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이 너무 잘 팔려서 인생역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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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아만.
작품등록일 :
2024.08.09 12:26
최근연재일 :
2024.09.03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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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7 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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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새로운 부지

DUMMY

조합원 모집이 순조롭게 진행되면서, 나는 이제 더 큰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바로 상업용 부지를 마련하는 거지.’


5만5천평을 주택과 농지로 100명씩 나누다보면 상업용으로 쓸 부지가 없었기 때문.


그러나 현재로서는 마땅한 땅이 나오질 않아 웃돈을 얹어서 라도 사야할 판이었다.


그러던 어느날, 부동산 중개인의 전화를 받은 건 아침 이른 시간이었다. 나는 피곤함을 뒤로하고, 전화를 받았다.


"안녕하세요, 김 사장님. 괜찮은 매물이 나왔습니다."


중개인의 목소리에는 약간의 흥분이 섞여 있었다.


"어떤 매물인가요?"

"근처에 5만 평 가량의 밭이 나왔습니다. 지금은 밭으로 쓰이고 있지만, 원래는 논이었거든요. 그래서 땅에 습기가 좀 있어서 시세보다 저렴하게 나올 가능성이 큽니다. 관심 있으신가요?"


나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습기가 있는 땅은 개발이 까다로울 수 있지만, 가격이 싸다면 충분히 메리트가 있었다. 현재 주택조합원들이 들어가려는 땅에 상가와 주택, 공장 등을 설치하고 새로운 땅에 밭농사를 짓는 방법도 있으니까.


"위치는 어디죠?"


중개인은 위치를 상세히 설명해주며, 한 번 현장을 둘러보는 게 좋을 거라고 덧붙였다. 땅주인이 깐깐하다는 말과 함께.


"알겠습니다. 제가 바로 그쪽으로 가보겠습니다."


나는 통화를 마치고 서둘러 준비를 마친 뒤 홍보관은 효천이에게 맡기고 부동산에서 연락받은 곳으로 향했다.


‘땅주인이 깐깐하다는데 과연 평당 얼마에 땅을 팔려나...‘


나는 부동산 중개인이 불러준 마을 외곽의 넓은 평지에 도착했다.


땅은 넓었지만, 군데군데 물기가 스며들어 있는 것처럼 보였다. 실제로 땅을 밟아보니 습기가 가득했다. 예상대로 관리가 제대로 안 된 듯했지만, 그 덕분에 가격이 낮을 수도 있었다.


그러던 중 한 나이든 남자가 다가왔다.


“땅보러 왔나?”

“아 네. 안녕하세요. 부동산 소개 받고 왔습니다.”


“난 여기 밭 주인 오씨일세. 여기 토박이지. 농사를 계속 지었는데 자식놈들이 물려받을려고 하질 않아 팔게 되었다네.”

“그렇군요.”


‘묻지도 않았는데 술술 잘 대답해주는군 외로웠나?‘


"이 땅은 좋은 땅일세. 물도 잘 들어오고, 주변 환경도 깨끗하지. 그런데 뭘 하려고 이렇게 큰 땅을 사려고 하나?"


오씨가 초면부터 반말로 물었다. 그의 눈빛은 날카로웠다.


“당연히 농사지요. 도시에서 살다보니 갑갑해서 귀농을 좀 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오씨는 나의 어설픈 대답때문인지 여전히 의심스러운 눈으로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젊은 친구, 정말로 농사를 지을 생각이 있나? 내 보기엔 물에 손 한방울 안 묻혀본거 같은데.”


“하하... 저도 여기 지역 출신입니다. 이쪽에서 초등학교도 나왔지요.”

“그런가? 그렇다고 한들 농사를 짓는다는 보장은 없지.”


나는 오씨의 태도에 당황스러움을 느꼈다. 그가 나를 의심하는 눈초리를 거두지 않으니 이야기가 잘 될 리가 없다. 아무리 내가 이 지역 출신이라고 말해도 그는 전혀 신빙성을 갖지 않는 듯했다.


그러곤 땅주인이 내 팔과 손을 만져 보며 말했다.


"그리고 말이야, 이 땅이 작은 것도 아니고 혼자서 이걸 다 감당할 수 있겠어? 굳은 살도 없구만. 무슨 호재라도 있는건가?"


‘젠장. 맞는 말이지. 농사 짓는 다는 사람이 굳은 살도 없다는건 어불성설이니. 철봉 운동 좀 할껄.’


오씨의 의심이 합리적이라는 걸 나는 알고 있었다. 그러나 이대로라면 땅을 싸게 사는 건 어려워 보였다.


나는 머릿속으로 가능한 전략들을 떠올렸지만, 뾰족한 방법이 생각나지 않았다. 그러다 문득 한 사람이 떠올랐다. 재욱이.


'재욱이라면 뭔가 방법이 있을지도 몰라.'


나는 속으로 생각하며 핸드폰을 꺼냈다.


나는 재욱에게 전화를 걸었다.


"재욱아, 지금 시간 좀 있냐? 급히 좀 봐야 할 일이 있어서."


"어, 건우야. 무슨 일이여?"

"지금 마을 근처에서 땅 주인과 이야기 중인데, 좀 도와줄 수 있을까? 네가 와주면 좋겠어."


나는 최대한 침착하게 말했다.


재욱은 상황을 파악한 듯 바로 대답했다.


"알겠어. 금방 갈겨. 조금만 기다려."


몇 분 후, 재욱이 차에서 내렸다. 재욱은 나를 보자마자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건우, 무슨 일이여? 여긴 오씨네 땅인데 문제라도 있는 거여?"


땅주인은 재욱을 보자마자 얼굴에 웃음을 띄었다.


"오, 박 이장! 자네가 어떻게 여기···"


재욱이 웃으며 땅주인에게 다가가 말했다.


"형님, 이 친구 내가 잘 아는 친구예요. 도와줄 일 있나 해서 와봤어요."


오씨는 재욱과 나를 번갈아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자네 친구라면 믿을 만하지. 그런데 이 친구가 진짜로 농사 지을 수 있을까 싶어서 말이야."


나는 재욱이 나를 돕기 위한 말을 할 때까지 조용히 기다렸다.


"형님, 이 친구 귀농하려고 정말 열심히 준비 중이에요. 어려서부터 농사일도 많이 해봤다고 하고, 내가 보증합니다."


오씨는 잠시 생각에 잠긴 듯 고개를 숙였다가 다시 들었다.


"그렇다면··· 믿어보지. 확실히 땅을 잘 활용할 거지?"


나는 재빨리 대답했다.


"물론입니다! 귀농을 위해서 이 땅을 정말 잘 활용할 계획입니다. 믿어주세요."


그제야 땅주인의 표정이 풀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믿어보겠네. 자네가 그렇게 말하니, 평당 5만 원에 팔겠네. 원래는 바가지 씌울려고 했는데 마을 사람한테 비싸게 팔수야 없지."

“에이. 형님 왜그러셔. 시세대로 받어요.”


‘괜찮은 가격인거 같은데...’


평당 5만원이어도 괜찮은 가격이다고 생각했는데 재욱은 그게 아니었나보다.


“박이장 왜그러나. 우리 땅이 얼마나 좋은지 몰라? 도로도 면(面)하고 있고 택지로 변경하기에도 땅이 평평해서 얼마나 좋은데. 근처에 마을이 있으니 하수 오수 상수관 만들기에도 좋잖아.”

“에이. 도로가 바로 옆이긴 하지만 도로랑 높이가 달라서 흙을 많이 채워 넣어야 하잖어요. 다 알면서 왜 그러실까. 게다가 여긴 절대농지인데 용도변경이 될 리가 없잖아요. ”


그러자 오씨는 뜨끔한 듯, 재욱이를 노려보더니 못이기겠다는 듯 너스레를 떨며 말했다.


“알겠네. 역시 박이장은 못 이기겠구만. 원래 시세인 평당 4만원에 팜세.”


‘오 대박!’


평당 4만원이면 20억원의 거금이 필요하지만 주택조합원들이 모이는 추세를 봤을 때 대금을 치루는데는 큰 문제가 되지 않을 듯 했다.


나는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재욱에게 고마운 눈빛을 보냈다.


하지만 놀랍게도 재욱은 그것도 못 마땅한 듯 했다.


“하... 형님. 저희가 좀 생각해보고 다시 연락드릴게요.“


그러자 오씨는 당황한 표정을 지으며 그러라고 했다.


땅주인을 뒤로하고 길을 떠나며 나는 가격이 꽤 괜찮게 나온 것 같아 만족스러웠는데 재욱의 표정은 그리 밝지 않았다. 왜 그런지 궁금했다.


"재욱아 왜 그런 표정이야? 나쁘지 않은 가격에 나온 것 같은데."


나는 조심스럽게 물었다.


재욱은 내 질문에 잠시 멈춰서더니 나를 덤덤한 표정으로 바라봤다.


"건우, 이 지역이 네가 초등학교 다닐 때와 달라진 게 있어?"


재욱의 말에 나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내가 자란 이곳은 여전히 고요하고, 변한 것이 없었다. 사람들도 그대로였고, 풍경도 그대로였다.


"달라진 건 별로 없는 것 같은데."

"그래 맞어. 달라진 게 없어. 이 지역은 수십 년이 지나도 발전이 없었어. 사람들이 떠나고, 남아있는 건 그저 땅뿐이지. 이곳은 땅을 사려는 사람은 없고 팔려는 사람만 있어. 그래서 내가 아까 그렇게 말한 거여."


이제야 나는 재욱을 이해하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오씨가 나중에 다시 연락을 줄 거라는 거야?"


재욱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려. 그 사람도 결국 팔어야 하거든. 시간이 지나면 네가 제시한 가격보다 더 낮춰서, 평당 3만 원에라도 팔겠다고 연락이 올 거여. 서두를 필요 없어."


나는 재욱의 말을 곱씹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네 말이 맞아. 급할거 없지. 거길 누가 사겠어. 고맙다."


재욱은 나를 바라보며 빙긋 웃었다.


"뭐, 우리 서로 돕는 거지. 잘되면 너도 나도 좋은 거 아니겠어?"


이제 시간이 우리 편이었다.


그러던 중 재욱이 내게 한가지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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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군수를 만나다 +2 24.08.27 281 14 9쪽
19 조합총회 +1 24.08.26 301 13 10쪽
18 계약금 완납 +1 24.08.25 321 14 9쪽
17 조합장을 노리는자 +1 24.08.24 342 14 9쪽
16 무허가 처리업자 +2 24.08.23 399 14 9쪽
15 누가 내 땅에 쓰레기를? +1 24.08.22 381 14 8쪽
14 계약조건 +2 24.08.21 383 15 9쪽
13 실수로 십일조를 너무 많이 냄 +1 24.08.20 376 13 10쪽
12 접대 +1 24.08.19 370 14 9쪽
11 백마진 +1 24.08.18 371 14 9쪽
» 새로운 부지 +1 24.08.17 399 15 9쪽
9 VR모델하우스 +1 24.08.17 412 16 10쪽
8 재무제표 +1 24.08.15 438 17 8쪽
7 맞선약속 +1 24.08.14 468 16 9쪽
6 날카로운 질문 +3 24.08.13 495 18 9쪽
5 농업회사법인 설립 +3 24.08.12 526 16 10쪽
4 조합원 모집 시작 +3 24.08.11 586 17 10쪽
3 개발구상도 +3 24.08.10 693 21 9쪽
2 목사아들 +4 24.08.09 945 25 10쪽
1 인생망한 의사 +3 24.08.09 1,098 28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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