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이병으로 각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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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한량이
작품등록일 :
2024.08.13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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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7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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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9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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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화

DUMMY

먼저 두더쥐들 사체를 트럭에 우르르 부었다.

강준모도 놀라지 않는다.


한 번 놀라지 두 번 놀랄까.


정석이 인벤토리에서 캐온 마정석과 광석을 다른 트럭에 우르르 부었다.


이건 놀랐다.


입이 쩍 벌어졌다.


그런데 왜 협회 직원도 입을 벌리고 있냐.


1톤 트럭의 절반 정도를 붓고 나니 수거팀 팀장이 왔다.


“저···저기. 이거 혹시 이 던전에서 다 획득하신 건가요?”


“아. 맞습니다. 운이 좋았죠.”


팀장은 땀을 뻘뻘 흘리며 말을 쉽게 잇지 못 했다.


“사체에 대해선 바로 정산이 가능하지만 마정석과 광석류는 따로 분류한 뒤에 해야 할 거 같습니다. 죄송합니다.”


죄송할 것까지야 없는 데···.

대충 예상하고 있었고.


“예상하고 있었으니 상관없습니다. 당장 급한 것도 아니고 말이죠. 아, 트럭 한 대 더 보내주실 수 있을까요? 이번 사체는 꽤 크기가 커서요.”


“어느 정도를 말씀하시는 건지···.”


“2.5톤 정도면 괜찮지 않을까 싶네요.”


팀장이 어딘가 전화하더니 바로 차량이 도착했다.

정석은 아까 잡은 늑대 사체를 트럭 짐칸에 올렸다.


강준모랑 협회 직원이 다가왔다.


“저기 정석씨. 이게 이 던전에서 나온 겁니까?”


강준모가 놀라 물었다.

자신도 에이전시 차리기 전엔 각성자로 던전을 돌며 활동했다.

등급 높은 던전엔 여러 몬스터가 있을 순 있어도 이런 낮은 등급의 던전까지 다른 몬스터가 있는 줄은 몰랐다.


심지어 늑대는 아무리 봐도 F급이 아니었다.


“흠···. 역시 여기 던전도 상태가 이상하군요. 혹시 전에도 이런 일이 있었습니까?”


협회 직원이 늑대를 보더니 물었다.

‘도’라고 말하는 거 보니 다른 것도 사정은 비슷한가 보다.


“며칠 전에 그리드 고블린 던전을 탐사했었는 데, 거기서 그리드 홉 고블린이 나타나긴 했습니다. 그런데 거긴 종종 등장한다고 들었어서 별 차이를 느끼진 못했습니다.”


협회 직원이 경청한다.

큰 일이 벌어진 게 아니면 다행인데.

전에 본 촌장 토끼의 말이 떠오른다.


“여기 명함입니다. 혹시 모르니 나중에 시간 되시면 협회에 방문해 주시길 부탁드리겠습니다.”


협회 직원은 명함만 주고 자리를 떠났다.


[각성자 협회 던전 2팀 팀장 김건수]


생각보다 높은 사람이었다.

협회 직원이 떠나고 준모를 쳐다봤다.


“하하하. 정석씨는 놀라움만 주시네요. 이후 다른 예정 있으신가요?”


“아뇨. 없습니다. 이제 집에 들어가야죠.”


“알겠습니다. 그럼 전 수거팀 따라가서 정산하고 돈 바로 입급해드리겠습니다.”


“잘 부탁드릴게요.”


강준모가 트럭을 타고 떠났다.

정석도 할 게 없어서 대중교통을 이용해 집으로 돌아갔다.


돈도 버니 슬슬 중고차 한 대 뽑는 걸 생각해 봐야겠다.


#


넓디 넓은 사무실.


“흠···. 요즘 던전 내 사고가 급증하고 있네. 이게 무슨 일인지 알 수 있으면 좋겠는 데 말이지.”


책상 위에 수북이 쌓인 종이를 하나하나 쳐다보던 남자가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그니까 말이야. 요즘 피곤해 죽겠어. 집에도 못 가고. 씻지도 못하고 말야!”


옆에 있던 여자도 짜증을 내며 툴툴거린다.


“어쩌겠어. 협회장님도 큰일나는 거 아니냐고 노심초사하고 계시잖아.”


“그 할아범. 맘에 안 들어. 물론 우리보다 바쁜 건 알고 있지만 말야.”


여자는 차분하게 말하곤 다시 종이를 쳐다봤다.


한국에서 제일 잘 나가는 랭커, 한국 길드의 이세용.

로즈 길드의 진세연이었다.


요즘 던전에서 발생하는 이상 현상에 대한 보고를 담은 서류를 검토하고 있었다.


평소 돌던 던전의 몬스터들이 더욱 강해진 것 뿐만 아니라.

새로운 몬스터들도 등장하고 있다.


낮은 등급의 던전에서도 강한 몬스터가 등장해 많은 각성자들이 다치거나 죽고 있다.


그 사태를 파악하기 위해 한국의 상위 10개 길드가 모여 회의를 진행하려고 했고.

둘은 먼저 확인하기 위해 협회에 서류를 받아와 보고 있었다.


“솔직히 던전이 말이 던전이지, 여기랑 다른 차원의 세계라곤 생각했는 데 말이야. 오랫동안 아무런 전조가 없다가 왜 하필 지금 이런 일이 일어나는 걸까?”


“그러니까 말이야. 소설에서 나오던 마왕이던 뭐던 나오기만 해봐. 아주 죽여버리겠어!”


다크 서클이 많이 내려온 진세연이 주먹을 꽉 쥐며 말했다.

대외적인 이미지와는 다르게 화끈한 그녀.


성녀다, 천사다, 그런 이미지의 그녀였지만.

자신의 길드원들이나 친한 사람에게만 본모습을 보여준다.


어찌보면 가면 같기도 하지만.

그녀의 이미지로 얻는 수많은 이득들이.


길드에서 일하는 각성자와 비각성자들의 월급이 되는 것이다보니.

세용은 그녀에게 뭐라 할 수 없었다.


너무 이른 나이에 각성하고 전투를 하며 다른 일반 사람들하고는 다른 삶을 살아왔던 그들이기에.


“응? 세용아. 이거 봐봐. 이 보고서는 좀 특이한데?”


세용은 세연이 주는 종이를 받고 쭉 읽었다.

F급 던전에서 생환 뿐만 아니라 강한 몬스터까지 잡은 각성자.


세용은 신기했다.

지금까지 많은 강자를 데려와 키웠지만.

초반부터 이런 재능을 보인 각성자는 본 적이 없었으니까.


같은 등급의 던전에서 솔로로 싸우는 막강한 재능은 본 적 있지만.

본인 등급보다 더 높은 몬스터를 혼자서 잡는 건 쉽지 않다.


그걸 잘 알기에 세용은 보고서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굉장한 사람인 건 알겠는 데, 그 사람이 이 사태에 도움이 될까?”


세연은 걱정하며 말했다.


“길드로 돌아오지 못한다고 해도 이 정도 재능이면 도움은 될 수 있을 거 같은데? 만약 초반만 이렇게 강한 재능이면 아쉽겠지만. 어느 정도 지원해주고 시간 지나고 그러면. A급이 됐을 땐 S급도 잡을 수 있다는 거잖아?”


“아! 그건 그렇네. 솔직히 그 정도면 진짜 대박인데? 우리 같은 S급 되면 인류 멸망이라 불리는 SS급 던전이 나타났을 때 혼자 잡는 거 아니야?”


세연은 생글생글 웃었다.


한국엔 아직 S급 각성자가 많지 않다.

땅이 좁은만큼 S급 던전도 많이 나타나진 않았지만.


보고서를 토대로 생각하자면 머지 않아 S급 던전들이 많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그걸 파악하고 협회와 여러 길드들이 A급 각성자들을 S급도 잡을 수 있게 훈련시키고 있었지만.


A와 S의 벽은 너무 높았다.


A급이 스킬을 사용해 산에 커다란 구멍을 만든다면.

S급은 산 봉우리를 펑하고 날린다.


그 정도로 커다란 차이.

그렇기에 S급 각성자들이 어마어마한 대우를 받는 것이지만.


대우도 세상이 살아있을 때나 필요한 거다.


몬스터들에게 돈을 줘봤자 의미가 없지 않은가.


세용은 피식 웃으며 종이를 내려놨다.


“여기서 더 생각해봤자 의미 없지. 올라올 사람이라면 알아서 올라올 테니까. 밥이나 먹으러 가자.”


“그래. 오늘은 뭐 먹을거야?”


“점심도 대충 먹었으니까 고기나 먹으러 가자.”


고기라는 소리에 기분이 급격히 좋아진 세연이었다.


#


“구십 구, 백. 후”


오늘 할 운동을 마친 정석은 샤워실에 들어가 샤워를 마쳤다.


“오, 회원님. 열심히 하시더니 몸이 매우 좋아지셨네요.”


근육 빵빵한 트레이너가 정석을 보더니 흰 이를 보여주며 엄지를 치켜 세웠다.


“하하. 감사합니다.”


정석은 그저 웃었다.

그러곤 신발장 앞에 높인 전신 거울을 쳐다봤다.


‘좋아진건가? 그래도 운동 안 하던 대학교 다닐 때보단 좋아진 거 같기도?’


재능의 효과로 인해 근육이 커지기 보단 자리를 잡아가며 내구성이 커지고 있는 정석의 근육.

각성자의 장점 중 한 가지다.


기분 좋아진 정석은 집으로 돌아와 컴퓨터를 켰다.


딱히 할 건 없지만 가끔씩 머리를 쉬는 것도 중요한 법.

이라 생각하며 인터넷을 키는 순간.


‘제 10회 길드 회의 개최’라는 제목이 보였다.


한국의 있는 길드 중 영향력 있고 큰 규모의 길드들이 모여 회의를 한다고 들었다.

자세한 내용은 잘 안 돌아다니지만.


국가 혹은 각성자의 일에 안팎으로 일이 생기면 열리는 것으로 알고 있다.


흐음~


사실 정석의 입장에선 별 생각이 없었다.

딱히 길드에 들어갈 생각은 없었으니까.


그런데 별로 기분이 좋진 않다.


선배라는 사람이나 촌장 토끼의 말이 생각났기 때문이다.


‘현재 지구가 위험해지고 있다라···.’


문제는 그걸 알고 있다고 해도 본인이 할 수 있는 것은 없다.

아직은 E급 각성자 신분인 자기가 뭘 할 수 있을까.


거대 길드들도 현재의 상황을 눈치 챘을테니 알아서 하겠지.


정석은 동영상 사이트에 들어가 재미난 영상들을 보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우우웅.


책상에 대충 올려놓은 휴대폰에서 전화가 왔다.


“여보세요.”


“아, 정석씨. 아직 안 주무시고 계셨군요.”


“네. 무슨 일 있으신가요?”


“아, 지금 수거팀에서 어느 정도 일이 끝나서요. 저번에 경매에 올린 대검 금액도 들어올 거라 연락드렸습니다.”


“좋네요. 앞으로 더 열심히 해야할 일만 남았네요.”


“그렇죠. 하하하. 저도 정석씨 만나고 일이 잘 풀리는 거 같아 기분이 좋네요. 아참. 중요한 건 이게 아니라. 협회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협회에서요?”


“네. 이번 길드 회의에 정석씨를 초대하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저를 왜요? 길드에 들어가지도 않았는 데?”


“저도 그게 이상해서요. 그런데 이유는 안 알려주더라고요. 대신 정석씨에겐 손해는 아닐 테니 꼭 좀 와달라고 부탁했습니다.”


“흐음···. 알겠습니다. 궁금하기도 하니. 참여한다고 연락 주세요.”


“알겠습니다. 장소와 시간은 문자로 보내드리겠습니다.”


“네. 언제나 감사합니다.”


전화를 내려놓은 정석.

자신을 초대하다니. 이해가 안 된다.


협회나 길드들하곤 아무런 연도 없는데.

지금 사태가 자신과 관련되어 있다고 생각할 리는 없다.

그런데 뭐지.


뭔가 불안하다.


할 수 있는 건 없으니 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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