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이병으로 각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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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한량이
작품등록일 :
2024.08.13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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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7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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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31 2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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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화

DUMMY

집에 도착해서 물건들을 꺼냈다.


생각보다 양이 많다.

그런데 이거 어떻게 확인하지?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 데 오른팔에 흑염이 조금씩 피어났다.

불꽃이 일렁이더니 자그마한 드래곤의 모습으로 변했다.


“응? 뭐야. 변신할 수 있었어?”


“네 녀석의 실력이 올랐으니 말이야. 조금은 가능하게 됐다네.”


오, 이거 굉장하네.


“일단 반응한대로 사긴 했는 데···. 이거 어떻게 확인할거야?”


“그 정도는 쉽지.”


자그마한 드래곤은 눈을 잠시 감았다가 떴다.

눈에서 황금빛이 나타나고.

정석의 한 쪽 눈에도 빛이 났다.


“크윽. 이런 거구나. 오른쪽 눈이 욱신거린다. 크악.”


“그래. 너의 신체와 우리의 능력은 어느 정도 동기화 되어있으니까. 이 정도는 쉬운 거지.”


그렇구나.

마치 감정 스킬 같은 거였구나.


정석은 눈의 욱심거림이 멈출 때까지 기다렸다.

물건을 확인하니.


[독 내성의 물약], [성신의 힘이 약간 깃든 검], [빙결 장갑], [화염의 신발] 등등.


지금 정석에게 필요한 것들이 많이 있었다.

그런데 왜 이런 물건들이 미감정이었던 거지?


“아마··· 아니다. 지금은 이야기 해 줄 수 없다.”


무언가 이유가 있나 보다.


“일단 이 물약부터 마셔라. 독에 대한 내성은 전혀 손해가 아니니까.”


맞는 말이다.

얼마 전 백독불침이 되었으니.


이거 마시면 천독불침인가?


정석은 뚜껑을 열고 단숨에 들이켰다.


꿀꺽.


큭···.


몸 안이 욱신거린다.

심장이 쿵쿵 뛰고.

머리가 어지럽다.


쿵.


“이런··· 아직 이 녀석의 신체가 버티기엔 효능이 너무 좋았나. 어쩔 수 없군. 조금 도와줘야겠어.”


흑염의 작은 드래곤이 정석의 쓰러진 신체에 올라갔다.

왼쪽에는 백색의 작은 드래곤이 나타났다.


“아니, 아직 완성되지 않은 신체에 먹으려 하다니. 넌 너무 사용자를 함부로 다뤄.”


“니가 무른 거야. 우린 시간이 없다고?”


“그건 맞지만. 일단 죽지 않게 도와주자.”


흑과 백의 힘이 정석의 몸에 돌기 시작했다.

정독환과 정석의 마력이 뭉쳐 심장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푸슈우···.


정석의 몸에서 연기가 피어올랐다.

땀도 나고 엄청난 냄새가 정석의 몸에 나오기 시작했다.


약 두 시간 뒤.


“으음···.”


잠시 정신을 잃은 정석이 일어났다.


“아오, 먹으라 해서 먹었지만 죽는 줄 알았네. 효과과 넘 강한 거 아니야?”


킁킁.


이게 무슨 냄새지?


정석은 시고 텁텁한 냄새가 나서 주변을 둘러봤다.

방은 딱히 달라진 게 없었다.


시선이 몸으로 향하고.


아, 이거 내 냄새다.


정석은 창문을 열고 옷을 쓰레기 봉투에 넣었다.

샤워를 두 번이나 하고 밖으로 나왔다.


거울을 보니 몸이 조금 성장해있었다.


“오, 고통을 이겨 내면 성장한다. 이거 좋은데?”


몸의 근육이 조금 더 탄탄해진 느낌이다.

몸도 조금 가볍게 느껴지고.


상태창을 확인하니.


응?


만독불침?


천독은? 왜 한 단계를 휙 뛰어넘는 건데?


그리고 양 팔이 조용하다.

마력을 돌려도 잠잠한 게 이상하다.


양 다리에 깃든 암살자를 불러봤지만.


조용했다.


지금은 쉬라는 메시지만 전한 채.


약속도 없고, 당분간 볼 일도 없으니.

이틀 정도는 집에서 빈둥거릴 생각이었다.


문제가 뭐 생기겠어?


이틀간 집에서 드라마와 영화를 보며 시간을 보낸 뒤

장을 보려 밖으로 나갔다.


쿠구구궁.


커다란 진동이 느껴졌다.


이 현상은?


주변에 마력을 퍼트렸다.

한 장소에 커다란 마력이 모이기 시작했다.


던전이 나타난다는 징조다.


그것도 커다란.


진동이 크면 클 수록 고등급의 던전이 나타난다는 뜻.

공기 중에 돌아다니던 마력이 한 곳으로 몰리니 이런 일이 일어날 수 밖에 없다고 들었던 기억이 있다.


정석은 빠르게 달려갔다.


다행히 주변에 협회 직원들이 있었는 지 시민들의 대피는 끝난 상태였다.


“안녕하세요. 던전이 나타난 거 같아서 확인하러 왔습니다.”


“오, 혹시 길드 직원이신가요? 등록증 보여주시겠어요?”


“여기요.”


정석은 등록증을 보여줬다.


“E급 이시네요. 죄송하지만 입장 허가는 할 수 없습니다. 최소 A급 던전입니다. 안전을 위해서···.”


한 명이 고개를 숙이며 등록증을 돌려주려 했지만.

그의 옆에 있던 다른 직원이 등록증을 보고 동료를 말렸다.


“아, 죄송합니다. 이 친구가 아직 들어온 지 얼마 안 되어서요. 이정석 각성자님이시죠? 들어가서 확인해보시겠습니까? 귀환석은 소지하고 계시죠?”


“아, 네. 감사합니다. 먼저 탐사해 보겠습니다. 걱정하지는 마십쇼. 절대 죽지 않으니까요.”


정석은 던전으로 몸을 던졌다.


“아니, 미X놈아. 저 사람 E급이잖아. 왜 들여보내는 거야.”


정석을 말렸던 직원이 들여보낸 동료에게 욕을 했다.


“너 저 사람 몰라? 정철수 과장님과 협회장님이 얘기한 그 사람이야. 등급과 실력은 다르다는 그. 비공식이지만 랭커와도 견줄 수 있다는 실력자.”


제인과의 대련이 알게 모르게 각성자 협회에 퍼졌었다.

원래는 그러면 안 되지만.


당시 훈련장 관리실에 있던 협회 직원이 그 장면을 보았고.

놀라서 협회의 상사에게 그 사실을 얘기했다.


협회장도 던전 1,2팀도 그 장면을 확인했고.


협회장의 지시로 정석을 도울 수 있다면 도우라는 명령이 전해졌다.


“뭐? 저 사람이 그 사람이었다고? 하하··· 그런데 그게 사실이 아니라면 어떡하게?”


“그럴 수도 있긴 하지. 잘못 봤을 수도 있고. 일단 과장님에겐 연락해놨다. 자기들이 책임 지겠다니까. 우린 그냥 명령에 따르면 그만이지.”


“어휴. 알았다.”


둘은 던전 포탈 앞을 경비했다.

무슨 일이 생길 지 모르니까.


#


정석은 안에 들어가자 마자 이상한 냄새를 맡았다.


비릿하고 시큼한 냄새.

이건 독인가?


그냥 들어오면 위험하다.


정석은 인벤토리에 종이를 꺼냈다.


공기에 독이 있다는 사실을 적은 뒤 포탈에 휙하고 던졌다.

자신을 구하러 올 수도 있으니.


이 사실은 알려야한다고 생각했다.


정석은 전에 구한 성신의 힘이 약간 깃든 검을 들고 움직였다.

아직 양 팔에는 반응이 없다.


즉 드래곤들 없이 싸워야한다는 거다.


위험하면 무조건 튀어야했다.


으음···.


계속 앞으로 나아가는 데, 몬스터가 나타나지 않는다.


주변 풍경도 이상하다.

하늘은 먹구름으로 가득하고.

마치 멸망한 도시 같은 분위기.


도로도 패인 상태고.

주변에 연기도 독이 가득하다.


도대체 무슨 던전인가.


불길함 밖에 없다.


정석의 걸음을 멈춘 것은 신전이다.

마치 옛 그리스 신화에 나올 듯한 신전.


그런데 왜 또 신전?


쿠구구궁.


커다란 진동이 일어난 뒤.

신전 밑에 땅이 불쑥 솟아오른다.


콰과앙.


진동이 멈추고.

커다란 눈이 정석을 바라본다.


몸을 움직일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한 살기.


저건 인간이 어떻게 할 수 없다.

그런 느낌이 들 정도의 눈이었다.


먼지가 사라지고 그 곳엔 검은 용이 공중에 있었다.


무슨···.


“흠. 그저 그런 인간인 줄 알았는 데. 네 녀석인가. 이번 대의 중이병 각성자가.”


말도 하고 내 재능도 알다니.

저 녀석인가.


선배가 얘기한 멸망의 원인이.

그런 느낌이 들었다.


검은 용의 입에서 브레스가 날아왔다.


쾅.


공격이 깔끔하게 정석의 옆을 지나갔다.


고개를 돌리니.

아까 걸어왔던 장소가 사라졌다.


커다란 빌딩도, 도로도 깔끔하게.


미친.


이러니 빨리 강해지라고 한 건가?


검은 용은 다시 한 번 정석을 정확히 조준하고 브레스를 발사했다.


콰왕.


정석의 인지보다 빠른 브레스.

도망가고 싶어도 도망갈 수 없다.


팔을 x자로 만들어 어떻게든 버티려고 했는 데.


앞에 전에 봤던 남자가 서 있었다.


쿵.


공격을 막은 남자.

정석을 초반에 마구 굴린 선배였다.


“선배···.”


“오랜만이구만. 드디어 여기까지 도달했군. 첨보단 많이 나아졌지만. 여전히 약하네.”


“크륵. 네 녀석···. 또 방해를 하는 것인가.”


“당연하지. 애초에 지금 나타나면 안 되는 녀석이 왜 나타난 거냐. 규칙 위반인 거 몰라?”


검은 용이 약하게 울부짖는다.


“아무리 너라도 세상의 규칙을 뚫을 순 없다. 덕분에 나도 이렇게 나올 수 있는 거였지만.”


선배가 검은 용의 머리를 발로 찼다.


콰앙.


엄청난 폭음.

진짜 강하긴 하구나.


“크윽. 젠장. 조금만 더 했으면 됐는 데.”


검은 용은 울부짖으며 뒤에 펼쳐진 우주 공간으로 빨려들어갔다.


“후··· 이걸로 조금은 시간을 더 벌었구만. 녀석이 조급하게 굴어서 다행이었어.”


정석은 선배에게 다가갔다.


“저 녀석이었군요. 전에 얘기한 세상을 멸망시키려는 존재가.”


“그래. 이젠 어느 정도 이야기를 해줘야겠구만.”


선배는 얘기해줄 수 있는 선에서 말했다.


자신은 지구와 비슷한 세상의 존재였다는 것.

그 곳에서 던전을 공략하며 살았다는 것.


마지막 던전이라는 이름의 검은 용이 등장했고.


저 용은 세상을 멸망시키고 그 세상을 먹고 더 강해진다는 것.


멸망룡 디스트로이어.


이번 세상만 먹으면 그는 신의 반열에 오른다.

그런 그를 막는 존재는 항상 나타나는 중이병의 재능을 가진 존재.


그 존재를 먼저 처리하기 위해 이런 편법을 이용했지만.


세상을 움직이는 규칙은 강한 존재의 편법을 허락하지 않는다.


즉 이번 사건을 통해 디스트로이어의 영향력이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시간을 번 만큼 정석은 더 강해져야 한다.


그래서 중이병의 선배인 미스트.

그는 이번 던전에서 정석에게 여러 가지 힘을 전수했다.


1대1 멘투맨 강의


어디서도 들을 수 없는 귀한 강의.

모든 재능에는 그 재능을 가졌던 선배나 선조가 있다.


그들에게 이런 기연이 생길 수 있다는 것.


그래서 재능이 살아움직이는 느낌으로 설명문이 있었다는 것.


“혹시 광녀라는 존재도 아시나요?”


“오, 운이 좋구나. 벌써 나타나다니.”


광녀 또한 중이병과 함께 세상의 멸망을 막을 재능이란다.


정보가 너무 많이 들어왔다.

이번에 얻은 것들 소화하려면 엄청 힘들겠구나.


정석은 대자로 뻗은 채 생각했다.


나름 강해졌다고 생각했지만.

자신의 잠재력의 5% 정도만 습득했던 거였다.


선배인 미스트도 잠재력의 70% 밖에 끌어올리지 못했다고.

그런데도 디스트로이어를 쓰러트리지 못해 멸망했고.


그 이후 다른 세계도 멸망시킨 디스트로이어는 더욱 강해졌을 것이라고.


잠재력의 90% 이상은 끌어올려야 할 사명이 주어졌다고.

그래서 1대1 멘투맨.


잠재력의 15%는 끌어올렸다.


더욱 강해졌으니 다행이긴 한데.

몸이 안 움직인다.


“에휴. 이번 후배는 배우는 재능이 없구나. 이거 큰일인데.”


미스트는 손에 일부러 상처를 냈다.

피가 흐르는 손을 정석의 머리에 대고.


알 수 없는 언어로 마법을 중얼거렸다.


크아악


정석의 머리에 많은 것들이 들어온다.

두통이 심해지고 머리가 터질 것 같다.


푸슈욱.


정석이 잠시 기절했다가 정신을 차렸다.


“하아··· 역시 이 상태론 이거 밖에 못 하나. 그럼 후배. 언제 또 볼지는 모르겠지만. 더욱 단련해라. 안 그러면 멸망할 테니까.”


미스트를 보니 몸이 조금 더 투명해졌다.

아마 자신의 힘을 준 거겠지.


고맙긴 한데.


아직도 왜 저렇게까지 하는 지 모르겠다.


자신은 알 수 없는 신 같은 존재들의 싸움인가.

규모가 너무 크긴 하지만.


할 일은 정해졌다.


강해진다.

인류를 어느 정도 규합한다.


그러기 위해선 우선 협회에 알려야겠지.


정석은 회복약을 섭취하고 몸을 일으켰다.

던전의 포탈을 빠져나오니 많은 사람들이 대기하고 있었다.


포탈이 사라지고.


“앗? 각성자님. 설마 클리어하신 겁니까?”


포탈을 지키고 있던 직원은 놀란 표정으로 물었다.


“네. 그리고 중요한 사실이 있습니다. 협회장님에게 연락해서 길드 회의를 개최해달라고 말씀해주십쇼.”


“길드 회의를요? 갑자기?”


“네. 중요합니다.”


정석의 단호하고 강렬한 눈빛에.

직원은 바로 휴대폰으로 협회에 연락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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