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이병으로 각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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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한량이
작품등록일 :
2024.08.13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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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3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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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화

DUMMY

"와...ㅅㅂ...이럴 수가...."


이정석은 화장실 변기에 앉아 팔짱을 끼고 있다.


꿈에 그리던 각성을 했다.

한 건 좋은데.


문제는 각성한 재능의 문제.


[당신은 중이병이라는 능력을 각성했습니다. 당신의 평소의 염원이 빛을 발했습니다. 당신의 능력으로 강해져 세상을 구하길 바랍니다.]


"하하하..."


중이병이라니.

그게 무슨...


이정석은 소설이나 만화를 좋아한다.

특히 일본 작품들을.

한국의 웹툰이나 웹소설도 좋아하지만 일본 작품들을 더 선호했다.


그 중 판타지.

흔히 말하는 이고깽(이세계 고등학생이 가서 깽판 침)들 말이다.


사실 그런 작품들 보는 사람들은 흔히 한 번 정도는 생각하지 않나.

본인의 힘이 다른 사람보다 강력해지거나 마법 능력이 강해져 다른 사람들에게 주목 받거나 하렘을 만들거나.

정석도 종종 그런 망상을 했다.


일이 힘들거나 안 좋은 일들이 닥치면 멘탈 보호용으로 말이다.


그런데 그거 좀 했다고 이런 식으로 각성하다니.

정석은 눈물이 날 거 같았다.


"아니. 이세용처럼 강력한 마법검을 사용하거나. 진세연처럼 마법으로 무쌍하거나. 많잖아!! 그런데 왜 하필 중이병이란 능력이야..."


자신보다 먼저 각성해 인기를 끌고 있는 두 명을 생각했다.

그들은 고등학생 때 각성했다.

재능이 어마어마했기에 거대 길드에 가입했고.


쑥쑥 성장한 그들은 S급 각성자.

그 중 세계 상위 랭킹에 들어갈 정도로 강해졌다.


한국에서 그 둘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

유치원이나 초등학교에서 장래 희망이 뭐냐고 물어본다면 남자는 이세용. 여자는 진세연이 되고 싶다고 말할 정도로 인기가 많은 그 둘.


사실 둘 말고도 우리나라는 강한 각성자들이 많았다.

둘이 워낙 유명하고 방송이나 광고에도 많이 나와서 그렇지.

그 정도가 아니라도.


강한 사람들은 벌어들이는 수익이 어마어마했다.

당연한 거 아닌가.

목숨을 거는 일이기도 하고.

던전에서 나오는 마정석들이 어마어마하기도 하고.


정석은 중이병이란 단어를 보고 자신의 뺨을 톡톡 쳤다.

오글오글거렸지만 아직 절망할 정도는 아니다.

이름이 이상해도 강력할 수 있지 않나.


상태창에서 [중이병]이란 단어를 손가락으로 눌렀다.


[중이병]


각성자의 오른손에 흑염룡의 기운이 담깁니다.

왼손에는 백룡의 기운이 담깁니다.

다리에는 위대한 암살자의 기운이 담깁니다.


마력의 재능이 각성합니다.

숨을 쉴 때마다 조금씩 마력이 모입니다.

단련할 수록 신체가 강해집니다.


자신의 정체를 숨길수록 강해집니다.


"이게 뭐야...!!!"


흑염룡은 뭐고 백룡은 뭐고 암살자는 뭐냐.

이거 짬뽕이잖아.


하늘이 솟아나도 빠져나갈 구멍은 있다.

정석은 일단 자신의 오른손에 담긴 흑염룡의 기운을 펼쳐보았다.

각성하면 자신의 기술을 자연스레 사용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오른팔이 약간 욱신거리며 손에 검은 불꽃이 생겼다.


"하하..X발..."


목 뒤부터 등까지 오글거렸다.


이번엔 왼손에 집중했다.

하얀 빛이 왼팔에 반짝반짝 생겼다.

생김새와 느낌을 보니 회복에 관련된 것 같다.


그나마 다행이었다.

자신을 회복하는 건지 타인을 회복하는 건진 모르겠지만.

회복직은 생각보다 대우가 좋다.


힐러는 어디든 환영이니까.


이번엔 발에 담긴 기운을 느꼈다.

점점 다리가 가벼워지는 기분이었다.

암살자라는 단어처럼.

빠르게 달릴 수 있을 거 같았다.


"후우..."


각성하고 처음으로 능력을 사용했더니 약간 어지러웠다.

실제로는 없는 힘을 사용했기에 생기는 부작용.


그래서 힘을 풀고 앉아 심호흡을 했다.

심장에 무언가 간질간질 모이는 기분이 든다.


이것이 마력인가.


하하.


오른팔을 얼굴에 대고 씨익하며 웃었다.

그러다 정신차렸다.


"와...X발..."


자신이 무쌍을 찍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자 그런 행동이 취해졌다.

이것이 중이병이라는 건가.


정석은 화장실 벽에 머리를 쿵쿵 박았다.

차라리 죽고 싶었다.


그나마 다행인 건 정체를 숨기면 좋다는 거다.

설마 그...유명한 힘순찐 컨셉 그건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쿠구구구궁.


진동이 느껴졌다.

정석은 깜짝 놀라며 화장실을 나와 창 밖을 바라봤다.


뭔?


현재 자신이 있는 학과 건물 앞엔 운동장이 있다.

거기에 던전 포탈이 열렸다.


큰일이다.


아까 잠깐 휴대폰에서 봤는 데 유명한 길드들은 지금 대부분 레이드 중이었다.

중소나 중견 길드들은 보도는 안 했지만 아마 그들도 비슷할 것이다.

돈을 많이 버는 만큼 나가는 것도 많을 테니까.


거기에 정석의 대학과 가까운 길드나 협회 지부는 없다.


자신이 해결하거나 때마침 대학에 온 각성자들이 해결해야 하지만.

등급도 모르는 던전에 멋대로 들어갈 각성자는 없다.

그건 자살이니까.


정석도 대피소로 향하는 일반 사람들처럼.

가려고 했다.

그런데 아까부터 머리가 지끈거린다.


오른팔의 감각이 저곳은 보물이라고 이야기하는 것 같았다.

아니, 흑염룡이라더니 살아있었어?

왼팔도 자신이 있으니 괜찮다고 말하는 거 같았다.


진짜 욕이 목구멍까지 계속 올라온다.

만약 항마력이라는 스탯이 있다면 그거 먼저 올리고 싶다.


그런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고 정신을 차리니 이미 던전 포탈 앞에 있었다.

다리가 멋대로 움직인 것.


하하하.


감이 딱 왔다.

자신의 몸의 능력들은 살아 있는 거 같다.

그렇다면 전투 보조도 해주지 않을까?


무언가 편의주의 같은 느낌도 들지만.

이게 자신을 강하게 해준다면 거절할 수 있을리 없다.


각성할 때 보조 무기가 주어진다던데.


정석은 인벤토리를 펼쳤다.


[초급검], [검은 암살자 두건], [최하급 회복 물약 X 5], [최하급 마력수 X 2]


총 4개가 들어있었다.


3개의 아이템은 유명했다.

각성한 사람들이 항상 하는 이야기였으니까.

마법을 각성한 사람들은 검이 아니라 지팡이가 들어있다는 것만 다를 뿐.


그런데 두건은 뭐냐.


인벤토리에서 검과 두건을 꺼내고 두건의 정보를 확인했다.


[검은 암살자 두건]


착용 시 착용자의 존재감을 조금 흐리게 해준다.

마력이 많을수록 효과는 강해진다.

전자기기에 찍힐 시 모자이크 처리가 된다.


"이럴거면 그냥 암살자로 각성시키면 되는 거 아닌가?"


생각했지만 어쩔 수 없다.

돌릴 수는 없으니까.


정석은 두건을 머리에 두르고 포탈에 손을 갖다댔다.


[던전에 입장하시겠습니까?]


"입장."


파앗하고 시야가 어두워졌다.

다시 시야가 돌아오며 주변을 둘러봤다.


아무것도 없는 하얀 공간.


눈 앞에는 검은 머리에 소년이 있었다.

정석은 다가가려 했지만 다가갈 수 없었다.

소년에게 풍기는 위압감이 장난 아니었기에.


고개를 숙이고 있던 소년은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오, 너가 이번 대의 중이병 각성자인가?"


정석은 고개를 끄덕이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다.


"아. 미안미안. 혼자 있는 시간이 너무 오래 되어서 그런가. 자꾸 잊는단 말이지."


그 말을 하자 소년에게 나오던 위압감이 사라졌다.

잠깐 눈을 깜빡이니 소년이 정석의 눈 앞에 나타났다.


"소개를 먼저 하는 게 좋겠지? 나는 너보다 먼저 각성한..으음...아. 중이병 선배라고 생각하면 좋겠다. 여긴 영혼의 공간. 중이병으로 각성한 자는 죽고 나면 이런 공간에 갇혀. 다음 대의 각성자를 육성하고 물러나는 거지. 왜냐고? 그건 나중에 알게 될 거야."


속사포처럼 말을 쏟아내니 다 알아듣긴 힘들었다.

대충 자신의 선배고 여기서 가르쳐준다는 거니.

일단 좋은 상황이었다.


정석은 고개를 끄덕였다.

검은 머리 소년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좋아. 이런 이상한 재능을 각성해서 절망한 줄 알았는 데, 눈이 살아있다니. 만족스럽군."


소년은 뒤를 돌더니 손가락을 딱하고 튕겼다.

그러자 하얀 공간이 순식간에 바뀌었다.


소년의 왼쪽에는 검은 용이, 오른쪽에는 웹툰이나 만화에서 숱하게 본 리치?같은 몬스터가 있었다.

정석은 꿀꺽하고 침을 삼켰다.


'아, 이거 그거다. 스승이 주인공 ㅈㄴ 굴리며 강하게 만들어주는 그거. X됐다.'


"뭘 쫄고 그래. 여긴 영혼의 세계라 안 죽어. 그러니...시작하자."


소년은 씨익하고 웃었다.

악마다.


정석은 악마를 만났다는 생각 밖에 안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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