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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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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림인
작품등록일 :
2024.08.12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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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7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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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5,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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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3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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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3화>나 혼자 레벨1 (3)

DUMMY

비현은 루엘시아의 안내를 받아 어딘가로 이동했다.

그녀가 안내한 곳은 여관.

그 사이, 해는 완전히 저물어 어두워졌다.


‘음. 갑자기 한기가 느껴지는데?’


이곳은 낮과 밤의 기온 차가 제법 큰 편인가보다.

비현이 잠시 걸음을 멈추자 루엘시아가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괜찮으니까 들어오셔요.”


그녀의 목소리에 비현은 자신도 모르게 미소지었다.


‘참 착해 보이네. 이세계에는 저런 성격이 흔하려나?’


여기까지 와서 무슨 바보 같은 상상을 하는 건지.

비현은 머리를 세차게 흔들어 잡념을 털어냈다.


“자! 어서 들어갑시다!”


비현은 루엘시아를 따라 씩씩하게 여관 안으로 들어가다가 문턱에 걸려 넘어졌다.


-쿠당탕탕!

“괘, 괜찮으세요?”

“아, 아니. 안경이 없어서.”


병사들 때문에 안경을 잃었더니 상당히 불편해졌다.

루엘시아는 비현의 눈을 유심히 보더니 놀라 손뼉을 쳤다.


“아! 눈에 부상이 심하신 거네요.”

“응? 부상? 그거랑은 상관없는 거 같은데요?”


그녀는 비현의 대답 따위는 듣고 있지 않았다.


<리스토어(Restore) - Lv2>


스킬을 사용하고 비현의 눈가에 손을 대는 루엘시아.

비현은 왠지 눈에 피로가 쫙 풀리는 느낌을 받았다.

그녀가 손을 떼고 비현이 눈을 뜨자 달라진 세상.

뿌옇게 보이던 세계가 고화질로 선명하게 보이게 된 것이었다.


“뭐, 뭐야! 이런 게 가능하다고?”

“저는 성녀예요. 이 정도 치료는 충분히 가능해요.”

“말도 안 돼. 수술도 안 했는데.”


루엘시아는 비현의 손을 잡아 숙소 안으로 이끌었다.

실내에 따스한 온기와 함께 향긋한 내음이 느껴졌다.


“달빛은 위험하니 조심하세요.”


예쁘게 인테리어 된 계단 중간에 큰 창문이 보인다.

시퍼런 달빛이 안으로 새어 들어오고 있었다.


‘와! 맨눈으로 달을 보니 진짜 예쁘네?’


루엘시아의 경고가 있었지만 비현은 그것을 무시했다.

비현은 창가에 잠시 멈춰 서서 달을 올려다보았다.

금새 뼛속까지 얼어붙을 것만 같은 차가운 냉기가 몸을 감싸왔다.


“으윽? 뭐야. 이거?”


그는 그늘에 몸을 숨긴 채 도망치듯 방으로 이동했다.

방 안으로 들어가니 금방 다시 따스한 온기가 그의 몸을 감싸왔다.


“따뜻하죠? 하드리아누스님께서 내려주신 빛이어요.”

“하드리아누스?”


이름은 낯이 익은데?

잠시 그녀의 종교에 대해 호기심이 생겼지만 일단 방안이 어떤지부터 확인한다.

이곳에는 루엘시아 이외에도 4명의 사람이 더 있었다.


“그럼 다 모인 듯하니 각자 인사를 나누도록 하지.”


코트 형태의 하얀 경갑옷을 입은 흑발 남자가 예리한 눈빛으로 비현을 주시하고 있었다.


‘뭐, 뭐야? 저 재수 없는 눈빛은?’


루엘시아가 그의 옆에서 활짝 웃으며 자기 소개했다.


“일단 저부터 소개드릴게요. 제 이름은 루엘시아. 하드리안의 임무를 맡고 있으며, 여러분을 고용한 사람이어요.”


사람들의 시선이 순간, 루엘시아의 아래위를 훑어본다.


‘이것들 나랑 같은 생각인가 보네.’


흑발의 남자가 가만히 보고 있다가 살기를 띤다.

이에 화들짝 놀라는 사람들.

모두의 시선이 흑발의 남자에게로 옮겨갔다.


“나는 레이 트레이스. 루엘시아님의 경호 책임자다.”


어째 말하는 것이 군대 말투 같이 느껴진다.

잠시 잊고 있었던 군 시절의 트라우마가 다시 떠오르는 것 같다.


‘루엘시아와는 성격이 완전 딴판이네.’


이어지는 다른 사람들의 자기소개 시간.

노란머리 여성과 대머리 남자 전사, 초록색 투블럭 머리의 남자가 각각 소개를 시작했다.


“안녕하세요! 저는 이 파티에서 원거리 경호를 담당할 사냥꾼 리아라고 해요.”

“반갑소. 나는 보시다시피 전사요. 이름은 로크라 하오.”

“저는 치유사 메디슨이라 합니다. 만나서 반갑군요.”


인사가 끝나자 다시 모두의 시선이 비현에게로 향했다.


“어, 음. 나는 김비현.”

“킹비욘?”

“이상한 이름이군. 혹시 제국 출신?”


제국이라니, 그건 또 어디에 있는 나라인데?

일단 뭔지 모르면 무작정 긍정부터 해주면 좋을 듯.

비현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 관심 끄시고 이 녀석들 능력부터 확인해볼까?’


<LV 15 리아>

<LV 12 로크>

<LV 11 메디슨>


‘오올! 레벨들이 제법.......’


이곳에서 저 정도 레벨이면 대체 어느 정도의 실력자인지는 모르겠다.

그래도 레벨은 최소한 아까 만난 병사들보다는 높으니까 그만큼 강하다는 거겠지.


‘그래도 잘 쳐봐야 레벨 20을 못 넘는 건가?’


레벨 20이 이곳에서 얼마나 강한지는 모르겠다.

루엘시아의 옆에서 차가운 눈빛을 발하는 저 레이 트레이스란 녀석은 좀 다를까?

비현은 조심스럽게 그의 능력도 확인해보았다.


‘어? 지금 내가 뭘 보고 있는 거지?’


<LV 70 레이 트레이스>


‘이거 실화냐?’


갑자기 초급 사냥터에 고수가 나타난 느낌이다.

레벨 10~20의 무리 안에 갑자기 레벨 70은 밸런스 붕괴 아닌가?

이 정도면 그냥 높은 정도가 아니다.


‘이거 버그 같은데? 혼자 레벨 70인 건 왜냐고!’


저 정도면 분명 단순한 호위가 아닐 것이다.

압도적인 무력을 지니고 있는데도 개인 경호나 하고 있다니.

비현은 입을 떡 벌리고 그를 쳐다보았다.


“킹비욘이라 했나. 왜 그런 눈으로 보는 거지?”

“아, 아니. 딱 봐도 엄청 강해 보여서.”

“마법으로 내 능력을 확인한 건가?”

“아, 아니! 그냥 감이 그렇다고 말해주는데?”

“음. 확실히 주문을 사용하는 낌새는 없군.”


잠시 턱을 쓰다듬으며 생각에 잠기던 레이가 갑자기 정색하고 비현을 노려보았다.


“......?”

“그런데 왜 반말을 쓰지?”

“아!”


이런, 놈의 눈빛이 변했다.

비현은 대답 대신 어색하게 웃음으로 무마한 채 조용히 루엘시아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다행히 레이의 관심은 오래 이어지지 않았다.


“자, 그럼 임무에 대해 설명하도록 하지.”


레이가 딱딱하고 무미건조한 목소리로 말문을 열었다.

길게 설명했지만 내용은 굉장히 길고 지루했다.

비현은 대략적인 목표만 기억한 채 나머지는 모두 머릿속에서 지워버렸다.


‘일단 부닥치면 어떻게든 되겠지.’


그렇게 기나긴 밤이 지나고 다음 날 아침.

비현이 꾀죄죄한 몰골로 여관을 나갔다.

세면실 같은 곳이 없어서 씻지는 못하고 나온 상황.

밖으로 나가보니 일행은 벌써 말과 마차까지 준비해 출발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나는 루엘시아님이 탑승하실 마차를 몰겠다. 나머지는 각자 말을 타고 이동한다.”


다들 군말 없이 레이의 지시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나 비현은 그의 지시를 따를 수 없었다.


“나 말 타는 법 모르는데?”

-뿌득!


뭔가 거슬렸던 걸까?

인상을 찌푸리는 레이.


“......말 한 마리 값 굳었군. 넌 루엘시아님과 함께 마차에 오르도록.”


이렇게 시작된 모험.

루엘시아와 단둘이 편안하게 앉아서 풍경이나 구경하고 있다니.

마차의 승차감은 의외로 불편했다.

나무로 만든 딱딱한 좌석과 바퀴가 지상의 충격을 그대로 전해준달까?

볼록한 돌을 지나칠 때마다 허리가 아플 지경이었다.


‘아이고! 차라리 말 위에 앉는 게 낫겠네.’


불평해봤자 이미 늦었다.

이미 일행은 대열을 이루어 도시를 빠져나왔다.

비현은 햇볕이 들어오는 창가에 기대어 앉아 고통을 참으며 바깥 풍경을 감상하였다.

험준한 산 앞으로 초록 들판이 넓게 펼쳐져 있는 것이 아주 예술이었다.


“저 산 이름은 뭘까?”

“스코펠로스 산맥이에요.”

“스코... 뭐?”

“스코펠로스 산맥이요! 반도와 대륙을 나누는 경계선이죠.”


마치 TV에 나오는 알프스산맥을 보는 것 같다.

눈 덮인 봉우리가 아주 멋지게 생긴 산 말이다.

나중에 비행 마법을 배워 한번 올라가 보면 좋을 듯.


“저기를 넘어가면 또 뭐가 있을까?”

“제국이 통치하는 끝없는 사막이 존재해요.”

“오! 사막도 있어?”


아직 비현은 이세계에 대해 모르는 것이 너무 많다.

제국이라는 곳에는 어떤 문화가 있을까?.


“저어... 제국에 가보고 싶으세요?”

“음? 아아, 뭐... 조금?”

“그러시구나. 저랑 같네요.”

“...?”


루엘시아가 설레는지 두 손을 가슴에 얹으며 제국에 대해 떠들기 시작했다.


“제국의 수도는 오아시스 위에 세워졌다 들었어요. 성벽은 황금으로 이루어져 있고, 수도 한가운데에 사파이어보다 맑은 오아시스가 있다고 하죠. 그곳에는 땅의 신을 섬기는 교회가 있어요.”

“오! 흥미롭네.”


이세계 또한 다양한 종교가 존재하는 모양.

비현은 그녀와의 대화에 좀 더 집중해보기로 했다.


“그러고 보니 하드리아누스가 뭐 하는 신이었지?”


순간, 루엘시아의 얼굴이 충격을 받은 듯 창백해졌다.


‘뭐지? 왠지 실수한 것 같은데?’


그냥 대화할 주제가 없어서 던져본 질문이었는데.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봐도 방금의 질문에 무슨 문제가 있는지 모르겠다.


“저기... 내가 무슨 잘못이라도......?”

“네! 물론이죠! 어떻게 글로리아에서 태어나 우리를 창조하신 분을 모를 수가 있어요?”

“아! 그, 그런가.”


루엘시아는 평소답지 않게 조금 화가 나 보였다.

가끔 소설을 읽다 보면 대충 얼버무리고 넘어가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그 방법을 써보면 어떨까?


“실은 내가 바다를 건너와서 그런 이야기들은 잘...”


여기서도 이런 개 억지 설정이 통하려나?


“납득 못하겠어요!”

“크윽! 안 통하네.”


루엘시아의 파란 눈동자는 전에 없던 강렬한 열정으로 불타오르기 시작했다.


“이건 글로리아에서 나고 자란 사람이라면 반드시 알아야 하는 상식이에요!”


루엘시아는 길거리에서 전도하는 사이비 교인처럼 설명을 시작했다.


“집중해서 들으세요! 태초에 위대한 창조의 역사가 시작되었는데!”


이렇게 시작된 그녀의 긴 설명.

짧게 요약하자면 빛의 신 하드리아누스와 어둠의 신 모르프노스가 오랜 세월 서로 싸워왔다고 한다.

두 신은 각각 자기 패거리를 만들었는데 그 중 하드리아누스가 창조한 4대 신이 바로 우투, 엔릴, 안툼, 엔키라 한다.

이들은 어둠에 맞설 성물을 인류에게 남기고 천상계로 갔다고 하는데.

그 성물에 대해 조금 설명을 옮겨오자면,


‘우투의 불’, 어둠을 찢고 광명을 불러오는 힘.

‘엔릴의 바람 엘피스’, 절망을 몰아내고 희망의 바람을 불러오는 힘.

‘안툼의 흙망치’, 파괴의 힘을 억누르고 새롭게 모든 것을 창조하는 힘.

‘엔키의 물’, 혼돈을 없애는 잔잔한 질서의 힘.


이 4개의 성물을 하나로 모으면 신 하드리아누스의 권능을 가지게 된다고 한다.


‘솔직히 좀 솔깃하네.’


나중에 지리에 익숙해지면 성물의 위치에 대해서도 한번 물어봐야겠다.


“...그래서 말이죠. 하드리아누스께서는 저희에게......”


아직 루엘시아의 설명이 끝나려면 더 기다려야 할 듯.


‘이거, 다음 목적지까지 오래 걸리려나?’


이어지는 그녀의 설명이 너무 지겹다.

비현은 그녀의 목소리를 자장가 삼아 눈을 감았다.

눈이 감기기 전, 새하얀 뭔가가 하늘 위로 빠르게 지나가는 것이 보였지만 뭐 피곤하니까 보이는 환상 같은 것이 아닐까?

비현은 그대로 잠에 빠져들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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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15화>재회 (2) 24.08.27 46 2 12쪽
15 <14화>재회 (1) 24.08.26 53 2 13쪽
14 <13화>죽이고 또 죽이고 (2) 24.08.23 52 2 11쪽
13 <12화>죽이고 또 죽이고 (1) 24.08.22 54 2 11쪽
12 <11화>안개 낀 산속에서 (3) 24.08.21 64 2 12쪽
11 <10화>안개 낀 산속에서 (2) 24.08.20 77 2 12쪽
10 <9화>안개 낀 산속에서 (1) 24.08.19 100 3 12쪽
9 <8화>영주의 부름 (2) 24.08.18 110 3 12쪽
8 <7화>영주의 부름 (1) 24.08.17 122 3 12쪽
7 <6화>멸망한 도시 (3) 24.08.16 139 3 11쪽
6 <5화>멸망한 도시 (2) 24.08.15 149 3 11쪽
5 <4화>멸망한 도시 (1) 24.08.14 174 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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