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이병으로 각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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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한량이
작품등록일 :
2024.08.13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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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7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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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6 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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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화

DUMMY

등록 창구는 생각보다 더 한산해졌다.

다들 컴퓨터를 보며 일을 하거나 커피를 마시며 대화를 하는 직원들도 보였다.


요즘엔 많이 나아졌다고 해도 여전히 위험한 직업.

각성해도 전투직이 아니거나 그저 그런 재능을 가졌다면 조용히 사는 경우도 많다.


각성자들도 넛튜브에 많이 올려서 종종 보긴 했는 데.

자신처럼 빠르게 강해지는 경우는 없었다.

몬스터를 잡아 레벨을 올리거나.


운이 좋아 스탯을 상승 시킬 마정석을 얻거나.


정석이 아는 경우는 이 정도 뿐이었다.


물론 상위 랭커들을 보면 다른 거 같다만.

그들은 정보가 많이 풀리지 않았다.


당연하다.


그들은 국내 던전도 돌지만

세계 랭커들과도 겨뤄야 하기 때문.


그러니 정보를 쉽게 풀면 공략 당하거나.

경쟁자들이 치고 올라올테니까.


정석은 휴대폰으로 영상들을 보며 기다렸다.


30분 정도 기다리니 창구에서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여기 카드입니다. 신분증이랑 같은 카드니까 절대 잃어버리시면 안 됩니다. 자세한 내용은 저 뒤에 책자를 참고하시면 돼요.”


“감사합니다.”


정석은 카드를 받고 책자가 있다는 책상으로 갔다.


주민등록증이랑 똑같이 생겼다.


사진이 있고.

이름과 주민 번호 대신 각성자 등록 번호가 적혀 있다.

E급이라는 번호까지.


?


왜 E급?


보통 F급으로 시작하지 않나?


아무리 재능이 뛰어나도 초반 스탯은 비슷하다.

물론 재능도 좋고 초반 스탯도 좋은 사람들이야 있지만.


그건 로또보다 확률이 낮다.


정석이 물어보려 뒤를 돌았지만 등록 창구에서 도와주던 몇 직원들이 자리를 비웠다.

옆 번호에 있는 다른 부서 직원에게 물어볼까도 싶었지만.

지금까지 경험상 자기 부서가 아니라면 다들 모른다고 넘어갈 뿐이었기에 그냥 넘어갔다.


자신의 능력을 협회가 높게 평가해준 것이겠지.


허나 정석은 절대 휘둘리지 않을 거다.

E급이라 평가해줬다고 해서 진짜 E급 혹은 D급 원정대에 참여했다간 죽을 수도 있다.

각성자는 한 걸음부터.


책상에 놓인 책을 읽었다.


[초기 각성자를 위한 알기 쉬운 가이드 북]


누가 봐도 나라에서 만든 제목의 책이다.


슥슥 10분만에 다 읽었다.


던전에 입장하는 법, 길드와 악성 길드를 거르는 법, 장비 맞추는 곳, 마정석을 구하고 처리하는 법까지.

만화로 쉽게 설명해줘서 좋았다.


일단 정석은 옆에 있는 장비 샵에 들릴 생각이었다.


6층 건물에 넓이도 상당했다.

1층에서 카드를 확인하고 들어갔다.


1층은 로비, 까페 및 일반인들도 사용할 수 있는 도구들

2층부터 3층까지는 무기와 방어구

4층은 엑세서리

5층은 마법의 촉매가 되는 도구들이나 회복약, 스크롤 등

6층은 VIP실로 이루어졌다.


‘5층에 갈 일은 없으니 상관없고, 무기나 방어구들이 얼마인지 봐야겠다.’


정석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2층으로 올라갔다.


넓이도 넓이였지만 종류도 다양하고 사람도 많았다.


아이 쇼핑이라 생각하고 먼저 무기 코너로 갔는 데.

가격이 장난 아니었다.


낮은 등급은 몇 백만원으로도 구매가 가능했지만,

높은 등급은 몇 천에서 억까지도 되었다.


‘이래서 좋은 길드에 스카우트 되어도 초반엔 빚쟁이라고 하는 거구나.’


길드와 각성자의 관계는 들은 게 많았다.

쉽고 안전하게 던전을 공략하려면 장비를 골고루 갖춰야한다.


즉 거액의 빚을 떠안고 시작하는 거다.


어짜피 마정석 팔면 금방 갚을 수 있는 거 아니냐고 할 수는 있는 데···


초반엔 수습이라고 해서 정산 비율이 많이 낮다.

거기에 공략도 많이 하지는 않으니까.


즉 길드 입장에선 1,2년 정도는 빚으로 묶어두는 것이다.


애초에 맞춰주는 장비들도 거의 오더 메이드들이라 이런 시제품들 보다 더 비싸게 받는 것도 있지만 말이다.


정석은 죽어도 거대 길드들은 가지 않을 생각이었다.


5층까지 다 둘러본 정석은 밖으로 나왔다.


그러자 양복을 입은 한 남자가 다가왔다.


“안녕하십니까. 여기 명합입니다. 연락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남자는 명함만 주곤 쿨하게 사라졌다.

길드에 가지 않는 프리 각성자들은 귀찮은 걸 싫어한다.


저 남자도 그걸 알고 쿨하게 준 거겠지.


떡잎 다른 각성자들은 이미 거대 길드나 협회에서 다 스카웃 해갔다.

어디서 알고 온 건지는 모르겠지만.


‘아마 카드 발급하는 동안에 연락이 가는 구조겠지.’


스카웃 당하지 않은 각성자들은 보통 거기서 거기다.

그런 이들은 남자가 준 에이전시와 계약해 편의를 보던가.


스스로 길드로 찾아가 입사 테스트를 보던가.


정석은 딱히 길드엔 관심이 없어서 에이전시들의 명함을 몇 장 더 받았다.


집으로 돌아가 어떤 곳이 괜찮을까 추렸다.


두 장.


JM 에이전시 대표 강준모.

MI 에이전시 대표 박상준.


‘JM은 준모지만 MI는 왜 MI일까?’


보통 에이전시는 길드나 협회에서 구르다 하는 경우가 많다고 들었다.

그래서 회사 명을 알기 쉽게 만드는 경우가 많다고.


‘아마 MI는 가족 중 한 사람 이니셜이겠지.’


아들이나 딸이 아닐까.

명함 받을 때 보니 40후반에서 50초반으로 보였으니까.


정석은 두 곳에 연락해 따로 따로 약속을 잡았다.


둘 중 더 좋은 조건에 가입할 생각이니까.


이틀 후 먼저 JM 에이전시 대표를 만났다.


마정석과 몬스터 사체의 정산 비율은 7:3

대신 요구하는 것 들중 무리하지 않는 선에선 다 처리해준다고 했다.

그 수고비가 1이겠지.

다음날 MI 에이전시 대표를 만났다.


이곳은 크기가 크기다 보니 엄청 쿨했다.


비율은 8.5 : 1.5


왜 8대 2가 아니냐고 물어보니까.


9대 1은 아닌 거 같고 8대 2는 너무 표준적이라 조금 더 받아가라는 의미라고.


딱히 터치도 없고.

던전 공략하고 회사에 연락하면 알아서 수거팀이 와서 수거하고 그 자리에서 재빠르게 정산.


계약만 하고 던전에 안 들어가도 오케이.


딱 그 선만 지키면 된다고.


‘와..왜 크기가 큰 지 알 거 같다.’


비율도 괜찮은 데 너무 쿨하다.

대신 세금이나 다른 부분은 각성자가 알아서 해야한다.

그러니 회사에서 쓸데없는 비용이 사라지니 그럴 만 했다.


고민하던 정석은 JM 에이전시의 강준모에게 연락했다.


“안녕하세요. 대표님. 계약하고 싶은 데 가능할까요?”


“당연히 가능하죠. 어디로 갈까요?”


“아뇨. 제가 가겠습니다. 자주 볼 사이인데 사무실도 좀 구경하고 싶네요.”


“알겠습니다. 그러면 5시 정도에 와주시겠어요?”


“네. 알겠습니다.”


정석은 약속을 잡고 앞으로의 계획을 짤막하게 생각했다.

강해져야 한다.


처음 들어간 던전에서 스승?선배?가 말했다.


던전이 나타난다는 것은 멸망의 징조.

특히 강한 재능 중 하나인 중이병이 나타난 다는 것은 그리 좋은 상황이 아니라 했다.


선배의 그 강함으로도 멸망을 막지 못했다는 것은.


아마 고생길이 훤하다는 거겠지.

그렇다면 빠르게 강해질 필요가 있다는 거다.


그렇다고 길드에 들어갈 생각은 없다.


이권부터 원래 있던 팀원들의 관계까지 생각해야 할 게 많다.


걍 혼자 활동하며 강해지는 게 훨씬 낫다고 판단했다.

거기에 전투 외 활동을 보조해줄 에이전시까지.


시간에 맞춰 강준모가 있는 JM 에이전시에 도착했다.


이게 참 뭐랄까···

건물로 판단하면 안 되지만···


작은 3층짜리 허름한 건물의 2층에 있는 약 15평대의 사무실.

그나마 인테리어에는 힘썼는 지 나쁘진 않았지만.


길가다 이런 건물 보면 공부방이나 인테리어 사무실 같은 곳이 있었던 거 같은데..


그런 생각을 하며 안으로 들어가자 강준모가 반겼다.


“안녕하세요. 각성자님.”


“아,네. 안녕하세요. 이정석입니다.”


“반갑습니다. 이정석 각성자님. 일단 여기 앉아서 차를 받으시죠.”


사무실 가운데에 있는 넓은 테이블에 앉았다.

마시고 있으니 계약서를 꺼냈다.


“읽어보시고 밑에 서명해주시면 됩니다.”


대충 훑어보니 나쁘지 않았다.

무슨 연예 기획사 같다.


세무도 처리도 이것저것 해주는 게.


“저기 궁금한 게 있는 데요...”


“네. 말씀하시죠.”


여기 오면서, 전에 상담하면서 궁금했던 단 한 가지.


“혹시 다른 직원들은 없나요?”


그 물음에 강준모의 얼굴이 조금 어두워졌다.


“하하...맞습니다. 아직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직원들을 뽑을 여유가 안 되네요. 그래도 걱정하지 마십쇼. 원하시는 건 어떻게든 해드리겠습니다.”


당당하게 말하는 강준모의 눈가엔 다크 서클이 짙다.


정석은 조금 고민했지만 나쁘진 않다고 생각했다.


밑에 서명하고 준모에게 건냈다.


“그렇다면 오늘은 푹 주무세요. 다크 서클 짙은 게 일하다 쓰러지실까 걱정되네요.”


“하하하...죄송합니다. 걱정하지 마십쇼. 저도 나름 각성자라 그럴 일은 없을 겁니다.”


앞으론 더 바빠질 텐데···


뭐, 애도 아니고 알아서 잘 하겠지.


“그럼 먼저 여기서 가까운 F급 던전 세 곳 정도만 구해 주시겠어요?”


“세 곳이요? 알겠습니다. 그런데...일단 각성자님의 재능을 좀 알고 싶은 데..가능한가요?”


“아. 근접계에 마법 조금입니다. 그래서 딱히 걱정 안 하셔도 괜찮습니다.”


당당하게 중이병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지금 오른손이 조금 욱신거리기는 하지만 이 정도는 이겨낼 수 있다.


#


일주일 후 강준모의 연락을 받고 첫 번째 던전으로 향했다.


“이곳이 F급 뇌전 토끼 던전입니다. 바로 들어가실 겁니까?”


준모의 얼굴에 약간 걱정이 서렸다.

아무리 F급 던전이라도 E급 혼자서 들어가는 건 걱정이 안 될 수 없었다.


강한 사람도 모든 변수에 대처할 수는 없다.

격투기 선수도 1대1은 몰라도 다구리 맞으면 지지 않나.


“네. 걱정 마세요. 제대로 뽕 뽑고 올게요. 여기 입장권도 꽤 비싸지 않습니까.”


“코어는 안 부실테니 걱정 마시고요. 그런 실수는 하면 큰일나죠...”


머리에 바디캠을 장착하고 인벤토리에서 검을 꺼낸 뒤 들어갔다.


이곳은 협회가 신규 각성자들을 위해 코어를 부수지 않고 놔둔 던전이다.

뇌전 토끼가 말이 뇌전이지. 그냥 자기 피부에 약간의 정전기를 타닥타닥 뿜는 수준 밖에 되지 않기에.

F급들도 쉽게 잡을 수 있다.


가죽도 나름의 쓰임새가 있고.

마정석은 얼마 하지 않지만 모든 다다익선이다.


입장권도 아무나 들어가지 못하게 회당 50만원씩 받고 있으니.


포탈을 지키고 있던 직원들에게 인증을 받고 들어가니 넓은 평원이 등장했다.

거기에 귀여운 토끼들.


캬웅!


캬웅?


토끼가 캬웅하고 우나?


토끼들이 번쩍거리며 자기들끼리 싸우고 있다.

마치 아뵤!하며 싸우는 느낌.


응? F급이라 하지 않았나?


등 뒤에서 커다란 마력이 느껴져 뒤돌아봤다.


토끼가 서있었다.

거기에 기다란 턱수염까지.


“자네가 XXX님이 보낸 후계자인가. 흐음...”


토끼...노인 토끼는 정석을 쳐다보며 턱수염을 쓰다듬었다.

연륜 있는 촌장 토끼인가?


“어느 정도 기초는 잡힌 거 같군. 그런데 아직도 미숙해. 이런 자에게 운명을 맡겨야 하는 건가...”


토끼는 한숨을 푹푹 쉬었다.


아니...F급이라매. 이 토끼는 뭔데.


“그래도 이 또한 약속이자 기대. 얘들아, 준비하거라.”


말이 끝나자마자 촌장 토끼의 뒤에 하얀 도복을 입은 근육 빵빵 토끼 세 마리가 등장했다.


“일단 이 자의 상태를 확인해보자꾸나. 너무 전력을 낼 필요는 없다.”


뭐? 전력을 낼 필요가 없다고?


마침 단련도 열심히 했으니. 그 성과를 딱 보여줄 친구들이 나타났구만.

정석은 몸을 천천히 풀며 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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