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이병으로 각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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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한량이
작품등록일 :
2024.08.13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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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7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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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4 0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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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화

DUMMY

제인과 수영이 사무실로 들어왔다.


“모두 도착했네?”


둘은 의자에 앉았다.

물을 마시고 커피를 타며 한숨 돌리고 있었다.


“급하게 던전 들어가야 한다며. 그래서 빨리 왔지. 으···한정판 피자 너무 먹어보고 싶었는 데.”


제인이 책상에 엎드려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미안한 마음도 있지만 어쩔 수 없다.


디스트로이어가 돌아올 시간이 6개월이 걸릴 지 1년이 걸릴 지 모를 일이니까.


“한숨 돌렸으면 준비하죠. 아, 수영이는 장비 받고. 이번에 샵 들려서 사왔으니까.”


“그래도 돼? 미안한데···.”


“내가 무리해서 부탁하는 거니까 이 정도는 받아둬. 앞으로 더 고생할 테니까.”


“으···그건 좀 싫다.”


인상은 썼지만 도망가지 않는 것을 보니 사태의 심각성은 이해하고 있는 거 같다.

다행이다.


준모의 차에 모두 타고 경기도 광주에 있는 던전에 들어가기로 했다.


B급 던전 자수정 골렘.


단단한 피부가 특징이고 움직임도 생각보다 빠르다.

이곳에선 골렘의 몸을 날려버릴 파괴력과 관통력을 기를 생각이었다.


수영이의 재능 광녀는 몸으로 싸우는 것 뿐 아니라 무기도 적응 가능해보였다.


그래서 검을 줄까 했는 데···역시 창이 더 나은 거 같다.


최대한 때리고 피하고 마력을 창 끝에 모아 일점사로 뚫는 연습을 시켰다.


검에 검기나 마력을 두르고 공격하는 건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마력이 많은 사람이 마력의 활용도를 익히고 나서야 사용할 수 있는 경지니까.


정석이야 마구 구르고 실전 트레이닝으로 익혔기에 가능했지만.


수영이에게 그 걸 가르칠 정도의 시간은 없었다.


창을 통한 일점사도 잘 사용하면 빔처럼 퓽퓽하고 나가니.

그거 잘 사용해도 괜찮지 않을까 판단이 들었다.


제인은 원래부터 랭커였기 때문일까 정석이 신경쓰지 않아도 됐다.


재능이 뭔지는 모르겠지만.

예전 훈련장에서 사용했던 신속을 잘 사용하고 있다.


거기에 검기도 잘 다루고.

곧 있으면 검기가 더 가시화되고 단단해지는 검강도 가능해질 거 같다.


정석이 가끔 제인의 몸을 만져 마력 다루는 법을 알려주고 있으니 금방 가능할 것이리라.


제일 중요한 정석은 일부러 검을 쓰지 않고 주먹으로 골렘을 때리고 있었다.


“하압.”


순수하게 마력을 담는다.

흑염도 백염도 아닌 체내에 있는 마력.


아직 정석도 체내에 여러 가지 혼잡되어 있는 마력을 모두 혼합해서 사용할 수는 없다.

각각의 마력이라면 어느 정도 가능하지만.


흔히 무협지에서 말하는 깨달음이 부족하다.

요령이라고도 표현할 수 있고.


정석은 순수한 마력만을 사용해 골렘을 뚫으려고 정권을 내지르고.

발차기를 날린다.


자수정의 특징 중 하나가 순수한 마력은 저항한다는 성질이라.

보통 방어막으로 사용하는 소재이기에.


공격이 자꾸 튕겨나간다.

몸이 뒤로 튕겨나갈 때마다 낙법을 취해 바닥에 착지한 후.

다시 발을 앞으로 튕겨 골렘에게 향한다.


무식한 방법같지만 정석에게 맞는 훈련은 이거다.


어딘가의 재능들처럼 한 번 보여준다거나, 이론 설명만으로 감을 잡고 사용할 정도로 정석은 천재가 아니다.


마치 시간과 정신의 방에 갇혀.

선배나 다른 도우미들에게 뚜들겨 맞으며 배운 것처럼.


실전이 정석에겐 최고의 배움이었다.


“크윽. 조금만 더 하면 될 거 같은데.”


체내의 쌓인 마력을 100이라 했을 때 지금 정석이 사용하는 마력은 40정도다.

계속 마력을 끌어올리고 있지만 근육이 찢어질 거 같은 통증이 올라온다.


샵에서 사온 회복약을 먹으며 도전하고 있지만 쉽지 않다.


흑염룡의 힘을 사용하면 쉽지만.

흑염룡은 필터라 생각하면 쉽다.


체내에 쌓인 순수한 마력을 끌어올려 흑염룡이란 필터를 이용해 사용한다.


다른 각성자들도 그렇게 마력과 자신의 재능에 맞는 필터를 이용해 싸우는 거다.


정석은 지금 순수하게 몸에 있는 마력만으로 싸우려는 것이고.


문제는 마력을 끌어올리는 수단이다.


호수라 표현했을 때 구경 10센티짜리 호스로 물을 끌어올리고 있다만.


이 정도로는 안 된다.


더 성장하려면 여기서 멈춰선 안 된다.


눈이 돌아 전투광인 것 마냥 때리고 튕겨지고 때리고 튕겨지고를 반복하다가.


퍽.


“크억.”


골렘의 눈 먼 공격에 맞아 날아갔다.


“정석아!”


눈 앞의 골렘을 일점사로 뚫어낸 수영이가 다가온다.


‘하, 역시 재능 장난 아니네. 벌써 저게 가능하다고?’


머리가 핑글거리면서도 수영이의 공격을 봤다.

제인은 정석의 주변에 다가오는 골렘을 가볍게 공격하며 다가오지만 못하게 하고 있었다.


“괜찮아?”


“응. 미안. 다른 생각하다가 맞아버렸네.”


“나보고 뭐라고 그러더니. 너가 나보다 더 심한 거 알아?”


“윽.”


수영이의 말에 가슴이 아팠다.

자신도 그렇게 느꼈으니까.


팩트 폭력이란 단어가 떠오른다.


그건 그렇고 방어구도 착용해야 하나.

아무리 순수한 마력으로 몸을 둘렀다지만 골렘의 공격에 이 정도로 다칠 수가 있나?


“그건 니가 너무 무리해서 그래. 억지로 혈관에 도는 마력을 과부화시킨 상태에서 마력에 저항성을 띄는 자수정 골렘의 공격을 맞았으니. 그렇게 다칠 수 밖에 없는 거지.”


표정을 읽었는 지 제인이 설명해줬다.


제인이 인벤토리에서 상급 회복약을 꺼내 수영이에게 던졌다.


“이거 먹여. 그럼 곧 효과가 나타날거야.”


수영은 뚜껑을 열고 정석의 입에 주둥이를 갖다 댔다.


콰악.


좀 로맨틱한 상상을 했는 데.

무식하게 입에 박아버릴 줄은 몰랐다.


꿀꺽.


몸이 점점 따뜻해진다.


수영이의 몸도 빛난다.

힐을 사용해주고 있나 보다.


몸이 날아갈 듯이 회복한 정석이 일어난다.


“고마워. 둘 다. 다시 해보자. 조금만 더 하면 감 잡을 거 같거든.”


“너무 무리하지마.”


수영이가 걱정스러운 말투로 말했다.


“걱정하지마. 안 죽어.”


일부러 쎈 척을 하며 앞으로 나갔다.


몸의 마력을 더욱 더 끌어올렸다.

연기가 날 정도로.


마시면 힘을 내게 해주는 음료를 마신 기분이었다.

눈이 핑글핑글 돌고.

몸이 가볍게 느껴진다.


‘조금만 더 하면 요령을 잡을 거 같은데.’


정석은 골렘에게 다가간다.

이번엔 주먹을 내지른다는 느낌이 아니다.


손에 모인 마력을 날카롭게 한다는 이미지.

그렇다.

검이다.


마력을 검으로 형상화한 후.

찌른다.


물론 처음엔 안 됐다.


계속 고양이 손처럼 동그랗게 마력이 모였으니까.


그러나 사용하면 사용할수록 달라진다.


조금씩이지만.

끝이 삼각형의 꼭짓점처럼 날카로워진다.


여전히 저항히 심한 자수정 골렘이었지만.


아무리 힘들어도 한 놈만 죽어라 패면 무너진다던가.

정석이 20분 넘게 씨름한 골렘이 쓰러졌다.


단단한 골렘이 이렇게 난도질 당할 수 있나 싶을 정도로.


요령을 잡았다 싶은 정석은 양 손의 마력을 모아 날카롭게 만들었다.


지금은 그저 인형탈처럼 손에 작은 삼각형을 만든 게 다지만.

자수정 골렘에겐 그 정도의 공격도 통했다.


하나 둘 처리하고.

마력 회복약도 계속 마시며 마력을 끌어모았더니.


어느 새 단검 크기의 마력이 형상화되었다.


“드, 드디어!”


너무 싸움에 몰두했는 지 주변이 난장판이었다.

정석은 정신을 차리고 주변을 봤다.


제인은 할 일 다 했는 지 혼자 보온병에 타온 차를 마시고 있었고.


수영이가 잡은 골렘들은 죄다 가숨에 커다란 구멍이 뚫린 채 쓰러져 있었다.


솔직히 상대적 박탈감이 들었지만.

믿을 수 있는 동료들이 모였으니 다행이라 생각하기로 했다.


‘나만 잘하면 돼.’


#


각성자 협회 협회장실 옆 회의실에 4명이 모여있었다.


협회를 창립하고 이끌어온 협회장과 부협회장.


이세용과 진세연.


어찌보면 한국을 대표한다고 말할 수 있는 각성자들이다.

다들 S급 혹은 그 이상이라 불릴 정도의 실력자들이 모여있었다.


“협회장님. 협력한다고는 했지만 전 아직도 믿음이 가지 않습니다. 회장님의 재능의 선조가 나타나서 얘기해줬다는 데, 제 재능의 선조는 아직도 나타나고 있지 않아서요.”


“흠···자네 재능이 ‘빛의 용사’였던가?”


“네. 맞습니다.”


이세용은 진지하게 대화에 임하고 있다.


사실 협회를 제외하면 가장 영향력 있는 길드의 마스터가 이세용이다.

각성자 계의 대기업 사장인 그이기에.


좋은 의미든 나쁜 의미든 눈에 띈다는 건 좋지 않다.


“그래. 나도 이해는 하고 있네. 지금까지 협회를 제외하면. 다른 나라와도 활발하게 협력해주고 있는 게 자네들 아닌가. 그런데 말이야. 나도 꿈에서 본 선조 때문에 믿는 건 아닐세.”


“그렇다면?”


“뭐, 대단한 건 아닐세. 그저 감?이라고 표현할 수 있는 그런거지.”


이세용은 책상을 쾅 박차고 일어났다.


“지금 감이라 하셨습니까?”


옆에 있던 진세연이 세용의 등을 토닥여주며 진정시켰다.


“일단 진정해봐. 더 말씀해주시겠지.”


도움을 준다고 이미 말해서 오늘 돌아야할 던전들을 전부 취소시켰다.

하루에서 이틀 정도면 몬스터들이 다시 나타난다지만.


이세용 같은 대기업은 하루라도 돌지 않으면 타격이 꽤 컸다.


“자네도 S급이니 있지 않나. 제6의 감이라는 스킬 말일세.”


자신도 알고 있는 스킬이다. 그런데 감?


“하···그래서요? 그 감이 경종을 울린다던가 그런 말씀을 하시고 싶으신 건가요?”


“아니, 그 정도가 아니야. 예전 초창기 때 던전이 등장할 거 같은 느낌이 들 때 등장한 적이 많지 않았나. 그게 더 발달하면 대략적인 위험도도 느껴지고 말이야. 그 감이 말하고 있네. 이건 블랙···아니 그거보다 더 위험하다고 말이야.”


협회장이 일부러 위압을 걸며 말을 했다.


꿀꺽.


사실 둘에게는 위압도 아니지만.

어느 정도 신빙성을 가장하게 만들 수단으로써는 통할 수 있었다.


“하아. 사실 저도 계속 찝찝함이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몇 달 전부터. 그렇지만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아서 대수롭지 않게 여겼을 뿐이죠. 그게 이런 큰 일이 될 줄은 몰랐지만요.”


“그건 세용군 뿐만이 아니네. 미국에 연락했을 때도 뭔 뚱딴지 같은 소리냐고 그냥 넘겼거든.

그런데 랭킹 1위인 레이놀드 군이 미국 협회에 이야기했다더군. 몇 달 전부터 자신도 감당할 수 없는 위험이 찾아올 거 같았다고.

이야기했지만 다들 대수롭지 않게 여겼고.

영상을 보자 마자 레이놀드가 말한 게 무엇인지 다들 눈치를 챈 거야.

미국 협회도 대부분 A급 상위 각성자들이니까 말이야. 그것도 모를 바보들은 아니었지.”


“그렇다면 미국도 지금 상황을 위험으로 판단하고 있나 보군요.”


“그렇지. 그래서 도울 수 있는 건 돕겠다고 하더군.”


이세용은 무언가 생각하다가 입을 다물었다.

더 말해봤자 손해만 볼 거 같았기에.


옆에서 조용히 듣고 있던 진세연이 입을 열었다.


“세용아. 사실 할 말이 있는 데.”


세 명이 조용히 세연을 봤다.


“그···너도 알다시피 내 재능이 너의 재능과 어느 정도 친분이 있잖아.

며칠 전 나타났는 데. 이야기해주더라고.

빛의 용사는 생전에 그 용과 싸우다 전사해서 먹혔다고.”


다들 얼굴에 커다란 충격이 들었다.

세용이 제일 큰 충격을 받았다.


“뭐? 그게 무슨?”


“나도 여러가지 정보도 듣고 선조에게 이야기도 들어서 어느 정도 조각이 맞춰지더라고.

빛의 용사는 싸우다 전사했다. 그리고 재능만 남겨 후대에 전했다.

그런 느낌이래. 그래서 나타나지 않는게 아닐까?”


세연이 확신이 없다는 듯 조용히 말했다.


“하하하. 그런 거였나. 그렇다면 내 성장은 여기서 멈춰버린 건가···.”


세용은 자신의 손을 꽉 쥐었다.


사실 세용은 처음 각성했을 때부터 계속 성장했다.

그러다 2년 전 벽에 막힌 것처럼 더 이상 강해지지 않았다.


다른 사람들은 꿈에서 선조를 만나 성장하고 벽을 깼다는 데.

자신만 깨지 못하니.


그에 따른 열등감, 허탈함도 느끼고 있었다.


세연은 그런 그의 손에 살포시 자신의 손을 올렸다.


“그런 이야기도 있더라고. 지금 열심히 하는 그를 찾아가보라고.

그게 힌트가 될 수도 있다고.”


세용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제가 나가볼게요. 아마 혼란스러울 거에요. 그래도 세용이 성격이 좋아서 금방 일어날 거라 생각해요.”


세연이 세용을 쫓아 밖으로 나갔다.


“허허허.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게 참 슬프구나. 나도 나이를 이리 먹은 건가?”


“아닙니다. 협회장님. 그저 우리가 아닌 다음 세대에게 맡긴 것이라 생각하죠. 우린 그들을 전력으로 도우면 되는 것이고요. 그게 협회장님께서 원하셨던 협회 이미지 아니었습니까.”


“그건 그렇군. 고맙네. 자네가 내 옆에 있어줘서 말일세.”


오늘따라 더 감성이 올라온 협회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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