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이병으로 각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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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한량이
작품등록일 :
2024.08.13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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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7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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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7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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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화

DUMMY

수영이의 광녀라는 재능이 어떤 느낌인지 알겠다.

이거 잘 사용하면 나쁘지 않겠는 데?


밖으로 나왔다.


“정석씨. 어때요? 괜찮았어요?”


수영이에겐 들리지 않게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


“생각보다 괜찮은데요? 팀 맺어도 괜찮을 거 같아요.”


“오. 그러면 계약해도 괜찮겠네요.”


“그렇죠. 먼저 오늘 사냥한 수확부터 해결하죠.”


트럭 한 쪽에는 고블린 시체들을 쌓고.

다른 트럭에는 마정석을 쌓았다.


“고블린은 수영이가 잡은 거니까 수영이에게 정산해주시고, 마정석은 제가 캔 거니까 저한테 정산해주시면 돼요.”


“네? 저 많은 고블린을 저 분 혼자 잡았다고요?”


“네. 굉장하죠?”


준모가 굉장하다는 시선으로 쳐다보니.

부끄러운 지 수영은 고개를 돌렸다.


“그럼 마정석은 정석씨랑 계약한 대로 하고.

수영씨 연락 드릴 테니 사무실로 오시죠. 계약하고 난 다음 고블린 시체에 대한 금액을 보내드리겠습니다.”


“네···네? 네. 알겠습니다.”


“그럼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대표님.”


“걱정마십쇼. 정석씨와 관련된 일은. 이 충신 강준모가 해결하겠습니다.”


이 사람 개그 욕심이 점점 늘어나는 거 같다.


“가자. 수영아. 내가 밥 살게.”


“응? 고마워.”


정석은 수영이와 식당에 들렀다.

깨작깨작 먹는 게 생각보다 지쳤나보다.


“힘들었지? 그래도 먹어. 먹어야 버틴다.”


“응···. 각성자 생각보다 힘드네.”


그건 각성의 문제가 아니라.

평소 사용하지 않던 근육까지 써서 전투를 한 게 문제인데.


굳이 말로 꺼내진 않았다.


얌전함을 목표로 살고 있는 거 같은데.

자신의 마음 한 구석에 저런 면이 있다는 걸 깨달으면 엄청 충격 받을 거 같으니까.


수영이를 보내고 정석은 부모님 집으로 향했다.

너무 관심이 없었나 싶어서.

많은 일들도 있었고.


이것저것 이야기하고 용돈도 좀 드리고.

동생은 용돈 좀 많이 쥐어주니까 아주 노예가 되려고 했기에.

공부나 잘 하라고 한 대 쥐어박고 왔다.


다음 날 운동하고 그 다음날 준모에게 연락이 왔다.

수영이와 정식적으로 계약을 체결했다는 이야기.


그리고 정식적으로 팀을 맺어 더 높은 등급으로 승급하는 게 어떻겠냐는 제안도.


준모도 대충 던전의 이상을 들었으니 그 부분을 걱정하는 거겠지.

거기에 전에 봤던 제인도 정식적으로 계약했다는 소식이었다.


전에 봤던 모습도 있어서 아직 같이 활동하고 싶은 마음은 없었다.


그 점을 이야기하니 조금 실망하는 거 같긴 했지만.

랭커니까 알아서 잘 하겠지.


#


오늘은 혼자서 던전 도는 날이다.

자신의 능력이 어디까지 가능한가 싶은 궁금중도 있었기에.


D급 던전 닌자 오리.


오리는 오리인데. 무척 빠르고 강하다.

깃털을 단단하게 만들어 수리검처럼 던지는 데.


그게 참 무섭다고.


정석이 들어가 오리들을 잡기 시작한다.

빠르긴 했지만 마력을 몸에 돌려 활용하기 시작한 정석에겐 그다지 위험이 되지 않았다.


그렇게 사냥하던 도중.


캉!


응?


이 오리 뭐지?


다른 오리랑 다르다.

몸 밖으로 세어나오는 마력량부터가 이질적이다.

눈 한 쪽에 있는 흉터까지.


설마 던전의 이상함?


“흠. 생각보다 나쁘지 않군.”


엥. 이 패턴 익숙하다.

분명 기술 가르쳐준다며 겁나 팰 것이다.


꿀꺽.


정석은 마른 침을 삼켰다.


“지금까지 너를 만난 녀석들이 죄다 약하다고 그랬는 데. 지금 공격을 맞아보니 나쁘진 않은데? 녀석들 눈만 높아선 말야. 어휴.”


오리에게서 왜 무인같은 느낌이 드는 건지.


“내 소개는 귀찮으니 바로 기술을 가르쳐주마. 잘 극복하면 선물도 있으니까 기대해도 좋아.”


선물이라니. 이게 그건가.

당근과 채찍.


‘나 조련당하고 있던 건가.’


“나는 나름 암살에 있어서 높은 경지에 올랐었거든. 그래서 암살과 관련된 몇 가지 기술을 가르쳐주마.”


드디어 암살인가.


처음엔 얻어터지고.

두번째엔 몸 쓰는 법.

세번째는 마력 다루는 법.

네번째는 암살인가.


다섯 번째는 기대가 되긴 하지만.

무섭다.


“좋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좋아. 좋은 눈빛이야. 후후후.”


그렇게 다시 무한 트레이닝 지옥이 시작됐다.


기척을 지우는 법.

암살하는 법.

빠르게 달리는 법.

일점으로 찔러 공격을 최대한 강하게 만들기까지.


정말 많이 배웠다.


몸에 마력이 없다.

우웨엑.


속 쓰리고 어지럽다.

다리도 후들거리고.


잘 못 할 때마다 엄청 얻어터졌다.

별로 안 아프게 느껴지는 건 맷집이 그만큼 강해졌다는 거겠지.


“좋아좋아. 만족스럽군. 앞으로 잘 단련하길 바란다.”


그러곤 오리가 날개를 뻗어 정석의 눈을 푹하고 찔렀다.


“아아악! 이게 뭐하는 거야!”


정석은 양 손으로 눈에 갖다댔다.

이 오리 새끼 드디어 본성을 드러내는 건가.

그럴리는 없다지만 암살의 방법 중 한 가지인건가.


“이제 눈을 떠봐라. 꼬맹이. 선물이다.”


뭐? 눈을 찌른 게 왜 선물이야.


눈을 깜빡이니 천천히 시야가 돌아오기 시작했다.

딱히 달라지는 건 없는 데.


우욱.


약간 어지럽다.


오리가 날개를 뻗는 게 천천히 보이기 시작한다.


훅.


자신도 모르게 몸을 움직여 피했다.


“그래. 그런 눈이다. 중이병하면 역시 눈 아닌가. 많은 기능이 있지만. 그건 알아서 찾아보거라.”


그 말을 끝으로 사라졌다.

도대체 저 녀석들은 어디서 나타나서 어디로 가는 건지.


도움을 주는 사람들이니까 불만은···.

불만은···.


나중에 저들을 이길 수 있다면 한 대씩은 쥐어박고 싶다.


정석은 오리를 사냥하고 나왔다.

닌자 오리가 닌자라.

어지간히 빠르지 않은 이상 잡기 힘든데.


배운 게 생각보다 크게 도움이 됐다.


오리들이 죽는 것도 모르게 죽일 수 있으니.

1대1을 여러번 하는 느낌?


“저 나왔습니다.”


“오늘도 빠르시네요. 준비됐습니다.”


준모가 다가오자 다리가 풀렸다.


“어이쿠. 괜찮으십니까? 역시 닌자 오리는 힘든가 보네요. 다리가 풀린 거 보니까.”


“아뇨. 다른 일이 있었어서···.하하하.”


“도대체 던전에서 혼자 무슨 일이 자꾸 일어나시는 겁니까?”


이상한 눈초리로 쳐다본다.

말하고 싶지만 말할 순 없다.


“어? 눈 다치신 겁니까? 색이 이상해졌습니다. 병원에 먼저 가죠.”


“아, 아뇨. 괜찮습니다. 제 재능의 능력 중 한 개입니다.”


“도대체 뭘로 각성하신 건지···. 알겠습니다. 그렇게 말씀하시니 더 이상 말하진 않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준모의 부축을 풀고 트럭으로 갔다.

이번엔 시체가 작기도 해서 한 트럭 분량 밖에 나오지 않았다.


수거팀 팀장이 이상한 눈초리로 쳐다보긴 했지만.

내 잘못 아니잖아.


엄청 많은 트럭이 빈 채 가야하지만.

그게 내 잘못인가.


“오늘은 따로 따라갈 필요가 없겠네요. 일정 더 없으시면 사무실에 잠깐 들리시겠습니까?”


“그러죠. 요즘 간 적이 없네요.”


준모를 따라 사무실로 갔다.

도착하니 제인이 휴대폰을 하면서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응? 어서와. 고생했어.”


“넌···에휴. 여기가 니 집이냐.”


“어엉~? 니가 편하게 있어도 된다며.”


이 둘은 여전히 투닥거리는 게 재밌다.

언제 사귀려나.

이미 사귀나?


“오, 정석이도 왔구나. 벌써 던전 한 개 돌았어?”


저번에 한 번 실력 봤다고 엄청 친근하게 다가온다.

역시 미녀는 다르다.


“네. 생각보다 나쁘진 않았어요.”


“무슨 던전인데?”


“닌자 던전이요.”


“뭐? 벌써 D급 던전을 돈다고? 저번에 대련해보고 느끼긴 했지만. 너 정도면 C급이나 B급으로 승급할 수 있는 거 아니야? 왜 승급 안 해?”


“아, 그게···.”


“그만해. 제인아. 그렇게 얼굴 들이밀면 부담스러워 하실 거야.”


“아, 그런가?”


빠르게 말하며 얼굴을 가까이 들이밀어 얼굴이 붉어진 정석이었다.


“천천히 할 생각입니다. 협회에서 정해준 등급보다 스스로의 실력 향상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니까요.”


“그래? 되게 특이하네. 보통은 등급이 올라가면 더 좋은 조건으로 길드에 들어가거나 던전에 들어가서 보수가 올라가니까. 거기에 목표를 두는 편인데 말이야.”


“사람마다 다른 법이죠. 뭐. 운동 배워서 대회에 참여해보는 사람도 있지만. 어제보단 더 나은 자신의 실력에 좋아하는 사람도 있는 법이잖아요?”


“흐음. 욕심이 없는 건가 싶네. 커피 마실래?”


“네. 좋죠.”


“자.”


아니, 왜 본인이 마시던 컵을 넘기는 거야?


씨익 입꼬리를 올리는 제인.

장난치는 거였나 보다.


“장난이야 장난. 반응이 귀여워서 그런지 나도 모르게 장난치고 싶네.”


일어나 커피 기계에서 커피를 내리고 있다.


“그렇게 한가하면 던전이나 돌아라. 괜히 정석씨 곤란하게 만들지 말고.”


“짬나면 할게. 너 그렇게 계속 잔소리하면 여자친구 안 생긴다?”


“아니. 이거랑 그거랑 무슨 상관이야!”


준모가 책상을 치며 버럭 소리질렀다.


“메롱이다.”


커피를 정석에게 주곤 밖으로 도망갔다.


“에휴. 죄송합니다. 쟤는 언제쯤 철이 들련지.”


“준모씨가 왜 사과하시나요. 하하하. 저게 제인씨의 장점인 거 같네요. 좋지 않습니까. 부정적인 것보다는.”


“아니, 뭐. 그. 맞긴 하지만 말이죠. 저 성격 덕분에 많은 난관을 극복한 건 맞지만···. 분위기를 좀 못 타는 부분도 있어서 말이죠. 아, 수거팀에서 정산된 게 들어왔네요. 바로 입금해 드리겠습니다.”


삘롱.


닌자 오리 판 금액이 들어왔다.

일반 오리보다 고기가 맛있기에 꽤 비싸게 팔린다고 듣긴 했지만.


다른 D급 던전에 비하면 확실히 적긴 적다.


시체의 사용처가 식용이라 그런가.


“다음 던전은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수영씨와 함께 하실 겁니까?”


“그래야죠. 합을 맞춰보고. 수영이와 같이 천천히 승급하면서 성장한다는 느낌으로 가봐야죠.”


“좋습니다. 그럼 다음 던전은?”


정석은 휴대폰을 꺼내 던전 리스트를 검색했다.

던전의 발생 이유와 빈도, 장소는 아직 모른다.


협회는 던전의 리스트를 만들고 지도에 띄운 뒤.

수익석이 적거나 너무 많이 몰린 곳에.


길드들과 협의한 후 없앨 던전은 없앤다.


한 구에 너무 많은 던전이 있으면.

그 구의 행정이 마비되는 경우가 많으니까.


폰을 슥슥 내린 정석은 전에 갔던 던전이 비어있는 걸 확인했다.


‘뇌전 토끼’


“뇌전 토끼 괜찮은 거 같아요. 샵에서 전기 내성 관련 도구들 좀 쥐어주고 사냥시키면 괜찮을 듯 해요.”


“오, 그거 괜찮네요. 듣기론 격투직 같은 느낌이라고 하셨으니까. 내일 연락해서 장비 구매 도와드리겠습니다.”


“네. 부탁드릴게요. 3일 뒤에 던전 앞에서 모이는 거로 하죠.”


“알겠습니다. 자세한 일정은 문자로 알려주세요.”


“알겠습니다.”


정석은 집으로 갔다.

생각보다 집에 너무 신경을 쓰지 않았나보다.


청소하고, 설거지하고, 장을 보고 냉장고를 채웠다.


‘하. 요즘 너무 많은 일들이 있었어.’


맥주 한 캔을 꺼내서 마셨다.


늑대 이후론 이상한 몬스터를 만나지 않았지만.

앞으론 자주 만날 가능성이 높다.


즉 이러고 있으면 안 된다.

나도 위험하고 같이 던전에 돌 수영이나 제인도 위험해질 수 있다는 의미다.


자신이 다른 사람들까지 보호할 정도로 강해지던가.

다른 사람들도 강하게 해주던가.


둘 중 하나뿐이다.


정석은 앞으로의 고생이 눈에 훤하듯 보였다.

절대 쉬운 길은 아닐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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