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이 너무 잘 팔려서 인생역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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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아만.
작품등록일 :
2024.08.09 12:26
최근연재일 :
2024.09.03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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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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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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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3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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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무허가 처리업자

DUMMY

하지만 나는 순간적으로 실언을 하고 말았다.


"굴삭기와 포크레인을 통원해 최대한 빠르게 치우겠습니다. 심려 끼쳐드려 죄송합니다."


단톡방이 잠시 조용해졌다가, 한 조합원이 웃으며 메시지를 남겼다.


"포크레인은 굴삭기는 같은건데요...?"


또 다른 조합원도 추가로 댓글을 달았다.


"김 대표님, 포크레인과 굴삭기 차이도 모르셨나요?"


'아 이런 망할.'


"아, 아 그렇군요. 제가 순간적으로 헷갈렸네요. 죄송합니다. 아무튼 이민용 형제과 제가 쓰레기는 금방 치우겠습니다."


‘이거 제대로 처리하지않으면 앞으로 조합원 모집에 차질이 있겠군. 이민용 형제가 있어서 다행이야.’


나는 재욱을 찾아가 포크레인을 빌릴 수 있는 곳이 있는지 물어보았다. 재욱은 무슨 일인지 궁금한 눈빛으로 물었다.


“포크레인? 이제 본격적으로 토목공사 시작하는겨?”

"아니... 누군가 우리 조합 부지에 폐자재를 투기했어. 지금 당장 치워야해서 그래."


재욱은 놀란 표정을 지으며 곧바로 따라 나섰다.


"뭐? 누가 그런 짓을 했대?"

“나도 몰라. 혹시 짐작가는 사람은 없어?”


“없어. 내가 마을 사람들한테 다 물어봤는데 사람들 많이 온다고 좋아 하더만."

"마을 사람들은 왜 좋아하지? 싫어하는게 아니었어?"


"싫어할거야 있나? 우리도 주택조합이 잘 되면 가게도 생기도 땅값도 오르니께 좋지. 일단 현장을 좀 볼게.”


조합 부지에 도착하자 재욱은 한참 동안 쓰레기 더미를 둘러봤다. 그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우리 마을에서 나오는 쓰레기는 아닌 것 같은데? 이거 참 이상하네."

“어떻게 알아?”


“일단 마을 사람들중에 이렇게 건축 폐자재를 처리하는 사람이 없어... 그리고 폐자재들도 보니까 다 처음 보는 것들이여.”


재욱은 쓰레기 더미를 손으로 뒤적거리다가, 무언가를 발견한 듯 눈을 가늘게 떴다.


"여기 봐봐, 이 현수막. 강원도 지역에서 쓴 것 같은데?"


나는 그 현수막을 자세히 들여다보았다. 희미하게 보이는 주소가 적혀 있었다. 곧바로 핸드폰을 꺼내 그 주소를 효천에게 보내며 조사를 의뢰했다.


"효천, 여기 현수막에 적힌 주소가 있는데, 좀 확인해줄 수 있을까? 강원도 지역인 것 같은데, 누가 이걸 여기까지 가져왔는지 조사해줘."

“무슨 일이냐.”


“어떤 빌어먹을 녀석이 우리 부지에다가 폐기물을 투기했지 뭐야. 범인 잡으면 처벌 쎄지?”

“폐기물 관리법 위반은 징역7년이하의 사안이다. 징역형이 빈번히 나오지. 어떤 멍청한 녀석들이 했는지 잘 알아보마.”


효천은 짧게 답한 후 전화를 끊었다. 나는 그사이 재욱과 이민용에게 쓰레기 정리 작업을 부탁했다.


"포크레인으로 빨리 치워야겠어. 재욱아, 네가 아는 대로 포크레인 일당을 지급할 테니까, 작업을 좀 도와줘."


재욱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하루 80만원 정도 될 거여. 괜찮겠어?"

"그렇게 비싸냐. 그러면 2대면 160만원이군."


나는 홍보관에 있는 민용도 같이 불러 폐기물 청소를 시작했다. 포크레인이 요란한 소리를 내며 폐기물을 걷어내기 시작했고, 이민용과 재욱은 신속하게 움직였다. 나는 그들을 도우며 묵묵히 일을 했다.


하루가 다 지나갈 무렵, 쓰레기 더미는 말끔히 정리되었다. 나는 포크레인 2대를 대여한 비용과 일당으로 도합 200 만원을 지급하면서, 이 일에 큰 도움을 준 재욱과 이민용에게 감사 인사를 건넸다.


'망할. 생돈 200만원이 나가는군. 범인 잡기만 해봐라.'


"정말 고마워, 너희 덕분에 큰일을 막았어."


재욱은 미소를 지으며 손을 흔들었다.


"뭘, 이 정도야 친구끼리 돕는 거지."


이민용도 밝은 표정으로 말했다.


"조합을 위해서라면 언제든지 돕겠습니다."


하지만 내 마음 한편엔 아직 풀리지 않은 의문이 남아 있었다. 왜 강원도에서 온 쓰레기가 우리 부지에 쌓였던 것일까? 효천의 조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아무것도 확신할 수 없었다.


***


그 시각, 효천이는 현수막에 적힌 주소지로 전화를 걸었다. 전화가 몇 번 울리더니, 상대방이 받았다.


"여보세요?"


사장의 낮은 목소리가 들렸다.


효천은 침착하게 말했다.


"안녕하세요. 구청입니다. 최근에 무단투기된 현수막과 관련해 전화를 드렸습니다."

"무단투기라뇨? 저희가 사용한 현수막을 말씀하시는 겁니까?"


"네. 현수막이 불법적으로 버려져 있어서 조사 중입니다. 혹시 현수막을 수거해 간 업체를 기억하실까요? 만일 폐자재 무단 투기시 징역 7년 이하 처벌이 이루어지게 됩니다."


사장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아, 그... 네. 저희는 폐현수막을 수거업체에 맡겼습니다. 그런 문제가 발생했다니 놀랍네요."

"그럼 수거업체 정보를 알려주실 수 있습니까?"


"물론이죠. 바로 문자로 보내드리겠습니다."


사장은 빠르게 대답한 후, 잠시 후에 효천의 휴대폰에 문자가 도착했다.


효천은 문자를 확인하고 곧바로 그 업체에 전화를 걸었다. 몇 번의 신호음이 울린 뒤, 상대방이 전화를 받았다.


"네 폐기물 처리업체입니다."

"여기 구청입니다. 귀사가 처리한 폐기물이 무단으로 투기된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지금 현수막을 포함한 폐자재가 증거로 남아있습니다."


상대방은 깜짝 놀라 목소리가 떨렸다.


"무, 무단투기라뇨? 그런 일은 전혀 없었는데요!"

"현장에 버려진 현수막에서 귀사가 처리한 증거가 발견되었습니다. 이미 현장 증거가 확보됐으니, 처벌이 불가피할 겁니다."


잠시 침묵이 이어졌고, 상대방은 급히 변명하기 시작했다.


"저희가 직접 투기한 건 아닙니다! 사실, 우리도 폐기물 소각업자들에게 작업을 맡겼습니다. 현수막은 사실 처리하기가 좀 까다로운데 그들이 싸게 해주겠다고 해서요."

"혹시 업체 명은 아십니까?"


"그건 잘 모르겠어요. 저희도 처음 보는 사람들인데 쓰레기를 싸게 처리해준다니 고맙다고 줬을 뿐입니다."


효천은 미간을 찌푸리며 속으로 추측이 맞았음을 확신했다.


"무허가 폐기물 처리업자들인가 보군요. 이 일에 대해 책임을 피할 수는 없을 겁니다. 추가 조사에 협조해주시길 바랍니다."


상대방은 무겁게 한숨을 쉬며 말했다.


"알겠습니다. 저희도 피해자라 할 수 있지만, 최대한 협조하겠습니다."


효천은 전화를 끊으며 이번 사건이 단순한 무단투기가 아니라, 무허가 폐기물 처리업자들이 엮인 복잡한 문제임을 깨달았다. 이제, 남은 것은 이 정보를 가지고 어떻게 이 사태를 수습할 것인지였다.


효천은 폐기물 처리업체로부터 소각을 담당했다고 주장하는 사람의 연락처를 받았다. 연락처를 확인한 효천은 바로 전화를 걸어보았지만, 신호음만 울릴 뿐 아무도 받지 않았다. 예상대로였다. 대포폰일 가능성이 크다는 생각에 입술을 굳게 다물었다.


"역시 쉽지 않겠군."


효천은 혼잣말을 하며 핸드폰을 내려놓았다.


잠시 고민하던 효천은 결심한 듯 자리에서 일어나 컴퓨터 앞으로 다가갔다.


"아 귀찮아."


중얼거리며 전원을 켰다.


***


일주일 뒤, 나는 효천이와 조용한 카페에서 만났다. 효천이는 나를 보자마자, 피곤한 표정으로 커피를 한 모금 마시더니,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뭔가 큰일을 해낸 것 같네, 효천아. 어떻게 된 거야?"


내가 묻자, 효천이는 마침내 입을 열었다.


"말도 마. 이건 정말 귀찮은 일이었다."


효천은 피곤한 눈으로 나를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투기자의 번호는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었어. 하지만 전화를 받질 않더군. 처음엔 대포폰일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 번호를 추적하려고 법원 전자 민사소송까지 넣어야 했다고."


나는 깜짝 놀라며 물었다.


"법원까지? 그럼 도대체 어떻게 그 사람을 찾아낸 거야?"

"휴대폰 번호만 알고 이름이나 신상을 모를 때는 민사소송을 제기할 수 있어."


"민사? 민사는 왜."

"민사를 넣으면 소장을 근거로 법원을 통해 통신사측에 해당 번호가입자가 있는지 확인요청이 가능하다.


정말. 정말. 귀찮았다. SKT KT LG 등 모든 통신사에 다 사실조회신청을 넣어야 했거든."


"그래서... 그렇게 해서 결국 그 사람을 알아낸 거야?"

"그래. 그리고 그 결과, 범인이 누군지 밝혀졌지. 그런데 말이야, 정말 믿기 힘든 일이었어. 그 범인이... 놀랍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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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계약금 완납 +1 24.08.25 321 14 9쪽
17 조합장을 노리는자 +1 24.08.24 342 14 9쪽
» 무허가 처리업자 +2 24.08.23 400 14 9쪽
15 누가 내 땅에 쓰레기를? +1 24.08.22 381 14 8쪽
14 계약조건 +2 24.08.21 383 15 9쪽
13 실수로 십일조를 너무 많이 냄 +1 24.08.20 377 13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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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백마진 +1 24.08.18 372 14 9쪽
10 새로운 부지 +1 24.08.17 399 15 9쪽
9 VR모델하우스 +1 24.08.17 413 16 10쪽
8 재무제표 +1 24.08.15 439 17 8쪽
7 맞선약속 +1 24.08.14 468 16 9쪽
6 날카로운 질문 +3 24.08.13 496 18 9쪽
5 농업회사법인 설립 +3 24.08.12 527 16 10쪽
4 조합원 모집 시작 +3 24.08.11 587 17 10쪽
3 개발구상도 +3 24.08.10 693 21 9쪽
2 목사아들 +4 24.08.09 946 25 10쪽
1 인생망한 의사 +3 24.08.09 1,099 28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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