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이 너무 잘 팔려서 인생역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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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아만.
작품등록일 :
2024.08.09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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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03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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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6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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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총회

DUMMY

조합장 선거가 다가오자, 선거관리위원회가 꾸려졌고, 후보 등록이 시작되었다. 여러 사람들이 김건우가 당선될 것이라 생각하는 가운데, 이민용이 조용히 나섰다.


“제가 후보로 나서겠습니다.”


순간, 단톡방 안은 잠시 정적에 휩싸였다. 몇몇 사람들은 놀랐고, 다른 이들은 미리 짐작했다는 듯 동의했다.


“역시 이민용 형제가 나올 줄 알았어요.”

“그럼요, 이민용이 형제도 괜찮죠.”


이민용은 자신을 따르는 무리 외에도 긍정적인 여론이 나오자 해볼만하다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자신이 데리고 온 스무명의 사람들과 그에 우호적인 세력들은 무조건 자신을 찍어줄 것이고, 나머지 사람들은 반반이라고 봤기에.


조합 총회 며칠 전, 이민용은 자신들의 패거리 단톡방에 말했다.


“조합선거일에 늦지 않게 와주세요. 장소는 충남 청소년 수련원입니다.”


하지만 단톡방이 조용했다. 원래는 수다로 가득했던 방이었는데, 갑자기 침묵이 흘렀다. 이민용은 처음엔 이상하게 생각했지만, 곧 스스로를 달랬다.


‘다들 바쁜가 보지. 괜한 기우야.’


선거 당일, 이민용은 자신 있게 조합 총회장으로 들어갔다. 그러나 조합장에 들어서는 순간, 기이함이 느껴졌다.


자신을 반기며 말을 걸던 사람들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대신 낯선 얼굴들이 대거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이게 대체 무슨 일이지?’


이민용은 눈썹을 찌푸리며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그러다가 혜미 자매와 마주쳤다.


“혜미 자매님, 이거 어찌 된 일이죠?”


이민용은 그가 믿고 있던 혜미에게 물었다. 그러나 혜미도 어찌할 바를 몰랐다는 듯 머리를 긁적였다.


“저도 잘 모르겠네요... 다들 어디가셨지...?”


갑자기, 한 조합원이 지나가다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대출받아 계약금 낸 사람들은 다 탈퇴했다고?”

“그렇다네. 그래서 조합 마감된 다음에 가입하고 싶어하던 사람들이 그 자리를 채웠다고 하네.”


이민용은 순간적으로 귀를 의심했다. 이민용은 즉시 그들에게 물었다.


“뭐라고요? 탈퇴했다고요?”

“네. 계약금 환불이 선착순으로 된다는 소식이 돌았거든요. 계약금으로 토지매입을 하고나면 다른 사람이 들어올때까지 계약금 환불을 기다려야 한다고 해서.”


이민용의 얼굴이 새하얗게 변했다. 이자율 비싸게 대출을 받아 계약금을 낸 것이 화근이었나보다.


‘그럼 지금 남아 있는 사람들은···’


이민용은 열심히 주위를 둘러보며 아는 사람들을 찾았지만 거의 보이지 않았다. 혹시 아직 사람들이 덜 온게 아닌가 하는 희망회로도 태워봤다.


그러나 이민용의 바람이 무색하게 조합원들이 속속 모여들면서 조합 총회장이 꽉 찼다. 총회는 시작되었고, 무대위에는 김건우와 선거관리위원장을 맡은 김선인 교수가 있었다.


모두의 시선이 무대 위에 서 있는 김건우에게 집중되었다. 그는 차분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안녕하세요. 추진위원회 대표를 맡은 김건우입니다.


오늘은 중요한 날입니다. 바로 조합의 미래를 결정할 투표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죠. 그러나 그 전에 여러분께 말씀드릴 것이 있습니다."


김건우는 잠시 말을 멈추고, 무거운 분위기가 흘렀다.


"최근, 기존 조합원들 중 일부가 계약금을 돌려받기 위해 탈퇴했습니다. 그래서 단톡방에서는 보였지만, 여기서는 보이지 않는 사람들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자 사람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한다.


“자 그러면 이제 선거를 진행해주세요 위원장님."


이 말을 듣자, 조합원들 사이에서 소곤거림이 퍼져나갔다. 특히 이민용의 얼굴에는 당혹감이 스치며 그의 눈빛이 불안해졌다. 단톡방에서 조용했던 사람들이 떠오르며, 그들이 정말로 탈퇴한 것을 직감했다.


선거관리위원장을 맡은 김선인 교수가 단단히 준비를 했는지, 발표할 내용을 A4 용지에 잔뜩 적어서 왔다.


"오늘의 투표는 매우 중요합니다. 조합의 미래를 책임질 사람을 선택해야 하기 때문이지요. 이제, 조합장 선거를 시작하겠습니다.


과반수 이상의 출석과 출석조합원의 과반수 이상의 득표를..."


이민용이 갑자기 손을 들고 일어섰다. 그의 얼굴에는 심각한 표정이 가득했다.


"저... 자진 사퇴하겠습니다."


순간, 총회장은 조용해졌다. 이민용의 발언에 사람들은 모두 놀란 표정으로 그를 바라봤다. 그가 이렇게 갑작스레 물러날 줄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김선인 교수도 잠시 당황한 듯 보였다가, 곧 침착하게 물었다.


"이유를 물어봐도 될까요?"


이민용은 쓴웃음을 지으며 답했다.


"지금 생각해보니 제가 조합장이 되기엔 모자른 것 같습니다. 조합을 잘 이끌기 위해서는 김건우 형제님이 더 조합장에 적합한 것 같습니다."


조합원들 사이에서 다시 한 번 소곤거림이 시작됐다. 일부는 그를 이해한다는 표정을 짓고, 또 일부는 그를 비난하는 듯한 눈빛을 보냈다.


이민용은 고개를 숙이고 자리로 돌아갔다. 그의 마음속에는 패배감이 가득했지만, 어차피 못 이길거 지금 포기하는게 오히려 더 나은 선택일 수 있다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김선인 교수는 잠시 머뭇거리며 준비해온 발표문을 내려다보았다. 길게 준비된 발표문이 더는 필요치 않게 된 상황에, 그는 발표를 간결하게 마무리하기로 결심했다.


"여러분,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이민용 후보께서 방금 자진 사퇴를 선언하셨습니다."


김선인 교수는 정성껏 준비해온 발표문을 들고 있었지만, 이민용의 갑작스러운 사퇴 소식에 아쉽다는 듯이, A4 용지의 다음페이지로 넘어가 규정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말씀 드릴 내용이 많았는데 아쉽군요. 아무튼, 후보가 단독이므로, 거수를 통해 과반수 이상의 동의만 얻으면 되겠습니다.


김건우 씨를 조합장으로 선출하는 것에 동의하시는 분들은 손을 들어주십시오."


말이 끝나자마자, 회의장 전체가 일제히 손을 들었다. 손을 들지 않은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그 광경을 본 김선인 교수는 잠시 놀란 듯 보였지만, 이내 미소를 지으며 마이크에 대고 말했다.


"만장일치로, 김건우 씨가 조합장으로 당선되었습니다. 축하드립니다."


김건우는 자리에서 일어나며 차분한 얼굴로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사람들 사이에서는 박수가 터져 나왔고, 근처에 있는 조합원들과 손을 잡고 축하를 나누었다.


김선인 교수는 다시 마이크를 잡고 마무리 발언을 했다.


"오늘의 결정을 통해 우리 조합은 더욱 강해질 것입니다. 김건우 조합장님이 이끌어갈 조합의 미래가 매우 기대됩니다. 모두들 함께 조합의 번영을 위해 힘을 모아주시기 바랍니다."


회의장에서는 환호가 터져 나왔고, 김건우는 무대 위로 올라가 조합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민용은 여전히 고개를 숙인 채 자리에 앉아 있었다.


이민용은 이제야 자신의 잘못된 판단과 패착을 깨달았다. 하지만 이미 모든 것이 결정되었고, 패배는 명백했다.


자신이 더 이상 남아 있을 이유가 없었다. 이민용은 자리에서 일어나 총회장을 떠날 준비를 했다. 그 자리를 떠나는 순간, 다시 한 번 주위를 둘러보았다. 계획은 무너졌고, 남은 것은 그저 씁쓸한 후회뿐이었다.


이민용이 총회장을 떠나려는 순간, 김건우는 재빠르게 그를 쫓아가 그의 어깨를 붙잡았다. 그리고 속삭였다.


"어딜 가려고?"


김건우의 목소리는 조용했지만, 그 안에 숨겨진 강압적인 기운이 느껴졌다.


이민용은 돌아서서 김건우를 바라보았다. 눈빛은 마치 소가 닭보듯 무관심한 눈빛이었다.


"제가 이제 여기에 무슨 볼일이 있겠습니까? 계약금이나 빨리 환불 해주십쇼."


김건우는 그의 눈을 바라보며 가볍게 미소를 지으며 이민용의 귀에 속삭였다.


"조합부지에 버린 쓰레기는 치우고 가야지. 그거 잊었나?"


순간 이민용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김건우가 자신이 저지른 일을 이미 알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은 순간, 그의 심장은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이민용은 그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입술만 달싹였다.


김건우는 한 걸음 더 다가서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폐자재 무단투기는 7년 이하라더군. 뜨끈 미지근한 감옥에서 몇 년이나 있을지 기대되지 않니? 하지만 난 너에게 선택의 기회를 줄 생각이야."


이민용은 바들바들 떨며 말을 들었다. 김건우의 입에서 나오는 말에 따라 자신의 운명이 결정되기에.


"목사 자리를 줄게. 대신 2년동안만 나를 위해 봉사해라.“

“네??? 목사요?”


이민용은 오히려 그토록 자신의 아버지가 얻고 싶어하던 자리를 이토록 쉽게 주는 것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물론 목사로서의 수입 90%는 나에게 바쳐야 한다. 그렇게 하면, 너의 과거는 모두 묻어두고,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게 해줄게."


이민용은 놀란 듯 김건우를 바라보았다. 그는 잠시 생각에 잠겼지만, 김건우의 제안이 그에게 얼마나 큰 구원의 손길인지를 깨달았다. 법의 처벌을 피할 수 있다는 생각에, 그는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요. 그렇게 할게요. 2년간 형제님을 위해 봉사하고 수입의 90%도 바치고... "


이민용의 목소리에는 묘한 굴욕감과 안도감이 섞여 있었다.


김건우는 미소를 지으며 이민용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렸다.


"현명한 선택이야. 이제 우리 사이에 감출 건 없겠지."


이민용은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그리고 목사로서의 자리를 얻기 위해 김건우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그리고 한가지를 물어봤다.


“혹시 2년뒤에 목사 자리는 유지 되는 건가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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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합총회 +1 24.08.26 302 13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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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무허가 처리업자 +2 24.08.23 400 14 9쪽
15 누가 내 땅에 쓰레기를? +1 24.08.22 382 14 8쪽
14 계약조건 +2 24.08.21 383 15 9쪽
13 실수로 십일조를 너무 많이 냄 +1 24.08.20 377 13 10쪽
12 접대 +1 24.08.19 371 14 9쪽
11 백마진 +1 24.08.18 372 14 9쪽
10 새로운 부지 +1 24.08.17 399 15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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