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이병으로 각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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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한량이
작품등록일 :
2024.08.13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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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7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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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2 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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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화

DUMMY

정석은 전에 갔던 길드 회관에 갔다.


수많은 길드 마스터와 협회장이 자리에 앉아있었다.


긴장되었지만 협회장의 옆으로 향했다.


“다들 모여주셔서 감사합니다. E급 각성자인 제 말에 모여주심에는 진심으로 감사하고 있습니다.”


몇몇 길드 마스터가 살기를 내뿜고 있다.

바쁜 데 별 것도 아닌 각성자가 부른 것에 화가 난 것이리라.


“아닐세. 그런데 이렇게 급하게 모았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겠지?”


협회장이 대신 말을 해줬지만, 그의 기세에는 가시가 돋혔다.


“제가 여러분을 이곳에 모은 이유는.”


말을 잠깐 끊고 침을 삼켰다.

믿지 않을 거라는 걸 아니까.

그래도 알려야할 필요가 있으니까.


“던전의 이상 상황을 알았습니다.”


다들 고개를 돌려 정석을 쳐다봤다.


S급과 A급인 길드 마스터들, 협회도 알지 못한 이유를 E급이 알았다는 게 이해가 안 되니까.


“제가 던전에 들어갔다가 바디캠에 찍힌 일부 영상입니다.”


사고도 있고 공략 영상도 있으면 증빙이 가능하니까.

항상 들고 다녔는 데.


이번 디스트로이어의 모습이 잠깐 찍혔었다.

힘이 너무 강력해서 영상이 제대로 찍히진 않았지만.


그래도 이 정도면 충분했다.

다들 얼굴에 심각함이 느껴졌으니까.


“이 몬스터의 이름은 디스트로이어. 세상을 멸망시키는 용입니다.”


“그게 무슨···.”


길드 마스터 한 명이 목소리를 높히려 했지만 협회장이 손을 들어 말렸다.


“계속 말해보게.”


“사실 이 세상은 여러 개의 세상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유명한 평행 세계 같은 느낌이죠. 그 곳에서 이 용은 항상 세상을 멸망시켜왔습니다. 던전을 통해 몬스터를 보내서요. 멸망한 세계는 이 용이 먹습니다. 그러면 더욱 강해집니다. 이 용의 목적은 강해져서 신성을 얻는 것이었습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이 마지막이고. 빨리 멸망시키고 싶어서 던전의 이상 현상을 일으켰습니다. 물론 그건 문제가 있었기에 금방 제지 당했고, 시간이 밀리긴 했지만.”


정석은 일부러 말을 끊고 분위기를 무겁게 만들려고 했다.


“우리에겐 시간이 많이 부족합니다. 그의 힘은 전 세계 S급 각성자들의 힘으로도 막을 수 없으니까요.”


쾅!


마초같은 생김새의 남자가 탁자를 주먹으로 내리쳤다.


“하. 듣다 보니 들어줄 수가 없네. 우리들이 지금까지 공략한 던전이 얼마나 많은데. 거기에 미국에 있는 S급들을 본 적이 없어서 그런 말을 하는 거겠지. 그들은 차원이 다른 강함이야. 그런데 막을 수 없다고? 소설도 그런 소설이 없겠다.”


그의 말에 다른 길드 마스터들도 동요하는 느낌이었다.

맞는 말이다.


쉽게 믿을 수 없으니까.


하아···.


정석은 이번에 배운 기술 한 가지를 사용했다.

위압감.


몸에 있던 마력을 주변에 강하게 퍼트린다.


협회장부터 길드 직원들까지 모두 인상을 찌푸렸다.

말을 하려고 입을 움직였지만 움직여지지 않았다.


정석은 위압감을 순식간에 풀었다.


“제가 가진 기술 중 한가지입니다. 마력량에 따라 위력이 달라지지만··· 이 정도의 마력량으로도 그 용에게 상처조차 내지 못하고 아무것도 하지 못했습니다. 이제 심각성이 느껴지십니까?”


다들 조용히 입을 다물었다.


이것저것 생각하는 것이겠지.


협회장이 먼저 말을 꺼냈다.


“자네의 실력은 알겠네. 지금까지 숨겨왔던 것도. 문제는 우리가 당장 뭔가를 할 수 없다는 것이겠지. 미국에 있는 미국 협회에도 연락을 취해보겠네. 그들이 믿을 지는 모르겠지만.”


“그래주시면 감사하죠. 이 영상을 보내면 반응은 조금 있을 겁니다. 정 안되면 우리끼리라도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협회장은 고개를 끄덕였다.

정석의 바디캠을 부협회장에게 건냈고.

그는 밖으로 나갔다.


“그래서? 자네가 정하고 싶은 말은 뭐지?”


한국에 몇 없는 S급 각성자 이세용이 물었다.

자존심이 상할 법도 하지만.

경청의 자세는 있는 모양이었다.


“특혜라고 여기실 수도 있지만, 이 사태를 막을 수 있는 건 제 재능뿐이라더군요. 그래서. 제가 더 강해질 필요가 있습니다.”


“그게 먹힐 것이라 생각하는 건가? 아무리 봐도 본인이 많은 이익을 취하고 싶다는 이야기로 밖에 안 들리는 데?”


“네, 맞습니다. 저도 그렇게 생각이 들거든요. 그래서 그냥 제 하는 일 막지 말고 조금만 도와달라는 이야기입니다. 다 같이 손 잡고 뒤지고 싶으면 말리진 않지만요.”


크윽.


이세용은 분노를 속으로 삼켰다.


“일단 영상의 의뢰를 하겠습니다. 만약 저게 조작이 아닌 진짜라면. 도와드릴 수 있는 건 도와드리죠.”


“우리 협회도 조금은 도움을 주겠네.”


“아니, 협회장님! 그게 무슨.”


마법의 각성자가 많은 마로니카 길드의 마스터 레인이 말했다.


“사실. 이런 일이 별로 없었지만. 꿈에 내 재능을 가진 선조가 나타났다네. 그가 나를 조금 단련시키며 말했지. 세상의 멸망이 다가오니 근처에 있는 사람을 도우라고 말일세. 일어났을 땐 그저 개꿈으로 생각했는 데. 이미 성장이 끝났다 생각한 내 힘이 조금 더 강해졌었지. 그래서 한 번 믿어보기로 한 걸세.”


오, 나이스입니다. 누구신지는 모르겠지만.


길드 마스터 중 한 명도 손을 들었다.


“아, 그게 그런 이유였군요. 제 재능을 가진 선조는 무척 무뚝뚝했습니다. 그래서 가르침을 받다가. ‘그냥 도와.’라는 한 마디만 남기고 사라졌더군요. 그래서 뭐 저런 사람이 다 있나 싶었는 데. 이런 일이 일어나니 조금 이해가 되네요.”


그의 말에 분노한 다른 길드 마스터들도 할 말이 많았지만 구태여 하지는 않았다.


“알겠습니다. 도울 수는 있지만 피해는 끼치지 말아주십쇼. 그럼 먼저 실례하겠습니다.”


여성 길드 마스터 한 명이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


다른 길드 마스터들도 한 둘씩 밖으로 나갔다.


휴우···.


“감사합니다. 협회장님. 솔직히 제가 다른 사람들이었어도 믿음이 안 갔을 거 같거든요.”


“사실 자네를 처음 보고 신기함을 느끼긴 했네. 그런데 일이 이렇게 돌아가다니. 참··· 세상 일은 모르는 법이구만. 허허허.”


협회장은 창문을 보고 웃었다.


정석도 더 이상 할 일이 없어서 밖으로 나갔다.

일단 반발을 돌리기 위해 재측정을 하기로 했다.


힘을 숨겨야 한다는 데. 지금 그 상황이 아니다.


할 수 있는 건 다 해야한다.


정석은 처음 들렸던 측정 창구로 향했다.


“안녕하세요. 재측정하려고 왔습니다.”


“아, 재측정자시군요. 등록증 주시고요. 종이 들고 안으로 들어가시면 됩니다.”


레벨업을 하면 자연스레 등급이 오르고 힘이 강해진다.

그래서 재측정이 자연스럽다.


한 번 정해진 등급이 쭉 가는 건 아니니까.


처음 측정했던 마력 구슬이 보였다.


“이 곳에 마력을 부으시면 됩니다.”


“마력량은 어느 정도 감당가능한가요?”


측정 직원은 웃으며 말했다.


“세계 협회에서 받아온 구슬이니까 랭킹 1위인 레이놀드 정도의 마력량도 감당가능하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인터넷으로 밖에 보지 못한 레이놀드지만.

그의 사냥 영상은 본 적이 있다.


검 실력도 굉장했고.

불도 잘 다루며.

강력한 마력으로 커다란 몬스터도 순식간에 절단한다.


그런 이의 마력량도 감당 가능하다면야.


정석은 별 생각없이 몸에 돌고 있는 마력을 구슬에 때려부었다.


콰창.


“어?”


“에?”


측정 직원도 놀랐는 지 얼굴이 벙쪘다.


“이거 괜찮다고 하지 않았어요?”


“이게 진짜로 깨지네요? 오래 사용해서 그런 걸 수도 있으니 여기 다시 한 번 해보시겠어요?”


직원은 다른 구슬을 가지고 책상에 올려놓았다.


정석은 다시 한 번 마력을 쏟아부었고.


콰창.


다시 깨졌다.


“하하하. 측정이 불가능하시네요. 다음으로 넘어가시는 게 좋을 거 같습니다.”


직원은 놀란 입을 다물지 않고 종이에 글을 쓱쓱 적었다.


“그래야겠네요.”


정석은 다음 방으로 넘어갔다.

펀치머신.


“이곳에 있는 힘껏 치시면 됩니다.”


또 같은 일이 일어날 거 같아서.

이번엔 최대한 힘을 빼기로 했다.


쾅.


펀치 머신이 벽에 박혔다.

부서져서 산산조각이 났다.


“하하하. 재측정할 도구 없죠?”


“네···.”


옆 방에 있던 일을 들어서 알고는 있었지만.

마력도 측정이 불가한 데 힘도 강하다니.


직원은 어디론가로 연락하며 정석을 옆방으로 안내했다.


“2가지 측정이 불가하니 저희로써 최대한 할 수 있는 몬스터를 소환해보겠습니다.”


방송이 끝나고 홀로그램으로 와이번이 나왔다.

정석은 인벤토리에서 검을 꺼내고 가볍게 슥 휘둘렀다.




와이번의 형체가 지직거리며 사라졌다.


“측정 끝났습니다. 밖으로 나와주세요.”


정석은 나왔다.

부서진 걸 어떻게 하냐고 절망에 빠진 측정실 직원들을 뒤로 한 채.


측정 창구로 도착한 정석은 앉아서 기다렸다.


조금 시간이 지나고 직원이 정석을 불렀다.


“여기 있습니다. 축하드립니다. 여기 S급 각성자 등록증입니다.”


“S급이 이렇게 바로 나오나요?”


A급까진 바로 나오지만 S급은 특정 시험이 있다고 들었다.


“협회장님의 지시가 있었으니까요. 굳이 시험을 보지 않아도 괜찮다는 통보가 내려왔습니다.”’


오, 역시 협회장님.


덕분에 편해졌습니다.


정석은 밖으로 나와 준모에게 전화했다.


“준모씨. 던전 예약해주십쇼. A급으로 바로요.”


“알겠습니다. 바로 예약하겠습니다.”


아까 던전에서 봤던 걸 준모에게도 이야기했기에 적극적으로 도왔다.


“다른 두 명도 불러주십쇼. 천천히 하려고 했지만 이대로는 안 되겠습니다.”


“알겠습니다.”


통화를 끝낸 정석은 샵으로 이동했다.

돈이 좀 든다고 해도 무기와 장비는 확실히 갖춰야하니까.


수영이에게 맞는 것도 챙기고.


계산대에 가니.


“아, 이정석 각성자님이시죠? 협회장님에게 들었습니다. 최대한 도울 수 있는 건 도우라고요. 대충 무슨 상품을 가져갈 지만 알려주세요.”


“네? 이걸 무상으로 제공하는 건가요?”


“네. 세상이 멸망하면 돈이 무슨 소용이냐고 그러시더라고요. 혼란을 피하기 위해 시민에게 공표는 하지 않을테니. 처세만 잘 하라고 하시더라고요.”


“아,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정석은 무기를 인벤토리에 모두 집어넣었다.


이제 뒤로 빠지지도 못한다.

애초에 그런 것도 없었지만.


팀원인 둘을 어마어마하게 굴리면서 자신도 굴러야한다.


어떻게 강해져야 할 지 팁도 들었으니.


빠르게 깨우쳐야 할 뿐이다.


택시를 타고 사무실로 향했다.

둘이 모이려면 조금 걸릴테니.


사무실에 도착하고.


“준모씨, 계시나요?”


“아, 오셨군요. 지금 던전 예약하려고 확인하고 있는 데요. 이상하게 오늘은 조금 공석이 많네요?”


“제가 얘기했거든요. 조금 도와달라고요. 오늘부터 빡세게 단련할 예정입니다.”


“윽··· 뒷감당 가능하시겠어요?”


“어쩔 수 없죠. 해야할 일이니까요.”


“그건 맞지만요···.”


“그럼 둘이 오기 전까지 공략 영상들 좀 보죠.”


정석은 던전과 공략 영상을 빠르게 넘기며 확인했다.


그레이트 웜은 입을 벌렸을 때 불로 지지면 된다던가.

낫 사마귀는 검으로도 순식간에 자를 수 있을 거 같다던가.


영상을 보며 머리 속에 때려박으니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러고보니 우리 나라 던전엔 강한 몬스터들이 많이 없네요. 드레이크나 드래곤, 미노타우루스 같은 것들요.”


“그쵸. 그런 몬스터들이 아직 지구에 맞지는 않습니다. 굳이 있다면 중국이나 미국, 유럽에 조금 있는 정도네요.”


“그렇다면 거기도 가야한다는 거군요···. 가능할까요?”


“협회장님께서 도와주신다니 기대해봐야죠.”


“그렇네요. 아, 둘이 곧 도착한다는 모양이네요.”


“그렇군요. 준비하죠.”


정석은 준모와 함께 둘을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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