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이병으로 각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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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한량이
작품등록일 :
2024.08.13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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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7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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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8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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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화

DUMMY

“헉헉...”


발끈해서 쓸 수 있는 모든 기술을 썼다.

그런데 이 토끼들 왜 이렇게 강해?


“이 정도 밖에 안 되는 건가. 하아...망했다. 망했어.”


“뭐?”


이씨···


화는 나지만 덤빌 수가 없다.


촌장 토끼 앞에 있는 불끈 불끈한 놈들도 못 이기는 데.

저 촌장 토끼를 어떻게 잡으라고.


“안 되겠다. 얘들아. 조금은 도와줘야겠다. 허허허.”


그러고는 어디서 꺼냈는 지 모를 녹차를 마시고 있다.


하하하.


“예. 사부님.”


토끼 세 마리가 한 손으로 정석의 몸을 질질 끌고 갔다.


“자, 여기 토끼가 있다. 스킬 사용하지 말고 한 번 해보거라.”


뭐?

무시하는 것도 정도껏 해야지.


정석은 발끈했다.

오른팔도 욱신거린다.


자신을 무시하는 게 화가 나나 보다.


일단은 앞에 있는 뇌전 토끼에게 다가갔다.

이 정도는 껌이지.


달려가 토끼에게 손을 대려는 순간.


탁.


정전기가 튀었다.


“앗, 따가.”


뒤를 돌아 토끼들을 쳐다봤다.


한심하다는 눈빛.


크으...왜 이런 취급을 받아야 하는 건가.


정석은 발을 날려 토끼를 퍽 하고 찼다.

토끼가 뺙 하고 날아갔다.


그러자 뒤에 있던 두 마리 토끼가 정석을 노려봤다.

재빠르게 날아오는 토끼 두 마리.


발차기를 휙휙 피하고 두 마리의 복부에 주먹을 날렸다.


퍼퍼퍽.


날아가는 토끼.


그 사이로 휙 날아오는 토끼 한 마리.

방금 정석이 발로 차 날린 토끼였다.


팍.


생각보다 아팠다.

그러나 이렇게 질 수는 없다.


토끼의 발을 잡고 휙 앞으로 날렸다.


“하아...스킬과 능력은 좋은 데 몸이 약하군요.”


정석의 앞으로 한 마리 도복 토끼가 나타났다.


‘언제 앞으로 온 거지?’


이 토끼들의 정체를 모르겠다.


“육체는 이렇게 사용하는 거다. 인간.”


정석의 앞에 있던 토끼가 순식간에 몸을 날려 세 마리 토끼를 주먹 한 방에 잡았다.

그러곤 뒤를 돌아보며 잘 봤지?라는 표정으로 쳐다봤다.


‘아니, 그렇게 빠른데 뭘 보라는 거야.’


전에 자기 재능의 선배라던 중이병 선배를 보는 거 같았다.

이런 것도 못한다고?라는 표정이 정말 짜증이 났었는 데.


“하아··· 다시 한 번 보여주지. 잘 보고 배우라고.”


한숨을 푹푹 쉬던 토끼가 다른 토끼 한 마리를 데려왔다.

천천히 어떤 자세를 잡고, 어디를 때려야하는 지 보여줬다.


물론 그것도 빨라서 눈에 힘을 빡 주고 쳐다본거다.


대충 몸 쓰는 법을 알았다.


이번엔 달려가서 한 마리 토끼를 최대한 동작을 따라하며 잡아봤다.

그러곤 쳐다봤다.

이거 맞지?


정석을 쳐다보던 세 마리 도복 토끼.

모두 악마 같이 씨익 웃는다.


정석을 둘러싸고.


무술은 몸으로 체득하는 것이라며.

일방적인 구타를 당했다.


시간이 지나며, 점점 반격할 기회도 있긴 했지만.


“으아아...”


온 몸이 구석구석 쑤신다.

몸을 뒤로 굽히며 몸을 풀었다.


덕분에 몸 쓰는 법이 한결 쉬워진 거 같았다.


구타를 빙자해, 몸의 혈을 뚫은 느낌.


무슨 무협지도 아니고···.


촌장 토끼가 앞으로 나왔다.


“아까보단 많이 나아졌군. 이건 선물이네. 앞으로 열심히 하게나.”


뭔가를 휙 던져주고 촌장 토끼와 세 마리 도복 토끼는 사라졌다.

정석은 뭘 줬나 하고 쳐다봤다.


[정독환]


먹으면 마력이 영구적으로 5 상승한다.

환의 안에 10가지 독이 추출되어 있다.


섭취하면 10가지 독에 대한 면역이 생긴다.


‘진짜 무협지인가?’


정석은 휙하고 입에 넣었다.


윽. 쓰다.


꿀꺽 삼키니 몸에 아무런 반응도 없다.

이럴 땐 뭔가 반짝거리는 빛이라던가 반응이 있어야 하는 거 아니야?


쿵.


심장이 아프다.


쿠구과과광.


정석은 심장을 움켜잡고 주저앉았다.

호흡을 가파라진다.


뭐야 이거.


독에 대한 면역이 생긴다며.

거짓말이었던 건가.


점점 시야가 멀어진다.


으윽.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눈이 떠졌다.

온 몸이 흥건하게 젖었다.


퀴퀴한 냄새도 조금 나고.


살아있다.


독에 중독되고 독을 이겨내며 면역을 얻는 구조였던 건가.

말 좀 해주지.


정석은 쌩쌩해진 몸으로 잡은 토끼들을 인벤토리에 넣고 나갔다.


“아, 드디어 나오셨군요. 걱정 많이 했습니다.”


강준모가 허겁지겁 뛰어왔다.

말이 끝나기 무섭게 코를 막았다.


“정말 격렬한 싸움이셨나 보네요.”


“하하하. 그런 거 같아요. 이거 사체 처리해주시고. 혹시 근처에 목욕탕 있나요?”


정석도 냄새를 빨리 씻고 싶었다.

자기 몸에 이 정도 냄새가 날 줄은 몰랐으니까.


준모에게 장소를 소개 받은 정석은 후다닥 뛰어갔다.

가는 길에 새 옷도 적당히 사고.


목욕탕에서 뜨끈하게 몸을 풀고 꼼꼼하게 닦았다.


입던 옷은 대충 일반 쓰레기에 버렸다.

새 옷을 입고 JM 에이전시에 들렀다.


“대표님. 저 왔습니다.”


“아, 오셨군요. 사체 처리팀 불러서 처리했습니다. 보수는 바로 입금했고요.”


“오, 벌써요? 빠르네요.”


즐거운 마음으로 정석은 은행 어플을 켰다.


10마리 잡았으니까 한 50 정도 들어왔으려나?

확인해보니 80정도 들어와있었다.


“너무 많이 들어온 거 아니에요?”


“사체 처리팀에서 가죽 상태가 좋다고 비싸게 팔 수 있을 거 같다며, 더 후하게 쳐줬습니다. 저도 첫 거래이니만큼 조금 더 보냈고요.”


“아, 이거 조금 감동인데요? 하하하.”


이 아저씨 뭘 좀 아신다.

이런 분들이 더 잘 됐으면 좋겠다.


그런 생각을 하며 밖으로 나왔다.

대중교통을 이용해 집으로 돌아왔다.


오늘 일당 괜찮다.


처음엔 왜 이런 재능인가 싶어 절망했지만 괜찮은 거 같다.


집에 돌아와 한 번 더 제대로 씻고 난 뒤 밖으로 나와 냉장고에 있던 맥주 한 캔을 까고 휴대폰을 확인했다.


엄마에게 전화가 와 있었다.


뚜루루.


“어, 엄마. 전화했었네.”


“그래. 인석아. 너 요즘 학교 안 나간다며? 무슨 일 있었니?”


우와···우리 어머니 화 단단히 나셨다.

말은 걱정하는 말투였지만, 목소리에서 날카로운 칼이 느껴졌다.


아직까지 엄마가 불같이 화를 낸 모습은 본 적이 없다.

대신 이런 분위기를 좌우하며 화를 내시기에.

이런 엄마가 더 무섭다.


“어··· 어떻게 아셨어요? 학교에서 전화했나?”


“니 친구 윤석이가 연락했다. 요새 너 학교에서 모습이 안 보인다며 말이다.”


아, 그러고보니 윤석이가 있었지.

고등학교 때부터 친했던 친구.


과는 달라도 운 좋게 같은 대학교에 다녀서 자주 만났다.

요새 능력 키우고 운동한다고 학교 안 갔더니 집에 연락했었나 보다.


“아, 그게요. 저 각성했거든요. 그래서 돈 조금 번다고 활동했더니 학교 생활에 조금 뜸했나봐요. 죄송해요.”


“그러니? 그래. 언제 한 번 집에 와서 이야기하자.”


“네.”


다행히 이야기를 듣고 누그러지셨나보다.

힘들게 키우고 대학까지 보냈는 데 학교에 안 다니니 걱정하셨나 보다.


그렇게 먼 곳도 아니니 한 번 갔다와야 겠다.


#


이틀 후 강준모를 만났다.

오늘도 던전에 들어가서 돈을 벌 생각이다.


설마 저번처럼 무언가 등장하진 않겠지?


걱정하며 던전의 앞에 섰다.


“여긴 그리드 고블린의 던전입니다.”


그리드 고블린.

일반 고블린보다 더 탐욕스럽다.


그렇기에 보물 던전인 줄 알았던 사람들.


F급 던전답게 보물은 커녕.

마치 비싼 장신구를 둘둘 만 사람을 턴 느낌?


진짜 비싼 건 집이나 다른 곳에 있기에 그 장신구만 터는 그런?


허나 그들이 가지고 있던 장신구나 마정석들은 나쁘지 않다.

그래서 다른 길드가 아니라 협회가 가지고 있다.


입장료도 꽤 비싼 편.


던전에 나타나는 고블린들은 랜덤이지만.

최소 10마리 이상만 잡아도 평타는 친다.


한 번 심호흡을 하고 안으로 들어갔다.


다행히 이번엔 다른 건 나타나지 않는 거 같다.


정석은 단검을 꺼내 앞으로 달려갔다.

딱히 마력을 사용하지 않아도 확실히 몸이 가볍다.


고블린들은 자신이 어떻게 죽은지도 모를 것이다.


순식간에 10마리의 무리를 쓰러트렸다.


“오, 지금까지 했던 단련이 무의미하진 않았구만.”


거기에 솔플까지 하니까 더 강해지는 거 같았다.

괜찮은 재능이구만.


욱씬.


오른팔이 욱씬거린다.


빨리 자신의 봉인을 풀라는 것처럼.


“알았다. 알았어.”


정석의 오른팔이 흑염으로 불타오른다.


빠르게 움직여 5마리 이상 무리가 모이는 곳에 흑염을 날렸다.


펑! 퍼펑!


‘아···.’


위력은 참 좋은데.

너무 강하다.


사체가 잘 탄다.

이거 큰일인데?


고블린 사체는 쓸 곳이 없어 돈도 못 받지만.

그들이 들고 다니는 장신구나 무기는 종종 괜찮은 것들이 나온다.

어디서 주워오는 건지.

등급 높은 아이템들도 착용하고 있다.


그런데 흑염이 그런 것 신경 안 쓰고 다 태워버리니.

안 된다.


흑염은 잠시 봉인.


반발이 좀 있었지만 잠재웠다.


정석은 먼저 달려가며 검으로 목을 슥슥 그었다.

그렇게 50마리 넘게 배었을 때.


쿵쿵.


커다란 고블린이 나타났다.


키는 약 4미터 정도.

몸무게도 장난 아닌 것 같다.


목에 둘러있는 해골 목걸이하며, 들고 있는 커다란 대검까지.


정석은 고블린의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빠르게 달려가 뒷목을 슥 그었다.


‘젠장. 너무 두꺼워서 칼이 제대로 박히지도 않네.’


고블린이 뒤돌아 정석에게 검을 휘둘렀다.

커다란 검을 쉽게 휘두르는 게 장난 아니었다.


훙훙하는 흉흉한 소리가 들리며 아슬아슬하게 피했다.


정석은 오른 팔의 흑염을 깨웠다.

아니, 깨어나지 않았다.


단단히 삐진 거 같다.


“야이··· 지금 니가 나설 기회야. 얼른 깨어나라.”


오른팔이 순식간에 활활 타오르기 시작했다.


커다란 고블린의 배에 오른팔이 명중.


쾅!소리가 나며 고블린의 커다란 몸이 넘어진다.


정석은 왼팔에 쥔 단검에 마나를 실리게 했다.

검기라 하면 부끄럽고 마나가 흐른다고 하자.


달려나가 고블린의 심장에 검을 팍 박았다.

오른팔도 잡고 검에 흑염의 힘이 실리게 했다.


검에서 화염이 실리더니 커다란 고블린의 체내를 태우기 시작했다.


툭.


발버둥치던 고블린의 숨이 끊어졌다.


“하아···.”


토끼하고는 다른 첫 실전.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다.

정석은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고 밖으로 나갔다.


“이번에는 저번처럼 냄새가 나지 않는군요.”


강준모가 머쓱하게 웃으며 말했다.

지난 일을 설명할 수도 없으니까.

그냥 어색하게 웃었다.


사체팀을 불러 인벤토리에 사냥한 사체들을 차에 실었다.

생각보다 많이 잡았나보다.


강준모의 표정이 볼 만했다.


거기에 그리드 홉고블린의 사체를 보더니.

사체 팀의 팀장 표정도 볼 만했다.


보통 E나 F급 이들이 4,5 정도 파티를 이루어서 잡는 몬스터를 혼자서 잡았으니 놀란 만 한가.


둘이 거래하는 것을 지켜봤다.

강준모가 사준 이온 음료를 마시며 지켜봤다.


이야기가 끝났는 지 다가왔다.


“하하. 이번엔 대박입니다. 드디어 우리 회사도 축하할 만한 큰 금액이 들어오네요.”


강준모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지금까지 꽤 힘들었나 보다.


“그래서 얼마 정도에 팔렸어요?”


“듣고 놀라지 마시죠. 홉고블린이 가진 대검은 경매에 붙여야해서 저건 미뤘습니다. 그런데 이들이 가진 장신구나 아이템들이 상당해서 약 1500정도 나왔습니다.”


“1500이요??”


정석은 듣고 놀랐다.

흑염으로 태운 시체가 10구니까 걔네를 제외해도 꽤 많았다.


애초에 F급 제일 약한 던전에서 저 정도라니.

거기에 보통 파티를 하니 수익을 분배한다.

그런데 본인은 혼자 사냥했으니 수익금을 다 가지는 것.


7대 3이니까 약 1000만원. 세금 제하면 조금 떨어지겠지만 못해도 900 이상은 될 것이다.

대검이 팔리면 더 나올 거고.


“대박이네요. 저도 이렇게 많이 벌 줄은 몰랐어요.”


정석은 덤덤하게 받아들였다.


“진짜 각성자님과 계약하길 잘했습니다. 혹시 오늘 저녁에 시간 있으신가요? 저녁 제가 사겠습니다.”


엄청 좋아하시네.

강준모 대표 각성자 시절에 더 벌었을 텐데.

이 정도로 좋아하시다니.


역시 사업은 만만하지 않나 보다.


“알겠습니다. 고기로 가죠.”


정석은 군침을 흘렸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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