과는 무슨 과로 갔니?”

“내과입니다.”


“에이. 치과같은 돈을 많이 버는 과를 하지 그랬니. 그래야 목사님도 좋아하실텐데.”

“... 치과는 의대가 아닙니다. 다른 대학이에요. 아예.”


“아 그렇니? 몰랐어. 피부과라도 가지. 아무튼 하나님의 품안에 다시 들어오게 된 걸 환영해.”


... 진짜 사기치고 싶다.


아버지는 예배 시간에 나를 소개하기 위한 빌드업을 시작 하셨다.


"여러분, 오늘은 특별한 간증을 전해드리겠습니다. 저는 그동안 100마리의 양을 갖고 있었습니다.“


예배실은 불이 꺼지며, 아버지의 단상만이 불빛이 비쳐줬으며, 교인들은 귀를 기울이며 몰입하기 시작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4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땅이 너무 잘 팔려서 인생역전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연재중지 안내 24.09.04 25 0 -
27 동창회 +1 24.09.03 61 6 9쪽
26 예상치 못한 방송 +1 24.09.02 169 8 8쪽
25 지상파 방송국 취재 +1 24.09.01 169 9 9쪽
24 오해의 대가 +1 24.08.31 195 12 7쪽
23 서로가 오해하다 +1 24.08.30 208 12 9쪽
22 접전지 +1 24.08.29 212 12 7쪽
21 불을 지피다 +1 24.08.28 250 13 8쪽
20 군수를 만나다 +2 24.08.27 281 14 9쪽
19 조합총회 +1 24.08.26 301 13 10쪽
18 계약금 완납 +1 24.08.25 321 14 9쪽
17 조합장을 노리는자 +1 24.08.24 342 14 9쪽
16 무허가 처리업자 +2 24.08.23 399 14 9쪽
15 누가 내 땅에 쓰레기를? +1 24.08.22 381 14 8쪽
14 계약조건 +2 24.08.21 383 15 9쪽
13 실수로 십일조를 너무 많이 냄 +1 24.08.20 376 13 10쪽
12 접대 +1 24.08.19 370 14 9쪽
11 백마진 +1 24.08.18 371 14 9쪽
10 새로운 부지 +1 24.08.17 399 15 9쪽
9 VR모델하우스 +1 24.08.17 412 16 10쪽
8 재무제표 +1 24.08.15 438 17 8쪽
7 맞선약속 +1 24.08.14 468 16 9쪽
6 날카로운 질문 +3 24.08.13 495 18 9쪽
5 농업회사법인 설립 +3 24.08.12 526 16 10쪽
4 조합원 모집 시작 +3 24.08.11 586 17 10쪽
3 개발구상도 +3 24.08.10 693 21 9쪽
» 목사아들 +4 24.08.09 946 25 10쪽
1 인생망한 의사 +3 24.08.09 1,098 28 5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