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이 너무 잘 팔려서 인생역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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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아만.
작품등록일 :
2024.08.09 12:26
최근연재일 :
2024.09.03 18:33
연재수 :
2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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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04,545

작성
24.08.29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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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쪽

접전지

DUMMY

군수의 비서실은 아침부터 전화벨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김비서는 당혹스러워하며 전화를 받고 있었다.


"네, 군수 비서실입니다. 네? 주택조합 반대요? 아, 잠시만요... 네, 알겠습니다. 전달하겠습니다."


김비서가 전화를 끊자마자 다른 전화가 울렸다. 그녀는 손을 내저으며 군수실로 향했다.


"군수님, 이게 어떻게 된 일인지 모르겠지만, 마을 주민들이 주택조합 반대 문제로 성을 내고 있습니다. 전화가 끊이질 않아요."


양군수는 김비서의 말을 듣고 눈살을 찌푸렸다.


"뭐라고? 갑자기 왜 그런 소리를 하는 거지? 주민들이 그런 거 가지고 이렇게 난리 칠 리가 없는데..."


김비서는 고개를 숙이며 대답했다.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내용이 전부 주택조합 반대에 대한 항의입니다."


양군수는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의자에 앉았다.


"이해가 안 가는군. 그냥 잠깐 화가 난 거겠지. 곧 잠잠해질 거야. 신경 쓰지 말고 일을 계속해."


그러나 오후가 되자 상황은 더 나빠졌다. 심지어 양군수는 집으로 돌아와서도 쉬지를 못했다. 집 전화마저 끊임없이 울려댔다.


"군수님, 왜 우리 마을을 무시하시는 겁니까? 주택조합 반대라니, 대체 무슨 이유인가요?"

"네. 죄송합니다. 여러분들의 의견 충분히 검토 후 연락드리겠습니다.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양군수는 전화를 내려놓고 깊게 한숨을 쉬었다.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지? 대체 누가 이걸 퍼뜨린 거야···"


양군수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설마... 국민당에서?”


하지만 전화벨 소리는 그칠 줄 몰랐다. 결국 피곤한 표정으로 다시 전화를 집어 들었다.


"네, 군수입니다. 제가 주민 여러분의 의견을 충분히 고려해보겠습니다. 다만, 시간을 좀 주십시오."


전화 통화를 끝낸 양군수는 다시 한숨을 내쉬며 숨을 돌렸다.


‘이대로는 안 되겠군.’


김비서에게 연락했다.


"김비서, 내일 아침 일찍 마을 이장들을 불러 모아. 이 문제를 정리해야겠어. 더 이상은 못 버티겠군."


파김치가 되어 쇼파에 앉은 양군수는 문득 지난 선거가 떠올랐다.


이곳은 진보인 민환당과 보수인 국민당이 초접전지라 누구도 당선을 자신할 수 없는 선거구였다. 당선 되더라도 겨우 기백표 차이로 당선되는 경우가 허다할 정도.


겨우 100표 차이로 당선된 그 순간이 머릿속을 스쳐갔다. 그때의 아슬아슬한 승리가, 이제 다시 위협받을 수 있다는 불안감이 가슴을 짓눌렀다.


그는 다시 김비서에게 전화를 걸었다.


"김비서, 내일 이장들만 불러서는 안 되겠어. 그 주택조합 종교 단체와 관련된 사람들도 알아봐.


그 사람들이 전국에 몇 명이나 되는지, 얼마나 큰 영향력을 갖고 있는지. 그리고... 정치색은 어떤지도"


비서가 어리둥절한 목소리로 답했다.


"네, 군수님. 근데 갑자기 종교 단체는 왜···?"


군수는 짜증 섞인 한숨을 내쉬었다.


"그들이 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서야. 이번에 수백 명이 한꺼번에 이사를 오면, 표심이 완전히 뒤집힐 수도 있어."


비서는 잠시 침묵했다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설마 그 정도로 영향력이 클까요? 종교인들이라고 해서 전부 같은 보수 정치 성향을 가지는 건 아니잖아요."


군수는 고개를 저으며 목소리를 낮췄다.


"자넨 아직 몰라서 그래. 종교인들은 보수적 성향이 강해. 그런 그들이 대거 이주해 오면 보수당 표가 늘어날 게 뻔하지. 그래서 무조건 막아야 해. 아니면 다음 선거에서 절대 이길 수 없어."

"아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전화를 끊은 후, 군수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어떻게든 거부할 명분을 찾아야겠지. 정치성향 때문에 안 받는다고는 할 수가 없잖아. 그 사람들한테는 미안하지만 내 정치 생명을 위해서라면···’


그는 다시 전화기를 집어 들고, 조심스럽게 한 인물의 번호를 눌렀다.


"박이장님, 내일 조용히 만날 수 있을까요? 중요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


나는 이윤석 부장과 함께 접견실에 앉아 군수를 설득할 방안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책상 위에는 주택조합의 설립과 관련된 자료들이 가득했다. 나는 이윤석 부장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이 부장님, 건설사에서는 주택조합을 성사시키기 위해 어떤 수를 쓰나요?”


이윤석 부장은 잠시 침묵을 지키며 생각에 잠긴 듯 보였다.


“저희가 종종 마주치는 변수 중 하나는 알박기입니다. 그럴 경우 용역을 동원해 강제 집행을 시도하기도 합니다. 물론, 그런 경우는 극단적인 상황일 때죠.”


나는 그의 말을 들으며 고개를 가로 저었다.


"아쉽게도 우리가 상대하는 건 군수입니다. 힘으로 밀어붙일순 없죠."


이윤석 부장은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하는 듯 보였다.


"맞습니다. 그래서 그 방법은 비상시나 마지막 수단으로만 사용하는 겁니다. 더 좋은 방법을 찾아봐야겠죠."


나는 그의 말을 곱씹으며 다른 가능성을 떠올리려 애썼다.


“그럼, 다른 방법은 뭐가 있죠? 좀 더 부드럽고 합법적인 수단으로 말이에요.”

"음··· 돈으로 해결할 수 없는 건 거의 없다고들 합니다. 하지만 이런 경우엔··· 협력할 수 있는 지역 단체나 인사들을 우군으로 만드는 것도 방법입니다.


군수가 외부의 압력을 받도록 유도하는 거죠."


“이미 마을 사람들한테는 손 써놨죠. 지금쯤 군수실은 쑥대밭일겁니다.”

“흠... 그렇다면 이건 어떨까요? 언론사를 이용하는 겁니다. 군 사람들이 전부 다 알도록.”


나는 그 아이디어에 흥미를 느꼈다.


“어떤식으로요?”

"언론사에 주택조합 총회가 성공적으로 개최되었다는 보도를 내도록 하는 겁니다. 특히, 이들이 군으로 이사 오면 발생할 경제적 이득을 강조하는 기사를 쓰게 하는 게 중요하겠죠."


“오 그거 좋네요. 조합총회를 개최한건 사실이니, 위법소지도 없고 지역주민들도 관심갖고 기대하게 될테니 군수도 압박을 느끼겠군요.”


하지만 이윤석의 얼굴에는 살짝 주름이 잡혔다.


"다만 방송국, 뉴스 등 언론사 여러군데에 청탁을 하려면 돈이 꽤 들 텐데, 그 자금이 문제입니다."


나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결단을 내리듯 대답했다.


"리베이트 비용에서 제하죠."


그러자 이윤석의 표정이 변했다. 불쾌한 눈빛이 스쳐지나가는 듯 했다.


이윤석은 잠시 침묵을 지켰다. 그는 한 손으로 턱을 만지며 생각에 잠긴 듯 보였다. 나는 그의 표정을 보며 그가 갈등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마침내 입을 열었다.


“글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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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동창회 +1 24.09.03 61 6 9쪽
26 예상치 못한 방송 +1 24.09.02 170 8 8쪽
25 지상파 방송국 취재 +1 24.09.01 169 9 9쪽
24 오해의 대가 +1 24.08.31 195 12 7쪽
23 서로가 오해하다 +1 24.08.30 209 12 9쪽
» 접전지 +1 24.08.29 213 12 7쪽
21 불을 지피다 +1 24.08.28 250 13 8쪽
20 군수를 만나다 +2 24.08.27 282 14 9쪽
19 조합총회 +1 24.08.26 301 13 10쪽
18 계약금 완납 +1 24.08.25 321 14 9쪽
17 조합장을 노리는자 +1 24.08.24 342 14 9쪽
16 무허가 처리업자 +2 24.08.23 399 14 9쪽
15 누가 내 땅에 쓰레기를? +1 24.08.22 381 14 8쪽
14 계약조건 +2 24.08.21 383 15 9쪽
13 실수로 십일조를 너무 많이 냄 +1 24.08.20 377 13 10쪽
12 접대 +1 24.08.19 371 14 9쪽
11 백마진 +1 24.08.18 372 14 9쪽
10 새로운 부지 +1 24.08.17 399 15 9쪽
9 VR모델하우스 +1 24.08.17 413 16 10쪽
8 재무제표 +1 24.08.15 439 17 8쪽
7 맞선약속 +1 24.08.14 468 16 9쪽
6 날카로운 질문 +3 24.08.13 496 18 9쪽
5 농업회사법인 설립 +3 24.08.12 527 16 10쪽
4 조합원 모집 시작 +3 24.08.11 587 17 10쪽
3 개발구상도 +3 24.08.10 693 21 9쪽
2 목사아들 +4 24.08.09 946 25 10쪽
1 인생망한 의사 +3 24.08.09 1,098 28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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