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이 너무 잘 팔려서 인생역전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조아만.
작품등록일 :
2024.08.09 12:26
최근연재일 :
2024.09.03 18:33
연재수 :
27 회
조회수 :
10,864
추천수 :
400
글자수 :
104,545

작성
24.08.19 22:10
조회
370
추천
14
글자
9쪽

접대

DUMMY

접견을 마치고 나가자, 문앞에서 누군가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바로 김선인 교수였다.


‘저번에 은서씨가 애프터 생각이 없다해서 끝난줄 알았는데 나를 기다리고 있었을 줄이야.’


"아, 건우 형제님.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제가 조합에 가입한 기념으로 같이 식사나 하시죠."


김선인 교수가 활짝 웃으며 말했다. 제안에 처음에는 망설였지만, 어쩔 수 없이 따라나섰다. 식사 장소로 향하는 동안, 어색한 침묵이 이어졌고 나는 김교수의 목적을 곰곰이 생각했다.


‘맞선이 잘 안 된거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는건가.’


도착한 식당의 문을 열고 들어서자, 눈앞에 익숙한 얼굴이 보였다. 김은서, 저번에 맞선을 봤던 그녀였었다. 그 순간, 서로의 눈이 마주쳤고, 두 사람 모두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은서야 교회에서 우연히 김건우 형제님을 만났지 뭐니. 내가 밥이나 같이 먹자고 해서 같이 온거다."


김선인 교수는 상황을 자연스럽게 넘기며 웃었다. 그리곤 나를 보며 말했다.


"여기까지 오셨으니 저번처럼 두 사람이 이야기를 나누시는 게 좋겠네요. 저는 잠깐 볼 일이 있어서..."


김선인 교수가 자리를 비우자, 나는 김은서를 마주보며 앉았다.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 김은서가 불편해 보이는 게 눈에 띄었기에 나는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은서 씨, 혹시 어디 불편한 데가 있으신가요? 요즘 많이 피곤해 보이시네요."


김은서는 살짝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네. 요즘 좀 피곤하긴 해요. 일이 많아서 그런가 봐요."


나는 그녀의 말을 듣고 잠시 생각에 잠겼다.


"의사들도 햇빛을 못 보면 피곤함을 느끼는 경우가 많습니다. 혹시 요즘 햇빛을 많이 못 쬐고 계신 건 아닌가요?"


김은서는 고개를 갸웃하며 답했다.


"아니요, 비타민 D 합성을 위해 일부러라도 햇빛을 쬐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나는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그렇군요. 그런데, 혹시 유리창을 통해서 쬐고 계신 건 아닌가요? 유리창을 통해 들어오는 햇빛은 비타민 D 합성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아... 어쩐지 그래서 효과가 없었나보군요."


"그리고 얼굴보다는 몸통에 햇빛을 쬐는 게 더 효과적이에요."

“왜 그렇죠?”


“얼굴은 햇빛을 받는 면적이 너무 적거든요. 적어도 팔다리 이상은 노출 되어야 충분합니다.”

“아하... 몰랐어요.”


김은서는 내 말을 듣고 조금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의학에 대해선 제가 너무 무지했네요“


나는 그녀의 말을 듣고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저도 의사니까 아는걸 말씀드린 것뿐이에요. 저도 의사가 아니었으면 몰랐을겁니다."


그날의 어색함은 그렇게 자연스럽게 풀어졌고, 김은서는 내게 점점 더 긍정적인 시선을 보내기 시작했다.


식사 분위기가 한결 부드러워지자, 김은서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런데... 주택조합은 잘 되어가고 있나요?"


나는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네, 아주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미 절반이 넘는 조합원이 모집되었고, 그분들이 안심할 수 있도록 예산결산보고도 철저하게 준비하고 있어요."


김은서는 약간 놀란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정말요? 생각보다 더 체계적이네요."

"네. 사업비와 운영비도 모두 투명하게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있습니다. 조합원들이 언제든지 확인할 수 있게 말이죠. 그게 신뢰를 쌓는 가장 중요한 방법이니까요."


김은서는 잠시 말을 잇지 못하고 생각에 잠긴 듯했다. 그녀의 얼굴에 흥미로운 미소가 떠올랐다.


"회계 쪽도 잘 아시네요. 사실, 주택조합에서 그런 투명한 운영이 얼마나 어려운지 알거든요. 주택조합은 일반적인 회계규정이 적용이 안 돼서... 임의대로 하셔도 상관은 없는데."


나는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회계학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조합원들이 신뢰할 수 있게끔 해야 한다는 건 확실히 알죠. 그래서 전문가들의 조언을 받으며 최대한 철저하게 운영하고 있어요."


김은서는 내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였다.


***


김은서와 헤어지고 집으로 돌아와 잠시 쉬고 있던 중, 전화벨이 울렸다. 모르는 번호였다.


"여보세요?"

"안녕하세요, H건설사입니다. 혹시 주택조합을 진행하시는 김건우 씨 되십니까?"


나는 약간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대답했다.


"네, 맞습니다만, 무슨 일로 전화하셨나요?"

"저희가 주택조합 관련해서 시공사를 선정하셨는지 궁금해서 연락드렸습니다. 아직 선정하지 않으셨다면, 저희가 한번 만나 뵙고 자세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습니다."


‘올것이 왔군’


"아직 시공사를 선정하지 않았습니다. 그럼, 언제 뵙죠?"

"저희가 저녁 식사 자리로 초대하고 싶습니다. 혹시 일식집에서 대접해도 될까요?"


"물론입니다. 그럼 시간과 장소를 알려주시면 좋겠습니다. 아 그리고 자금을 관리하는 믿을만한 제 친구도 같이 가겠습니다."

“네 알겠습니다.”



그날 저녁, H건설 이석윤 부장은 김건우를 맞이하기 위해 고급 일식집을 예약해 두었다. 분위기는 차분했고, 오랜 접대 경험으로 이 자리에서 거래를 성사시킬 자신이 있었다. 친구가 돈 관리를 하는걸 봐서는 비리가 어느정도 있는 조합일 가능성이 컸기 때문이다.


특히, 리베이트로 제공할 2%의 금액과 예쁜 여직원을 대기시켜, 접대가 완벽하게 준비된 상태였다.


김건우와 효천이 도착하자 이석윤 부장은 웃으며 인사를 건넸다.


"김건우 씨, 그리고 친구분, 만나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H건설 부장 이석윤입니다. 오늘은 저희가 준비한 자리에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김건우는 예의 바르게 고개를 끄덕였지만, 표정은 무덤덤했다. 이석윤 부장은 김건우의 반응에 미묘한 불안을 느꼈지만, 대화는 차분하게 이어졌다.


"이번 프로젝트가 100가구로 진행한다 들었습니다. 맞으신지요?“

“현재로서는 그렇습니다만, 추가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주택은 몇평형으로 생각하십니까?”

“30평형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평당 500만원에 시공하고 있습니다. 30평이면 1억5천씩이니 총 주택은 시공금액 150억원이겠네요.”

“그렇군요.”


‘뭐지 이 사람 왜이리 무관심해?’


접대받는자리면 보통 기분 좋아야하는게 인간인데 이 인간은 소가 닭보듯 시큰둥했다. 쉽지 않은 상대인듯했다.


“저희가 지원할 수 있는 부분은 아낌없이 지원하겠습니다. 물론, 리베이트 부분도 관례대로 2%로 준비해두었습니다."


이석윤 부장은 자신만만하게 말했다. 그러나 김건우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이석윤 부장은 속으로 당황하며, 김건우가 이미 다른 곳에서 더 나은 제안을 받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설마 다른 시공사에서 더 높은 리베이트를 제안한 건가?'


이석윤 부장은 속으로 고민하다가, 제안을 더 높여야겠다는 생각에 입을 열었다.


"만약 2%가 부족하다고 느끼신다면, 3%까지 올릴 수 있습니다. 이 정도면 충분히 만족하실 거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김건우는 여전히 냉담했다.


"리베이트는 필요 없습니다."


이석윤 부장은 순간 당황했다. 그의 머릿속엔 수많은 질문들이 스쳐 지나갔다.


'이게 무슨 소리지? 리베이트를 거절한다고?'


김건우는 침착하게 덧붙였다.


"대신, 우리 교회의 회원이 되십시오."


이석윤 부장은 김건우의 말을 듣고 충격을 받았다. 교회 회원이 되라는 요구가 너무나도 엉뚱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순간적으로 이석윤 부장은 김건우가 종교에 심취해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속으로 실소를 지었다.


'종교에 미친 사람이구나. 종교단체라고 들었는데, 이런 요청을 받을 줄이야...'


이석윤 부장은 겉으로는 차분하게 대답했다.


"음, 알겠습니다. 한 번 생각해 보죠."


그러나 속으로는 빨리 이 자리를 벗어나야겠다고 결심했다.


그날 밤, 이석윤 부장은 김건우와의 거래를 다시 한 번 곱씹으며 머리를 싸매고 고민했다.

리베이트로도, 금전적인 유혹으로도 움직이지 않는 사람이라니. 교회 회원이 되라는 황당한 제안까지 받아들어야 할지, 그는 혼란스러웠다.


무엇보다 김건우가 이 프로젝트를 어떻게 진행하려는지, 그 의도가 전혀 읽히지 않아 더욱 답답했다. 이석윤 부장은 결정을 내리지 못한 채, 다음 단계를 준비하기로 마음먹었다.


저녁은 그렇게 애매한 분위기 속에서 마무리되었다. 건설사 측이 떠난 후, 효천이는 만복한 듯 이쑤시개로 이를 쑤시며 나에게 말했다.


"건우, 오늘 정말 잘했다. 리베이트는 덥석 물면 안 돼. 교인이 되라는건 거절하는걸 돌려말하는거지?"

“아니. 난 진짜 리베이트를 받을건데.”


“무슨 말이냐? 받을거면 받지 교인이 되라는건 무슨 소리야.”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땅이 너무 잘 팔려서 인생역전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연재중지 안내 24.09.04 25 0 -
27 동창회 +1 24.09.03 61 6 9쪽
26 예상치 못한 방송 +1 24.09.02 169 8 8쪽
25 지상파 방송국 취재 +1 24.09.01 169 9 9쪽
24 오해의 대가 +1 24.08.31 195 12 7쪽
23 서로가 오해하다 +1 24.08.30 208 12 9쪽
22 접전지 +1 24.08.29 212 12 7쪽
21 불을 지피다 +1 24.08.28 250 13 8쪽
20 군수를 만나다 +2 24.08.27 281 14 9쪽
19 조합총회 +1 24.08.26 301 13 10쪽
18 계약금 완납 +1 24.08.25 321 14 9쪽
17 조합장을 노리는자 +1 24.08.24 342 14 9쪽
16 무허가 처리업자 +2 24.08.23 399 14 9쪽
15 누가 내 땅에 쓰레기를? +1 24.08.22 381 14 8쪽
14 계약조건 +2 24.08.21 383 15 9쪽
13 실수로 십일조를 너무 많이 냄 +1 24.08.20 376 13 10쪽
» 접대 +1 24.08.19 371 14 9쪽
11 백마진 +1 24.08.18 372 14 9쪽
10 새로운 부지 +1 24.08.17 399 15 9쪽
9 VR모델하우스 +1 24.08.17 412 16 10쪽
8 재무제표 +1 24.08.15 438 17 8쪽
7 맞선약속 +1 24.08.14 468 16 9쪽
6 날카로운 질문 +3 24.08.13 495 18 9쪽
5 농업회사법인 설립 +3 24.08.12 526 16 10쪽
4 조합원 모집 시작 +3 24.08.11 587 17 10쪽
3 개발구상도 +3 24.08.10 693 21 9쪽
2 목사아들 +4 24.08.09 946 25 10쪽
1 인생망한 의사 +3 24.08.09 1,098 28 5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