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이병으로 각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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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한량이
작품등록일 :
2024.08.13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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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7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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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7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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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화

DUMMY

헉헉.


정석은 공격을 피하고 있다.

체력이 점점 떨어진다.


“아니 미친. 무슨 마그마를 자유자재로 다루냐고!”


공중에 뜬 채 마그마를 자유자재로 다루고.

마치 물줄기처럼 사용한다.


지면은 계속 녹고 있고.

속도도 빨라서 피하기 힘든데 더위도 더해져 땀이 흐른다.


탈진 직전까지 온 상황.


“어떻게 해야 하냐. 이제 체력도 마력도 안 남았는 데 말이야.”


“아직 인벤토리에 회복약 남아있지 않나?”


“나도 꺼내고 싶은 데 그러면 바로 녹을 거 같단 말이야.”


불줄기를 피하며 흑염룡과 대화를 했다.

정답은 나오지 않았지만.


검으로 한 번 막아봤는 데 쉽지 않았다.

피하는 게 더 나았다.


“그냥 공격 시원하게 맞고 견뎌볼까?”


“아서라. 니가 죽으면 우리도 없다.”


“나도 마력이 없으면 회복 시켜줄 수가 없구나.”


젠장.


마그마에 둥둥 떠다니는 지면을 밟아가며 공격을 피한다.

그 자리는 순식간에 사라져서.


마치 지면이 사라지는 피하기 게임 같다.

목숨이 하나 뿐이지만.


“아, 젠장. 그럼 뭐 어떡하라는 거야. 애초에 저거 뭔데!”


“흠···. 기억은 안 나지만 디스트로이어가 키우는 부하들 중에 저런 게 있다고 들었던 거 같다.”


“저런 게 부하라고? 여기서 실패하면 지구 끝나는 거 아냐?”


“맞지. 너가 죽으면 지구는 아마 용암 덩어리일 게다.”


숨 돌릴 곳을 찾는 게 훨 나았다.

돌아다니다 보니 커다란 바위가 보였다.

뒤로 들어가 인벤토리에서 체력과 마력 회복약을 꺼내 원샷 했다.


“하. 이제야 살겠네. 생각해보니 나 속성의 재능은 없잖아. 어떻게 깨라고 만든거야.”


“흠···. 한 가지 시도해 볼 방법은 있다.”


“뭔데?”


“불을 불로 제압하는 거지. 난 흑염룡이다. 세상 그 어떤 불도 삼킬 수 있지.”


“아하. 즉 너의 마력을 이용하라는 거구나. 저거 불이 아니라 마그마인데?”


눈 돌리지 마라, 임마.


자기가 말 꺼내놓고 확신을 못 가지면 어쩌라는 거야.


일단 하고 싶은 말은 알았다.

그렇다면 발상의 전환.


전에 그랬지.

내 재능은 상상의 영역이라고.


그렇다면?


치이익.


뒤에 있던 커다란 바위가 산성 용액에 닿은 것처럼 순식간에 녹았다.


“와씨. 얼마나 뜨거우면 바위가 순식간에 녹냐.”


“뭔가 생각이 났나 보구만?”


“어. 백룡. 너도 마력 어느 정도 회복 됐지?”


“그래. 회복은 나한테 맡기려무나.”


“오케이.”


정석은 오히려 마그마 인간의 공격을 피하며 앞으로 나아갔다.

사정거리로 보아 멀어져봤자 자신만 불리하다.


차라리 접근전으로 공격이라도 해보는 게 낫지.


공격을 피하며 오른 팔에 마력을 집중한다.

연기가 펄펄 피어오르며 검디 검은 흑색의 불이 피어오른다.


그 때.


마그마 줄기가 정석의 눈 앞에 나타났다.


“으악.”


마그마는 정석을 집어삼켰고.


마그마 인간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벌써 승리의 미소를 짓기엔 이르지, 임마. 라면도 안 익겠다 임마!”


정석이 있던 자리엔 붉은 용암 밖에 흐르지 않는다.

마그마 인간은 당황하며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여기다 자식아.”


뒤에 나타난 정석은 마그마 인간의 머리를 내려찍었다.


쾅.


바닥에 쳐박힌 마그마 인간은 올려다봤다.

그곳엔.


크고 검은 불꽃이 공중에서 활활 타고 있었다.


“이게 될 줄은 몰랐네.”


용과 같은 갑주로 둘러싸인.

거기에 전신이 검은 불꽃으로 이루어진.


정석이 있었다.


“불은 불로 삼키라고 했지? 너만 믿는다. 흑염룡!”


“오우! 나만 믿고 공격하라고!”


정석은 검 끝을 밑으로 향한 뒤.

순식간에 낙하한다.


그 검이 마그마 인간의 가슴 부분을 찍고.

불꽃이 점점 커지며 삼킨다.


마그마 인간은 자신의 몸에 박힌 칼날을 잡고.

저항하듯 밖으로 빼려고 한다.


힘 대 힘의 대결.


“으어어어!”


마지막은 기합이다.

몸에 남은 기운까지 모두 합쳐 내보냈다.


콰앙!


커다란 폭발이 일어나고.

정석은 주변에 있던 몇 남지 않은 지면에 쓰러졌다.


“크흑. 이걸로도 안 죽으면 진짜 답 없는 데.”


콰항!


커다란 불줄기가 7마리의 용처럼 마그마 속에서 머리를 내밀었다.


“아, X발. X됐다.”


정석은 천천히 눈을 감고 있는 데.

불줄기가 점점 사라진다.


바닥에 쳐박히고.


콰항.


“하하하. 뭔 놈의 몬스터?가 저리 끈질기냐. 그래도 드디어 끝났네.”


흑염룡이 조용하다.

너무 고생시켰나?


자기가 한 말이 있으니 지킨 거겠지만.


정석은 대자로 뻗은 채 눈을 감았다.


땀이 뻘뻘 흐르고 속이 답답할 정도로 뜨거웠지만.

몸에 힘도 들어가지 않고 졸리기만 했다.


“여기서 자면 몸 녹겠다.”


억지로 팔을 움직여 인벤토리에 있는 귀환석을 사용했다.

밖으로 나오니,

거기엔 무장한 채 경비중인 각성자들이 다수 모여있었다.


“어··· 각성자님. 괜찮으신 겁니까?”


정석은 엄지만 척 올리고 쓰러졌다.


“비상. 비상. 의료반!”


#


눈을 뜨니 병실이다.


“눈을 뜨셨습니까.”


목소리가 들리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리니.

모르는 남자가 앉아있었다.


“전에 전화 주셨던 리차드입니다.”


미국 각성 협회 협회장인가.

그런데 왜 병실에?


“이정석 각성자님께서 몸을 던져 지켜주셨으니 그에 대한 예의는 지켜야 할 거 같아서 있었습니다.”


에스퍼인가?

어떻게 안 거지?


“하하. 에스퍼는 아니고. 표정을 보고 뭘 생각하는 지 알았습니다.”


그렇구만.

진짜 에스퍼인 줄.


“던전은 사라졌습니까?”


“네. 무사히 사라졌습니다. 도대체 무슨 던전이었습니까?”


“마그마로 뒤덮인 곳이었습니다. 그걸 조종하는 보스 한 마리 뿐이었고요. 느낌상 디스트로이어의 부하로 보였습니다.”


리차드는 그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

괜찮다고 말을 들었는 데.

그 검은 용의 부하가 던전에서 나타난다니.


“앞으로는 어떤 지형의 던전이 나타날 지 모르니 준비를 하는 게 좋을 거 같네요.”


“그렇군요. 참고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병원비는 걱정하지 마십시오. 저희 협회가 지불할테니. 각성자님은 푹 쉬고 회복만 생각하시지요.”


리차드는 그 말을 하며 밖으로 나갔다.


다행이다.


미국 병원비 비싸다고 들어서 겁 먹었는 데.


그건 그렇고 움직이려고 했는 데 몸이 안 움직인다.

마치 목 아래로는 마비가 온 거 같았다.


잠시 후 의사가 들어왔고.


너무 무리해서 몸 속의 근육과 마력 회로가 손상된 거 뿐이라.

자연 회복하면 나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들었다.


‘휴식 취하려다 병원에서 취하게 됐네.’


한숨을 흘리고.

병실에 티비가 켜져있어서 시선을 옮겼다.


그곳엔 플로리다 던전에 관한 이야기가 계속 나왔다.

거기에 정석의 대한 이야기도.


‘아니, 내 얘기가 왜 나오는 거야?’


생각했는 데, 그냥 한국에서 온 각성자가 긴급히 투입되어 클리어했다는 이야기 밖에 없었다.


‘리차드가 힘 썼나. 저건 고맙네.’


이제 회복에만 전념할 생각이다.


#


찰싹! 찰싹!


“아이고, 이것아. 내가 그래서 조심하라고 했지!”


“악, 엄마. 어쩔 수 없다고요. 저도 하고 싶어서 한 게 아니에요.”


정석은 미국에서 치료 받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먼저 집으로 돌아왔는 데.


보자마자 바로 등짝 스매싱이 날아왔다.


동생과 아버지는 이미 방으로 피신한 후였다.


“그래도 그렇지. 넌 이 엄마 아빠 생각은 안 하는 거냐.”


엄마가 화를 내다가 울려고 하신다.

정석은 엄마를 끌어안았다.


“아니에요. 아직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모든 게 결국 저와 가족을 위한 일이니까요. 죄송하지만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다 말씀드릴게요. 죄송해요.”


엄마를 진정시키고 나니 방에서 동생과 아빠가 나왔다.


“아들. 열심히 하는 건 좋은 일이지만. 너무 무리는 하지 말거라.”


“그래, 형. 아무리 먹고 살자고 하는 일이지만 목숨은 하나 뿐이야.”


가족들을 진정시킨 후 밥을 먹었다.

속이 든든해지니 더욱 힘이 나는 거 같았다.


가족과 시간을 보낸 후 준모의 사무실로 찾아갔다.


“벌써 출근하신 겁니까? 몸은 괜찮으신 겁니까?”


준모가 걱정하며 다가왔다.


“네. 확실히 회복했습니다. 확실히 미국이 좋긴 좋더라고요. 회복시킬 수단이 많아서 그런가? 금방 회복됐습니다.”


“미국이 좋긴 좋죠. 돈만 있으면 요즘 잘린 신체도 금방 복구가 된다고 하니까요. 그래도 그런 짓은 절대 하지 마십쇼. 각성자님.

휴식 차 미국 간다는 이야기 듣고 보냈는 데, 갑자기 던전 들어갔다가 죽을 뻔 했다는 이야기 듣고 심장이 몇 개나 떨어졌는 지 아십니까?”


“하하하하···. 죄송합니다. 급해서 어쩔 수 없었어요. 나오는 마력량이 어지간한 각성자들로는 처리가 안 될 거 같았거든요.”


“정석씨가 그 정도 상태가 됐다면 누가 쓰러트렸겠습니까. 전부 죽었겠죠. 알고는 있지만··· 아시죠?”


“알죠. 그래서 조금 더 수행해야 할 거 같습니다. 디스트로이어의 부하가 몇이나 될 지 모르니까요.”


“에휴. 알겠습니다. 협회와 연락해서 정석씨가 더 단련할 수 있도록 이야기 해놓죠.”


“감사합니다. 진짜 준모씨랑 계약해서 다행이네요.”


“무슨 말씀을. 덕분에 요즘 계약하려는 사람들도 많아서요. 곧 직원도 뽑을 생각입니다.”


“오, 잘 됐네요. 축하드립니다.”


“별 말씀을. 아, 제인이랑 수영씨한테 꼭 연락 하십쇼. 둘 다 걱정은 되는 데 뭘 할 수 없으니 답답하다고 던전 들어가서 쓸어버리고 있습니다.”


“아, 그건···알겠습니다. 그럼 먼저 들어가볼게요.”


‘내가 없어도 둘이 쿵짝이 잘 맞는구나.’


안심했다.


정석은 밖으로 나가 연락했다.


시간에 맞춰 수영이와 제인이 들어가 있는 던전으로 향했다.


협회 직원과 입구에 있는 데, 포탈이 커지며 둘이 나오는 게 보였다.


‘이런 느낌이였구나.’


사람이 포탈에서 나오는 걸 지켜보는 건 처음이라 그런지 신선했다.


“아! 이정석! 너 이자식!”


제인이 정석을 발견하자마자 달려들었다.

껴안는 다고 생각했더니 몸을 조르기 시작했다.


“컥. 컥. 항복. 항복.”


조르고 있는 팔을 툭툭 쳤다.


“언니. 이 괘씸한 녀석에게 용서는 하면 안 돼요.”


수영은 눈물을 글썽이며 재촉했다.


‘수영아, 성격이 많이 바뀌었구나.’


그런 투닥임이 끝나고.

무릎을 꿇은 채 둘에게 10분간 설교를 들었다.


“죄송합니다.”


“반성했으면 됐어. 다음부터는 절대 혼자 돌아다니지 않기. 우리랑 같이 다녀야 해. 팀이잖아.”


수영이가 새끼 손가락을 들고 웃었다.


요즘 무언가 강박에 휩싸인 느낌이었는 데.

둘도 그런 걸 느꼈었나 보다.


그래서 미국에 가는 걸 허락했던 것일텐데.

자신이 죽을 뻔 했으니.


정석은 수영이의 새끼 손가락에 자신의 손가락을 걸었다.


“그래. 약속. 나도 앞으로 이런 무리는 하지 않을게.”


제인에게도 손가락으로 약속을 했다.


다음은 협회를 찾아갔다.

협회장도 걱정되었다는 듯 했다.


본부에 도착하니 처음 자신에게 말을 걸었던 던전 2팀과 협회장, 이세용이 기다리고 있었다.


“굳이 안 나오셔도 되는 데 말이죠.”


“아닙니다. 걱정했었는 데, 괜찮으신 모습을 보니 다행이군요.”


이세용이 웃으며 대답했다.


잘생긴 남자는 웃으면 더 잘생겨지는 구나.

솔직히 조금 질투가 났다.


“협회장으로써 아무 것도 하지 못해 참 아쉬웠습니다. 국내 던전이었으면 들어가서 구조라도 했을텐데 말이죠.”


“아닙니다. 그저 계신 것만으로 얼마나 든든한대요. 그래도 일단은 모든 각성자들에게 알리긴 해아할 거 같습니다. 냉기나 화염 저항, 독저항 같은 장비나 소모품을 꼭 챙겨갈 수 있도록 말이죠.”


“알겠습니다. 협회도 어떻게든 싸게 공급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군요.”


안으로 들어가 앞으로의 일정이나 계획 등을 서로 전달했다.

정석 혼자만으로는 모든 던전을 다 해결할 수 없으니까.


원래도 강했던 이세용이 더 강해져서 든든할 따름이다.


어쩌면 디스트로이어 토벌에 데려갈 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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