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이병으로 각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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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한량이
작품등록일 :
2024.08.13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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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8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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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화

DUMMY

오랜만에 배에 기름칠한 정석은 집으로 돌아왔다.

역시 여기랑 계약하길 잘 한 것 같다.


바로바로 칼 입금.


세무사도 껴서 어느 정도 원천 징수하고 보내줬다.

사실 어디든 똑같이 받을 수 있는 서비스지만.


그래도 첫 계약 손님이라고 서비스 빵빵하게 해주니 참 좋네.

같이 커가는 느낌.

이런 느낌 참 좋다.


그건 그렇고.


내일 부모님 집에 가야한다.

그리 멀진 않지만.


이 상황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 지 모르겠다.


정석은 일단 침대에 누워 잠을 청했다.


내일 일은 내일의 내가 해결해 줄 거다.


#


간단하게 옷을 입고 집을 떠났다.

전철을 타고 구로에 있는 아파트에 도착했다.


입막음 비용으로 근처에서 소고기 한 근을 샀다.


‘이게 있으면 어느 정도 증명이 되겠지.’


삑삑삑삑

삐리릭


“저 왔어요.”


집에 도착했는 데, 아무도 없다.


“다들 어디 가셨나?”


전화를 켜 엄마에게 전화했다.


“여보세요.”


“엄마. 집에 왔는 데 아무도 없네.”


“아. 니 아빠랑 정수랑 마트에 잠깐 왔다. 너 온다는 데 아무것도 안 맥일 수는 없잖니.”

“그래요? 소고기 샀으니까 이거랑 어울리는 걸로 밥 해주세요.”


“소고기? 얘는 돈이 어딨다고 그런 비싼 걸 사왔어. 알겠다. 얘. 호호호”


전화를 끊고 TV를 켰다.

엄마 목소리에서 기분 좋음이 느껴졌다.


다행히 크게 혼나진 않을 거 같다.


약 1시간을 멍하니 보고 있더니 현관에서 소리가 들렸다.


“아휴. 당신은. 그거 좀 들었다고 벌써 힘들어요?”


“아니, 여보. 저기 건장한 정수 있잖아. 왜 정수 놔두고 나보고 다 들라는 거야.”


“정수는 고2잖아요. 한창 공부해야 할 때인데 어떻게 힘을 써요. 봐바. 지금도 열심히 영어 단어 외운다고 저러잖아요.”


“저놈은. 평소엔 하지도 않으면서 이럴 때만 약아빠져서는...에잉...”


아빠의 한탄소리가 들린다.

정석은 바로 현관으로 달려나갔다.


“아빠, 저 주세요. 제가 들게요.”


“아니, 이게 누구야. 요새 학교도 안 가고 땡땡이 치는 못난 놈이잖아?”


“아빠. 너무 놀리지 마요···.”


“아니, 당신은. 왜 잘 사는 아들놈 또 구박해.”


엄마의 등짝 스매싱이 아빠에게 날아갔다.


‘아으. 아프시겠다.’


정석은 짐을 들고 바로 주방으로 가져갔다.


근데 저놈은 아는 체도 안 하네.

정석은 동생인 이정수를 쳐다봤다.


자그마한 카드 묶음으로 쓱쓱 넘기는 영어 단어장이었다.


“짜식. 그래도 열심히 공부하고 있었구만.”


대충 정리하니 거실에 다들 모여있었다.

엄마가 오라 해서 갔다.


꿀꺽.


정석은 마른 침을 삼켰다.

엄마의 무서운 심문회 시작이다.


“그래. 각성했다고?”


아빠가 먼저 말문을 열었다.


“네. 어쩌다보니 각성했습니다.”


“그래. 그건 많이 들었다. 각성이 어떻게 되는 건진 몰라도 갑자기 되는 경우가 많다고. 그래서? 싸우는 쪽이냐?”


아빠는 그게 궁금했나 보다.


“네. 전투계로 각성했어요.”


“오, 그럼 형 돈 좀 벌겠네?”


아빠가 말하기도 전에 동생이 갑자기 이야기에 끼어들었다.


“아니, 얘는! 형이 위험한 각성자가 됐다는 데 걱정부터 해야지. 돈 얘기부터 하고 있어.”


엄마의 버럭이 날아들었다.

소파에서 몸을 빼꼼 내민 정수는 다시 몸을 집어넣었다.


“많이 위험하지는 않니?”


“아직은 제일 안전하고 약한 던전만 돌 생각이라 괜찮아요. 여기만 해도 일반 회사들보단 많이 버니까 걱정 안 하셔도 되고요. 엄마 아들이라 잘 아시잖아요. 절대로 무리하지 않는다는 거.”


일부러 팔을 들어올리며 과한 제스쳐를 취했다.

어느 부모님이나 자식이 위험한 일 하면 싫어한다는 거 안다.

그래서 일부러 과장 좀 섞었다.


“이거 보세요. 이번에 일해서 번 돈이에요.”


정석은 바로 은행 어플에 들어가 입금된 돈을 보여줬다.


“어머? 이게 얼마래니. 이게 하루만에 번 돈이라고?”


“와···우리 아들이 나보다 낫네. 이래서 각성자들이 잘 번다고 하는 거였구만.”


“사실 제일 낮은 던전이라 실제로 그 정돈 아니고요. 제가 운이 좋았었어요.”


정석도 알고 있다.

홉고블린이 나온 것도. 그 몬스터에게서 많은 돈을 벌었던 것도 운이라는 것을.

실제로 뇌전 토끼 잡을 때는 꽤 힘들지 않았나.


“그래도 이 어민 좀 착잡하구나. 그냥 다른 사람들처럼 대학교 다니면 안 되겠니? 안정적으로 안전하게 사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데···”


엄마의 걱정은 이해가 됐다.

이러니 저러니 해도 응원과 격려는 엄마의 몫이었으니까.


“일단 조금 더 해보려고요. 하다가 너무 위험하다거나 그러면 그만 둘 생각이에요.”


“그러니? 엄마는 그 말 믿을게. 알았지?”


“네.”


더 이상의 말은 없었다.

열심히 하는 모습은 많이 보여줬으니까.


고등학교 다닐 때도 성적은 안 되었지만 목표 대학이 생기고.

거기에 들어가기 위해 성적을 쫘악 올렸다.


남들은 안 된다고 해도 무시하고 열심히 했다.

그리고 당당하게 들어갔다.


그런 모습을 보였기 때문인가.

부모님은 더 이상 각성자에 대해선 말을 하지 않으셨다.


“그건 그렇고. 오랜만에 우리 아들이 고기도 사왔으니 아빠랑 술 한 잔 해야하지 않겠어?”


“알겠어요. 마트 가서 사올게요.”


정석은 일어나서 밖으로 나갔다.

일부러 평소엔 먹지 못하는 비싼 40도 짜리 전통 소주를 사갔다.


#


이틀 후 운동하고 난 뒤 강준모에게 연락 후 다음 던전에 들어가기로 했다.


이번 던전은 땅두더쥐 던전이다.

땅두더지의 사채는 얼마 하지 않지만.


종종 땅 속에 이들이 숨겨놓은 마정석이나 광석들이 숨어있다.

거기에 땅두더지들 중엔 마정석을 섭취 후 체내에 자라는 경우가 있어서 보물찾기 같은 던전으로 유명했다.


위험도도 낮기에 초보 각성자들이 레벨링하기 좋은 던전이다.


이번엔 사체를 너무 신경쓰지 않고 돌아도 되니.

정석은 가볍게 몸을 뛰며 몸을 풀어줬다.


이번에 필요한 건 또다시 돈을 벌기 위해 빨리 도는 것.


거기에 마정석이나 광석을 파서 돈을 버는 것.


정석은 던전에 들어가자 마자 앞발을 쿵하고 찍었다.

그리고 발에 마력을 퍼트려 땅 속에 퍼지게 했다.


이러면 알아서 탐지하고 두더쥐들이 튀어나올 것이다.


정석은 앞으로 걸어가며 땅 속에 마력을 퍼트렸다.

첫 날 배운 것 중 제일 많이 배운 마력을 활용하는 법 중 한가지였다.


쿠구구궁.


두더쥐들이 하나 둘 땅 위로 올라오는 것이 보였다.

너무 많아지면 위험하지만 그렇다고 너무 빨리 잡으면 위험하다고 판단해 나오지 않을 것이다.


적당한 눈치가 필요한 던전.


그래서 일부러 검도 꺼내지 않았다.

얕보게 만들면 적당한 먹이라 생각하고 올라오겠지.


하나 둘 땅 속에서 픽하고 튀어나와 정석에게 돌진했다.


하나는 먼저 주먹으로 쳐 벽에 날리고.

두번째는 발로 차 멀리 날려버리고.


다음은 땅 속에 머리를 빼꼼 내민 두더쥐의 머리를 잡아 벽에 쳐박았다.


토끼들에게 배운 몸을 효율적으로 쓰는 법을.

두더쥐들에게 사용했다.


‘니들도 한 번 그 고생을 겪어봐라!’


그렇게 두더쥐 잡기 게임처럼 두더쥐들이 하나 둘씩 쓰러지기 시작했다.


너무 많이 잡았는 지 이젠 나타나는 수가 적어졌다.

사체들을 하나씩 인벤토리에 넣은 후 주변에 마력을 퍼트렸다.


이젠 보물찾기의 시간이다.


아직은 숙련도가 낮아 금방 찾긴 어려웠지만.

그래도 벽이나 바닥에서 하나 둘씩 반짝거리는 마정석과 광석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와. 완전 노다지잖아?”


돈에 눈이 먼 정석은 계속 캐고 두더쥐를 잡으며 깊숙이 들어갔다.


콰작콰작.


응?


던전과는 다른 소리가 들렸다.

뭔가를 먹는 소리.

두더쥐 던전에서 이런 소리가 왜 나지?


소리가 들리는 방향으로 들어가는 데 강한 마력 반응과 함께 혈향이 느껴진다.

거기에 사체 썩는 냄새.


불길하긴 했지만.

그냥 지나칠 수는 없기에 코너에 머리만 빼꼼 내밀었다.


콰작콰작. 으드드득.


와, 뼈까지 씹는 건가.

라는 생각을 하며 쳐다보니.


커다란 늑대형 몬스터가 뭔가를 먹고 있었다.


사체들은 대충 두더쥐들 같았다.

두더쥐 먹는 구나.

하고 뒤를 돌려고 하는 데.


늑대형 몬스터가 갑자기 휙 뒤를 돌아 정석을 쳐다봤다.


‘아, X됐다.’


늑대형 몬스터는 천천히 정석에게 다가왔다.


인벤토리에서 잽싸게 단검을 꺼냈다.

오른손엔 흑염룡을.

왼손엔 백룡을.

다리엔 마력을 두르며 암살자의 기운을 펼쳤다.


도망쳐봤자 의미는 없을 거 같으니 싸운다.


“선빵필승!”


정석은 재빠르게 달려가 얼굴에 흑염이 붙은 주먹을 날렸다.


팡!


그러곤 재빠르게 뒤로 빠졌다.

확인하니 늑대형 몬스터의 얼굴이 반 정도 녹았다.


데미지는 확실하게 들어간 것 같다.


문제는 화를 돋구었다는 것?


늑대가 달려들며 정석을 마구 공격했다.

이빨로 물려는 걸 피하면 커다란 앞발을 휘두르고.

뒤를 돌면 꼬리를 채찍처럼 날리고.


정석은 피하고 검으로 베고.

흑염을 날려 몸에 피해를 추가하며 최대한 버텼다.


‘여기서 한 대만 맞아도 난 죽는다. 조급해하지 말고 무조건 천천히 잡는다.’


몸통이 너무 커서 피해가 누적이 되지 않는 것을 확인하자.

최대한 다리나 얼굴 같은 부위를 공격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늑대는 생각보다 강했다.


‘와···이거 아무리 생각해도 F나 E는 아니고···D급 정도는 되는 건가?’


정석이 아무리 다른 각성자들보단 강하다고 해도 아직 D급을 혼자 잡는 건 무리다.

애초에 몬스터와 각성자의 등급이 같다고 해도.

그건 그 등급끼리 파티를 맺었을 때 잡을 수 있는 것이다.


그런 강한 몬스터를 혼자서 잡으려고 하니 힘이 들 수 밖에.


‘아···여기서 더 강한 공격 스킬이 있었으면 좋을텐데.’


그런 생각을 하니 전에 들었던 이야기가 생각난다.

자신의 재능은 절대 단순하지 않다.

생각한 것을 어느 정도 구현 가능하다는 것.


즉 중이병이란 재능은 상상력을 요구한다는 것.


그렇다면?


정석은 일단 회피에 집중하며 오른팔에 마력을 천천히 모았다.

일부러 도발도 하며 커다란 공격을 하게끔 만들었고.


그 빈틈을 노려 늑대의 복부 밑으로 슬라이딩.

오른 손을 대고 최대한 커다란 불꽃이 앞으로 일직선으로 나아가도록 상상하며 불꽃을 날렸다.


결과는 대성공.


물론 정석 본인도 그 화염의 여파가 오긴 했지만.

늑대는 입에서 쿨럭하고 연기를 내뿜으며 쓰러졌다.


‘후···이번엔 위험했어. 그런데 이런 약하다고 유명한 던전에서 왜 갑자기 상위 등급의 몬스터들이 나오는 거지?’


일단 늑대의 사체의 인벤토리에 넣었다.

살아있는 몬스터는 인벤토리에 들어가지 않기에.

들어가는 것을 보니 확실히 잡았다는 것을 알았다.


‘그건 그렇고 여긴 유독 넓네.’


사체들이 널브러져 있는 건 좀 그렇지만.

생각보다 넓은 게 무슨 의미가 있는 게 아닌가 싶었다.


정석은 주변에 마력을 퍼트렸다.


생각보다 많은 벽에서 감지가 되었다.


“오~ 예~~!’


흥분하며 벽을 파 광석을 인벤토리에 넣었다.


그렇게 파던 중 이상한 돌 파편이 나왔다.

크기는 식빵 정도인데 뭔지 모를 꼬부랑 글씨가 쓰여있었다.


‘이건 뭐지?’


일단 인벤토리에 넣었다.

언젠가 쓸 일이 있지 않을까 싶어서였다.


정석은 다 확인했다고 생각한 뒤 포탈을 빠져나왔다.


그 때 강준모는 식은 땀을 뻘뻘 흘리고 있었다.

옆에는 양복을 입은 두 명의 남자.


“안녕하십니까. 저희는 각성자 협회에서 나왔습니다. 요즘 던전에서 여러 사건들이 접수되어서 이곳도 그런 지 알고 싶어서 나왔습니다. 잠시 면담 가능하시겠습니까?”


정석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혹시 정산 먼저 하고 해도 가능할까요?”


“네. 괜찮습니다.”


정석은 준모에게 이야기한 후 사체 수거팀을 불렀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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